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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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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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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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4
글자수 :
378,592

작성
21.07.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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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109화 키스는 했어? (2)

DUMMY

“뭐야! 아직 안 했어? 어휴, 저 바···, 인간문화재가 여기도 있었네. 으이유.”


인희가 하마터면 제 오빠를 바보라고 말할 뻔 했다.


“야! 쪼-그만 게 못하는 소리가 없어!”


인한이 얼굴이 벌개지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흥.”


인희가 코웃음을 치고는 병실로 쏙 들어가 버렸다.



병원을 나온 인한은 바로 휴대폰에서 3번을 길게 눌렀다.


휴대폰에 떠오른 이름은 ‘내 심장’이었다.


몇 차례 신호음이 울리고 민정이 전화를 받았다.


- 어디야?


“지금 병원에서 나왔어. 바로 갈게.”


인한이 서둘러 주차장으로 갔다.


강화도로 출발할 시간이었다.




강화도로 가는 길은 다행히 많이 막히지 않았다.


혹시라도 막힐까 싶어 분식점에서 간단히 김밥과 떡볶이를 먹고 출발했다.


다행히 3시 무렵에 전등사에 도착한 인한과 민정은 전등사 둘레를 손을 마주 잡고 천천히 걸었다.


걸어가는 민정의 목 위에 작은 금빛 장미 목걸이가 가볍게 흔들렸다.


절에 가는 것인지 사람들이 제법 많았지만 둘의 데이트를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다.


“어때? 그래도 바람 쐬러 나오니 좋지?”


인한의 말에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니는 길 양쪽으로 우거진 나무들 때문인지 싱그러운 공기에 눈이 다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인한은 제 손가락 사이로 깍지 낀 민정의 손가락이 마치 제 손가락처럼 참 편하다고 느꼈다.


“인한아, 우리 여기보다 조용한 곳으로 가자.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거 같아.”


“그럴까? 그럼··· 정수사로 가볼까?”


둘은 다시 차를 타고 정수사로 향했다.


확실히 정수사 방향으로는 사람이 없었다.


드라이브하는 도로에 다른 차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민정이 인한의 차 안에 있던 사탕 하나를 꺼내 입에 넣었다.


박하사탕의 시원함과 달콤함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넌 젊은 애가 박하사탕을 차에 두냐?”


“그러는 너는? 굳이 박하사탕을 꺼내 먹냐?”


인한의 대꾸에 피식 웃은 민정이 차 밖으로 손을 내밀자 시원한 바람이 손가락과 손목을 훑고 지나갔다.


“좋-다!”


코로 들어오는 신선한 공기에 민정의 표정이 행복으로 가득 찼다.


정수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운 인한과 민정이 다시 손을 잡았다.


천천히 오르는 길 위로 쏟아지는 햇살은 여름과 달리 뜨겁지 않았다.


우거진 나무 틈 사이로 조그마한 절이 보였다.


주변에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둘은 작게 속삭이듯 들려오는 새소리를 들으며 돌계단 위에 나란히 앉았다.


“연휴동안 식당이 쉬니까 너무 좋다!”


민정이 행복한 표정으로 인한을 바라보며 웃었다.


“나도 그래. 이렇게 쉬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


인한은 제 손에 잡힌 민정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민정의 눈치를 힐끔 보았다.


“왜? 뭐!”


“뭐가?”


“지금 눈에 보이거든. 할 말 있지?”


“···.”


“아, 말해, 뜸들이지 말고!”


버럭 하는 민정의 목소리에 살짝 움찔한 인한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인희가 나보고 인간문화재란다. 나 참, 기가 막혀서···.”


“응? 네가 인간문화재라고?”


“아, 그러니까··· 그게, 저··· 내가··· 아직··· 그걸 못 해봤잖아···.”


“뭐? 뭘 못 해봐?”


“···키스.”


민정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물었다.


“너 혹시 인희한테 그런 것도 말해?”


민정의 반응에 놀란 인한이 두 손과 머리를 저으며 부정했다.


“아냐, 아냐! 정말 아냐! 그냥 아까 병원에서 걔가 딱 맞추더라고!”


민정이 가자미눈을 하고는 인한을 노려보더니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그래, 그런 걸 표시 안 낼만한 능력이 있으면 인한이 아니지.”


이번엔 인한의 얼굴색이 변했다.


“너, 너, 그게 무슨 말이야?”


“너 바보 맞다고! 이 순딩아.”


“이씨! 하나 있는 동생도 제 오라비를 바보취급 하더니 너도냐?”


그 순간이었다.


민정의 손이 인한의 멱살을 당겼다.


억!


우악스럽게 잡아당긴 민정의 손길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인한의 몸이 그대로 민정의 코앞으로 딸려왔다.


인한의 입술에 물컹하고 부드러운 민정의 입술이 겹쳐졌다.


작게 벌어진 인한의 입 속으로 민정의 혀가 부드럽게 비집고 들어왔다.


반쯤 남았던 박하사탕이 함께 넘어와 인한의 입안으로 달콤시원한 기운도 함께 넘어왔다.


한참을 민정이 이끄는 대로 딸려가던 인한이 마침내 민정에게서 떨어졌다.


“이봐, 이봐, 응? 남자가 키스 한 번에 아주 넋을 놓네, 넋을 놔. 쯧쯧···.”


인한의 표정이 몽롱하게 풀려있자 민정이 혀를 찼다.


하지만 인한을 바라보는 민정의 표정은 짓궂은 듯 따뜻했다.


“아, 아니거든! 사탕 때문이다, 뭐.”


“흥!”


인한이 제법 기세를 세워봤지만 민정에게는 씨도 먹히지 않았다.


한참을 말도 못 하고 민정의 눈치를 보던 인한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기, 그래. 나 바보 맞다 치고. 그러니까··· 한번만 더 해도 돼? 이번엔 내가 먼저, 응?”


“흠, 사탕은 돌려받아야지?”


민정이 제 입술을 쭉 내밀었다.


오리주둥이처럼 내민 민정의 입술에 인한이 그만 웃고 말았다.


“야! 좀! 진지하게 하자.”


“진지는 식당에 가서 찾고, 안 줄 거야?”


결국 인한이 그 입술에 제 입술을 가져다대자 민정의 입술이 부드럽게 풀렸다.


인한이 제 손으로 부드럽게 민정의 목과 얼굴을 감쌌다.


키스란 거,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저절로 되는 거였다! 젠장!


이게 뭐라고 바보에 인간문화재란 놀림까지 받고, 그래도 좋았다.


하마터면 허락도 없이 민정의 가슴에 손 댈 뻔한 인한이었다.


그걸 모를 리 없는 민정인데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


“첫 키스 소감이 어떠셔?”


민정의 짓궂음은 꼬리가 참 길었다.


그래도 인한은 좋았다.


“너하고 함께 하는 모든 날이 좋았어. 그런데 오늘이 최고 좋았어.”


“흐흐흐흐흐. 드라마 많이 보나봐. 어후, 언어 구사력이 막 올라가네?”


“하하하하하.”


인한도 따라 웃었다.


그때였다.


두 사람 뒤로 저벅거리는 발걸음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마도 경내에 사람이 있었나보다.


둘은 뒤도 안 돌아보고 후다닥 일어나 차를 향해 뛰었다.


한참을 뛰어 내려와 차 앞에 이르러 숨을 돌린 인한이 민정에게 물었다.


“그런데 너 왜 뛴 거야?”


“너하고 같은 이유로?”


“내 이유가 뭔데?”


“너 괜히 창피했잖아, 아냐?”


“푸흐흐흐흐. 창피보다 들키는 게 싫어서? 어쨌든 기분은 대박 좋다!”


차에 올라탄 둘은 맛집이라는 삼계탕집으로 향했다.




인한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에는 밤 11시가 다 되어 있었다.


순덕이 먼저 알고는 거실로 나왔다.


인희와 검둥이도 따라 나왔다.


- 잘 다녀왔남?


“예, 헤헤헤헤헤.”


인한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인희가 피식 웃으며 제 방으로 들어가며 한마디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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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47 야근의신
    작성일
    21.07.23 07:54
    No. 1

    능숙하게 리드하는 민정이는 딱 봐도 이미 성인인증 확실히 한 것 같은데,
    인한이는 에휴.. 갈 길이 멀군요 ㅋㅋㅋ
    인희는... 매우 수상합니다. 뭐랄까 숨겨 놓은 대학생 오빠 남친 있을듯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명안
    작성일
    21.07.23 21:08
    No. 2

    ㅎㅎㅎㅎㅎㅎ 똘똘한 아이다 보니 너무 일찍 조숙해져서 그렇겠죠? 순덕 덕분에 숨겨놓은 남친은 좀.. 어렵지 않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7 야근의신
    작성일
    21.07.23 07:55
    No. 3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16 명안
    작성일
    21.07.23 21:07
    No. 4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작성자
    Lv.62 모아두상
    작성일
    21.07.28 20:28
    No. 5

    했네.. 흐흐흐흐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명안
    작성일
    21.07.29 00:52
    No. 6

    ㅎㅎㅎㅎㅎㅎ 했죠?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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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120화. 마지막 회 +16 21.08.06 251 10 12쪽
119 119화. 순덕의 귀환 (2) +4 21.08.06 187 5 8쪽
118 118화. 순덕의 귀환 (1) +7 21.08.05 188 6 7쪽
117 117화. 진범의 등장 (2) +3 21.08.04 177 5 8쪽
116 116화. 진범의 등장 (1) +7 21.08.03 176 6 7쪽
115 115화. 현수 돌아오다. (3) +3 21.08.02 172 5 7쪽
114 114화. 현수 돌아오다. (2) +3 21.07.30 173 5 7쪽
113 113화. 현수 돌아오다. (1) +3 21.07.29 168 5 7쪽
112 112화. 저, 민정이랑 결혼할래요. +6 21.07.28 173 4 7쪽
111 111화. 너희 둘만 몰라. +6 21.07.27 171 4 7쪽
110 110화. 아이들의 고민 +4 21.07.26 181 4 7쪽
» 109화 키스는 했어? (2) +6 21.07.23 171 6 7쪽
108 108화 키스는 했어? (1) +6 21.07.22 177 5 7쪽
107 107화 방장석의 경고 +4 21.07.21 186 6 7쪽
106 106화. 진상 손님(4) +4 21.07.20 176 5 7쪽
105 105화. 진상 손님(3) +6 21.07.19 170 6 7쪽
104 104화. 진상 손님(2) +4 21.07.16 173 7 7쪽
103 103화. 진상 손님(1) +6 21.07.15 185 6 7쪽
102 102화. 간식 사건 +4 21.07.14 181 8 7쪽
101 101화. 귀신이 보인다고? (2) +4 21.07.13 180 7 7쪽
100 100화. 귀신이 보인다고? (1) +6 21.07.12 188 6 7쪽
99 99화. 노래방 화재 사건(3) +2 21.07.09 174 4 7쪽
98 98화. 노래방 화재 사건(2) +4 21.07.08 181 5 7쪽
97 97화. 노래방 화재 사건(1) +5 21.07.07 178 7 7쪽
96 96화. 인한의 데이트(4) +3 21.07.06 183 7 7쪽
95 95화. 인한의 데이트(3) +5 21.07.05 182 7 7쪽
94 94화. 인한의 데이트(2) +6 21.07.02 191 8 7쪽
93 93화. 인한의 데이트(1) +2 21.07.01 188 7 7쪽
92 92화. 오빠, 현수 봤어! +6 21.06.30 201 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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