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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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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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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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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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101화. 귀신이 보인다고? (2)

DUMMY

곱슬머리 경찰이 인한의 말에 웃으며 손을 저었다.


“아뇨, 그런 건 아니고요. 범인은 잡혔는데···, CCTV를 보니까 철문 앞에 골판지 박스가 타고 있어서 명확하게 보이진 않지만, 철문이 안에서 치는 힘으로 찌그러진 것 같아서요. 불타던 골판지 박스더미가 몇 차례나 들썩 거리고, 어떤 힘에 밀려서 박스들이 밀려나고 철문도 확인해보니 많이 우그러졌어요.”


곱슬머리 경찰이 겸연쩍은 얼굴로 제 이마를 긁으며 말을 이었다.


“저희가 현장에 가 보니까 철문이 안에서부터 밀려 찌그러진 흔적이 보이는데, 어떤 힘으로 그게 가능했을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궁금해서 왔어요. 그 문이··· 꽤 강한 거라 사람 힘으로 민다고 열리진 않았을 거 같아서요.”


“아, 철문을 어떻게 열었나 궁금하신 거구나.”


인한이 그제야 곱슬머리 경찰의 말을 이해했다.


인한이 잠시 망설였다. 설마하니 제게 그 철문이 어떻게 열렸냐고 물을 거라고는 생각을 미처 못했다.


제가 열었다고 하면 몸에 상처도 없는데 씨알도 안 먹힐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고 ‘개가 헐크가 돼서 부셨어요.’하기도 난감했다.


인한은 모르쇠로 나가기로 했다.


“저도 문이 어떻게 열렸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누군가 밖에서 방안으로 들어가라고 소리쳤어요. 그래서 들어갔고요. 거기 아줌마한테 신고하라고 말하고, 잠시 노래방 안쪽 방안에서 동생하고 기다렸거든요. 그랬더니 다시 ‘빨리 나와’하고 누가 외치더라고요. 그래서 나왔어요.”


곱슬머리 경찰이 토끼눈을 하고 인한을 쳐다보았다.


“예?”


결국 까만 얼굴의 경찰이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아니, 밖에 사람이 없었어요. 그런데 누가 외쳐요? 나오라고? 그럼 귀신이 그랬다는 거예요?”


인한이 양 손을 들어 어깨를 쓱 올리며 모르겠다는 제스처를 보였다.


“저야 모르죠. 그냥 소리가 들리는 대로 행동했어요.”


식당 밖에서 인한과 경찰들의 이야기를 듣던 순덕이 참지 못하고,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그 뒤를 껌딱지 검둥이가 따랐다.


순덕을 본 인한의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


“음···, 제가 가끔 귀신을 보거든요. 귀신 소리를 듣기도 하고요.”


- 얼레? 니가 뭘 봐? 니가 귀신을 봐?


순덕이 인한의 대답에 어이없어 ‘이놈이 미쳤나?’하는 눈빛으로 인한을 올려보았다.


“지금도 귀신 소리가 들려요.”


- 어쭈구리? 너 뭔 헛소리여?


어이없어 하기는 경찰들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곱슬머리 경찰이 다시 질문했다.


“···그럼 그 철문을 귀신이 열었다고요?”


“그거야 저는 모르죠. 그냥 소리가 들렸다니까요. 그 소리가 시키는 대로 했어요.”


“그럼 그때는 귀신을 봤어요?

“아뇨, 그때는 소리만 들렸어요. 거기가 음침하긴 하지만 귀신은 못 봤어요.”


“이 양반이 정말, 지금 장난해요?”


옆에 있던 까만 얼굴의 경찰이 듣다못해 언성을 높였다.


인한이 넉살좋게 손을 저었다.


“에이, 제가 뭐 하러 들통 날 거짓말을 해요. 노래방 아줌마한테 물어보세요. 저는 방안에 있었다니까요.”


까만 얼굴의 경찰이 무슨 생각을 떠올렸는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럼 지금 제 옆에 있는 귀신도 보여요?”


“네?”


“무당이 제 옆에 수호신이 있다고 했거든요. 저를 늘 지켜준다고. 안 보여요?”


‘이게 무슨 개떡 같은 소리야?’하는 얼굴로 경찰을 쳐다보는 인한에게 순덕이 말했다.


- 있어. 경찰 오른쪽, 옆에 비녀까지 꽂은 아담한 할매가 한 분 서있구먼.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인한이 곤란하게 둘 수 없었던 순덕은 그 귀신의 생김새까지 말해주었다.


인한은 순덕의 말을 듣는 대로 경찰에게 그대로 말했다.

마치, 제가 보는 것처럼.


“예, 한 분 계시네요. 비녀 꽂은 할머니요. 아담하게 생기신 분이예요. 오른쪽 눈썹 위에 콩알 반쪽만한 반점이 있어요. 지금 경장님 오른쪽에 계시는데요.”


까만 얼굴의 경찰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그의 두 눈동자가 안정을 잃고, 마구 흔들리기 시작했다.


인한은 까만 얼굴도 하예질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정말 보여요?”


인한이 눈썹을 긁으며 말했다.


“항상 보이는 건 아닌데··· 지금은 운이 좋은가 봐요. 보여요. 계속 보이면 무당 했죠.”


곱슬머리 경찰이 까만 얼굴의 경찰을 쳐다보았다.


그 눈에 의문부호가 떠올라 있었다.


‘정말?’


까만 얼굴의 경찰이 굳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수호신 할머니도 놀라서 인한을 쳐다보았다.


그 모양을 본 순덕이 한숨을 한번 내쉬고 귀신에게 말을 걸었다.


- 할매요, 얘가 보는 게 아니고 내가 보는 거유.


- 응? 사람이 아니고 개가 본다고? 그렇지. 개 눈에는 보이지만···, 그럼 이 청년은 어떻게 내가 보이는 것처럼 말을 해?


- 지가 본래 사람인디 어쩌다 이 몸에 잠시 있게 되갔구 그래유. 이놈은 제가 이렇게 말하는 걸 알아듣는 거 뿐이지 못 봐유.


수호신 할머니가 희한한 일을 다 본다는 표정으로 순덕과 인한을 번갈아 쳐다보다 입을 열었다.


‘뭐, 세상에 무슨 일은 없어?’하는 듯 했다.


- 그럼 우리 손자한테 이 말만 전해줘. 지금 인터넷인지 뭔지로 도박을 하는데 그거 계속하면 이 아이가 죽게 되어 있어. 그러니 제발 하지 말라고 좀 전해줄 수 있어? 이 고비만 넘기면 좋은 여자 만날 건데 그걸 못 넘기네. 아휴, 답답한 놈···.


수호신 할머니가 제 가슴을 탕탕 두들겨댔다.


순덕이 알았다고 대답한 뒤 인한에게 전달하기 시작했다.


순덕의 말을 들은 인한이 연이어 말했다.


“인터넷 도박 제발 하지 말라고 하시는데요? 그거 계속하시면 얼마 안 있어 저세상에 간대요. 하지 않고 조금 있으면 정말 마음에 드는 여자도 만나게 된다고 전해달라고 하셔요.”


인한의 말을 전해들은 까만 얼굴의 경찰의 눈가가 붉어지며 결국 손수건을 꺼내 제 눈가를 닦았다.


그리고 묻지도 않은 말을 털어놓았다.


“그 수호신이 우리 할머니 같아요. 왜 그 말씀을 하시는 지 알아들었으니 앞으로 손 안 댄다고 좀 전해주세요.”


“그냥 말씀하시면 다 들으세요. 혹시 더 질문할 일 있으세요?”


“저···, 혹시 가끔 뭐 물으러 와도 됩니까?”


인한이 잽싸게 대답했다.


“절대 아뇨. 제가 늘 보는 것도 아니고, 워낙 지금 그 수호신 할머니 기운이 강해서 그나마 듣고 본 거지, 평소 이렇게까지 본 일은 없습니다. 처음이에요. 아마 그 화재 때 제가 충격을 너무 받아서 일시적으로 이런 것 같으니까 절대, 절대 오지 마십시오. 저는 분명 다 말씀드렸어요.”


곱슬머리 경찰이 끼어들었다.


“혹시 과거나 미래, 이런 것도 보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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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120화. 마지막 회 +16 21.08.06 251 10 12쪽
119 119화. 순덕의 귀환 (2) +4 21.08.06 187 5 8쪽
118 118화. 순덕의 귀환 (1) +7 21.08.05 188 6 7쪽
117 117화. 진범의 등장 (2) +3 21.08.04 177 5 8쪽
116 116화. 진범의 등장 (1) +7 21.08.03 176 6 7쪽
115 115화. 현수 돌아오다. (3) +3 21.08.02 172 5 7쪽
114 114화. 현수 돌아오다. (2) +3 21.07.30 173 5 7쪽
113 113화. 현수 돌아오다. (1) +3 21.07.29 168 5 7쪽
112 112화. 저, 민정이랑 결혼할래요. +6 21.07.28 173 4 7쪽
111 111화. 너희 둘만 몰라. +6 21.07.27 171 4 7쪽
110 110화. 아이들의 고민 +4 21.07.26 181 4 7쪽
109 109화 키스는 했어? (2) +6 21.07.23 170 6 7쪽
108 108화 키스는 했어? (1) +6 21.07.22 177 5 7쪽
107 107화 방장석의 경고 +4 21.07.21 186 6 7쪽
106 106화. 진상 손님(4) +4 21.07.20 176 5 7쪽
105 105화. 진상 손님(3) +6 21.07.19 170 6 7쪽
104 104화. 진상 손님(2) +4 21.07.16 173 7 7쪽
103 103화. 진상 손님(1) +6 21.07.15 185 6 7쪽
102 102화. 간식 사건 +4 21.07.14 181 8 7쪽
» 101화. 귀신이 보인다고? (2) +4 21.07.13 180 7 7쪽
100 100화. 귀신이 보인다고? (1) +6 21.07.12 188 6 7쪽
99 99화. 노래방 화재 사건(3) +2 21.07.09 174 4 7쪽
98 98화. 노래방 화재 사건(2) +4 21.07.08 181 5 7쪽
97 97화. 노래방 화재 사건(1) +5 21.07.07 178 7 7쪽
96 96화. 인한의 데이트(4) +3 21.07.06 183 7 7쪽
95 95화. 인한의 데이트(3) +5 21.07.05 182 7 7쪽
94 94화. 인한의 데이트(2) +6 21.07.02 191 8 7쪽
93 93화. 인한의 데이트(1) +2 21.07.01 188 7 7쪽
92 92화. 오빠, 현수 봤어! +6 21.06.30 201 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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