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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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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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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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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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화. 노래방 화재 사건(3)

DUMMY

“뭐요? 악! 불! 불!”


주인 여자가 문틈으로 들어오는 매캐한 연기에 기겁을 해서 소리를 질렀다.


문틈을 타고 회색빛 연기가 쉴 새 없이 들어왔다.


“인희야! 입 막아, 고개 숙여! 아줌마도요!”


인희가 검둥이를 안은 채 바짝 바닥 가까이 수그리고 앉아 한 손으로는 제 입을 막고, 다른 한 손으로 검둥이의 입 주변을 가렸다.


인한이 제 손수건을 꺼내어 인희에게 건네주었다.


인한의 말에 주인 여자도 카운터 밑으로 수그리고 앉아 떨기 시작했다.


“아줌마! 소방서에 전화해요, 빨리요!”


당황한 주인 여자가 벌벌 떨리는 손으로 카운터 주변을 더듬어 전화기를 찾았다.


인한이 수건으로 입을 가린 채 유리문을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다.


- 왜? 왜 그려?


“철문을, 누가 철문을 잠갔어요.”


- 뭐여? 인한아, 문 열어!


“안 돼요. 나가면 타 죽어요. 안으로, 안으로 더 들어가야 해요. 아줌마, 여기 비상문 없어요?”

카운터 밑으로 고개를 쳐박다시피한 주인 여자가 입을 가린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무, 문은 저거뿐이에요. 으아아아, 어떡해···.”


순덕이 인한에게 말했다.


- 인희하고 검둥이 데리고 안쪽으로 잠깐만 들어가!


“할머니, 어쩌시려고요!”


- 어서 들어가, 어서!


인한이 주저앉다시피 한 자세로 인희를 데리고 오리걸음으로 카운터 옆의 방으로 들어갔다.


순덕이 주문을 외웠다.


- 백돌, 백돌!


순덕의 덩치가 순식간에 황소만큼이나 불어났다.


순덕은 몸에 불꽃은 일지 않게 조절했다.


순덕이 커진 덩치로 유리문을 밀고 나갔다.


인한의 말대로 철문에 누군가 마포걸레자루를 2개나 걸어놓았다.


저러니 문이 안 열리지. 도대체 어떤 놈이 저런 짓을!


순덕은 최대한 뒤로 물러섰다가 몸으로 철문을 치기 시작했다.


- 쾅!


“악!”


순덕이 문을 치는 소리에 놀란 주인 여자가 카운터 아래서 비명을 질렀다.


여자는 틀림없이 불이 타면서 어딘가가 무너졌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었다.


- 쾅! 쾅! 쾅!


순덕이 철문을 들이받을 때마다 마포걸레자루뿐 아니라 철창도 조금씩 우그러지는 것이 순덕의 눈에 들어왔다.


- 조금만 더! 더!


순덕이 다시 온 힘을 다해 철문을 들이받았다.


- 콰앙!


요란한 소리와 함께 마포걸레자루가 부러지면서 철문이 열렸다.


철문 밖에는 산더미처럼 쌓여진 골판지 박스가 온통 불에 타면서 간판과 전깃줄을 따라 건물로 옮겨 붙기 시작한 것이 보였다.


순덕이 불타는 박스를 들이받아 밖으로 내치며 외쳤다.


- 인한아! 얼른 데리고 나와! 빨리! 건물도 붙었어! 인한아!


길을 뚫었으니 이제 본래 몸으로 돌아가야 했다.


분명 이곳에도 CCTV가 있을 것이다.


순덕이 주문을 외워 다시 본래 상태로 돌아왔다.


안에 있던 인한은 다시 철문 안쪽으로 들어와서 외쳐대는 순덕의 소리를 듣고는 인희를 끌고 방을 나왔다.


순덕이 문을 뚫어놓은 덕에 연기는 좀 줄어든 것 같았다.


인한이 입을 가린 채 다른 손으로 인희를 먼저 밖으로 밀어냈다.


인희가 검둥이를 안고, 몸을 숙인 자세로 앞으로 나갔다.


인한은 입을 수건으로 가리고, 카운터에서 덜덜 떠는 주인 여자의 팔을 당겼다.


“어서 나가요! 건물도 불이 붙었어요!”


얼떨결에 주인 여자가 인한의 손에 앞으로 밀렸다.


순덕이 철문 앞에 길을 터둔 뒤 다시 노래방 안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인희가 검둥이를 데리고 나왔다.


그 뒤로 주인 여자와 인한이 따라 나왔다.


멀지 않은 곳에서 사이렌 울리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불은 노래방 간판과 외벽 장식에도 옮겨 붙어 있었다.


불꽃이 날름거리며 건물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이 연기에 놀라 밖으로 하나 둘 뛰어 나왔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사방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인한은 순덕에게 달려왔다.


“할머니, 괜찮아요?”

- 흐미, 마포걸레자루가 저렇게 강한 거여? 어깨 부서지는 줄 알았구먼.


곧이어 인희가 검둥이와 다가왔다.


“할머니, 괜찮으세요?”


- 똑같은 말을 두 번 하게 혀. 괜찮어.


인한이 순덕의 양쪽 어깨를 만져보고, 왼쪽 어깨가 부어있자 입을 열었다.


“할머니, 사진 찍어봐야겠어요.”


- 너희나 병원 가봐. 연기 마시지 않았어?


“많이 안 마셨어요.”


- 아까 그 연기, 낙엽 타는 냄새가 아니여. 유독가스여, 그러니 일단 너희부터 병원 가자.


이윽고 도착한 소방대원이 불을 끄기 시작했다.


“거기, 비켜서세요!”


건물 3층까지 올라가던 불이 몇 분 지나지 않아 다행히 소방차의 진압에 무릎을 꿇었다.


불이 안쪽에서 타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외장제가 먼저 타는 바람에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구조대원이 인한과 인희에게 다가왔다.


“괜찮으세요? 저기 계신 아주머니가 두 분도 연기 마셨다고 하던데요.”


순덕이 재빨리 인한에게 말했다.


- 어여 가! 나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텐께 빨리 갔다 와.


인한이 구급대원에게 말했다.


“제가 연기를 마시긴 했는데 당장 숨을 못 쉬거나 그럴 정도는 아니거든요. 제 차를 운전하고 병원으로 가도 될까요? 동생도 병원을 가야하고, 반려견도 있어서요. 저 아주머니는 어느 병원으로 가시기로 했나요? 따라갈게요.”


구급대원과 이야기를 마친 인한이 순덕에게 다가왔다.


“정의병원으로 가기로 했으니 타세요.”


- 구급차 안 타도 되는 겨?


“거긴 노래방 주인이 타고 가기로 했고요. 지금 경찰이 와서 이야기 중이라 저희 먼저 가면 돼요.”


순덕이 인한의 어깨 너머로 쳐다보았다.


주인 여자가 손짓, 발짓을 더해가며 경찰 2명에게 무엇인가 말하고 있었다.


순덕의 귀에 그 내용이 들어왔다.


“그 인간일 거예요. 그 인간이 술값도 제대로 안 내고 나가면서 확 불질러 버리겠다고 말하고는 바로 불이 났다니까요. 안에서 난 게 아니라 바깥에서 저 철문을 잠그고, 불을 질렀나 봐요. 아주 저를 죽이려고 작정을 한 거죠. 꼭 잡아 주세요.···.”


인한이 문을 열자 순덕과 검둥이가 올라탔다.


인한이 정의병원으로 향했다.




병원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운 인한이 인희를 데리고 응급실로 향했다.


풀이 죽은 인희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사과했다.


“오빠, 미안해. 괜히 내가 노래방 오자고 해서···.”


“그게 왜 네 탓이야? 어떤 미친놈이 벌인 일인데, 왜 너를 탓해? 너 아니었음 그 아줌마, 오늘이 제삿날 되었을 걸? 사람 하나 구했다 생각해.”


“하긴 그렇다. 나 아니었음 그 여자 큰일 날 뻔했다. 그지?”


인한이 싱긋 웃으며 인희 머리를 쓰다듬었다.




인한과 인희가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고, 처방전을 받아든 무렵 노래방 주인 여자가 구조대원과 함께 응급실로 들어왔다.


둘을 알아본 주인 여자가 얼굴에 화색을 띄고, 서둘러 인한 앞으로 왔다.


“괜찮아요? 이상 없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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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120화. 마지막 회 +16 21.08.06 251 10 12쪽
119 119화. 순덕의 귀환 (2) +4 21.08.06 186 5 8쪽
118 118화. 순덕의 귀환 (1) +7 21.08.05 188 6 7쪽
117 117화. 진범의 등장 (2) +3 21.08.04 176 5 8쪽
116 116화. 진범의 등장 (1) +7 21.08.03 175 6 7쪽
115 115화. 현수 돌아오다. (3) +3 21.08.02 171 5 7쪽
114 114화. 현수 돌아오다. (2) +3 21.07.30 173 5 7쪽
113 113화. 현수 돌아오다. (1) +3 21.07.29 168 5 7쪽
112 112화. 저, 민정이랑 결혼할래요. +6 21.07.28 173 4 7쪽
111 111화. 너희 둘만 몰라. +6 21.07.27 171 4 7쪽
110 110화. 아이들의 고민 +4 21.07.26 181 4 7쪽
109 109화 키스는 했어? (2) +6 21.07.23 170 6 7쪽
108 108화 키스는 했어? (1) +6 21.07.22 177 5 7쪽
107 107화 방장석의 경고 +4 21.07.21 186 6 7쪽
106 106화. 진상 손님(4) +4 21.07.20 175 5 7쪽
105 105화. 진상 손님(3) +6 21.07.19 170 6 7쪽
104 104화. 진상 손님(2) +4 21.07.16 173 7 7쪽
103 103화. 진상 손님(1) +6 21.07.15 185 6 7쪽
102 102화. 간식 사건 +4 21.07.14 181 8 7쪽
101 101화. 귀신이 보인다고? (2) +4 21.07.13 179 7 7쪽
100 100화. 귀신이 보인다고? (1) +6 21.07.12 187 6 7쪽
» 99화. 노래방 화재 사건(3) +2 21.07.09 174 4 7쪽
98 98화. 노래방 화재 사건(2) +4 21.07.08 181 5 7쪽
97 97화. 노래방 화재 사건(1) +5 21.07.07 177 7 7쪽
96 96화. 인한의 데이트(4) +3 21.07.06 183 7 7쪽
95 95화. 인한의 데이트(3) +5 21.07.05 182 7 7쪽
94 94화. 인한의 데이트(2) +6 21.07.02 191 8 7쪽
93 93화. 인한의 데이트(1) +2 21.07.01 188 7 7쪽
92 92화. 오빠, 현수 봤어! +6 21.06.30 200 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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