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라다 나이츠 사건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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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복만세
작품등록일 :
2012.09.04 10:29
최근연재일 :
2012.09.0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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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0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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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04# 하드리온 후작가 도난사건(6)

DUMMY

다음날 아침 이벨만은 정확한 시간에 집을 나서서 출근을 했고 테시오는 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침식사를 할 때 에니스와 유리아가 시장으로 옷을 사기 위해서 나갔고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40분 정도 소파에 멍하니 앉아있었는데 문이 열리며 유리아와 에니스가 들어왔다.

“이정도면 괜찮겠지요?”

“그런것 같네요.”

유리아는 짙은 푸른색으로 색을 통일하고 있었다. 몸에 달라붙는 진청색의 바지를 입고 검은색의 셔츠 위로 진청색의 코트를 걸쳤다. 기사와 비슷한 느낌의 복장이었다. 허리에는 평범하게 볼 수 있는 레이피어를 차고 있어서 전형적인 엘프 여기사 같은 복장이었다.

어떤지 묻는 에니스의 물음에 테시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유리아는 아무래도 좋은지 무표정한 얼굴로 서있었다.

“그럼 우리도 가자.”

“알겠습니다.”

테시오와 유리아도 집을 나서서 기사단으로 향했다. 기사단으로 향하는 길에서 테시오와 유리아는 시선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에스트라다 나이츠의 기사의 뒤를 따르는 진청색의 기사복을 입은 금발의 엘프라는 조합은 굉장히 의외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제도에 주둔중인 3개의 기사단의 제복 중에서 진청색의 제복을 입는 곳은 없었기에 사람들의 호기심어린 시선을 계속해서 받으며 기사단에 도착했다. 정문에서 경비병들이 막을 수도 있지 않을까 했지만 경비병들은 테시오와 유리아를 막지 않았고 아무런 제지 없이 기사단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왜 저렇게 쳐다보지?’

다만 경비병들의 미묘한 느낌의 시선이 괜히 찝찝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업무실에 들어가자 이벨만이 의자에 드러누워 있다가 한쪽 눈만 떠서 테시오를 쳐다봤다.

“왔네?”

“어.”

테시오가 코트를 벗으려고 하자 이벨만이 멈춰 세웠다.

“그 전에 지젤한테 다녀와.”

“.........왜?”

테시오는 이벨만의 말에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끼기긱하는 소리가 날 것만 같은 움직임으로 고개를 돌린 테시오가 이벨만에게 이유를 물었다.

“종기사를 고용을 했다고 조장한테 보고를 하고 인증을 받아야지. 그리고 신분증도 받고.”

“그거...꼭 내가 가야하는 문제인거야?”

정말로 가기 싫다는 심정을 담아서 간절하게 이벨만을 쳐다봤지만 이벨만은 매정하게 눈을 감아버렸다.

“어. 안 돼.”

“그러지 말고...”

“반.드.시.네.가.가.”

이벨만은 그렇게 한자 한자 힘주어서 말하더니 씨익 웃었다. 명백하게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소리였다.

“뭣하면 유리아 뒤에 숨던지.”

“으으.....”

테시오는 죽을상을 하고 유리아와 함께 업무실을 나섰다. 테시오가 문을 닫고 나가자 감겨있던 이벨만의 눈이 번쩍하고 뜨였다. 사악하게 씨익웃은 이벨만이 창문을 열어젖혔다. 창밖으로 몸을 내밀어 살핀 이벨만이 창틀에 올라섰다.

“그럼 나도 구경을 가 보실까! 읏차!”

이벨만은 건물 외벽에 바짝 붙어서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 그리고 바퀴벌레와도 같은 움직임으로 벽돌의 사이사이에 나있는 손가락 반마디 정도에 틈에 손가락을 넣어서 벽을 기어 올라갔다. 어지간한 도둑들은 따라하지도 못할 것 같은 몸놀림이었다. 이벨만은 행정실의 창문틀에 매달려서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서 안의 상황을 살폈다.

“흐음....아직이군.”

행정실에서는 지젤은 서류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겉으로만 그렇게 보일뿐이고 턱을 괴고서 딴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알펜은 지젤과는 다르게 열심히 서류작업을 하는 중이었다. 잠시 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지젤의 말에 문이 굉장히 천천히 열렸다. 그리고 테시오가 들어오자 지젤이 벌떡 일어났다.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가 있어?!”

“예?”

테시오는 들어오자마자 지젤이 한 말에 눈을 똥그랗게 뜨며 당황한 눈치였다. 그리고 지젤은 테시오의 뒤를 따라서 들어온 유리아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저런 도둑고양이 같은 년이랑...”

“저기..무슨 말을...”

테시오는 영문도 모르고 지젤이 날뛰는 것을 고스란히 받아야 했다. 멱살이 잡혀서 짤짤짤 털리고 있는데 유리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뒤에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유..유리아! 보고만 있지말고 도와줘!”

테시오의 말에 유리아가 뚜벅뚜벅 걸어와서 지젤의 팔을 잡았다. 지젤은 버텨보려고 했지만 상상이상으로 강력한 유리아의 악력에 테시오를 놓아줄 수 밖에 없었다. 지젤의 마수에서 벗어난 테시오가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정리하면서 지젤에게 버럭하고 소리를 질렀다.

“도대체 뭐 때문에 이러는건데요?!”

“저 도둑고양이 없으면 못 산다며! 그래서 기사단까지 데리고 온거 아냐!”

“...........”

테시오는 어떻게 하면 저런 헛소리를 진지하게 할 수 있게 되는 걸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물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에요 지금?”

“다 들었어!! 저 도둑고양이한테 코가 꿰여서 아주 찰싹 붙어 다닌다면서! 그래서 기숙사에서도 나간다고 한거였잖아!!”

이정도쯤 되니 테시오도 뭔가 짐작이 가는 것이 있었다.

“그거 누구한테 들은거에요?”

“몰라!”

“이벨만이죠? 그런거죠?”

“아니 뭐...그게 아니라...”

“이벨만 이 자식은 무슨 헛소리를 하고 다니는 거야!!!”

테시오가 짜증을 내자 지젤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지 발작을 멈추고 유리아와 테시오를 번갈아 보더니 물었다.

“그래서 저 엘프는 뭔데?”

“그러니까 저 엘프 아가씨는 유리아라고 하는데 오늘부터 종기사로 일하게 되..으얽!!”

“뭐가 아니긴 아니야!!!!!”

지젤은 테시오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달려들어서 다시 멱살을 잡았다. 테시오는 제대로 된 사정도 듣지 않고 무턱대고 화를 내는 지젤의 처사에 화가 나기 시작했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러는 건데요!!!”

“그걸 몰라서 물어!!!!!”

테시오의 말에 되려 지젤이 버럭했다. 테시오는 기가막혀서 이 소란에도 조금의 동요도 없이 묵묵히 서류작업을 하고 있는 알펜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냈다. 테시오의 간절한 시선을 받은 알펜은 흘깃 테시오를 쳐다보고 다시 서류로 시선을 돌리면서 말했다.

“일주일에 한두번 사건을 맡을까 한 우리 조에 종기사가 왜 필요하나?”

“.......그..그렇네?”

테시오는 이벨만의 제안이 가지고 있던 굉장히 큰 문제점을 지금 깨달을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정말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저 엘프는 정체가 뭐야!”

“그..그게 비밀인데....”

“무슨 사인데!”

“그..그거도 좀...”

테시오는 지젤의 시선을 애써 피하며 말을 흐렸다. 그런 테시오의 태도에 지젤이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그럼 당연히 난 승...”

테시오는 지젤이 승인을 해주지 않을거라고 말할 것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정말 쓰고 싶지 않았던 비장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아..안 돼...?”

“나.....크윽......”

테시오의 푸른 눈동자에 물기가 서리며 울먹이는 듯한 얼굴로 순식간에 돌변했다. 그 순간 지젤은 자신이 어린애를 괴롭히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엄습하며 말문이 턱하고 막혔다. 한마디만 더하면 엉엉 울어 버리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느낌에 냉혹하고 제멋대로인 성격의 지젤조차 말을 이어나갈 수가 없었다. 테시오는 지젤이 순간적으로 동요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재차 공격했다.

“승인 해주면 안 돼..?”

“으.....”

지젤의 이성이 저항을 했지만 감성이 이성을 찍어누르고 있었다. 결국 지젤의 이성이 항복했다.

“아..알았어. 종기사로 채용하는거 승인해줄게. 해준다고. 이러면 내가 나쁜거 같잖아!”

“정말이지?”

지젤의 말에 테시오의 얼굴이 순식간에 언제 울먹이고 그랬냐는 듯이 변했다. 지젤은 테시오에게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여기서 뒤집을 수도 없었다. 결국 지젤은 노란색의 천으로 만들어진 완장을 서랍에서 꺼내서 테시오에게 줬다.

“이게 종기사라는 표식이야.”

“....저놈 저런 술수도 부릴줄 알다니...”

이벨만은 창가에 매달려서 테시오의 비밀무기를 보면서 진심으로 감탄했다. 순간 자신도 불쌍하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이었다. 테시오가 지젤에게서 완장을 받아들고 집무실은 나가는 것을 본 이벨만도 잽싸게 업무실로 돌아왔다. 테시오보다 먼저 업무실로 돌아와서 의자에 드러누워서 자는척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쿵쾅대는 발소리와 함께 테시오가 들이닥쳤다.

“이벨만!!!”

“왜?”

“이 나쁜자식아!!!!”

테시오는 이벨만에게 속인 것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지만 이벨만은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얼굴로 말했다.

“속은 놈이 더 나빠.”

“뭐...뭣?!”


작가의말

연재주기가 변경이 될 예정입니다.
격일연재에서 주 3회정도로 요일을 정해서 연재를 하지 않을까 싶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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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case 06# 어둠의 준동(7) +1 12.05.18 495 4 6쪽
58 #case 06# 어둠의 준동(6) +3 12.05.15 559 5 12쪽
57 #case 06# 어둠의 준동(5) +2 12.05.10 550 6 7쪽
56 #case 06# 어둠의 준동(4) +1 12.05.09 545 5 6쪽
55 #case 06# 어둠의 준동(3) +4 12.05.06 558 5 7쪽
54 #case 06# 어둠의 준동(2) +4 12.05.03 551 5 6쪽
53 #case 06# 어둠의 준동 12.05.01 577 5 7쪽
52 #Before case# 소문(3) +1 12.04.29 596 4 6쪽
51 #Before case# 소문(2) +2 12.04.26 582 6 7쪽
50 #Before case# 소문 12.04.24 612 4 7쪽
49 #case 05# 극비임무(10) - 사건종결 +공지 +2 12.04.10 637 5 12쪽
48 #case 05# 극비임무(9) +3 12.04.08 606 4 8쪽
47 #case 05# 극비임무(8) +1 12.04.05 601 5 7쪽
46 #case 05# 극비임무(7) +1 12.04.03 621 5 7쪽
45 #case 05# 극비임무(6) +3 12.04.01 606 5 7쪽
44 #case 05# 극비임무(5) 12.03.29 605 5 8쪽
43 #case 05# 극비임무(4) +2 12.03.27 623 5 8쪽
42 #case 05# 극비임무(3) +1 12.03.22 648 5 7쪽
41 #case 05# 극비임무(2) +1 12.03.20 639 5 7쪽
40 #case 05# 극비임무(1) +2 12.03.18 700 5 8쪽
39 #Before case# 건국 기념일에 생긴 일(2) +2 12.03.15 641 5 14쪽
38 #Before case# 건국 기념일에 생긴 일 +1 12.03.13 690 5 9쪽
37 #case 04# 하드리온 후작가 도난사건(8) - 사건종결 +3 12.03.11 693 5 5쪽
36 #case 04# 하드리온 후작가 도난사건(7) +2 12.03.09 662 5 4쪽
» #case 04# 하드리온 후작가 도난사건(6) +3 12.03.06 707 5 9쪽
34 #case 04# 하드리온 후작가 도난사건(5) +3 12.03.04 719 5 10쪽
33 #case 04# 하드리온 후작가 도난사건(4) +2 12.03.01 716 6 10쪽
32 #case 04# 하드리온 후작가 도난사건(3) +4 12.02.28 733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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