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라다 나이츠 사건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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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복만세
작품등록일 :
2012.09.04 10:29
최근연재일 :
2012.09.0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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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13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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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Before case# 건국 기념일에 생긴 일

DUMMY

하드리온 후작가의 사건이 해결되고 일주일간 아무런 사건도 주어지지 않았다. 이벨만은 소파를 완전히 자기 침대처럼 사용하고 있었고 유리아는 여전히 이벨만의 책상에 꼿꼿하게 앉아있었다. 일주일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업무실의 구석에 추가된 작은 탁자였다. 한변이 40cm정도되는 정사각형의 탁자 위에는 주전자와 찻잎이 담겨있는 유리병, 찻잔 3개가 엎어져 있었다. 하루에 한끼만 먹으면 충분한 유리아였지만 의외로 차를 마시는 것을 좋아해서 가져다 놓은 것이었다. 테시오는 점심을 먹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인지 졸음이 쏟아지자 기지개를 펴면서 유리아에게 말했다.

“유리아, 차 한잔 타줘.”

“알겠습니다.”

“그리고 저 인간 얼굴에는 펄펄 끓는 물 좀 부어버려.”

“알겠습니다.”

“어이 어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유리아는 테시오의 말에 바로 일어나서 티테이블로 향했다. 주전자에 아직 물이 충분하게 남아있는 것을 확인 한 뒤 주전자 손잡이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주전자의 바닥에 새겨진 마법진으로 마나가 공급되며 물이 끓기 시작했다. 충전식 마나석을 사용하는 물건이라 꽤나 비싼 물건이었지만 이벨만에게 그 정도의 돈은 돈도 아니었다. 유리아는 찻잔 두 개에 찻입을 넣고 물을 부었다. 그리고 남은 물의 양을 가늠해보더니 이벨만에게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자..잠깐!! 정말로 나한테 그걸 부을 생각은 아니겠지?”

“명령은 무슨 일이 있어도 완수해야합니다.”

이벨만은 당장이라도 얼굴에 펄펄끓는 물을 부어버린 기세의 유리아를 보고 기겁을 하며 벌떡 일어났다. 유리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다가와서 이벨만의 얼굴로 주전자를 들이밀었다. 이벨만은 다급하게 유리아의 주전자를 들고 있는 손을 붙잡았다.

“잠깐 그러지 말고...”

“.........”

유리아의 팔을 붙잡은 이벨만의 두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벨만도 유리아의 괴력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조금씩 얼굴을 향해 기울어져가는 주전자를 보면서 이벨만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찰랑거리는 물이 보일 정도로 기울어져가자 이벨만도 뜨거운 물을 뒤집어쓰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젠장!”

이벨만은 그렇게 욕을 하며 유리아의 팔을 오히려 잡아당기며 몸을 뒤집었다. 갑작스럽게 힘의 방향이 바뀌자 유리아는 미처 대응을 하지 못했고 주전자의 뜨거운 물은 이벨만의 등판에 떨어졌다. 순식간에 셔츠를 적시며 뜨거운 물이 이벨만의 등판을 달궜고 이벨만은 비명을 질렀다.

“끄아앍!! 뜨거!!!!!!”

이벨만은 그렇게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을 굴렀다. 차가운 돌바닥에 등을 대자 금방 식었지만 이번에는 차갑게 등판에 달라붙는 셔츠가 기분이 나빴다. 인상을 쓰며 일어나는 이벨만을 만족스럽게 쳐다보며 테시오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이벨만이 테시오에게 뭐라고 한마디를 하려는데 문이 벌컥 열리면서 지젤이 들어왔다.

“흠? 그 꼴은 뭐야?”

“시끄러워. 용건이 뭐야.”

“행정실로 모두 모여.”

그렇게 말한 지젤은 문을 열어둔 채로 사라졌다. 이벨만은 축축하게 젖은 셔츠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을 하닥 훌렁 벗어서 창가로 갔다.

“아 진짜....”

창문을 열고 셔츠를 있는 힘껏 털었다. 파앙하는 소리가 나며 물기가 튀었다. 그렇게 몇 번 털어내자 그런대로 입을만한 정도가 되었다. 셔츠를 다시 입은 이벨만이 아직까지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는 테시오에게 말했다.

“뭐애? 일단 가야할거 아냐.”

“하아...가기 싫은데...”

행정실이라면 진저리를 치는 테시오였다. 이벨만과 테시오, 유리아는 행정실로 향했다. 문은 활짝 열려있었는데 안에 들어가자 13조의 조원 모두가 모여 있었다. 소파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었기에 이벨만과 테시오도 빈자리에 앉았다. 지젤은 전원이 모인 것을 확인하더니 가장 뒤에 있던 테시오에게 말했다.

“문 좀 닫아.”

테시오는 군말없이 문을 닫았다. 지젤이 자기 자리에 다리를 꼬고 앉은채로 말했다.

“다들 열흘 후에 뭐가 있는지 알고 있겠지?”

“건국 기념일이지 아마?”

지젤의 말에 이벨만이 그런일이 있어지 하는 투로 말했다. 지젤은 이벨만의 말에 고개를 살짝 끄덕이면서 말했다.

“다들 알다시피 건국 기념일이 열흘후고 앞뒤로 이틀씩 총 5일에 걸쳐서 라이아 페스타가 열리지.”

“그래서?”

이벨만은 계속해서 깐죽대는 것처럼 지젤의 말허리를 잘랐다. 지젤은 짜증이 가득한 눈빛으로 이벨만을 노려보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라이아 페스타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가 건국기념일에 벌어지는 황제를 비롯한 황족들의 퍼레이드라는 것 정도는 다들 알고 있을 거야.”

지젤의 말에 이벨만의 인상이 구겨졌다.

“설마...”

“그래 그 설마다.”

“이런 젠장!”

이벨만이 대뜸 욕을 했다. 테시오도 머리가 있는 만큼 이정도 되면 무슨 일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러니까...우리가 그날 호위임무를 맡아야 한다는 소리인건가요?”

“그런 셈이지. 호위는 로얄나이츠의 소관이지만 황성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오는 일인 만큼 로얄나이츠 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지. 그래서 우리한테도 협조공문이 내려왔고 그 임무를 우리가 맡게 되었다는 말이지.”

“아 실은데...”

“그런데 정확하게 어떤 임무를 하는거죠?”

“뭐 어려운 일은 아니야. 할당된 구역을 지키면서 질서를 유지하고 혹시 모를 일들을 방지하는 거지.”

“왜 하필이면 우린데?”

이벨만의 불만 가득한 질문에 지젤은 딱 잘라서 말했다.

“우리가 가장 한가하니까.”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구만...”

이벨만은 그렇게 대답하며 팔짱을 꼈다. 다리를 꼬고 고개를 삐딱하니 하고 있는 모양새가 영 불만이 많아보였다. 지젤은 이벨만 따위는 깔끔하게 무시해버리고 이번 임무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번 임무에 동원되는 인원은 우리 에스트라다 나이츠에서는 10개 조가 동원이 되고 2대대에서는 우리조가 뽑혔다.”

지젤의 설명을 듣던 도중 빈센트가 지젤에게 질문을 했다.

“잠깐 물어 볼 것이 있는데.”

“뭐?”

“그렇다는 것은 우리뿐만이 아니라 헬리오스 놈들도 차출이 된다는 소리겠지?”

“당연하지!”

“그렇군.”

“잘되었는데?”

지젤의 대답에 빈센트와 그라일이 씨익 하고 웃었는데 섬뜩하기 그지없었다. 지젤도 씨익 웃더니 설명을 이어나갔다.

“아무튼 그래서 우리가 맡은 구역이 있고 우리는 그곳에서 질서를 유지하면 되는 일이지. 질문 있나?”

“맡은 구역은 어디죠?”

테시오의 질문에 지젤은 책상위의 서류를 잠시 뒤지더니 지도조각을 들어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가 맡은 구역은 이쪽이지.”

“흐음...”

지젤이 가리킨 지도에는 황성의 정문에서부터 쭉 뻗어있는 제도에서 가장 넓은 길인 황제의 길의 중간즈음이었다. 제도의 넓다하는 길이라도 마차 8대가 나란히 달리면 꽉 차는 폭을 가지고 있지만 황제의 길이라고 이름이 붙은 곳은 마차 20대가 나란히 달려도 넉넉할 정도로 넓었다. 그렇게 넓은 도로가 강까지 일직선으로 쭈욱 뻗어있었는데 그 중간 즈음이 13조의 담당구역이었다. 지도를 삐딱한 자세로 보던 이벨만이 바로 앉더니 음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구역이 그렇다는 것은...”

“우리가 가장 끝이라는 소리군.”

이벨만의 말을 빈센트가 받았다. 그리고 지젤도 씨익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왜 저기에 배치가 되었는지는 당연히 알고 있겠지?”

“물론이지!”

“같잖은 헬리오스의 찌질이들을 털어버리라는 거 아니야!”

행정실이 전의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오로지 테시오만이 상황을 따라가지 못해서 뻘쭘하게 앉아있을 뿐이었다. 테시오는 잘 모르고 있었지만 제도를 양분하고 있는 헬리오스 나이츠와 에스트라다 나이츠는 사이가 굉장히 나빴다. 개와 고양이는 친구라고 할 정도로 사이가 나빠서 길가에서 마주치면 주먹질을 하는 것은 일쑤였고 수뇌부들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런만큼 이러한 배치는 꽤나 속이 보이는 조치라고 할 수 있었다. 사이가 안좋은 두 기사단의 접점에 배치하는 조가 기사단에서 미친개로 악명이 자자한 13조라는 것은 대놓고 한판 붙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였다.

“후후후후후”

“빨리 건국 기념일이 왔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인간 5명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옆의 엘프 2명까지 덩달아서 투기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

“안 그래도 요즘 찌뿌둥했는데 잘 되었잖아?”

“스트레스 받는 일 많았는데 이런 기회가 오다니 후후후후...”

“..........”

테시오는 말없이 조원들을 쳐다볼 뿐이었다.


작가의말

헬리오스 나이츠와 에스트라다 나이츠의 관계는 해군과 해병대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할까나요....
이 다음으로 넣을 사건을 두개를 놓고 고민중에 있습니다.
이 사건들이 별개의 것인것 같으면서도 나름 이어지게 구성을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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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case 06# 어둠의 준동(6) +3 12.05.15 559 5 12쪽
57 #case 06# 어둠의 준동(5) +2 12.05.10 550 6 7쪽
56 #case 06# 어둠의 준동(4) +1 12.05.09 544 5 6쪽
55 #case 06# 어둠의 준동(3) +4 12.05.06 558 5 7쪽
54 #case 06# 어둠의 준동(2) +4 12.05.03 551 5 6쪽
53 #case 06# 어둠의 준동 12.05.01 577 5 7쪽
52 #Before case# 소문(3) +1 12.04.29 595 4 6쪽
51 #Before case# 소문(2) +2 12.04.26 582 6 7쪽
50 #Before case# 소문 12.04.24 611 4 7쪽
49 #case 05# 극비임무(10) - 사건종결 +공지 +2 12.04.10 636 5 12쪽
48 #case 05# 극비임무(9) +3 12.04.08 605 4 8쪽
47 #case 05# 극비임무(8) +1 12.04.05 600 5 7쪽
46 #case 05# 극비임무(7) +1 12.04.03 621 5 7쪽
45 #case 05# 극비임무(6) +3 12.04.01 605 5 7쪽
44 #case 05# 극비임무(5) 12.03.29 605 5 8쪽
43 #case 05# 극비임무(4) +2 12.03.27 623 5 8쪽
42 #case 05# 극비임무(3) +1 12.03.22 647 5 7쪽
41 #case 05# 극비임무(2) +1 12.03.20 639 5 7쪽
40 #case 05# 극비임무(1) +2 12.03.18 700 5 8쪽
39 #Before case# 건국 기념일에 생긴 일(2) +2 12.03.15 640 5 14쪽
» #Before case# 건국 기념일에 생긴 일 +1 12.03.13 690 5 9쪽
37 #case 04# 하드리온 후작가 도난사건(8) - 사건종결 +3 12.03.11 693 5 5쪽
36 #case 04# 하드리온 후작가 도난사건(7) +2 12.03.09 662 5 4쪽
35 #case 04# 하드리온 후작가 도난사건(6) +3 12.03.06 706 5 9쪽
34 #case 04# 하드리온 후작가 도난사건(5) +3 12.03.04 718 5 10쪽
33 #case 04# 하드리온 후작가 도난사건(4) +2 12.03.01 716 6 10쪽
32 #case 04# 하드리온 후작가 도난사건(3) +4 12.02.28 733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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