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건국기 [1부]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일반소설

yk0926b
작품등록일 :
2021.08.01 23:05
최근연재일 :
2024.09.18 16:16
연재수 :
143 회
조회수 :
45,971
추천수 :
415
글자수 :
855,539

작성
23.12.10 13:07
조회
76
추천
0
글자
11쪽

신조선건국기 [3부] 20 화 1640년 2월 - 패전국의 조선 (20) -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

[신조선건국기]




DUMMY

친잠례가 끝난 날 밤에도,

임금은 조 소용의 처소에 들었다.

임금은 웃통을 벗은 채, 소용을 품에 안고 있었다.


소용은 씩씩 거리며, 친잠례에서 있었던 일을 고했다.


“전하, 이게 말이나 됩니까? 아무리 그래도 항렬로는 제가 빈궁의 시어미가 아닙니까? 헌데 시어미를 이리 욕보이다니요?”


“에이, 그래도 빈의 품계가 너보다 높질 않느냐?”


임금의 말에 소용은 몸을 일으켰다.

이에 임금도 놀라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에이, 왜 그러느냐? 삐친 것이냐?”


“예, 전하께서는 제 편인 줄 알았는데 전하마저 제 편을 안 들어주시니, 소첩 속이 상합니다.”


“이런 이런, 하지만 얘야. 내명부의 일은 내명부가 관할하는 일이다. 그게 법도야. 이 일은 내게 고해도 내가 해결해줄 수가 없어요.”


“저도 압니다. 전하께 뭘 해달라고 말씀 드린 게 아니라, 그냥 제 편이라도 들어달라고 말씀 드리는 겁니다. 외모만 수려하시면 뭐합니까? 이리 여인의 마음을 모르시니.”


조 소용은 입을 삐쭉 내밀고는 말했다.


“허어 이것 참.. 알았다. 내명부의 일이기는 해도 시아버지로서 며느리에게 한 마디 덕담은 할 수 있겠지. 내 날이 밝는대로 빈궁을 불러 따끔히 혼을 내마.”


임금의 말에 소용은 임금의 품에 다시 안겨서는 말했다.


“전하 밖에 없사옵니다.”


“허허허.”


임금은 소용을 품에 안은 채, 멋쩍게 웃을 뿐이었다.

임금의 품에 안긴 채, 소용은 독기스런 표정을 지어 보였다.


‘중전, 빈궁, 그저 이름 뿐인 품계만 가진 년들! 두고 보거라.’


날이 밝고, 임금은 빈궁전을 찾았다.

임금이 갑작스럽게 빈궁전에 찾아왔다는 소식에 빈궁이 직접 나와 임금을 맞았다.


“전하, 여긴 어인 일이십니까?”


“시아비가 돼서 며느리 보러 오는데 허락이라도 받고 와야 하는 것이냐?”


빈궁의 물음에 임금은 뾰루퉁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에 빈궁은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한 채, 말했다.


“아니옵니다. 언제든 들려주시옵소서.”


안으로 든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며 앉았다.

임금은 상석에 앉은 채, 빈궁을 보며 말했다.


“얘야.”


“예, 전하.”


“지난 날, 친잠례에서 있던 일을 전해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조 소용을 너무 미워하지 말거라.”


임금의 입에서 조 소용의 말이 나오자, 빈궁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허나, 빈궁은 표정을 고치고는 임금을 보며 말했다.


“전하, 조 소용을 미워하는 이는 없습니다. 다만, 조 소용이 전하만 믿고 너무 안하무인으로 구니, 그저 덕담 몇 마디 던진 것 뿐입니다.”


“그래. 그래. 나도 안다. 다들 잘 지내면 좋을 것을.. 허 참.”


임금은 말을 하며 자신의 수염을 쓸어내렸다.

그런 임금을 보며 빈궁이 말했다.


“전하, 이 일은 중전마마께서 잘 하실 것입니다. 중전마마께서는 내명부의 주인이시고 인자하신 분이니, 조 소용을 품어 주실 것입니다.”


빈궁의 말에 임금은 내키지 않는 표정이었으나 답했다.


“그리 말해주니, 퍽이나 고맙구나. 다들 잘 지내면 좋을 것을.. 이런 일까지 내가 신경 쓰게 만드니, 어린 중전을 괜히 들였어.”


임금의 말에 빈궁은 아무 말 없이 듣기만 했다.

임금과 담소를 나누고 임금이 돌아가려 하자, 빈궁은 빈궁전을 나서 임금을 맞이했다.

그 모습을 조 소용이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가 임금이 자리를 뜨자, 빈궁에게 다가와 조롱거리며 말했다.


“빈궁 마마, 전하께 한 소리 들으셨나 봅니다.”


하지만 빈궁은 표정 변화 없이 답했다.


“뭐 덕분에요. 허나, 전하께서도 내명부 일은 내명부에서 해결하라 하시었습니다. 안 그래도 국사로 힘드신 전하신데, 내명부의 일을 쪼르르 달려가 고하는 소용을 보니, 안타깝기 그지 없을 뿐입니다.”


“뭐.. 뭐요?”


“그럼.”


빈궁은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빈궁전으로 다시 들어갔다.

소용은 그녀의 뒤에서 그녀를 노려 볼 뿐,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없었다.


“빈궁... 어디까지 네 년이 고개를 빳빳이 들고 살 수 있을지 내 보겠다.”



조선의 의주.

압록강을 바라보며, 의주성 성루에서 임경업은 압록강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곳에 다시 서니, 병자년 때가 떠오르는군.”


임경업의 옆에서 그와 함께 청으로 파견된 장수 하나가 답했다.


“장군께서 의주부윤으로 계실 적에 봉화를 내려주신 덕분에, 전하께서 남한산성으로 가실 수 있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결국 우리 조선은 패전국인 것을..”


임경업은 씁쓸한 표정으로 압록강 너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고는 임경업은 고개를 돌려, 장수를 보며 말했다.


“무술에 뛰어난 병사들 수 명을 추려 계료총독께 이 서신을 전달토록 하게.”


“계료총독이라면..?”


“그래, 명에게 우리가 싸울 의지가 없다는 것을 밝혀야 하지 않겠는가?”


“한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청국에게 걸리는 날에는 장군께서 살아남지 못하실 겁니다.”


“들키지 않게 해야지. 염려 말게.”


그러고는 경업은 굳은 표정으로 압록강 너머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장수는 경업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서신을 들고 성루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이레 뒤, 경업은 심양에 도달했다.

경업은 칸을 알현한 뒤, 심양관으로 향했다.

심양관에 들자, 대군이 그를 맞이했다.


“안주목사, 오랜만이오.”


“그동안 강녕하셨나이까? 대군 마마.”


“나야 강녕했지. 이곳에서 형님께서 고생이 많으셨소.”


“저도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대가 원병으로 왔으니, 조금은 마음이 놓이는구려.”


대군은 경업을 보며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런 대군을 보며, 경업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마마, 이곳에 오기 전 명국으로 서신을 보냈습니다.”


“명국으로? 무슨?”


갑작스런 경업의 말에 대군은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


“명국에게도 저희의 사정을 알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명국과 싸울 의지가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 청국에게는 원병을 요청하였다는 눈속임을 하기 위함입니다.”


“전하의 뜻인게요?”


“그렇습니다. 전하께서도 허하신 일이옵니다. 허나, 일이 잘 못 된다면, 모든 책임은 제가 지기로 하였나이다.”


“어깨가 무겁겠구려.”


“아니옵니다. 누구는 해야할 일이지 않겠사옵니까?”


“그래, 계획은 있소?”


“일단, 장수들과 함께 청나라 군영을 돌 생각입니다. 조선으로 다시 돌아갈 때에 보고 들은 것을 그대로 전하께 가 고해드릴 것입니다. 명의 계료총독 홍승주에게 서신을 전달하라 명하였으니, 명에서도 곧 우리의 사정을 알게 될 것입니다. 대군께서는 이 일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시는 것처럼 행동해주십시오.”


“염려 마시오.”


다음 날, 경업은 도르곤의 부름에 좌익왕정에 불려 갔다.

도르곤은 자리에 일어나, 인상을 구긴 채, 서 있다가, 경업이 들었다는 말에

경업이 들어오자마자, 그를 노려보며 쏘아 붙이든 말했다.


“원병을 보내라 하였더니, 고작 300만 보낸 것이오? 이 수로 명과 대적을 어찌 하라고?”


“송구합니다. 최대한 동원할 수 있는 병력으로 동원한 것입니다.”


“그럼 사력을 다해 싸우시오. 이 참에 조선이 말 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명이 아닌 우리를 섬기기로 했다는 것을 증명해보시오.”


경업은 도르곤에게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북경.

계료총독 홍승주는 임경업이 보낸 서신을 읽어보고는 말했다.


“조선도 이래저래 고생이 참으로 많겠소. 병자년에 명국에서 돕지 못한 것에 대해 우리 명국 또한 마음이 좋지만은 않소이다.”


이에 조선 장수가 답했다.

“명국도 이래저래 고생이 많으니, 이해합니다.”


“그래, 조선이 시간을 끄는 동안, 우리도 청국에 대비할 대비책을 마련토록 해보겠소. 이리 먼저 손을 내밀어 주니 참으로 고맙소. 황제 폐하께서도 이해하실 거요.”


“망극합니다.”


심양에 임경업이 끌고 간 원병이 잘 도착하자, 청국은 곧바로 세자를 다시 청국으로 보낼 것을 조선에게 명했다. 이에 세자와 빈궁 부부는 조선에 온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다시금 청국으로 가는 길에 올라야 했다.


대신들은 임금에게 직접 세자를 배웅할 것을 청했으나, 임금은 국사가 바쁘다며, 듣지 않았다.

대신, 세자의 장인이자, 빈궁의 아비인 강석기를 통해 세자를 배웅하게 했다.


세자 일행은 떠나기 전, 중궁전에 들었다.

중전은 세자를 보며 말했다.


“세자, 청국에서 참으로 고생이 많았습니다. 전하를 대신하여, 궂은 일은 마다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었구요.”


“망극합니다.”


“내 어미로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 맘이 편치 않습니다.”


“아닙니다. 어마마마. 어마마마께서 이렇게 계셔주는 것만으로도 전하와 제게는 힘이 되옵니다. 오랜 시간, 중궁전이 비워져 있어, 청국으로 갈 적에도 맘이 편치 않았사옵니다. 허나, 어마마마 같은 분이 이런 때에 전하의 옆에 계셔준다면, 저도 마음 편히 떠날 수 있을 듯 합니다.”


“말이라도 고맙소. 세자. 꼭 두 분 다 건강히 계시다 훗날 다시 봅시다.”


“예, 어마마마.”


청나라 사신들은 세자와 빈궁에게 떠날 것을 재촉하였으나,

세자는 청나라 사신에게 말미의 시간을 달라고 청하였고 청 사신은 하는 수 없이 이를 허락했다. 세자가 떠나기 전, 행한 곳은 다름 아닌 미래관이었다.


세자가 떠난다는 것을 전해 들은 미래군들도 미래관의 앞에서 세자를 맞이했다.


“이렇게 헤어지면 또 언제 뵙는 것입니까?”


진석이 슬픈 표정으로 물었다.

이에 세자는 씁쓸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곧 볼 수 있지 않겠느냐? 헤어짐이 있으면 다시 만날 날도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헤어진다고 생각하지 말자꾸나.”


우진 또한 세자를 보며 말했다.

“저하, 강녕하셔야 합니다. 다시 돌아오셔서 이 조선을 강국으로 만드셔야지요.”

“암, 그러고 말고.”


이에 수혁이 말했다.


“동무들 때문에 저하께서 못 떠나시갔어. 이만 보내드리자우. 갈 길이 머시니. 저하 말씀대로 곧 보게 될 거이야.”


이에 상철도 눈물 진 표정으로 미소 지으며 말했다.


“맞습네다. 곧 뵐 겁네다.”


세자는 그런 그들을 미소 지으며 보고는 이내 고개를 돌려, 갈 길을 떠났다.

그런 세자의 뒤로 미래군은 절을 올렸다.

세자 또한 흘러나오는 울음을 참은 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었다.












21화에서 계속...




[신조선건국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조선건국기 [1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9 신조선건국기 [4부] 8화 - 1640년 12월 변화의 바람 (8) - 봉산 전투 +1 24.01.07 109 1 11쪽
98 신조선건국기 [4부] 7화 - 1640년 12월 변화의 바람 (7) - 임금의 몽진 +1 24.01.06 88 1 10쪽
97 신조선건국기 [4부] 6화 1640년 12월 - 변화의 바람 (6) - 반란의 소식이 전해지다 24.01.06 95 1 11쪽
96 신조선건국기 [4부] 5화 1640년 12월 - 변화의 바람 (5) - 반정의 시작 +1 24.01.01 103 1 9쪽
95 신조선건국기 [4부] 4화 1640년 11월 - 변화의 바람 (4) - 거사의 명분 (2) 23.12.30 98 1 10쪽
94 신조선건국기 [4부] 3화 1640년 11월 - 변화의 바람 (3) - 거사의 명분 (1) 23.12.30 88 1 12쪽
93 신조선건국기 [4부] 2화 1640년 11월 - 변화의 바람 (2) - 우진의 계책 23.12.17 103 1 10쪽
92 신조선건국기 [4부] 1화 1640년 4월 - 변화의 바람 (1) - 송산성 전투 23.12.17 106 1 11쪽
91 3부 부록 23.12.16 89 1 2쪽
90 신조선건국기 [3부 完] 22 화 1640년 3월 - 패전국의 조선 (22) - 미래군을 청국으로 보내다 23.12.16 98 1 10쪽
89 신조선건국기 [3부] 21화 1640년 3월 패전국의 조선 (21) - 모자란 군량미 23.12.13 78 0 12쪽
» 신조선건국기 [3부] 20 화 1640년 2월 - 패전국의 조선 (20) -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 23.12.10 77 0 11쪽
87 신조선건국기 [3부] 19화 1640년 2월 - 패전국 조선 (19) - 친잠례 23.12.10 67 0 9쪽
86 신조선건국기 [3부] 18화 1640년 2월 - 패전국 조선 (18) - 원병 요청 23.12.09 75 0 11쪽
85 신조선건국기 [3부] 17화 1640년 2월 - 패전국 조선 (17) - 자점이 돌아온다 23.12.09 75 0 10쪽
84 신조선건국기 [3부] 16화 1638년 12월 패전국 조선 (16) - '어린 중전' 23.03.18 179 1 13쪽
83 신조선건국기 [3부] 15화 1638년 3월 패전국 조선 (15) - '노예 시장' 23.03.14 161 1 13쪽
82 신조선건국기 [3부] 14화 1637년 4월~9월 패전국 조선 (14) - '잘 지내고 있는 세자(?)' 23.03.12 166 0 12쪽
81 신조선건국기 [3부] 13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13) - 죄수들의 죽음 23.03.11 167 1 10쪽
80 신조선건국기 [3부] 12화 1637년 4월 패전국 조선 (12)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23.03.10 168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