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룡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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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iG
작품등록일 :
2021.12.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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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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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2)

DUMMY

쌍장군의 가족들은 대대로 신을 모시고 살았대요. 동네에서 존경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꽤 부유한 가정이었을 테죠.

언제부터 이들 가족이 신을 모셨는지는 쌍장군도 잘 모른대요. 상당히 오랜 시간이었을 것으로 짐작할 뿐이라는군요.


일설에는 조선말 국정을 농단했다는 무당, ‘진령군(眞靈君)’의 후손일 것이라는 소문이 있던데, 이게 뭘까요? 왜, 민비와 고종이 아꼈다는 무당이 있잖아요?

조선 왕실이 그 무녀의 예언을 믿고 궁궐에 모셔와 ‘군(君)’이라는 왕족에나 쓴다는 호칭을 붙여가면서 극진히 대접했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죠.


추정컨대 쌍장군 조상이 바로 그 인물 같기도 하네요. 일개 무녀가 조정의 인사권을 휘두르고 나라 위한 굿을 한다면서 국고를 탕진시켰다니, 그저 아연실색할 뿐이죠.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후일 숨어살던 후손들이 현재 서울 명륜동에 위치한 옛 북묘(北廟) 터 근처로 돌아와 점집을 운영했는데, 그들이 쌍장군의 친인척들이라는 수군거림. 북묘는 진령군이 관우 장군을 모시던 사당이거든요.

그리고 쌍장군의 성이 이(李) 가인 것도 진령군의 자식뻘 되는 내연남의 성이 이(李) 가였기에 그렇다는 논리이고요 어디 북묘뿐인가요!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동묘(東廟)도 사실은 관우 장군을 모시는 사당일지니···. 이다지도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은 이순신 장군은 모시지 않으면서 삼국지에 나오는 장군을 아직까지 사모하고 있다니 그것참!


이러한 사례들을 볼 때, 아주 신령한 민족에다 사대주의를 철저히 지키는 모범국가라고 할 수 있으리라. 이래서 중국으로부터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란 감격스러운 호칭을 받은 것이 아니겠어요?


진령군의 예와 같이, 왕조가 몰락할 때 거짓 예언가나 큰 무당이 날뛰는 사례가 역사에 자주 등장한답니다. 바꾸어 말하면, 그럴 때 바로 더 큰 신이 노하시는 까닭이죠.

굳이 먼 역사에서 찾아볼 필요가 없겠지요. 앞으로도 그럴 거구요.


한편, 어느 날 느닷없이 쌍장군의 누님이 권사가 되는 일이 발생했지요. 권사란 교회에서 상당히 중요한 직책이잖아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직분이 아니지요. 절에서의 보살님이라는 명칭과는 조금 다르지 않나요?


그날 이후 신기 충만했던 쌍장군의 가족들은 과거 명성을 잃기 시작했답니다. 한마디로 잘 못 맞추는 엉터리 소리를 듣는 지경에 이른 것이에요.

다른 가족들은 대부분 파산한 채 뿔뿔이 생계수단을 찾아 고향을 등졌건만. 천하에 쌍장군은 달랐으니! 권사가 된 누님 몸에서 놀라 달아났던 여신을 대신 받들어 모시게 되었다는 사실!

이런 이유에서 쌍장군 몸에는 여성신과 남성신이 교대 근무를 하고 계신답니다. 쌍장군 말로는 두 분 다 General(장군)이시라고 자랑 치더군요.

그 덕택에 그의 법명이 쌍장군이 되었다나, 뭐라나? 잘 이해가 안 되면 편하게 천하대장군(天下大將軍)과 지하여장군(地下女將軍)을 연상하면 되겠어요.

쌍장군을 모시게 된 본명 ‘이○○’은 곧 과거 명성을 회복했지요. 그렇다고 다시 잘 맞추기 시작한 것은 결코 아닐 터인데, 이상하죠? 왜냐하면 두 장군님들 금슬이 좋은 편이 아니거든요.


남녀 장군님들은 쌍장군 몸 안에서 수시로 부부 싸움을 해서 신의 뜻을 받는데 헷갈린 건 아닐는지! 때로는 장군 한 분이 아예 장기간 가출함으로써 손님들 앞에서 쌍장군을 블랭크(blank)로 만들어 버리기 일쑤였죠.


그리하여 생계를 위해 부업으로 몸담게 된 것이 컨설팅 사업이었죠. 점 보러 온 고객들에게 운명을 단순히 알려주는데 머물지 않고, 위로하고 해결사 역할까지 해주는 종합컨설팅 사업을 개시했다니 이건 또 뭔가요!

그건 바로 바람난 남편의 정부를 찾아내 함께 혼내주는 일은 기본이고, 오를 주식까지 골라주는 금융 컨설팅까지도 수행했던 것이죠. 이는 물론 주가조작 세력과 연계가 되었기에 가능했거든요.

부녀는 점차 업역(業域)을 넓히더니 병 걸린 환자고객에게는 명의(名醫)를, 소송 중인 피고(被告)나 원고(原告) 고객님에게는 전관예우가 가능한 변호사를 소개해 주는 경지에 도달했대요.


쉿! 아직 기소 당하기 전의 피의자라면 검사까지 은밀히 물어다 준다는 소문이 돌던데? 당근, 사기겠죠?

여하간 그들로부터 뒷돈도 별도로 챙기는 일거양득(一擧兩得) 형 기업이라 할 수 있겠지요. 쌍장군은 신을 모시는 엄연한 신앙인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외려 당당했지요.


쌍장군이 평소 수양딸인 담백에게 왈(曰), “너 봤지? 여기 정치인임네, 하는 인가들 자주 오잖아? 판검사와 변호사 등 법조인, 그리고 의사나 종교인들, 다 똑같다는 걸 모르지? 이 말인즉슨 인간의 공포심(恐怖心)을 먹고사는 자들이라는 뜻이야. 포식자(捕食者)까지는 아니더라도 진정한 포식자(怖食者)라고 할 수 있지.

이들은 때로 하나님이 금지하신 두 종류의 저울추를 가지고 있어 문제라는 게야, 상황과 사람에 따라서 각기 다른 저울추로 무게를 제는 자들이지. 절대로 온전하고 공정하지 못한 짓이고.”

이처럼 쌍장군은 권사이신 누님으로부터 성경 말씀도 자주 듣고 있어 어쭙잖은 교회 집사 정도는 ‘저리 가라’랍니다.


미안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그의 철학과 소신은 현실에서는 잘 적용되지 않았지요. 길면 꼬리가 잡히고 마구 먹어대면 옆구리 살이 잡힌다고, 정치 컨설팅까지 하게 된 것이 화근이었어요.

말이 컨설팅이지 신이 주신 말씀을 조작하는 게 아니겠어요? 원래 소심한 쌍장군이 그런 위험한 정치 문제까지 나설 생각은 조금도 없었대요.

이는 인문학에도 일가견이 있는 그가 러시아의 라스푸틴과 고려시대 묘청 등 정치와 이단적인 종교가 만나면 사달이 난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왜? 라스푸틴 모르신다고요? 연식이 꽤 되는 분들이 아는 미국 팝그룹 ‘보니 엠(Boney M)’이 부른 노래 있잖아요.

그 곡 가사에 ‘러시아 최고의 사랑꾼’이니 ‘황후의 애인’이니, 라고 나오지요. 마지막엔 무시무시한 소리로 ‘Oh! those Russian···’, 이라며 끝을 맺지요. 당시 미국과 소련의 관계가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겠죠?


이런 땡중 라스푸틴이 결국 암살당하는데, 죽기 전에 한 예언이 있답니다. “내가 죽는다면 러시아 황실도 곧 역사에서 사라질 것이다.” 예언대로 러시아 황족들은 도륙을 당했죠. 혁명군에 의해서요.

참! 라스푸틴이 대물(大物)이었다는데, 마치 진나라 황후이자 진시황의 어미 ‘조희’의 애인이었던 ‘노애’와 똑같군요.

이와 같이 혹세무민하는 도사나 대물이 판을 치면 잘 나가던 왕조가 끝장나는 징조가 아닐까요? 지금도 현대의학의 공으로 인공 대물이 많지요.


다시 쌍장군으로 귀환해서! 결국 주가조작이 문제니라! 정치테마주를 띄우기 위해 특정 정치인을 대권에 가장 근접한 인물로 홍보한 것이었으니.

역시나 의도대로 귀가 얄팍한 한국 주식투자자들의 광분에 힘입어 쌍장군이 찍어준 정치테마주는 미친 듯이 뛰어올랐고, 조가조작 세력과 쌍장군은 대박이 터졌거늘.


문제는 그다음이었죠. 원래 그 주식은 공매도 세력이 주가를 하락시키려고 오랜 기간 작전을 해온 것이었다니까요.

쌍장군은 물론 한국의 주가조작 세력도 공매도 형님들이 그렇게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그때까진 몰랐겠지요. 알고 보니, 해외 암흑세력과 연계된 ‘월드 클래스’가 아니겠어요!


마침내 주가조작 세력을 측면 지원하던 동네 수준 조폭들은 부산 앞바다에서 단체로 수장 당할 뻔했지요. 다행히 세계 탑 수준의 공매도 형님들은 도량도 수준급이어서 한국 깡패 조직원들은 살려주셨고요. 대신에 조폭 보스를 어디론가 데려갔는데, 지금 본보기로 소말리아에서 노예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건달 세계에서 돌고 있답니다.


주가조작 알바들도 여건은 마찬가지였지요. 특정 주식 게시판에 댓글 달고, 주포(주가를 좌지우지하는 세력)의 지시사항에 대해 존명(尊命)을 외치던 그들은 평소 실시간으로 마우스 클릭하던 손가락이 단체로 부러뜨려졌고, 왼손으로 반성문을 쓴 채 전원 귀가했죠. 주최 측의 자비로운 훈방조치로 존명(存命) 할 수 있었단 뜻이랍니다.


그렇다면 쌍장군은? 그는 예외였죠. 살려두면 앞으로도 큰 공매도 작전을 망칠 수 있는 요물로 찍힌 것이죠.


어느 날 밤 그는 평소 모시던 사신(寺神)들이 아닌, 지옥에서 온 사신(死神)들을 마주해야 했어요. 사당 내부는 그들 사신들에 의해 방수비닐로 도배가 되었고, 곧 쌍장군을 해부용 침대에 눕히고 뼈와 살을 구분해서 발라내려던 참이었죠.


그때 담백이 퇴근해 집에 왔고, 사신들은 담백을 봐버린 걸요? 그들이 동양의 베아트리체를 보자, 자신들의 살인 본분을 망각한 채, 욕정을 채우려 했대요.

세상은 이러한 사신들의 베아트리체 담백에 대한 못된 짓 시도 사건으로 이전에 도지사께서 그리 나쁜 놈이 아니라는 걸 쬐금 증명했을까요? 물론 아니죠.


사신들은 못 된 행동을 위한 순번을 놓고 다투는 과정에서 담백은 와이어가 달린 여자 액션배우처럼 허공을 뛰어다녔어요. 예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던 담백이 아니라 호랑이도 잡는다는 담비였던 것이죠.

사신들은 가마니에 말리 듯 비닐에 돌돌 말려 처리되면서 전투신은 일단 마무리.


담백은 마침내 쌍장군에 의해 훌륭한 전사로 잘 자란 것이었죠. 직업적으로도 간호학교를 다녀 ‘백의(白衣)의 천사’가 되어 있었다니까요.


여담이지만, 담백과 같이 닥터 지바고에 나왔던 주인공 ‘라라’도 1차 세계대전 전쟁터에서 종군 간호사인 ‘흰옷 입은 천사’가 된답니다. 그렇지만 담백은 다시는 ‘라라’처럼 당하기 싫다면서 호신용으로 격투기를 배웠는데, 천부적인 소질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죠. 체육관에서는 한국에 미녀 파이터가 나타났다며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혹여 예전과 같이 어떤 늙은 관찰사들이 무릎에다 ‘호’해주겠다고 하면 바로 니킥(knee kick)을 날릴 것이고요 늙은이의 옥수수는 알알이 무너져 내렸을 테죠

혹시 그래서 ‘피해호소인’일까? ‘호’하는 小人(간사한 사람)을 피하라는 뜻!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사신(死神)들이 새로 옮긴 사당에 소련제 무기로 중무장하고는 나타나 쇼부(勝負)를 걸더랍니다. 살려주는 조건으로 살인 오더를 줬으니···.

이번 사신들의 경우, 이전 것들과는 급이 달랐다고나 할까요. 대장급으로 보이는 자만 서울말을 썼고, 부하들에게 내리는 지시는 외국어였습니다. 분명 잉글리시(English)는 아니었죠.

이런 긴 배경을 거쳐 백의의 천사 담백은 여무명을 공격하게 된 것입니다. 쌍장군과 담백의 숨가쁜 사연은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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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명백(3) 21.12.29 38 0 11쪽
35 명백(2) 21.12.29 40 0 12쪽
34 명백(1) 21.12.29 40 0 11쪽
33 담백(5) 21.12.28 45 0 11쪽
32 담백(4) 21.12.28 42 0 12쪽
31 담백(3) 21.12.27 45 0 11쪽
» 담백(2) 21.12.27 47 0 11쪽
29 담백(1) 21.12.26 50 0 11쪽
28 흑백(4) 21.12.26 46 0 12쪽
27 흑백(3) 21.12.25 47 0 12쪽
26 흑백(2) 21.12.25 50 0 12쪽
25 흑백(1) 21.12.25 44 0 12쪽
24 주인백(5) 21.12.24 47 0 11쪽
23 주인백(4) 21.12.24 46 0 12쪽
22 주인백(3) 21.12.24 47 0 12쪽
21 주인백(2) 21.12.23 50 0 11쪽
20 주인백(1) 21.12.23 5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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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자백(4) 21.12.21 56 0 11쪽
17 자백(3) 21.12.21 50 0 11쪽
16 자백(2) 21.12.20 49 0 13쪽
15 자백(1) 21.12.20 54 0 11쪽
14 고백(5) 21.12.19 53 0 12쪽
13 고백(4) 21.12.19 5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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