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룡신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MniG
작품등록일 :
2021.12.13 12:56
최근연재일 :
2024.09.01 23:20
연재수 :
219 회
조회수 :
11,475
추천수 :
32
글자수 :
1,131,441

작성
21.12.24 06:00
조회
46
추천
0
글자
12쪽

주인백(3)

DUMMY

“보스. 김현희의 KAL기 폭파사건, 말입니까?”

“보줴모이(맙소사)! 이놈 보게나.”

역시 똑똑하다는 비탈리도 엉뚱한 소릴 하고 있군그려. 말도 말게!

그해부터 남조선에는 붉은색 피가 사방에 튀는 사고가 워낙 흔해 빠져서 한국인들도 기억을 못 할 수도 있지만. 바로 그해에 아웅산 폭파사건으로 남조선 고위직이 떼죽음을 당했다네.

“비탈리, 1987년 김현희 동무의 KAL기 폭파사건과 헷갈리면 안되지! 나 염소가 물어본 건 남조선을 경악시켰던 1983년 8월 31일 사건을 말하는 것이야. KAL 007기 격추로 269명 전원이 사망했는데, 그중 누가 있었는지 아는가?”

비서가 한번 말해보려무나.

“보스, 저는 당연히 모르죠. 제가 태어나기 한참 전인데요.”

그렇다면 더 똑똑한 염소가 친절하게 설명을 해 줄지어다.

“미국 하원의원 한 명이 있었어요. 그것도 그 의원께서는 감히 유대인 록펠러 가문과 맞짱을 뜨려 했었지. 게다가 감히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오려 했던 인물이었잖아. 이제 좀 감이 잡히는가? 참고삼아 말하자면, 이 자의 가문을 보게나. 해당자인 ‘로렌스 패턴 맥도날드’는 불멸의 전쟁영웅 패턴장군의 사촌동생이라네. 몰랐지?”

근데, 참! 왜 남조선 KAL기가 우리 소련 영토에 깊숙이 들어왔을까? 남조선 공군출신 베테랑 조종사들이 몰고 있었다며?


나 염소는 애송이를 데리고 폭파사건 입네 격추사건 입네 떠들다보니, 갑자기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게리무어(Gary Moore)의 ‘Still got the blues’가 들리는 게 아닌가! 그의 또 다른 곡 ’Murder in the skies’도 마찬가지로···.

그랬다. 게리무어는 죽기 전 한국에서 ‘Still got the blues For the Chen An(천안)’을 부르기도 했다지?

외국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가 KAL기 격추사건에 이어 천안함 피격사건을 위로하는 연주를 하는데···. 남조선 어떤 이들은 천안함이 무슨 벼슬이냐며 살아남은 장병들에게 저주를 퍼붓고 있구나. 참으로 재미있는 나라야.


관계자들은 다들 이런 종류의 사건들을 두고 냉전과 인간의 과오가 저지른 시대적 비극이라고 뭔가에 책임을 전가하던데. “라즈비(과연 그럴까)?”


이쯤 되면 사람들은 나란 인물은 과연 누구이며 어떤 집안 자식인가 무척 궁금할걸? 그러잖아도 답할 때가 됐네. 잠시 내 뿌리를 찾아가는 시간을 갖으려 해. 함 보세나. 우리 가문은 추운 겨울 소련정부의 고려인 강제이주 과정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다네. 1937년 소련이 극동지역에 거주하던 조선인 약 172,000명을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시킨 사건 말일세.

조선인들이 일본군에 협력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둔 조치였다는데···. 이 과정에서 만 명 이상이 추위와 굶주림으로 사망했고 이에 앞서 지도자급 2,500명을 간첩죄로 처형한 사실을 굳이 여기서 밝히고 싶진 않다네.

‘눈과 피의 땅’이라는 러시아. 거기에서 그랬다지.

그 후에 나 염소의 선조들은 북한 땅에 귀국해서도 또다시 살아남았으니. 단순히 생존한 것만을 의미하진 않았노라. 예컨대 다른 이들을 제거해가면서 살아야 했다네. 가까웠던 동지들부터···. 아바이(할아버지)는 해방 직후 소련에서 북한으로 파견된 고려인이라는 얘길세.

훗날 북한에서 출세한 허가이 노동당 부위원장과 남일 정무원 부총리, 김봉률 인민군 대장 등 소련파 428명과 함께 자랑스럽게 공화국에 입성했다네.

조부께서는 레베더프 사령관(소장) 등 소련군의 빽 덕택에 잘 지낼 수 있었지.

유달리 소련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했던 북조선 창립 초반에는 그랬다는 게야.

심지어는 우리 소련파 어르신들은 당시 어린아이였던 김정일을 러시아식 이름인 ‘유라’라고 불렀다더군. 어려서 죽은 김정일 동생은 ‘슈라’였다던데?


그런데 한국전쟁 과정에서 중공군의 적극적인 참전에 비해서 소극적이었던 소련군 때문에 우리 소련파는 위축되기 시작했다지. 뭔가?

당시 북한에는 우리 소련파를 포함해 김일성 장군님을 주축으로 한 갑산파, 중국에서 온 연안파, 북한 국내파, 남한에서 도망쳐온 남로당 등 주요 세력이 분포해 있었거든. 헌데, 소련파는 북한 땅에서 소련 힘의 공백 때문인지 분열하기 시작했는지라···.

박창옥 내각 부수상이 같은 소련파인 허가이 아즈바이 제거에 관여했다네.

물론 박창옥은 곧 김일성 장군님께 숙청되었지만···. 허가이의 소련식 본명은 ‘알렉세이 헤가이’라고 해. 북한정부는 헤가이가 자살했다고 발표했다지?

난 전문 킬러이신 아바이께서 자살이 아닌 자살로 위장하셨을 것으로 추정만 하고 있거든. 이제 대충 우리 집안 DNA의 속성을 알겠나?

아바이는 입이 무거웠거든. 내가 아바이로부터 직접 들은 북한 초기 잔혹사가 있다네. 중국 연안파가 박헌영의 남로당계열을 쓸어버리고는 이어서 김일성장군님께도 감히 반기를 들다 숙청당한다네. 동시에 우리 소련파도 이에 동조했다는 죄목으로 같은 처지에 처했고, 소련으로 돌아가야 했다는 슬픈 혁명가 집안 내력이라니.


소위 8월 ‘종파사건’이라고 들어는 봤나? 소련파 핵심인사들 중에서는 소련으로 탈출해 망명에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45명 정도는 북한정부에 의해 비밀리에 처형되었다네. 이 숫자 역시 소련에 가족이 있는 경우라더군.

소련에 연고가 없던 북한 내 자생 소련파는 집계조차 안 되었겠지. 내가 왜 이런 긴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시지? 이런 아수라판에서도 소련파로 분류되는 우리가문은 버텨낼 수 있었음을 자랑하기 위해서라네.

숨겨진 비밀이 있었지. 우리집안과 먼 친척뻘인 최용건 공화국 차수가 있지 않았겠나? 김일성 수령조차도 함부로 할 수 없었던 인물이었다더군.

최 차수께서는 수령님의 항일빨치산 선배로 중국공산당과 소련공산당에서도 벼슬을 했다네. 내가 가명을 ‘빅토르 최’라고 하는 이유 중 하나일세.

다만, 너무나 아쉬운 점은 그분이 돌아가시면서 부인에게 유언으로 ‘여기 북한에 있지 말고 중국으로 도망가라’라고 해서 한때 공화국이 난리가 났다는 게야.

왜 그랬을까? 선견지명이라고 해야 하나? 우리 씸야(가족)는 그때 다시 한번 흔들렸다네.

“블린(젠장)!” 지금까지 이야기는 내가 어릴 적 들었던 실화라는데, 진실여부는 나도 잘 모르갓서!


또, 우리가 짚어야 할 한 가지는, 북한 땅에서 연안파에 이어 소련파가 전멸 당하자, 중국과 소련은 북한에 대한 원조를 일시적으로 끊었던 사실이라네.

이것이 국제관계라니까! 아무리 동맹이라도 자기편을 건드리면 그렇게 된다잖아! 남한은 아직 경험이 없어 잘 모르는 눈치던데? 당해봐야 문제의 심각성을 안다니까.


이런 북한의 숨겨진 역사를 모르기 때문에 남한 내 좌파들은 영화까지 만들어가면서 약산 김원봉을 미화하잖나? 새로운 정부는 찬양까지 하더라고. 더 난리야. 잘들 논다!

우리 냉정히 생각 좀 해 봄세. 그를 숙청한 북한 지도부가 이런 미화와 찬양을 반길까? 만약에 남한정부가 “그 정도는 우리도 알아 인마!”라고 하신다면, 남조선을 현재 장악하고 있는 분들의 뿌리가 혹시 남로당이라도 되는가, 하는 생각도 해봐야겠군.


다시 소련파로 돌아와서, 일부는 해외파 숙청이라는 피바람 이후에도 생존해서 고위직에 올랐다네.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생존자 중 남일 장군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군. 북한에서는 고위직의 교통사고 사망이 참 많기도 하지. 이상하지 않나?

선진국에서 고위직이 교통사고로 돌연사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은가? 기사까지 딸린 최고급 대형차를 타고 다니는 분들이 그렇게 막 죽나?

아! 그래 예외는 있지.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그랬지. 난 아직도 기억이 난다네. 1997년 그녀의 장례식에서 다이애나의 절친이었던 ‘엘튼 존’이 부르는 감동적인 노래가···.

그랬더랬지. 원작을 ‘Goodbye England’s Rose’로 개작해서 불렀던 것이라네. 영국의 장미가 그렇게 가시다니. 원작은 바로 ‘Goodbye yellow brick road(1973년)’라니 한번 들어보시게나.

‘When are gonna come down(언제 시골로 내려가려고 하는 거니) So goodbye yellow brick road where the dogs of society howl(속된 세상에 찌든 개들이 짖어대는 노란 벽돌길이여 안녕!) Back to the howling old owl in the woods. Hunting the horny back toad(울부짖는 늙은 부엉이가 등에 뿔난 두꺼비를 사냥하는 숲속으로 말이야).

뭔가 가사가 이상하지 않나?

“두꺼비 왕까지 잡아먹는, 지옥에서 하울링하는 부엉이는 어떤 세력일까? 무섭도다!” 그리고 노란 벽돌은 금권을 상징한다면서?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묘하게 겹쳐지는군. 잠시 짚고 갈 것이 또 있거든! 한번 맞혀봐.

당국에서는 다이애나의 죽음에 대해 음모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 사고사라고 발표하더라고. 너무 이상하지 않나?

다이애나와 그의 남친인 이집트 거부, 그리고 운전사가 즉사했는데도? 주인을 모시는 최고급 차량의 기사님께서 음주상태였던 데다가, 과속까지 했단다. 참 신기하지?

한국과 달리, 영국은 주인 커플이 운전기사와 맞담배질하면서 지내나봐? 아직까지 운전기사의 아버지는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던데.

이러한 교통사고 이야기가 지루하다면, 우리 함께 상상만 해봄세. 장차 영국 왕이 될 수 있는 윌리엄과 해리 왕자께서 자신의 어머니가 이교도인 이집트 남자, 더군다나 식민지였던 이집트인과 결혼한다면, 해가 지지 않았다는 대영제국의 체면은 어떻게 되는가를···.

혹시 킹스맨들이 작업에 관여한 건 아닐까, 라는 상상만 해보세.

한편, 남한에선 2인승 초소형차는 물론 킥보드를 타고 고속도로를 역주행하고 다녀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별로 접하지 못하더이다.


여하하든지 간에,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은 소련파 아바이들은 날 소련에 유학시켰다네. 왜냐하면 소련파는 북에서 성공하기엔 한계가 있어서였지.

물론 소련도 날 기꺼이 반겼고. 낮에는 모스크바 대학, 그리고 밤에는 KGB에서 주야독경(晝夜讀經)의 시절이라니!

KGB는 간혹 까레이 출신인 어린 나를 원양어선 선원 신분으로 남태평양에 파견했다네. 당시에는 남한 출신 선원들과 상사원들이 전 세계를 누빌 때였기에 의심을 받지 않았다니까.

나의 주된 임무는 미국 함대의 움직임과 의심이 가는 민간 상선들을 탐지하는 것이었지. 까놓고 고해하자면, 그곳에서 미성년자 아가씨를 잠시 사귀다가 그녀가 임신을 했다고 해서 부리나케 도망친 적이 있다네.

지금은 가물가물하지만 아마도!

연이어 남태평양의 다른 섬에서도 원주민 처녀들을 실컷 농락했지 뭔가. 이럴 때 곤란하게 “빠치무(왜)?”냐고 묻는다면야···.

난 원래 인공적인 것보다는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원시적인 것을 동경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답하리라.

그럼에도 누군가 여성을 가지고 논 것이 잘못이 아니냐? 라고 캐물라치면, 야뇨! 뭐가 문제인가요? 라고 되묻겠네. 단언하건대 혁명가들의 삶이 으레 그렇듯. ’씨를 훨훨 뿌려라!‘ 이거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백룡신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0 결백(2) 21.12.31 44 0 11쪽
39 결백(1) 21.12.30 46 0 12쪽
38 명백(5) 21.12.30 37 0 11쪽
37 명백(4) 21.12.30 36 0 12쪽
36 명백(3) 21.12.29 37 0 11쪽
35 명백(2) 21.12.29 38 0 12쪽
34 명백(1) 21.12.29 39 0 11쪽
33 담백(5) 21.12.28 44 0 11쪽
32 담백(4) 21.12.28 40 0 12쪽
31 담백(3) 21.12.27 43 0 11쪽
30 담백(2) 21.12.27 45 0 11쪽
29 담백(1) 21.12.26 48 0 11쪽
28 흑백(4) 21.12.26 46 0 12쪽
27 흑백(3) 21.12.25 47 0 12쪽
26 흑백(2) 21.12.25 49 0 12쪽
25 흑백(1) 21.12.25 44 0 12쪽
24 주인백(5) 21.12.24 47 0 11쪽
23 주인백(4) 21.12.24 45 0 12쪽
» 주인백(3) 21.12.24 47 0 12쪽
21 주인백(2) 21.12.23 50 0 11쪽
20 주인백(1) 21.12.23 51 0 12쪽
19 자백(5) 21.12.22 56 0 12쪽
18 자백(4) 21.12.21 56 0 11쪽
17 자백(3) 21.12.21 50 0 11쪽
16 자백(2) 21.12.20 49 0 13쪽
15 자백(1) 21.12.20 54 0 11쪽
14 고백(5) 21.12.19 53 0 12쪽
13 고백(4) 21.12.19 54 0 12쪽
12 고백(3) 21.12.18 66 0 12쪽
11 고백(2) 21.12.18 65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