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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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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백(4)

DUMMY

앞서 언급한 내용만 놓고 날 부도덕하며 무식한 빨갱이라고 천대하는 건 절대 용서 못 해. 앞서 미리 암시했다시피 실은 난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고 아나키스트거든.


물론 옛 소련이나 현재 러시아에선 내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야 했지. 러시아 혁명사나 스페인 내전을 제대로 공부하면 아나키스트인 내 입장을 알 수 있다네.

그러므로 나 염소는 러시아에서 음악과 미술에다 문학까지 두루 섭렵해 교양미 넘치는 아나키스트적인 적색분자(赤色分子)가 되시겠다.

거기에 귀족 스포츠인 펜싱까지 섭렵했잖아. 역사를 잘 모르는 인간들이 한국전쟁 당시만 생각해 빨갱이는 무조건 죽창을 들고 설치던 부류로 알고 있던데, “NO!” 언어도단이올시다. 공부를 할 만큼 한 엘리트 출신 빨갱이들이 더 많았다니까.

죽창 대신 펜을 들고 권총을 차고 있었거든! ‘죽창(bamboo spear) 맨(man)’은 대부분 소위 ‘부역자(附逆者)’들이었단 말일세. 무기가 부족해서 나타난 현상이었을 뿐이란 얘길세.

그래도 내가 빨갱인가? 라고 물을라치면. 나도 모르는 소리라고 답해야겠네.

나는 때에 따라서 푸른색으로 변신을 해. ‘코발트블루’ 정도?

이유는 조금 후에 밝히겠네. 남조선 국기인 태극기에 나타난 색과 똑같다고 보면 돼. 옳다구나. 나도 태극기와 같이 바탕은 흰색이올시다!

그 범위 안에서 적색이나 청색으로의 변신은 자유라고!

나에겐 유한(有限) 한 국익이나 이데올로기보다는 무한(無限) 한 돈이 우선이기 때문이지. 내가 올곧은 적색분자(赤色分子)가 아니라 기회주의자 색채가 짙은 청색분자(靑色分子)로 이중생활을 하는 이유라면 믿어지시나.

난 오늘도 탱크처럼 무한궤도를 달린다네. 마구 내 길을 질주하는 게야. 그 무한궤도에 누가 끼여 죽거나 깔리는 건 내 소관이나 책임이 아닐진대···


여기에 덧붙여서, 태극문양이 적(赤)과 청(靑) 두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닐세. 아니고말고! 이건 이태극(二太極)이지만.

우리가 흔히 전통부채에서 보는 노란색이 더해진 삼태극(三太極)도 있잖은가. 여기까지는 괜찮네 그려. 애교로 봐줄만하거든.

허면 무엇이 문제던가? 남한 땅에선 언젠가 삼태극에 2가지 색이 더 가미된 오방색 태극까지 나왔기에 그래.

음양의 조화를 내세워 국가 차원의 일에 샤머니즘까지 소환하면 큰 신께서 노하시니까. 그래서 난 적어도 큰 신을 노엽게 하지 않으려 노력 중임···.

그 두려움 때문에 성당 미사에는 참석하지 못해도 헌금을 하고 있다네. 영화 ‘대부(The Godfather)’에서 마피아 조직원들도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점을 봤기 때문인 게야. 중남미 마약조직원들이 목에 십자가를 달고 코카인을 흡입하고 있는 장면에도 주목했거든.

또 한 가지···. 쉿! 시방 이 땅을 ‘예수회’에서 잡고 있잖나? ‘제수이트(Jesuit)’라고 하잖나?

그래서인지, 정치인은 물론이고 개그맨도 개신교에서 이쪽으로 마구 개종하는 것, ‘기리까이’ 모르나?

개신교는 북에서는 당연하고, 영게서도(여기서도) 이제 사업하는 데 별 도움이 안 된다네. 실은 우리 조상들은 러시아 땅에 오랜 기간 사는 동안에 러시아 정교회를 믿었다는데···.


소련 유학 과정에서 특이하다고 느꼈던 점이 있었는데 들어나 보세.

난 드넓은 러시아 땅에 좁은 이스라엘 땅에나 있어야 하는 유대인들이 그리 많은 줄은 처음 알았다네.

모계(母系)가 유대인이면 다 유대인으로 처 주었던 것이지. 그러고 보니, 내 조상인 한민족과 똑같이 유대민족도 단일민족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섣부른 지식이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되더군.

이뿐만이 아니었지. 그들 유대인들이 다 유일신을 믿는 신앙인이 아니던걸.

상당수는 신앙도 없고 성경책 당시에 존재했던 유대인 종족이 아니었던 것이지. 이건 일반인들이 제대로 깊이 공부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팩트라네.

마찬가지로 엄밀히 따지면 부계(父系)로 집계되는 한민족도 단일민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게 많은 침략을 당했고, 고대로부터 남방과 북방 인종 간 활발한 교류가 있었음에도 계속 우리민족끼리래요. 웃기지?


여하간 난 동토의 땅이었던 그곳 소련에서 자연스럽게 유대인들과 어울리게 되었다네.

그러다가 모스크바에서 범세계적인 조직과 연결되어 형제관계를 맺지 않았겠나?

실제로 현재 이스라엘 땅에는 러시아나 동유럽 출신 공산주의자, 또는 그 후손들이 많다니까. 왜, 공산주의의 창시자 ‘칼 마르크스’도 그 종족이잖나.

그렇다면 보라우!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에는 공산주의자들이 전혀 없을까? 매한가지로 남조선의 모사드는 어떠하더뇨?

쉿! 국가정보원을 말하는 거라네. 자네들 장차 어쩔 셈인가.


아무러하든지 간에, 나와 소련파인 우리 가문에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다네.

구 소련이 망했으니 이를 어쩌누.

“닐쟈(안 돼)!!” 허나 위기가 곧 기회라고 했다지?

KGB에서 알게 된 동료가 러시아에서 일인자로 등극하다니!

실제로 2013년 계사년(癸巳年) 겨울이 오던 시기에 강북 롯데 호텔 앞에서 발언하고 있는 그 친구를 봤다네. 물론 멀리서 지켜봤다만서도···.

난 남한에 출장 중이었고, 세계적인 거물이 된 그 친구의 경호가 삼엄했기에 아는 체할 상황은 아니었단 말일세.

그런데 그 행사는 러시아 작가 푸시킨 동상 제막식이라지 않은가! 왜 서울 한복판에 푸시킨 동상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내 지인 중에도 푸시킨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친구가 있어서 정감이 가더군.

그 친구도 나와 같은 성인 고(高) 씨이고 이름은 ○○라네. 고○○.


난 러시아 유학 중에 많은 작품을 읽지 않았겠나.

대부분 러시아의 대문호들이 쓴 글들인 셈일세.

이중에는 유명한 푸시킨의 단편소설도 있다네. ‘대위의 딸’! 예카테리나 여제시대 발생했던 푸가초프의 반란을 소재로 한 소설이란 걸 꼭 기억하게.

소설과 달리, 남한에서는 반란군이 여자 황제를···. 쉿! 결코 중요한 건 아니라네. 여기 이런 구절이 짠, 하고 나오니 기대하게. ‘죽이려면 단칼에 죽이고 살리려면 화끈하게 살려줘야지···.’ 멋진 표현이 아닌가! 내 생각과도 너무 일치하니 이를 어찌할꼬?


푸시킨 보다 조금 늦게 활동한 투르게네프도 있다네.

그가 쓴 단편소설 ‘부자(父子)’에 나오는 게 아마 ‘니힐리스트’일걸? 아무것도 인정하려 들지 않는 사람. 모든 것을 비판적인 견지에서 보는 사람. 어떤 권위에도 복종하지 않는 사람. 그게 바로 나요!

투르게네프는 1818-1883년간 러시아에 있었던 인물이노라. 그런 그의 작품 중에 ‘진보’라는 단어가 나오는 데 대해 한번 생각해보세.

“신기하구나 기래.” 참 잘 지었다니까. 진보가 빨갱이보다는 거룩해 보이잖나.

이렇게 난 불곰국 러시아 형아들과 그들의 작품을 좋아한다네.

그곳은 온화한 기후의 유럽 다른 나라와 너무나도 다르잖나. 밖에서 놀지도 못하고 긴 겨울 방구석에서 펜을 들고 백지와 시름했을 그들의 노고를 평가해 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리라.

이들 중에서 도스토옙스키도 빼놓을 수 없을 게야.

그가 ‘화폐란 주조(鑄造) 된 자유다’라고 거룩한 말씀을 하신 데 대해 격하게 공감할 뿐이라네.

안타까운 점은, 내가 자유를 더 누릴수록 어떤 사람들은 그만큼 죽어줘야 한다는 흑주술사들의 법칙! ‘

죽은 이들에겐 그저 고마울 뿐’ 최근 남한 스타일의 표현이라네. ‘미안해. 죽어줘!’ 오해마시길!


언제부터인지 진짜 돈 되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네.

“빠따무 슈또(왜냐하면)” KGB에서 함께 일하던 다른 동료들이 러시아 마피아 보스로 급변신한 것일세.

이 밖에도 나의 또 다른 구 소련 정보기관 동료들은 1993년 KGB에서 분리된 FSB(연방보안국)와 SVR(대외정보국)에서 계속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네.

해서, 내 세상이 온 것이니라. 북한 내에서도 나는 외화벌이 1등 공신이었다네.

그 유명한 ‘35호실’ 동무들과 함께 해외 비즈니스를 했다는 얘기지. 이때 말하는 비즈니스는 마약과 위폐 교환!

그래서였을까? 난, 공식 서열이 나보다 높은 놈들, 전혀 부럽지 않더라.


한국인들은 러시아 마피아에 대해 잘 모를걸? 일부 한국영화들이 러시아산 마피아를 소련제 권총이나 팔고 그러는 수준으로 묘사하거나, 시베리아 마적 떼처럼 촌스럽고 수준 낮게 그려왔잖아.

결코 아니외다! 러시아 마피아가 세계 최대 범죄 집단이라는 걸 몰랐는가?

고로, 영화 대부에 나오는 시실리 마피아나 일본 야쿠자, 중국 삼합회 등은 이제 그들과 상대가 될쏘냐?

러시안 마피아는 민간기업은 물론 국영기업까지 경영하면서 핵무기도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 세계 극강으로 평가받는다는데···.

이들의 하부조직으로 추정되는 일파(一派)가 한국 부산에도 큰 호텔을 인수해서 막대한 수익을 냈다는 소문도 있을 정도지. 남조선 당국은 두려워 쉬쉬하고 있을 정도라지?

단지. 이런 월드 크라스 조직도 주변에 있는 알바니아 마피아나 세르비아 마피아 정도는 쉽게 제압이 가능한 반면, 저 멀리 중남미를 활보하는 ‘멕시코 카르텔’ 또는 ‘콜롬비아 카르텔’ 나와바리에 진출하면 쳐발릴 수 있다네.

이밖에 중남미는 물론 미국에서도 맹활약 중인 MS-13도 있다더군. 이런 라틴계 암살자들을 시카리오(Sicario)라 한다네.

이와 같이 히스패닉은 최고의 인구증가율에 힘입어 조만간 암흑세계를 장악할 기세라니 참고들 하시게나.

그쪽 얘들은 워낙 양아치 근성이 있어서 러시아 마피아 등 세계적인 형님들에게도 껄끄러운 상대랄까. 동네 양아치 집단을 조심한다는 것이 이쪽 세계 금언일 텐데.

한국에 와서는 이 동네 조폭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뜻이라네. 그렇다면, 중국 흑사회처럼 조선족들 마구 동원하고 기러면 못써, 야!


앞서 말씀드린 우리 가문에 이어 다음은 조상들이 어드렇게 살았는지 좀 보자요.

우리는 잠시 고려인으로 살았지만, 선조는 함경북도 출신들이라네.

그런데 알겠는가? 우리 먼 조상은, 아니 그리 멀지 않은 조상들은 경상도에서 올라왔다는 사실을?

평안도 인근 중국 땅에는 평안도 출신 조선족들이 많이 있고, 또 더 먼 조상까지 따지면 전라도나 충청도 출신들도 존재하는 이치와 유사하거든.

무슨 까닭인지는 모르지만 조상들이 남쪽 고향을 떠나 춥고 배고프고, 오랑캐까지 개판을 치는 북쪽 변방으로 끌려왔다는군.

드디어 사료(史料)를 통해 경상도 땅에 있었던 조상의 실체를 알았으니 어찌 슬프지 아니하리오. 웬걸. 노비였노라. 그렇긴 하지만··· 나름 가오(顔)가 있었다는군,

양반 출신 과부를 집단 강간했고, 공범 노비들은 관가에 끌려가 거의 다 맞아죽었으나, 우리 직계 조상은 살아남았다는 자랑스러운 족보!

대신 반죽음 상태에서 함경북도 끝으로 끌려왔다더라. 당시에는 오랑캐가 출몰하는 변방 땅에 유배되는 것이 상놈이 양반을 범한 성범죄자가 받는 처벌보다 무서운 형벌이었던 것이라네. 이것이 바로 조선시대 제도였던 전가사변(全家徙邊)일세.

한국인들은 이런 불편한 진실을 밝히는 것을 태생적으로 꺼릴걸? 몹시도!

그럼 우리 조상이 대대로 노비였을까? 난 결단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네.

아마도 더 옛날에는 고관대작이 아니었을까. 하루아침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부친은 참수되고 자식들은 천민이 된 그런 사극에 자주 나오는 비극의 가문이렷다!

단, 그 시대에는 삼족을 멸했으므로 남아(男兒)는 다 죽었을 것이고, 관노가 된 여식의 후손일 수도 있겠군. 아니면 그동안 한반도에서 망해간 왕조들과 연관된 집안이었을 수도 있겠고.

실례를 꼽자면, 조선시대 몰살을 피해 살아남은 왕 씨 일족을 예로 들 수 있으리니···. 그렇게 여기 사람들은 조상 때부터 신분상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로 흘러왔다고 봐야 해. 억압받는 동양인들이 변란 때마다 수시로 외치듯이 왕후장상(王侯將相)의 씨가 따로 없다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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