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룡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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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12.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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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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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백(2)

DUMMY

요즘은 이 밖에도 ‘짠’하고 나타났다가 소리소문없이 자취를 감추는 것들이 많다네.

대통령께서 직접 챙긴다는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 “어디 갔디?”


반면에, 뉴스에는 가끔 일본인들의 잔인한 돌고래 전통사냥이 눈에 띈다니까. 와카야마 현 다이지 마을에서 허용되는 전통방식이라더군.

돌고래를 해안가로 몰아놓고는 마을 주민들이 칼과 작살로 도살하는 핏빛 전통 쇼인 것이라네.

그런데 10년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돌고래가 남한에 등장했다지?


나 염소는 요즘 남한에서 힘깨나 쓴다는 자들과 친분이 깊다는 푸시킨에게 당장 전화했다네.

“블럇!(욕 추임새). 야. 푸시킨. 그 나라, 이번엔 또 뭐야? ‘운전자론’? 이거 혹시 돌고래를 타고서는 묘하게 균형 잡고 있는 운전자···. 묘하다. 묘해! 이건 수족관 쇼가 아닌가? 잘 모르겠네. 브쳬 니에 탁 쁘로스타(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아)”


전화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돌고래는 바닷속으로 쏙 들어가는 게 아니겠나.

“쉽지 아니한고, 쉽지 아니한고.” 세상은 그렇게 깜찍한 동물을 차용한 이론대로는 돌아가지 않는다니까.

결과가 끔찍해서야. 와카야마 현 해안가에서 아직도 비명횡사를 되풀이하고 있는 돌고래를 국가 대외전략으로 삼는 건 너무나 생각 없는 쇼가 아닌가?

너무 돌고래나 고래, 그리고 새우 등 바다 이야기는 그만하는 것이 한국의 새로운 정부 입장에서는 신상에 좋은 것이 아닐까? 너무 생각들이 없어 보이더라고. 그래서 대단히 안타깝소이다!



지금까지는 나 같이 피도 눈물도 없는 남자가 푸시킨에 대한 애정 어린 이야기를 나열한데 대해 이상타 느끼는가?

혹자는 우리 둘이 요즘 유행어로 BL(남성 동성애) 관계가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도 있겠지. 모르는 소리! 정말로 결백하다니까. 이유는 훗날 밝힐 걸세.

난 성소수자가 아니라네. 사람이나 상황을 띄엄띄엄 보는 인간들은 진짜 속을 알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

다만, 푸시킨은 나에게 약간의 동성애 감정이 있는 것 같기는 했다네. 아닌가?

그는 나와 성격도 정반대라네. 내가 다소 냉소적이고 무심한 편이라면, 그는 천성이 내성적이기는 해도 순간 열정적으로 바뀌는 스타일이지.

내가 항상 그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 있다네. 술을 절제할 줄 모르는 데다 예술가랍시고 요즘 마약까지 하고 있다는데···.

성직자 아들이라는 놈이 너무 이상해. 더 기막힌 건 대대로 성직자 집안이었다는데, 목사였다는 조부의 경우는 공산주의자였다는데 말이지.

이르쿠츠파 고려공산당에 정식으로 가입했다니···. 원래 기독교와 공산주의는 절대 양립할 수 없는 것 아니었나? 내 짧은 상식으론 그렇다는 얘길세. 요사이는 아니지만. 어차피 모든 게 퓨전이라니까. 퓨전기독교 정도로 규정해야 하나?


시간의 검은 그림자를 조금 당겨보세. 2015년 을미년(乙未年)에 있었던 일이라네. 을미년은 청색 양을 상징하는 해이지.


“어! 저거 뭐야? 보줴모이(맙소사)!”

모스크바에서 비서이자 경호원인 ‘김 비탈리’와 러시아 국영방송을 보다가 경악했지 뭔가. 남한의 여자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항전승리일) 열병식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최고 존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니!

그녀가 입은 노란색이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어찌 이런 일이 있으리오! 중국에서 돈을 상징하는 색깔이라네. 일반 중국인들은 잘 입지 않는 색일걸?

아마도. 황제가 아니면 입지 못 하는 관행이 있어서일까? 그래서인지 중국 영부인도 붉은색을 입고 있었다네.

요즘은 중국에서도 노랑보다는 빨강이 돈을 상징하는 색깔로 자리를 잡아서일까?


이날 열병식장에는 군인들이 입고 있는 각종 색깔의 군복들이 위용을 자랑하더라고. 이번 행사에 대륜간탄도미사일 동풍(東風) 등 어떤 무기를 깔아놓았는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전략적으로 분석하면 되는 것이고.

이왕이면 다홍치마랄까? 이런 형형색색의 파티에서 가장 눈길을 당기는 것은 무엇보다도 여군 전사들! 먼저 국방색(육군)에 이어 하양(해군), 파랑(공군) 등이 차례로 입장 완료! 바로 삼군여병방대(三軍女兵方隊)라더군.

그다음이 더 압권일세! 붉은색 군복에 흰색 모자•장갑•부츠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일련의 무리가 등장했거든. 여민병방대(女民兵方隊)로구나.

가슴에는 앙증맞은 기관총을 가져다 대고 걷는 저 모습. 좋아! 좋아! 당연히 걸음걸이는 무릎을 굽히지 않고 힘차게 쳐올리는 구스 스텝(goose step)이구나.

러시아와 북한도 똑같은 스텝을 밟는다네. 행사장을 가득 메운 색상들의 어울림이 흡사 태극기의 빨강•파랑•하양을 연상시키다니!

역시 중국은 ‘런 뚜오(人多)’야! 인간이 정말 많구나. 야! 그 많은 여전사들의 키와 체형이 이처럼 일정할 수 있나! 더 대단한 점은 이들의 가슴 크기까지 통일시켜 라인까지 정렬(整列) 한다는데···. 놀랍도다!

참고로 중국 여군의장대원은 평균 키가 178cm에 평균 나이도 20세라는군.

복잡다단한 민족의 합집합인 러시아로서는 도저히 따라서 할 수 없는 광경이지. 신장은 몰라도 체형은 절대 균일하게 뽑을 수 없는 법!

러시아는 이제 더 이상 옛 소련이 아니잖나. 카키색 위주의 단조로운 군복 색상이나 유행에 맞지 않는 디자인 측면만을 놓고 보면 최근 돈 잘 버는 중국을 따라갈 수 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지.

열병식에 늙거나 배 나온 군인들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면 승천하신 구 소련 스탈린이 믿겠나? 그분이 만약 생존해있다면 이런 자들은 바로 가스실일걸?

그래서인지 구스 스텝이 버거워 보이더군.


북조선 열병식도 중국의 그것을 흉내는 내지만 그림이 잘 나오지 않는다네. 이유는 여군들의 외모보다는 출신성분을 중시한 까닭이야.

별로 보여줄 것이 없어서인지 구스 스텝을 중국보다 10도 이상 치켜 올리다니. “미쳤다. 미쳤어!” 거의 캉캉춤 수준이구나. 과도함을 넘어 쌍스럽다. 야!

표정이 지나치게 긴장한 탓인가? 다들 어둡다니까. 실수하면 아오지(阿吾地) 탄전행이기 때문인가?


그렇다면 일본 자위대는? 무대에 내놓은 연장은 세계무대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반면, 여자 자위대 관열식(觀閱式-열병식)만을 놓고 논하자면, 자국인들을 위로해 주는 수준에 머문다고나 할까. 그래서 자위대인가 보네그려.

아마도 연습할 시간이 다소 부족했다고 치세.

잠시 장황하게 열병식을 나열한 이유는 이것이라네. 대국들이 왜 힘들게 열병식을 챙기는가에 관해서 생각을 정리해야 해. 열병식을 보면 다 알 수 있거든. 무기만 자랑하는 것이 아닐세. 그 나라 군인들의 정신 상태를 그대로 보여준다니까.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비롯하여 용기, 결기, 자세 등을···. 난 과거와 달리 근자에 와서 남조선 열병식 중에서 기억 남는 게 별로 없거든. 너무너무 검소해서지.


“조만간 뭔 일 나겠군.”

중국 열병식을 지켜본 후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혼잣말이었네. 아니나 다를쏘냐! 그해 말쯤 바로 미국의 압력으로 사드 배치가 논의되었잖아?

대통령은 반대세력과 기자들을 향해 한 말씀하신 걸로 기억한다네.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맙소사! 일국의 대빵이 ‘기럼 어캅니까’라니! 안쓰럽기 그지없소이다.

이게 제국주의 미국이 아니더냐? 아무리 동맹이라도 지켜야 하는 선이 있다는 냉혹함! 역시나 사드로 뚜껑 열린 중국도 경제보복에 즉각적이었지.

대통령이 중국에서 입었던 노란색은 그야말로 황(黃) 되는 순간. 황운(黃雲)은 황혼녘에 나타나는 구름이라네. 곧 하루가 지고 있다는 뜻이란 말이지.

그 일이 있은 후 남조선의 해는 그렇게 빨리도 저물어가더라! 순식간에···.

중국 전승절 행사에서 옐로우 칼라의 옷을 입은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옐로우 카드를 받아서이지.

내가 이 일에 관심을 보인 것은 비즈니스가 바빠질 수도 있겠으나, 여기에 따른 위험이 감지되기 때문일세. 그다음 남한에서 벌어진 일련의 과정을 우연으로만 봐야 하나?

말이야 바른 말이지 박정희 대통령도 그때 선을 폴짝 넘었지 뭔가. 그 선은 미국이 그렇게 넘지 말라고 표시했던 붉은색 마지노선을 칭한다네.

그로 인한 결과는? 심판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아야 했다네. 그건 미국이 절대 만들어선 안 된다고 한 걸 만들려고 한 죄였지. 그걸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서도···.


당시 공화국과 소련 정보망에는 서울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안테나를 높이 세운 것이 포착되었다네. 청와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지.

불필요하게 높이 세워진 안테나에 대해서 당시 과학정보 수준이 걸음마 단계였던 남한 정보기관 및 방첩부서는 그런가 보다 하는 반응이었다더군.

다만, 그 후에 박통을 시해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미국 대사관에 있는 안테나가 높아진 이유에 대해 개인적으로 알고 있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네.

미국은 파란색 기와에 사는 자들이 흰색 뭉게구름을 연상시키는 그 무엇인가를 만들려는 것을 탐색하려 한 것은 아니었을까?

흰 요물은 한국으로서는 만들 수 있어도 만들어선 안 되는 금지품목! 당시는 물론이고 지금도 역시라네. 남조선은 미국을 향해 우린 결백하다면서 그딴 거 만든 적이 없다고 했지만 양코배기들이 이를 믿었을까?

어느 날 갑자기 한국이 낳은 천재적인 핵물리학자는 고속도로에서 유명을 달리한다네. 거기까지만 하겠네. 이를 두고 하도 말들이 많아서 말일세.

다만 그의 죽음을 놓고 벌어지는 음모론이나 진실을 둘러싼 공방을 떠나서 한번 짚어보세. 왜 굳이 북한 핵개발 이슈화와 맞물린 시점에서 그 핵물리학자가 원래 유신에 반대했기에 박정희 대통령의 핵개발 사업에 참여할 리기 전혀 없다고, 일부 매체들이 애써 주장할까?

그러고 보니,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들 모두에게 불편한 진실일수도 있겠군. 이 얼마나 각자의 복잡한 셈법인가!

음모론이 있고 없고 간에 후임 대통령들은 박정희 대통령 서거를 교훈으로 삼았겠지? 자주국방을 위해 뭔가를 만들려는 손을 씻었던 거라네.

중국어로 시칭바이(洗淸白)라고 한다지? 미국을 향해 우린 결백해요! 라고 말일세. 박대통령 서거 후에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일하던 엄청난 수의 직원이 짐을 쌌다는 사실이 뭘 의미하겠나? “껄 껄”이라는 웃음소리밖에는 할 말이 없군.


하지만 내 식견으로는 이제 조만간 흰 버섯구름을 창조하는 포자가 남한에서도 안착할 수 있는 축축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봐.

기후변화 영향으로 남한이 아열대 습지로 변하고 있구나!

온대지방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형형색색의 독충들이 출몰하기 시작했다오! 신나는구나. 야! 기래서 우리 같은 자들이 이것을 다루려는 것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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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명백(3) 21.12.29 37 0 11쪽
35 명백(2) 21.12.29 38 0 12쪽
34 명백(1) 21.12.29 39 0 11쪽
33 담백(5) 21.12.28 44 0 11쪽
32 담백(4) 21.12.28 40 0 12쪽
31 담백(3) 21.12.27 43 0 11쪽
30 담백(2) 21.12.27 45 0 11쪽
29 담백(1) 21.12.26 47 0 11쪽
28 흑백(4) 21.12.26 45 0 12쪽
27 흑백(3) 21.12.25 47 0 12쪽
26 흑백(2) 21.12.25 48 0 12쪽
25 흑백(1) 21.12.25 44 0 12쪽
24 주인백(5) 21.12.24 46 0 11쪽
23 주인백(4) 21.12.24 44 0 12쪽
22 주인백(3) 21.12.24 46 0 12쪽
21 주인백(2) 21.12.23 49 0 11쪽
20 주인백(1) 21.12.23 51 0 12쪽
19 자백(5) 21.12.22 55 0 12쪽
18 자백(4) 21.12.21 56 0 11쪽
17 자백(3) 21.12.21 50 0 11쪽
16 자백(2) 21.12.20 49 0 13쪽
15 자백(1) 21.12.20 54 0 11쪽
14 고백(5) 21.12.19 53 0 12쪽
13 고백(4) 21.12.19 5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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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고백(2) 21.12.18 6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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