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님의 놀이동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밀괴
작품등록일 :
2021.12.15 21:27
최근연재일 :
2022.01.27 22:0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2,876
추천수 :
54
글자수 :
303,890

작성
22.01.15 22:00
조회
59
추천
2
글자
20쪽

024화.

DUMMY

베렌 상단에서 가져간 하레드 나무와 데트린 나무는 최상품 중의 최상품으로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덕분에 비록 제국이나 교국 또는 아델린 왕국에서도 부유한 지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떨어지는 곳이긴 했지만, 베렌 상단은 가져간 목재들로 312골드를 받아낼 수 있었다고. 딱 한 번의 상행으로 내가 백작가에서 받아온 정착지원금의 수배 및 평소 베렌령의 세금의 10배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을 벌어들인 것이었다.


‘어라? 이러면 또 희망적인데?’


물론 잘 거래되지 않았던 하레드 나무의 등장에 여러 상단이 달려들어 가격을 올리기도 했고, 물류이동이 제한적인 세상에서는 물건이 대량으로 풀릴수록 결국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긴 하겠지만...


[제이크 타나티안]

[◇: 42,062 [+]] [◎: 890/1,205 [+]]

[현황] [건설] [관리] [상점] [조합] [창고]


일단 풍족한 다이아를 보면 안 먹어도 배가 부르긴 하다.


“누나 누나.”


물론 레이시아를 보면 배가 부르다 못해 꽉 차서 평생 안 먹어도 될 것 같긴 하지만...


“응?”

“이거 마나 4천까지만 올리고, 나머지는 정령 뽑아도 돼? 그리고 동산도.”

“응?”


원래 1만까지 마나를 올리기로 했던 처음의 계획과는 달랐기에 레이시아는 의문을 표했다.


“뭐... 나는 제이 네가 그렇게 한다면 반대할 생각은 없긴 한데... 왜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어?”

“어...”

“아니야. 곤란하면 말 안 해도 돼.”


사실 지금도 돈을 벌기 위한 수단만으로는 마나를 늘리고 목재를 계속 생산하는 것이 가장 좋긴 하다. 그리고 마나에 여유가 생기면 이걸로 밭을 대신 갈아주거나 길을 정비하거나 물을 만들고 청소를 하는 등의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그냥 내가 [이동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니 생활이 편리해졌고, 그로 인해서 느끼는 편리함을 좀 더 빨리 누리고 싶은 것뿐이었다.


“어...”


그래도 편안함을 위해서 처음의 계획을 꺾는다는 것이 조금 기사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을까 싶어서, 정령과 동산 뽑기가 좀 더 효율적인 방향일 것 같다고 변명을 해볼까 하던 찰나에...


“그렇게 하자.”


레이시아가 내 손을 잡아주면서 말을 했다.


“어?”

“나는 제이 믿으니까 그게 좋은 거 같아.”


와 씨발. 갑자기 가슴이 간질간질하면서도 무언가로 가득 차오르는 이 느낌은 뭘까? 갑자기 그런 노래가 막 들리는 것 같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레이시아가 있어서 정말 이세계가 행복해지는 느낌이다. 만약 레이시아가 게임 캐릭터라면 버프를 가진 여기사일 것이다. 물론 무조건 SSR에 5성급인 건 당연한 전제이다.


‘좋아. 일단 마나부터 찍고 보자.’


최대 마나량은 1,000 이상부터는 1을 올리는데 10의 다이아가 필요하므로, 27,950 다이아를 사용하여 최대 마나량을 4,000까지 딱 맞췄다.


[제이크 타나티안]

[◇: 14,112 [+]] [◎: 890/4,000 [+]]

[현황] [건설] [관리] [상점] [조합] [창고]


조금 전 레이시아가 선사해준 행복보다는 못하지만, 묵직한 무언가가 내면에서 느껴진다.


‘오오. 이것이... 배기량 4,000CC?’


...는 헛소리고, 일단 이러면 사흘마다 네 그루의 나무 팩토리를 돌릴 수가 있다. 아무리 하레드 나무의 판매가가 떨어진다고 해도, 그 동안 모아둔 것들에 더해서 다음 상행에는 조금 더 많은 다이아를 벌수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두 세 번 만 하면 1만 마나는 금방 찍겠네. 흐흐.’


일단 진정하고 정령부터 뽑기로 했다.


[정령 뽑기]


[01회 단독 뽑기: 250 다이아]

[10회 연속 뽑기: 2,490 다이아]

[Tip: 10회 연속 뽑기를 하는 경우에는 원소 정령과 특수 정령과 선택 정령 소환 티켓 중에 하나가 확정적으로 출현합니다.]


언제 봐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정령 뽑기]의 살인적인 금액이지만, 오늘은 조금 여유가 있는 것 같다.


“누나.”

“응.”


레이시아가 자연스레 손을 잡아준다.


‘...훈련이 잘 됐는데?’


나는 흐뭇하게 웃으며 레이시아와 눈을 마주한 채 느낌이 오는 순간을 기다려 정령 뽑기를 돌렸다.


반짝 반짝.


작은 별 대신에 무지개 빛이 떠오른다.


[영약] [랜덤 마나 영약]

[원소] [번개의 정령]

[특수] [관리의 정령]


일단 영약은 언제나 감사한 일이고, [관리의 정령]은 확정에다가 중복이라 조금 아쉽지만, [번개의 정령]은 처음 등장한 것에 일반 확률로 나온 것이라 완전 감사한 일이다.


“헤헤.”

“응?”

“아니야. 누나 덕분에 처음에 잘 나온 거 같아. 역시 여신님도 누나를 알아보시나봐.”

“...응?”


레이시아는 어리둥절한 모습도 귀엽다.


“간다!”


두 번째는 노란 빛으로,


[원소] [대지의 정령]


대충 이번에는 평범하게 나왔다.


“대지의 정령이 2성?”


다만 대지의 정령 2성으로 막혀있던 [돌담]과 [연못]과 [돌길]과 [두꺼비집] 등을 만들 수 있게 되었으니 감사한 결과였다.


“응?”

“어. 방금 대지의 정령이 2단계가 되었거든. 그래서 만들 수 있는게 늘어났어. 헤헤.”

“응. 잘 됐다. 축하해.”

“감사 감사.”


세 번째는 노란 빛이지만,


[영약] [랜덤 마나 영약]

[원소] [빛의 정령]


영약과 빛의 정령이 중복으로 나와 2성이 되면서...


“오.”


드디어 [가로등]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응?”

“누나이스.”

“으응?”

“누나가 최고라는 뜻임.”

“...으응.”


노란 빛에 빨개진 레이시아의 빛을 더하면 무지개 빛이 뜨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반짝 반짝.


네 번째도 노란 빛이었고.


[원소] [금속의 정령]


그런데 금속의 정령이 떴다.


“와.”


금속의 정령 1성으로 만들 수 있는 건 [미니 골프] 뿐이지만, 그래도 앞으로 2성과 3성부터 시작하여 수도 없이 쓰일 것이 금속의 정령. 어제까지만 해도 번개의 정령과 함께 가지지 못했던 금속의 정령 1성이 이제 물꼬를 틔었다.


“......”


슬그머니 눈치만 살피는 레이시아와 눈이 마주쳤다.


“응응. 잘 나왔어. 금속의 정령이야. 이제 금속도 다룰 수가 있어.”


물론 1성 금속의 정령은 아주 가벼운 금속을 움직이는 것이 전부였다.


달그락.


레이시아의 검을 뽑아드는 것은 무리고, 그냥 살짝 흔드는 정도가 1성 금속의 정령의 전부였다.


‘너 혹시 광맥 같은 것도 찾을 수 있냐?’


메탈 감성의 일렁거림이 좌우로 고개를 휘저었다.


‘나중에는 된다고?’


이번에는 끄덕끄덕.


‘뭐야? 대지의 정령이랑 차이가 뭐야?’


대지의 정령은 땅속을 헤집어 찾는 반면에 금속의 정령은 그냥 금속이 존재하는 곳을 찾는 것이었다. 예컨대 둘 다 땅 속에 있는 광물을 찾을 수는 있지만, 물속이나 창고에 존재하는 광석은 금속의 정령만 찾을 수 있고, 땅속의 광석으로 향하는 길은 대지의 정령만이 찾을 수 있는 차이가 있다.


‘어쨌든 뭐가 됐든 3성 이상은 되어야 하는 구나?’


그리고 마지막 정령 뽑기는...


“누나가 여기 손 대고 기원해줘.”

“어...”

“누나가 해줘. 누나가 하면 꼭 잘 나오더라고. 응?”

“...으응.”


역시나 행운의 여신답게 무지개 빛은 기본이고,


“어라?”


정령을 무려 세 개.


[특수] [청소의 정령]

[원소] [번개의 정령]

[특수] [응급의 정령]


그것도 신규 정령인 응급의 정령을 뽑아낸 레이시아는 진짜 행운의 여신일 수밖에 없다.


“눈나아아아아아아!”


참고로 1성 [응급의 정령]의 능력은 이곳 세상에서 견습사제의 그것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 * *



정리를 해보자면,


[물의 정령: ★★]

[불의 정령: ★★]

[바람의 정령: ★]

[대지의 정령: ★★]

[번개의 정령: ★]

[빛의 정령: ★★]

[어둠의 정령: ★]

[나무의 정령: ★★]

[금속의 정령: ★]

[관리의 정령: ★]

[재주의 정령: ★]

[응급의 정령: ★]

[보안의 정령: 無]

[운전의 정령: 無]

[소리의 정령: ★]

[청소의 정령: ★★]

[사육의 정령: 無]

[요리의 정령: ★]

[정원의 정령: ★]


여기에 [만능 정령의 조각]을 사용하면 [바람의 정령]을 2성으로 만들 수 있지만, 이건 아직 [바람의 정령]을 쓸 만한 곳이 없기에 아껴두기로 했다.


[제이크 타나티안]

[◇: 1,622 [+]] [◎: 890/4,000 [+]]

[현황] [건설] [관리] [상점] [조합] [창고]


내친김에 정령 뽑기 다섯 개를 돌리고 남은 1,662 다이아로 490짜리 동산 뽑기 10연챠를 3번 빠르게 뽑았다.


반짝 반짝.


이번에는 레이시아가 세 번 다 눌렀음에도 불구하고 셋 다 노란 빛이었다.


‘음. 뭐 예쁘니까 괜찮음.’


만약 한수정 같은 것이 이랬으면 얄짤없이 쫓아냈을 테지만, 레이시아는 꽝에 꽝을 뽑아도 인정 또 인정이다. 아무튼 그래도 3성은 총 4개고, 돈벌이 수단인 [나무] 카드가 무려 4장이나 나왔기에 나쁠 건 없었다.


‘4성이면 1성 카드 10개를 만들 수 있다고!’


...라는 내면의 악마의 속삼임은 무시하기로 한다.


“잘 나왔어. 잘 나왔어. 역시 누나가 최고야!”


조마조마하게 내 답을 기다리고 있던 레이시아가 활짝 웃었다.


“다행이다. 잘 됐다.”


뭐 조금 돌아가면 어떠랴.

레이시아와 함께 가는 길이면 가시밭길이라도 오케이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길이 북한을 거쳐 시베리아와 북극을 건너고 태평양을 통해 돌아오는 길이라도 무조건 오케이. 그러니까 나는 흐뭇하게 웃었다. 아니, 그냥 웃음이 나왔다.


“흐헤헤.”


우리는 다시 레이시아가 상행을 떠나기 전까지 알콩달콩 영지 발전을 도모하기로 했다.



* * *



정령이 늘어나면서 만들 수 있는 카드들이 몇 개 늘어났다.


[체험시설] [미니 골프] [★]


[금속의 정령]이 없어서 만들지 못했던 [미니 골프].


[어트랙션] [두꺼비집] [★★]

[조경시설] [연못] [★★]

[조경시설] [돌담] [★★]

[편의시설] [돌길] [★★]


[대지의 정령]이 2성이 아니라서 만들지 못했던 것들 4개.


[편의시설] [가로등] [★★]


그리고 [빛의 정령]이 2성이 아니라서 만들지 못 했던 [가로등]까지 있다.


“역시 가로등이겠지?”


레이시아는 내가 뭐라 해도 긍정을 했겠지만, 일단 가장 먼저 만들 것으로 [가로등]을 택하는 것에 동의했다.


보유한 [가로등] 카드는 네 장.


그러니 영주관에 시험 삼아 쓴다고 해도 문제될 건 없다.


[편의시설] [가로등] [★★]


[크기: ???]

[건설비용: 300 마나+α]

[필요재료: 살아있는 나무 또는 나무씨앗 or 금속 and 마나석]

[필요정령: 나무의 정령 2성 이상 or 금속의 정령 2성 이상 and 빛의 정령 2성 이상]

[제작시간: 2시간+α]


신호탄용을 소지한 하급 마나석 하나와 하레드 나무의 씨앗으로 [가로등] 설치를 하기로 했다.


‘...음. 마나석이 배터리가 아니라 전구였구나?’


일단 홀로그램 상으로는 그랬다.


“위치는 여기에 할게.”

“응.”

“그래.”


이동실 화장실이 있는 쪽에서 [가로등] 설치를 시작했다.


“이거 기다리지 말고 누나 좀 쉬어.”

“응? 아니야. 괜찮아.”

“그러지 말고 내가 목욕물 데워줄게 목욕이나 좀 해. 꼭 해야 돼.”


사실은 엄마한테 해주듯 안마라도 해주고 싶지만, 그건 좀 선을 넘는 것 같아서 목욕물이나 데워주기로 했다.


‘...좋아하겠지?’


레이시아가 상행을 떠난 사이에 새로 만든 명품 나무 욕조가 오늘에서야 처음으로 주인을 맞이할 예정이었다.



* * *



레이시아는 조금 멋쩍게 목욕을 준비했다.


‘제이는 목욕을 왜 이렇게 좋아할까? 그것도 자기가 아니라 내가 씻는 것을... 설마 나한테 냄새가 나나?’


레이시아의 얼굴이 순간 빨개졌다.


‘그건 아니었는데...’


레이시아는 자신의 몸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믿는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 다만 레이시아가 그렇게 굳게 믿을 수 있는 이유는 제이크가 그 동안 보여줬던 언행덕분이었다. 그 동안 수련을 할 때마다 제이크가 그렇게 행동을 하지 않았던가.


“와. 누나는 땀 냄새도 좋다.”


“괜찮아. 누나는 좋은 냄새만 나. 아니, 향기가 난다. 역시 누나는 꽃이 맞나봐.”


“킁킁. 누나 나 충전이 필요해. 흐흐. 넝담~.”


그러면서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던 제이크였기에 다행히 레이시아는 부정적인 해석을 내리지 않을 수 있었다.


‘그래. 나 항상 목욕하고 나면 시원하냐고 물어보고, 피로가 풀렸냐고 물어보고 그랬으니까... 나 걱정해줘서 그런 거겠지. 음. 괜히 나 혼자 이상한 생각할 뻔 했잖아. 바보.’


데트린 나무로 만들어진 의자에 앉은 레이시아는 민망함과 미안함에 발을 동동 굴렀다.


똑똑똑.


노크 소리에 레이시아는 옷가지를 챙겨들고 벌떡 일어났다.


“누나!”

“으응!”


싱글벙글 웃고 있는 해맑은 제이크의 얼굴에 살짝 죄책감마저 느끼던 레이시아는 조심스레 복도를 따라 욕실로 향했다.


“거기가 아닌데?”

“으응?”

“여기야. 여기. 누나 전용 욕실. 아니, 나도 쓸 거니까 우리 둘의 욕실?”


그리고 제이크가 장난기 어린 어조로 말을 했다.


“누나.”

“으응?”

“눈 감아볼래. 들어가서 눈 떠.”

“어... 어. 알았어.”

“손은 이리 주고. 넘어질 수도 있으니까.”


레이시아는 순순히 손을 내주어주고 조심스레 눈을 감았다.


끼이잉.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레이시아는 제이크의 손을 잡고 조심스레 발을 옮겼다. 후끈 따스한 습기가 얼굴에 와 닿았고, 기분 좋은 나무향이 코를 희롱했다.


‘응? 나무 향이 다른데?’


익숙하면서도 낯선 나무 향에 잠시 당황하는 동안에 레이시아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제 눈 떠도 돼.”

“으응.”


제이크를 누나로서 누구보다 애정하는 레이시아였지만, 반대로 누구보다 제이크에 충성하는 여기사로서 레이시아는 제이크의 허락이 있고서야 꼭 닫고 있던 눈을 떴다.


“......?!”


그런데 레이시아의 눈에 들어온 욕실이 너무 낯설었다.


‘여기가 어디지?’


분명 석조 저택인 영주관 안이었는데, 레이시아가 보는 곳은 온통 나무였다. 천장도 나무, 벽면도 나무, 바닥도 나무, 그리고 욕조도 나무. 그리고 낯선 나무 욕조는 커다란 나무를 깎은 형태가 아니라, 나무판자들이 겹겹이 붙어서 직각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구식으로 따지자면 편백나무(히노끼) 욕조를 대신한 데트린 나무 욕조가 바로 레이시아를 위해 제이크가 준비한 선물이었다.


“어때?”


어떠냐고? 레이시아는 당장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여기 어장이 실력이 좋더라고. 접착제도 천연 성분이라서 몸에 나쁜 거 없어. 나는 잘 모르는데 나무 울타리로 만드니까 옹이? 그 나무에 상처 같은 것이 있는데, 그게 없고 판자 크기들이 다 똑같으니까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고. 그래도 이거 만든다고 2주 걸렸어. 이거 누나가 처음 사용하는 거야. 여기는 완전 뜨거운 물이거든? 혹시 물이 식으면 여기 물 퍼서...”


제이크가 신나서 설명을 하는 동안 레이시아는 또 고민했다.


‘나는 딱히 해준 것도 없는데... 제이는 나한테 왜 이렇게 잘 해주는 걸까?’


제이크가 나간 후에 욕조에 몸을 푹 담근 레이시아는 오늘도 고민하고 조금 더 충성심과 애정도를 쌓아올렸다.


‘...고마워.’


그리고 결연한 마음으로 복용한 2개의 마나 영약은 각기 ‘10’과 ‘100’짜리로, 오러도 조금 적립된 여기사는 몸도 마음도 따스하게 재충전한 후에 욕실을 나섰다.


“오! 누나 왔구나~ 어땠어?”


그녀를 반긴 건 환한 빛을 발산하는 특이한 나무등 아래에 웃고 있는 단 하나뿐인 소중한 가족이었다.



* * *



2성 편의시설 [가로등]이 지구의 가로등과 다른 건 소재가 나무라는 것과 전구 대신에 마나석이 사용된다는 점과 빛을 발하기 위한 에너지원으로 전기가 아닌 마나가 사용된다는 것이다.


‘야아... 이거 신기하네?’


[Tip. 가로등은 자동적으로 해가 지면 켜지고 해가 뜨면 꺼집니다.]


그리고 특별한 자동 On-Off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Tip. 가로등은 수동으로 껐다 킬 수 있습니다.]


수동으로 조작도 가능하고,


[Tip. 가로등은 10시간 당 1%의 마나를 사용합니다.]


1,000시간 동안만 작동되지만,


[충전]: 1% 당 10 마나


시스템상의 마나로 충전이 가능하며,


[Tip. 마나석으로도 충전이 가능합니다.]


굳이 내가 없어도 마나석으로 마나를 대체할 수가 있다.


[Tip. 마나석으로 충전할 시에는 1 다이아 당 1%가 충전됩니다.]


비록 비싸게 든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누나가 보기에는 어때?”


계속 영지에만 머물렀던 제이크에 비해 왕국의 수도 물을 먹은 레이시아는 어떻게 볼까?


“조, 좋은 거 같아.”

“응? 아니, 수도의 마법등하고 어떠냐고.”

“어...”

“그게 더 좋아 보이면 솔직하게 말해줘도 돼. 뭐 어차피 이거 여신님이 내려주신 거지 내가 만든 게 아니잖아. 그러니까 이거 별로라고 해도 내가 상처받을 건 없어.”

“......”

“아니다. 말을 좀... 여신님 떼고 생각해봐. 하하.”


아무튼 여기 나스 대륙의 마법사들이 만든 마법등과는 당연히 달랐다.


마법등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하나는 불을 만들어내는 방식과 빛을 발광하는 방식이 있다. 불을 만들어내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저써클의 방식이지만 밝지도 않고 취급상 위험하고, 빛을 만들어내는 방식은 복잡한 마법설계가 요구되고 빛의 조절 문제도 어렵다고 했다. 레이시아가 자신감 없는 말투로 이야기한 금액은 대략적으로 불을 만드는 마법등은 10골드 남짓이고, 빛을 만드는 마법등은 100골드 가량일 거라고 했다.


“기사 학교에는 빛?”

“으응.”

“그 빛이랑 비교해서는 어때?”

“이게 좀 더 밝고 자연스러운 거 같아. 눈도 안 부셔서 나는 이게 훨씬 좋고 멋진 거 같아.”


레이시아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빛 중의 빛, 제일 밝고 눈부신 레이시아가 말했으면 권위를 인정해줘야지. 음음.


“뭐 어차피 당장은 팔 일도 없어. 이거 집 안에 방 하나 정해서 설치해두자. 서재 같은 걸로 쓸까? 밤에 뭐 하려면 불편하잖아. 아! 욕실에도 설치할게. 크기 제일 작은 걸로 하면 넣을 수 있을 거 같아. 아니면 밖에서 만들어서 저 위에만 툭 자르면 되겠다. 잘라도 불은 들어오겠지?”


내가 신나서 이리저리 말을 하자 레이시아는 예쁜 미소를 지으며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었다.


“...응. 나는 무조건 제이 네가 하자는 대로 할게.”


어라? 내가 무조건 하자는 대로?


“......!”

“......?”


순식간에 오만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이런 건 주마등은 아니고 뭐라고 불러야 하나? 나는 번뇌를 끊고 고백은 3성 이후로 미뤄두기로 했다. 적어도 그럴싸한 신혼집은 하나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성욕에 미친 짐승 따위가 아니므로 레이시아와 함께 행복한 영주관 꾸미기에 전념하기로 했다.


‘음... 뭐...’


이제는 베렌령의 식사도 적응이 되어버렸고, 인터넷과 스마트 폰이 없는 생활도 나쁘지 않다. 생각해보면 레이시아가 상행을 떠나 옆에 없는 순간이 외롭고 힘들 뿐이지, 처음 왔던 순간처럼 당장 지구로 돌아가고 싶어서 미칠 것 같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니 이제는 적당히 여유와 사치를 누리면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도 괜찮지 않을까?


“누나! 뭐 필요해? 말만 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영주님의 놀이동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4 리메이크 공지입니다. 22.01.27 87 0 1쪽
33 033화. 22.01.26 57 0 23쪽
32 032화. 22.01.25 55 1 23쪽
31 031화. 22.01.24 56 1 22쪽
30 030화. 22.01.22 49 0 25쪽
29 029화. 22.01.21 49 0 24쪽
28 028화. 22.01.20 51 1 18쪽
27 027화. 22.01.19 54 1 21쪽
26 026화. +1 22.01.18 54 1 21쪽
25 025화. 22.01.17 61 1 21쪽
» 024화. +2 22.01.15 60 2 20쪽
23 023화. 22.01.14 57 1 23쪽
22 022화. +1 22.01.13 64 1 23쪽
21 021화. 22.01.12 60 1 24쪽
20 020화. 22.01.11 60 1 24쪽
19 019화. 22.01.10 67 1 20쪽
18 018화. +1 22.01.08 70 1 18쪽
17 017화. +1 22.01.07 71 1 19쪽
16 016화. +1 22.01.06 73 1 20쪽
15 015화. +1 22.01.05 72 1 21쪽
14 014화. 22.01.04 76 1 18쪽
13 013화. +1 22.01.03 82 3 18쪽
12 012화. 22.01.01 80 1 18쪽
11 011화. 21.12.31 81 1 16쪽
10 010화. +1 21.12.30 84 1 20쪽
9 009화. +1 21.12.29 92 1 16쪽
8 008화. +1 21.12.28 99 1 16쪽
7 007화. 21.12.27 98 2 15쪽
6 006화. +1 21.12.25 112 1 20쪽
5 005화. 21.12.24 132 1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