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님의 놀이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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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괴
작품등록일 :
2021.12.15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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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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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화.

DUMMY

레이시아의 반응은 당연히 예상했다.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상행 이야기다.


그리고 나는 당연히 레이시아를 보내고 싶진 않다.

여기 영지에 레이시아마저 없으면 내가 무슨 낙으로 산단 말인가. 물론 내 안전이야 그렇게 걱정하는 건 아니지만, 레이시아의 안전도 걱정스럽고, 또 앞으로 계속해서 마나석을 사와야 할 예정인데 그때마다 레이시아를 보낼 수는 없다. 아니, 보내고 싶지 않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진다는 말이 자꾸 떠오른다.


“그럼 여기 상단을...”


그런데 베렌령의 자체 상단을 내가 믿을 수 있을까? 레이시아에게 듣기로 베렌 상단은 영지민들을 위한 비영리상단에 가깝고, 상단주의 인성과 능력도 꽤나 높은 평가가 매겨져 있었다. 원래 돈만 밝히는 상인들도 많지만 영지민들 대부분이 좋아하는 상단이라는 점만 봐도 믿을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다만 영지민들에게 믿을만한 이가 영주인 내게도 믿을만한 존재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음...”


이것도 안 돼. 저것도 안 돼. 졸지에 레이시아가 곤란해 하였다. 나도 내가 우유부단하단 건 알고 있지만, 막상 레이시아가 내 곁에 없다고 생각하니 그건 견딜 수가 없을 것 같다.


“영주님, 그런데 최대한 빨리 마나석이 필요하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레이시아도 답답했는지 조금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한다. 단호한 목소리의 레이시아도 예쁘다. 역시 예쁜 사람은 뭘 해도 예쁜 것 같다.


“영주님.”

“...왜?”

“저 믿는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어... 그거야 그렇지.”

“그럼 이번에도 한 번 믿어주십시오. 베렌 상단이 사흘 후 출발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함께 다녀오겠습니다.”

“아니, 나는 누나가 없으면...”

“영주님.”


레이시아가 또 한 번 단호하게 나를 불렀다. 굳이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무슨 말인지는 이미 나도 알고 있다.


“으음. 그러면 나도 같이 갈까?”

“안 됩니다. 영주님은 영지에 계셔야죠.”


여기까지 하는데 나도 계속 고집을 부릴 수는 없다.


“...미안.”

“아닙니다. 제가 할 일인 걸요.”

“...고마워 누나.”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아무래도 지금은 레이시아의 말을 따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오.”

“...어. 누나도 잘 자.”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더니, 점차 레이시아 효과가 빠지고 앞길이 막막해진다.


“하아.”


한숨이 나온다.


“이제 어떻게 하지?”


답은 알고 있다.

일단 마나석을 모아야 한다.

다행히 여기 세상에서 마나석은 거래가 충분히 이루어지는 물건이라서 돈만 벌면 충분히 마나석을 모을 수는 있다.


‘음... 그런데 어떻게 돈을 벌지?’


역시나 돈이란 어느 세상이든 문제인 것 같다.


‘음... 이 동네에서 세금 걷는 것만으로는 한참이 모자라고...’


베렌령의 한해 세금은 2~30골드 남짓.


물론 그건 직접적으로 보호를 하지 않는 타나티안 가문에 명목상 가져다주는 세금이었고, 레이시아의 말로는 200~300골드 정도는 거둘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거기서 7~8할 이상은 치안 유지를 위한 비용으로 빠져나가고, 어느 정도는 영주관의 하녀들과 왕성과의 사무처리를 위한 행정관의 월급 및 운영비에 상단의 운영비용까지 제하지 않는다면 그렇다는 말이었다.


‘...빛 좋은 개살구네.’


이게 1~2년 착취해서 지구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당장에 병영 유지비를 싹둑 잘라 마나석을 사겠지만...


‘최소한 수십 수백만 개 이상의 마나석이 필요할 텐데... 무조건 장기적으로 볼 수밖에 없어. 최소 10년?’


변화속도가 무시무시해서 한 해에도 여러 번 상점의 간판이 바뀌는 지구에서는 10년이면 강산이 변해도 여러 번 변하겠지만, 아무리 긍정회로를 돌리고 돌려봐도 최소한 10년 이상의 장기프로젝트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내 결론이었다.


‘...그 중에 그나마 빠른 길을 찾아야지.’


단기적으로 이득만을 생각하는 어리석음보다는 장기적으로 귀환을 위해서 신중한 계획이 필요하다.


“...조급해지지 말자.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어.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진짜 중요해. 어? 한수호... 정신 차리자. 생각해보면 좋은 것이 있을 거야. 응?”


영지개발물의 시작은 영지의 사정을 파악하는 것부터이고, 시스템물의 시작은 시스템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부터이지 않는가.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라고 했고, 테스 형은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오러홀이 망가진 제이크가 아니라 특별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한수호로서, 또한 현대인으로서의 지식과 강점을 한 번 파악해보기로 했다.


‘보자. 그래도 내가 읽은 영지물만 10여 편이 넘는데...’


이 정도는 바로 떠올려줘야 그 동안 보낸 시간들에 미안해지지 않을 것이다. 일단 웹소설 독자로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세계물의 치트키는 바로...


‘갓누.’


...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비누였다.


‘어라? 잠깐만... 비누... 는 이미 있나본데?’


그런데 기억을 살펴보니 비누라는 존재는 이미 사용되고 있었다. 물론 비싸서 항상 사용할 순 없고, 그 품질에 따라서 격차가 심하긴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었다.


‘어? 이, 이러면 곤란한데?’


내가 본 소설들에서는 비누가 만능 치트키였는데... 전염병도 예방하고, 귀부인들도 포섭하고, 출생률 신장(?)에도 크게 기여하는 만능 아이템이 바로 비누였다. 그런데 그것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 비록 현대식의 비누와는 조금 다른 개념인 것 같지만...


‘...어차피 나도 그 방법은 모르잖아?’


사실 그 동안 소설들을 대충 읽어서 그런지 상세한 비누 제조 기초도 모른다. 기름하고 잿물하고 뭐 어쩌고 정도만 알 뿐이다. 기름에 잿물을 끼얹나? 그걸 얼굴에 비빈다고? 그건 아닌 것 같다. 도리어 여기 사람들이 나보다는 더 상세한 비법을 알지 않을까? 음... 아무튼 비누라는 개념만으로는 돈을 벌기에 글렀다.


‘아 씨... 그러면 비누 말고 또 뭐 없나?’


젠장. 비누로 뇌를 씻은 모양인지, 당장에 마땅히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나지는 않는다.


‘젠장, 다른 소설들은 앞마당에 마나석 광산이나 미스릴 광산 정도는 있는데... 하다못해 금광이라도... 아니, 그냥 광산이라도...’


그런데 이 놈의 베렌령에는 개발할 자원은 없다. 지난 수백 년간 타나티안 가문의 선조들이 어떻게든 여기를 개발하고 뜯어먹을 것은 없나 궁리하고 조사했기에 이제 와서 새로운 것이 나오리라 기대는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아... 그렇다고 문화 사업을 펼치기에는...’


인구가 1,000명도 못 미치는 베렌령은 K-콘텐츠를 누릴 정도의 경제력과 기반이 받쳐주질 않는다.


‘그래. 그것도 무슨 수요가 있어야 하지. 젠장.’


하루 먹고 살기 힘든 사람에게 당장 필요한 건 유희거리가 아니라 생산력의 증대이다. 그런데 농업은 어렵고 어업이라고 해봤자 연안에서 물고기를 잡는 정도가 전부다. 바다에도 수많은 마물이 있기에 도리어 바다는 기회의 땅이라기보다는 시련의 장소이다.


‘...그러면 소금이라도?’


바닷물이 바로 소금물이지 않는가. 그런데 얼핏 떠올려본 제이크의 기억에도 대륙에서 소금은 대부분 암염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당장에 현재 최강국 제국이 가장 큰 암염생산지를 가지고 있었고, 아델린 왕국에도 덴프 후작가가 암염으로 이미 큰돈을 벌고 있다.


‘에이 씨, 소금 같은 소리했네. 젠장. 그럼 뭐야...’


결국 남은 생산력의 증대 방법이라고 해봤자 결국은 더 많은 사냥과 토벌에 도움이 될 전투력의 증대라는 말밖에 되지 않을 것 같다.


‘음... 전투력 증대라...’


그런데 나는 천마도 아니고 회귀한 소드 마스터나 마법 천재 같은 것도 아니니까... 할 줄 아는 건 태권도 조금? 미래의 여친을 위해서 요리 조금? 편의점과 커피숍 알바 경험? 토익이 750에 굳이 따지자면 군필...?


‘...군대? 총?’


전직 여자친구.

그리고 지금은 헤어진 옛 연인.

대한민국 육군 예비역은 자연스레 머릿속으로 ‘K-2’를 떠올려본다.


‘...에이 씨발, 그걸 내가 어떻게 만들어.’


이번에는 조심스럽게 제이크의 기억을 되짚어본다. 일종의 상호교차검증이 필요한 것 같다.


‘총은 없어. 굳이 따지자면 필요가 없는 것 같은데... 화약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니까. 대포가 있긴 있네. 그래. 그런데 여기 세상에서 대포는... 결국 마법사가 없을 경우의 대체제인데... 화약을 대량으로 구할 길이 없으니까 아주 유사시에나 사용하는 쓸 데 없이 비싼 무기라 그거네? 물론 베렌령은 가지고 있지 않고.’


게다가 순수 화력도 고위 마법사의 마법보다 약하다. 뭐 지구의 핵폭탄이나 최첨단 미사일이라면 모르겠지만, 재래식 화약으로 만들 수 있는 화력은 한계가 명백하다. 그리고 공격용도 아니고 오로지 성벽에서 쓰는 철저한 방어무기일 뿐이었다. 휴대용이 아니라 고정식. 그러니 지금의 베렌령에는 고려의 요소가 아니란 말이다.


‘그리고... 어... 화약 그거 어떻게 만들더라? 대체 역사물에서는 처마 끝에 뭐 어쩌고 하던데... 아니, 화장실이었나? 뭐 똥 어쩌고저쩌고 했던 거 같기도 하고... 아 씨발. 내가 이래서 이과를 갔어야 하는데... 하아.’


증기기관, 면직기, 엔진, 석유, 페니실린, 백신, 항생제, 전구, 코일, 용광로, 반도체, 드론... 무언가 주워들은 건 많은데 막상 어떻게 만들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상세히 아는 건 단 하나도 없다. 이런 게 진정한 실속 없는 겉핥기라고 해야 하려나?


“......”


문송합니다.

문과라서 죄송합니다.

엄마가 기술이나 배우라고 공대로 가라고 할 때 그 말을 들을 걸 그랬다.


“역시... 엄마 말 들어서 나쁜 건 한수정하고 사이좋게 지내라는 것뿐이었는데... 엄마.”


엄마라는 단어는 신기하다. 가슴이 설레는 ‘눈나’와 달리 ‘엄마’를 입에 담으니 가슴이 저려온다. 갑자기 또 미치도록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하아. 레이시아랑 같이 가서 예쁜 외국인 며느리라고 보여주고 싶은데... 지금 몸 이대로 가면 나 못 알아보시겠지? 아이 씨. 그래도 나 잘 생겼다고 해주는 사람은 우리 엄마뿐이었는데... 그래도 옛날 이야기하면 믿어주시려나? 젠장.’


나는 급격히 우울해져서 한참을 침대에서 꼬물거리다가, 결국 갑갑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털가죽 이불을 박찼다.


“...씨발.”


지금은 이렇게 낙담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나는 하루라도 빨리 이곳을 탈출하기 위해서 머리를 굴리고 또 굴렸다. 그래도 나름 10년 넘는 웹소설 독자답게 참기름 쥐어짜듯 머리를 짜내보니 떠오르는 것이 있긴 했다.


‘...편전? 그래. 편전! 어... 그거 되려나?’


자세한 방법은 모르지만, 통아에 애기살을 담아 쏘는 개념 정도는 알고 있다.


‘이건 궁수들을 잘 굴려보면 되지 않을까?’


얼핏 편전이 우리 한민족의 고유한 기술은 아니었다는 말은 들은 것 같기는 하다. 쏘는 사람의 숙련도가 많이 필요해서 그렇지 메커니즘 자체는 어려울 것이 없었다. 여기에 마법이나 정령술을 더한다면 꽤나 괜찮은 것이 나오지 않을까?


‘오. 이건 킵.’


일단 편전을 킵해놓고 계속 머리를 굴려본다.


‘또 뭐가 있을까... 전투력이라... 전차 같은 것이 있으면 참 좋을 텐데. 전차는 여고생이 아니면... 아니, 씨발... 이건 무슨 조건반사도 아니고 여고생이 왜 나와. 정신 차리라고 이 미친놈아! 후우. 자동차, 휴대폰,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젠장, 전부다 내가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잖아.’


결국 만들면 좋을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 수 있을 것을 찾게 되었다.


‘...요리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음. 그래. 요리로 한 번 가볼까? 내가 골목식당 애청자였다고. 어? 아델린 왕국에서 뭐 왕국식당 한 번 찍어보지 뭐. 그러면... 역시... 처음은...’


일단 예비 왕국식당 1번 후보는 당연히...


‘치킨이지! 치킨도 치트키지. 와 씨. 얼마 받고 팔지? 마나석 두 개는 받을까?’


제이크의 기억 속 식문화와 비교해보면 귀족들 상대로는 세 개 정도는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치킨 다음에는 피자도 괜찮고. 그리고... 어 또... 음... 김치는? 김치가 있으면 딱 좋긴 한데... 하아. 갑자기 김치 마렵네. 김치볶음밥이랑 김치찌개, 김치전, 막걸리... 씨발... 먹고 싶다. 하아... 라면이라도 먹고 싶다. 김치. 이제 김치를 못 먹는다고? 새콤달콤한 김치전에 시원한 막걸리를 한 잔 ㅋ...’


...갑자기 또 우울증이 도져버린 것 같다.


“......”


아니면 이런 건 향수병이라고 부르던가?

아무튼 지구 마렵다.

만약 내가 지구로 돌아갈 수 있다면, 가챠 게임에 이어서 해외여행도 안 가고 이세계물도 다시는 읽지 않기로 결심했다.


“...돌아갈 순 있겠지?”


레이시아와 함께 엄마가 무척이나 보고 싶은 밤이었다.



* * *



레이시아는 나를 대신해 부지런히 영지의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영지대리로서 나를 대신해서 영지를 운영 중인 것이었다. 그리고 레이시아는 그 와중에 하급 마나석 수십 개를 더 구해오기도 했다.


[제이크 타나티안]

[◇: 634 [+]] [◎: 204/329 [+]]

[현황] [건설] [관리] [상점] [조합] [창고]


충전했더니 634 마나석.


‘레이시아가 가기 전에 뽑아볼 수 있겠네. 잘 됐다.’


[동산 뽑기] 10연챠가 490 다이아이고, 어차피 마나석을 충전하면 한 번은 뽑아보기로 이미 결심을 했던 터라 거리낌은 없었다.


‘일단 마나부터 400을 맞춰두고.’


한 시간에 회복되는 마나량이 ‘3’과 ‘4’는 나름 큰 차이가 있기에 일단 최대 마나량부터 400을 맞춰준다.


‘좋아. 그리고 일단 확률부터.’


여기 세상 버전 [동산 뽑기]는 [조경시설] 20종, [편의시설] 38종, [테마] 14종, [랜드마크] 22개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동산 뽑기 확률표]


[1성 동산시설 카드: 50%]

[2성 동산시설 카드: 30%]

[3성 동산시설 카드: 7%]

[4성 동산시설 카드: 2.9%]

[5성 동산시설 카드: 0.1%]

[테마 티켓: 9%]

[랜드마크 카드: 1%]


음... 역시나 빌어먹을 확률표다.


‘현황에서 조경시설로.’


개별 확률표는 확인할 수 없으니 각 시설에 뭐가 있는지는 각 탭에서 확인할 수밖에 없다.


[조경시설]은 말 그대로 조경造景이다.


1성: 바위, 잔디밭, 나무.


2성: 나무울타리, 돌담, 꽃밭, 연못.


3성: 동상, 분수대, 철조망, 정원, 광장, 풍차, 시계탑, 호수.


4성: 조명분수, 수목원, 움직이는 조형물, 성.


5성: 축복받은 대지.


놀이 시설들이 그랬던 것처럼 동산 시설에도 5성들이 하나씩 있다.


[조경] [축복받은 대지] [☆☆☆☆☆]


오로지 이름만 확인할 수 있는 5성 카드라서 정체는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5성이 존재한다.


‘도대체 축복받은 대지는 뭐야. 땅이 비옥해지나? 설명이라도 해주면 좋을 텐데... 에휴. 어차피 안 나올 거니까 3~4성이나 보자. 흠. 일단 제일 비싸게 팔릴 법한 건 시계탑인데... 아니지. 성城인가? 성이 통째로 나온다고?!’


일단 게임에서는 그랬다. 유럽에 자주 보이는 고성古城 같은 것이 아니라, 디즈니와 같은 애니메이션에 자주 등장하는 공주님이 살 것 같은 화려한 왕성王城이 꾸미기용으로 존재했었다. 물론 게임에서의 성이 고스란히 현실로 나온다는 것이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실제 만들어진 미끄럼틀의 비주얼로 봐서는 성 역시 기대를 해도 될 것 같다.


‘아무리 못해도 이 저택보다는 크지 않을까?’


굳이 내가 살지 않더라도 주변에 요새로 팔아먹어도 되고, 아예 별장 같은 걸로 만들어도 된다.


“와. 잠깐만...”


그러고 보니 ‘축복받은 대지’도 다시 보인다. 물론 처음부터 5성은 바라지도 않았다.


‘내가 양심 터진 한수정도 아니고...’


내가 지구에 두고 온 진짜 망나니와 같은 사고방식을 보일 수는 없지 않는가. 그래. 겸손하게 너무 기대하지 않기로 한다.


음... 그래도 4성이면 뜰 수도 있지 않을까?


10연챠에서 4성이 나올 확률은 29%.


2.9%도 아니고 29%는 나왔다고 그렇게 놀랄 확률이 아닌 것이다. 그러니 만약 무지개 빛이 뜬다면 [성]도 환영이고, [수목원] 정도만 해도 땡큐다. [시계탑]이 뜬다면 진짜 감사한 일이고. [분수대] 같은 것도 나쁠 것 같진 않고, [풍차], 아니, [호수] 정도만 되도 감사할 일이다.


‘음. 호수라... 사이즈가 어느 정도나 될까?’


대충 조그만 저수지 사이즈만 해도 물이 필요한 곳에 팔아먹으면 큰돈이 될 것 같다. 물은 인간의 생존에 필수품이지 않는가. 물론 여기 베렌령도 저수지가 필요하긴 하지만, 그보다는 돈이 더 급하다.


‘마나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언젠간 만들 수 있지 않겠어? 호수라... 가뜩이나 식량이 부족해서 농사가 매우 중요한 세상에서 천연 저수지라... 제법 뜯어먹을 수 있겠지? 흐흐. 그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불과 조금 전까지만 해도 집으로 돌아갈 길이 막막했는데, 다시 희망이 점점 커지는 것 같다.


‘아... 이렇게 일희일비해서는 안 되는데...’


그렇지만 빠르게 넘겨본 [편의시설]도 만만치는 않다.


1성: 흙길, 나무길, 벤치, 휴지통, 이동식 화장실.


2성: 돌길, 자전거 대여소, 음료가게, 솜사탕 가게, 화장실, 안내소, 가로등, 식수대, 나뭇잎 파라솔.


3성: 휴게실, 리프트, 바닥등, 레일, 의무실, 트램, 관리실, 타코야끼 가게, 츄러스 가게, 라면 가게, 햄버거 가게, 아이스크림 가게, 붕어빵 가게, 도넛 가게, 엘리베이터, 미아보호소, 베이비 센터.


4성: 레스토랑, 탈의실, 분식천국, 모노레일, 모터보트, 수상카페.


5성: 지구 기념품 가게.


쩝. 진짜 기대는 하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5성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기념품 가게가 5성이라고? 지구?’


작가의말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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