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님의 놀이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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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괴
작품등록일 :
2021.12.15 21:27
최근연재일 :
2022.01.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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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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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017화.

DUMMY

내친 김에 바로 다이아를 사용할 셈이다.


“누나 바로 기원한다?”

“네. 영주님 뜻대로 하십시오.”

“에이~ 우리는 이제 한 팀이잖아. 어? 운명 공동체라고. 그러니 누나 생각도 좀 말해봐.”


사실 점수를 딸 요량으로 입에 발린 말이긴 했고, 결국 내 뜻대로 플랜을 정하리라 생각은 하고 있다. 그래도 말이라도 해두면 기분이라도 좀 다른 거니까...


“알았어. 그럼 이렇게 할까?”


[제이크 타나티안]

[◇: 22,007 [+]] [◎: 347/400 [+]]

[현황] [건설] [관리] [상점] [조합] [창고]


일단 최대 마나 1,000 확보가 첫 번째 목표다.


‘마나도 다다익선이긴 하지만...’


[다이아(◇)와 마나(◎)의 교환 비율]


[1단계(~1,000): 1 다이아 → 1 마나]

[2단계(~10,000): 10 다이아 → 1 마나]

[3단계(~100,000): 100 다이아 → 1 마나]


마음 같아서는 2천이고 3천이고 빨리 마나도 많이 늘리고 싶지만, 아무래도 지금 당장 효율적이지가 않다. 어차피 지금은 카드를 뽑아도 마나보다는 정령이 문제이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일단 1~2성 카드들 모두 각 성급의 정령들이 필요했으므로 마나보다는 정령 확보부터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일단 정령 뽑기에 올인해야지 뭐.’


최대 마나량 충전 후 21,407의 다이아로는 2,490 다이아의 정령 뽑기 10연챠는 총 8번까지 가능하지만, 동산 뽑기로 돈을 벌 것도 생각해야 하므로 7번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한 달 동안 레이시아를 기다리며 그 동안 나름의 계산을 했고, 결론은 일단 [정령 뽑기] 올인으로 2~3성 가량의 정령들을 맞춰두고, [동산 뽑기]에서의 1~2성 카드들 위주로 상품 생산 및 영지 발전을 도모할 셈이다.


‘마나 영약 나오면 무조건 레이시아 올인.’


그리고 처음에는 [랜덤 마나 영약]을 팔까도 했지만, 70%는 꽝인 상품을 도대체 얼마를 받고 팔아야 할지 계산을 할 수가 없었다.


강해지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들이 많은 곳에서 [랜덤 마나 영약]이 어떤 파장을 일으키고 또 그것을 거래가 아닌 강제적인 수단으로 노리는 이들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었고.


나도 대박이 뜰 수 있으니 전부 내가 먹을까 생각도 했지만, 나 혼자 강해지는 것보다 믿을 만한 레이시아가 같이 성장하는 것이 안전 및 여러 일처리에 좀 더 도움이 될 것만 같다. 그리고 레이시아에게 보답의 의미도 있고, 잘 보이려는 뇌물, 아니, 선물도 딱히 없으니 [랜덤 마나 영약]은 모두 레이시아의 몫으로 하기로 했다. 어차피 3단계로 나누어진 다이아와 마나석 교환비를 보면 1,2 단계에서는 그냥 마나석 충전에 의지하고, 3단계부터만 [랜덤 마나 영약]을 의지해볼 셈이다.


[제이크 타나티안]

[◇: 21,407 [+]] [◎: 347/1,000 [+]]

[현황] [건설] [관리] [상점] [조합] [창고]


일단 최대 마나량은 1,000까지 맞췄다.


‘오.’


무언가 묵직해진 느낌이다.


‘이 정도에 좋아할 일은 아니지. 레이시아도 기다리고 있으니까 정령부터 빨리 뽑아보자.’


마나량의 변화를 체감하기 전에 보유한 정령의 현황의 변화를 체감하고프니 정령 뽑기를 바로 실행하기로 했다.


“누나.”

“네. 영주님.”“지금 바로 정령에 대한 기원을 올릴 거야.”

“아. 그러면 제가 자리를...”


자리를 떠나려는 레이시아를 붙잡고 말했다.


“아니, 옆에 있어줘. 누나는 나한테 최고고 행운의 여신이니까, 누나가 있어줘야 해.”

“에이~ 여신님이 괜찮으시대. 그게 불경했으면 나한테 능력이 있겠어? 괜찮아. 괜찮아.”


여신이 힘이 없는 건지 아니면 너그러운 건지는 몰라도 그 동안의 불경에 대한 응징은 없었으니 나는 내 마음대로 하기로 했다.


“어허. 빨리. 손 좀 잡아봐.”

“...알겠습니다.”

“일단 기원 다 올리고 얘기할게. 이해해 줄 수 있지?”

“네. 물론입니다.”

“누나도 같이 응원해줘. 알았지?”


레이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레이시아와 함께 있으니 왠지 잘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녀의 부드러운 손의 온기를 느끼면서 나는 [정령 뽑기]의 창을 열었다.


‘럭키 세븐. 7번. 무지성 가챠 간다!’



* * *



[정령 10회 연속 뽑기를 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오]


‘나무! 대지! 가즈아!’


펑! 빛이 터진다.


‘제발, 제발, 원소, 원소, 원소! 오!’


다행히 첫 번째는 노란 빛이다.


[정령 10회 연속 뽑기의 결과물]


[조각] [번개의 정령의 조각]

[조각] [보안의 정령의 조각]

[조각] [물의 정령의 조각]

[조각] [사육의 정령의 조각]

[조각] [만능 정령의 조각]

[조각] [청소의 정령의 조각]

[조각] [소리의 정령의 조각]

[조각] [요리의 정령의 조각]

[조각] [응급의 정령의 조각]

[원소] [불의 정령] [★]


첫 번째 확정은 [불의 정령].


‘아... 까비.’


나도 모르게 레이시아와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미안. 아팠어?”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처음에 불의 정령이 나왔어. 그래서 조금 실망해서 그런 거 같아. 미안.”

“아닙니다. 정말 괜찮습니다.”

“하긴. 우리 누나는 익스퍼트 상급이시니까 이 정도로 아프진 않겠지?”

“......”

“알았어. 알았어. 일단 바로 다음 기원 드릴게? 일단 6번 다 기원 드리고 한 꺼 번에 말해줄게. 그래도 괜찮지?”


레이시아는 당연히 괜찮다고 답을 했다.


반짝반짝.


두 번째 정령 뽑기에서는 하필 무지개 빛이 떴다.


‘아이 씨.’


원래라면 더 낮은 확률이라 좋아야 하지만, 급한 건 대지와 나무를 비롯한 원소정령이다.


[정령 10회 연속 뽑기의 결과물]


[조각] [정원의 정령의 조각]

[영약] [랜덤 마나 영약]

[조각] [어둠의 정령의 조각]

[조각] [대지의 정령의 조각]

[조각] [운전의 정령의 조각]

[조각] [나무의 정령의 조각]

[조각] [만능 정령의 조각]

[조각] [소리의 정령의 조각]

[조각] [요리의 정령의 조각]

[조각] [응급의 정령의 조각]

[특수] [관리의 정령] [★]


그리고 두 번째에서는 마나 영약 하나와 특수로는 관리의 정령이 떴다.


‘오! 영약은 나이스. 그리고... 관리의 정령?’


이건 좀 궁금했지만, 일단 이게 어디 도망가는 건 아닐 테니까 일단 다 뽑고 확인하기로 했다.


세 번째는 노란 빛.


그런데 운 좋게도 원소 정령이 두 개가 나왔다.


[원소] [바람의 정령] [★]

[원소] [빛의 정령] [★]


물론 간절히 바라는 나무와 대지의 정령은 아니었지만...


‘빛?! 나이스. 빛은 괜찮지. 등불 이제 졸업인가? 후. 일단 진정하고. 다음은...’


네 번째는 무지개 빛.


[원소] [불의 정령] [★]

[특수] [정원의 정령] [★]


확정이 아닌 일반에서 불의 정령이 나오면서...


[불의 정령을 진화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오]


졸지에 생각지도 않게 [불의 정령]이 가장 먼저 2성이 되었다.


‘헐. 젠장, 이걸 좋아해야 해. 말아야 해? 나오라는 나무랑 대지는 안 나오고... 이것도 나중에 5성 되면 중복은 안 나오려나?’


꿈과 희망의 정수로 분해 제작이 되는 카드와 달리 정령은 조각이란 시스템.


‘그랬으면 뭐 나쁠 건 없는데... 후우.’


궁금하지만 나를 기다리고 있는 레이시아에게 괜찮다고 찡긋 웃어주고 난 후에 다시 가챠를 돌린다.


반짝 반짝.


다섯 번째는 대박이 떴다. 아니, 원래 게임에서는 3성이 네 다섯 개씩 나오는 일이 있으니, 그다지 대박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원소] [대지의 정령] [★]

[원소] [물의 정령] [★]

[원소] [어둠의 정령] [★]


여기에 [랜덤 마나 영약]까지 하나? 목표했던 [대지의 정령]까지 하나 확보하고 [물의 정령]은 2성이 되었다.


‘나이스!’


기분 좋게 뽑은 여섯 번째는 꽝.


‘악!’


물론 하나는 확정이다 보니 일단 뭐가 나오긴 했다.


[특수] [재주의 정령] [★]


재수가 없으려니... 에이 씨.


‘삐에로 만들 때 필요한 거 같긴 한데...? 별 능력은 없네? 후우. 벌써 마지막이네? 에휴, 그래도 만능 조각만 잘 모아도 나무 2성은 갈 수 있긴 하겠는데...’


그래도 조각을 모아서 완성시키는 것보다는 그냥 바로 완제품을 뽑고 싶은 것이 당연한 인간의 욕망이지 않을까? 대망의 일곱 번째 가챠는...


“누나.”

“네?”

“정령은 마지막으로 올리는 기원인데...”

“네. 영주님.”

“누나 손 좀. 그리고 나무랑 대지 나오라고 해줘. 기도하자.”


그렇게 갑자기 기도까지 올리며 경건한 마음으로 가챠를 돌린 일곱 번째...


“헐?!”


진짜 초대박이 터졌다.


[정령 10회 연속 뽑기의 결과물]


[조각] [나무의 정령의 조각]

[영약] [랜덤 마나 영약]

[조각] [관리의 정령의 조각]

[조각] [빛의 정령의 조각]

[조각] [불의 정령의 조각]

[조각] [대지의 정령의 조각]

[조각] [정원의 정령의 조각]

[조각] [만능 정령의 조각]

[원소] [대지의 정령] [★]


일단 확정이 아닌 곳에서 영약과 바랐던 대지의 정령이 나와 주셨고,


[티켓] [선택 정령 소환 티켓]


확정 가챠에서는 1%의 확률을 뚫고 [선택 정령 소환 티켓]이 나와 주신 것이었다.


“누나아아아!”

“영, 영주님?”


그렇지만 99.9%의 확률로 포옹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 * *



7번의 정령 가챠의 결과물은 이렇다.


마나 영약이 3개.

원소 정령이 8개.

특수 정령이 3개.

선택 정령 소환 티켓이 1개.


특수 정령은 모두 New 픽이고, 원소에서는 불의 정령이 중복이고 물의 정령이 기존에 뽑았던 거라 각기 2성이 되었다.


그래서 최종 보유한 것은...


[물의 정령: ★★]

[불의 정령: ★★]

[바람의 정령: ★]

[대지의 정령: ★]

[번개의 정령: 無]

[빛의 정령: ★]

[어둠의 정령: ★]

[나무의 정령: ★]

[금속의 정령: 無]

[관리의 정령: ★]

[재주의 정령: ★]

[응급의 정령: 無]

[보안의 정령: 無]

[운전의 정령: 無]

[소리의 정령: ★]

[청소의 정령: ★]

[사육의 정령: 無]

[요리의 정령: ★]

[정원의 정령: ★]


그리고 목표였던 나무의 정령 2성은 나무 정령의 조각과 만능의 조각을 합치면 완성시킬 수는 있는 상태가 되었다.


‘생각보다 만능의 조각이 잘 나오네.’


굳이 미루지 않고 바로 만든다.


[나무의 정령: ★★]


이렇게 되면 [나무 울타리]까지도 만들 수가 있다.


‘캬. 생각보다 잘 나왔어.’


그리고 단독으로는 0.1%짜리 [선택 정령 소환 티켓]도 아직 가지고 있으니, 이번 가챠는 대박 중의 초대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나...


‘...저런 게 나오면 5성도 나온다는 말이잖아.’


자신감이 생겼다.

정말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물론 여기서 스택을 쓰는 바람에 5성이 나올 확률이 줄었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희망을 본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제이크 타나티안]

[◇: 3,977 [+]] [◎: 347/1,000 [+]]

[현황] [건설] [관리] [상점] [조합] [창고]


이제 남은 다이아는 3,977.


‘3,977? 음... 정령 잘 나오는데 한 번 더 돌려볼까?’


원래는 나무와 대지 정령이 나오든 말든 애초 계획은 7번만 돌리고, 나머지는 동산 뽑기를 할 예정이었다. 진짜 올 꽝이 나와서 나무와 대지 정령을 하나도 못 뽑았어도, 보유한 나무 정령 1성을 가지고 나무 정령만으로 만들 수 있는 카드들을 쓸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니다. 계획대로 하자. 그래. 이러다가 또 꽝 나오면 후회할라.’


나는 이번에도 레이시아에게 손을 꼭 잡아달라고 부탁하고는 [동산 뽑기] 10연챠 8번을 빠르게 돌렸다.


‘제발 나무 많이 나와라이 나와라.’


일단 노리는 건 현재 보유한 정령만으로 만들 수 있는 [나무], [나무길], [흙길], [나무 울타리]에 [이동식 화장실]정도가 1차 목표다.


“누나 그럼 또 기원 드릴게.”


그러면서 손을 내밀었더니 레이시아가 머뭇거리다가 손을 잡았다.


“헤헤. 그럼 간다!”


[동산 뽑기] 10연챠의 8회를 빠르게 돌렸다.


반짝 반짝.


행운의 여신 레이시아와 함께한 사랑의 동산 뽑기의 첫 번째 빛은 노란색이었다.


노란 빛이 6번.

무지개 빛이 2번.


총 8번을 돌린 결과, 3성 카드가 10개, 4성 카드가 2개, 테마가 4개가 떴다. 원래 목표했던 [나무]는 7개, [나무길]은 5개, [흙길]은 6개, [이동식 화장실]은 3개에 [잔디밭]도 3개가 떴다.


[조경시설] [분수대] [★★★]

[조경시설] [정원] [★★★]

[조경시설] [광장] [★★★]

[조경시설] [시계탑] [★★★]

[편의시설] [휴게실] [★★★]

[편의시설] [바닥등] [★★★]

[편의시설] [의무실] [★★★]

[편의시설] [아이스크림 가게] [★★★]

[편의시설] [붕어빵 가게] [★★★]

[편의시설] [햄버거 가게] [★★★]


다행이라면 다행히 3성 카드는 모두 중복은 피했지만, 역시나 지금 당장 만들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었다.


‘쩝. 무슨 정령이 이렇게 많이 필요하냐. 어랍쇼? 재료에 마나석도 있었네? 야. 쓰바. 마나석을 다이아로도 먹고 재료로도 먹는 거야? 하아... 미치겠네. 그리고 건물 쪽은 마나가 장난이 아니네. 젠장.’


그나마 분수대 정도가 1,000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을 제하면, 기본적으로 3성은 대부분 수천 단위의 마나가 필요했다.


[조경시설] [수목원] [★★★★]


[크기: ???]

[건설비용: 10,000 마나+α]

[필요재료: 살아있는 나무 또는 나무씨앗 and 흙 또는 바위 and 금속]

[필요정령: 나무의 정령 4성 이상 and 대지의 정령 4성 이상 and 금속의 정령 4성 이상 and 물의 정령 4성 이상 and 불의 정령 4성 이상 and 번개의 정령 4성 이상 and 정원의 정령 4성 이상]

[제작시간: 50시간+α]


그래도 4성은 마나가 1만이었으니, 수천 단위도 납득할 수밖에 없다.


[편의시설] [모터보트] [★★★★]


[크기: ???]

[건설비용: 3,000 마나+α]

[필요재료: 살아있는 나무 또는 나무씨앗 and 금속]

[필요정령: 나무의 정령 4성 이상 and 금속의 정령 4성 이상 and 물의 정령 4성 이상 and 번개의 정령 4성 이상 and 운전의 정령 4성 이상]

[제작시간: 20시간+α]


그나마 [모터보트]는 3천 가량이지만, 어차피 4성의 문제점은 정령이 많이 필요하다는 거니까 못 만든다는 건 매한가지이다.


‘음... 지금 갈아버릴까? 이거면 나무가 10그루니... 아니다. 일단 갈지 말고 버텨보자. 나중에 혹시나 아쉬울 수도 있으니까.’


4성 카드를 분해할 때 나오는 꿈의 정수는 1,000개. 그리고 1성 카드를 제작할 때 드는 꿈의 정수는 100개. 고로 4성 카드 하나면 목표했던 [나무] 카드를 10개를 제작할 수 있다. 그렇지만 반대로 4성 카드의 제작에 필요한 정수는 1만개인데, 1성 카드는 분해해봤자 고작 정수는 1개뿐이므로 일단은 아껴두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래... 앞날은 모르니까.’


그리고 역시나 알 수 없는 것들이긴 하지만, 레이시아에게 [랜덤 마나 영약] 세 개를 모두 주었다.


“누나, 자 이거부터 받아. 이거 뭔지 알지?”

“영, 영주님.”

“응. 맞아. 누나 거야. 다 먹어.”


레이시아가 황송해하며 거절하기 전에 미리 선수를 쳤다.


“어허! 거절은 미리 거절할게. 별 거 아니라니까. 어? 저번에는 운이 좋았던 거고. 이번에는 별 거 아닐 확률이 더 높아. 내가 말했지만, 십 중에 칠은 아주 조금만 올려주는 거라고. 알지?”

“그, 그렇지만... 이 귀한 것을...”

“에이, 뭐가 귀해. 별 거 아니야. 누나에 비하면 그냥 아주 소소한 거야. 아니, 영약이 별 게 아니란 건 아니지만! 누나가 그만큼 나한테 소중하다는 거 알지? 헤헤. 누나가 빨리 강해져서 나 지켜줘야 해. 응?”


레이시아가 결연한 표정으로 마나 영약 세 개를 받아들었다.


“...알겠습니다. 지금보다 좀 더 강해져서 꼭 영주님을 지켜드리겠습니다.”


애석하게도 뭔가 비장하게 말했던 것치고는 레이시아가 먹은 [랜덤 마나 영약]은 별 볼일 없는 것 같긴 했다.


“음... 두 개는 아주 미미했고, 한 개도 저번보다는 못 미치는 거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오늘은 10짜리 두 개와 100짜리 두 개를 먹은 모양이다. 역시 저번에 레이시아가 먹었던 것이 최소 1만짜리 이상이 맞는 것 같다.


“흠흠. 거 봐. 내가 별 거 아니라고 했잖아. 저번에 누나가 엄청 운이 좋았던 거야. 그... 그러니까 앞으로도 부담 갖지 말고 영약은 누나 몫이야 알았지?”


뭔가 감동을 받은 건지 각오를 다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무언가 부풀어 오를 듯이 결연한 레이시아와 이제 할 일은 카드를 확인하러 가는 것뿐이다.


‘...어라? 슬슬 해떨어지겠는데? 상행 다녀와서 피곤할 거니까... 그건 내일 가자고 해야겠다.’


레이시아가 잘 휴식할 수 있게끔 나는 이번에는 방청소뿐만 아니라 목욕물까지 데워주기로 했다.


‘불의 정령이 있으니까 물 데우는 건 껌... 어라? 그러고 보니 레이시아 아직 제대로 씻지도 못했겠네?’


생각해보니 나는 오늘 상행에서 돌아온 레이시아를 바로 납치하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었다.


“누, 누나.”

“네?”

“내가 생각해보니까... 나 때문에 누나 오늘 돌아와서 제대로 쉬지도 못했네? 미안!”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괜찮기는! 길에서 자고 그러는 거 얼마나 피곤한 일인데! 누나! 내가 목욕물 데워줄게. 일단 씻어.”

“...네?”

“나 물의 정령이랑 불의 정령이 있으니까 목욕물 따끈하게 데워줄 수 있어. 내가 목욕 준비해줄 테니까 누나는 어서 씻을 준비해. 내가 가서 불의 정령으로 욕실도 따스하게 만들어놓을 테니까 누나는 욕조에서 피로 좀 풀어. 알았지?”


이제는 영주관 내의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익숙해졌기에 나는 만류하는 레이시아를 내버려두고 냉큼 복도로 나갔다.


다다닷.


한 달 전만 해도 낡은 나무통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던 쾨쾨한 욕실은 그래도 이제는 물때나 이끼 하나 없이 깔끔해져 있었다. 어차피 정령사라고 밝힐 것이었기 때문에 하녀들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청소의 정령으로 청결만은 유지했기 때문이었다.


‘물의 정령으로 물을 받고.’


나무통에 물을 채우고.


‘불의 정령아.’


불의 정령으로 물을 끓인다.


‘그거 다 데우면 공기도 좀.’


바람의 정령과 함께 하면 실내 공기를 따스하게 데우는 것이 어렵지가 않은 일이다.


‘어라?’


한 달 전만 해도 여기서 씻으면 더 더러워질 것만 같았던 춥고 낡은 석조 욕실이 갑자기 고풍 있고 따스한 석조 욕실이 되어버렸다.


“...이제 좀 살만하네?”


이제는 현대인 기준으로도 좀 쓸 만한 욕실이 되었다.


“아! 맞다.”


나는 룰루랄라 신이 나서 레이시아의 방으로 달려갔다. 데이터 쪼가리를 선물할 때보다 훨씬 괜찮은 선물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해줄 수 있다는 건 이세계에서도 여전히 기쁘고 신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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