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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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9.1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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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2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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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51. 족쇄

DUMMY

“ 한 명씩 보낼걸.. 적어야 할 게 많잖아..? “

카리엘라가 손목이 아픈지 오른손을 살며시 돌려본다.

평소에는 딱 한 장만 썼던 보고서를 세 장씩이나 쓰고 있으니.. 게다가 방금까지 최초의 신을 만나고 왔던지라 피곤한 게 겹친 모양이다.

내용상으로 봤을 땐 곧 일어날 때가 됐는데...


그 순간 눈앞에 쓰러져있던 라티안과 피렌이 슬그머니 움직이기 시작한다.

둘은 이 상황이 익숙해진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세계에서 느낀 바가 있었는지 아무 말도 없이 조용히 일어난다.

그 모습에, 표정에... 뭐라 불평하고 싶던 마음이 쏙 들어간다.

“ 음.. 잘 갔다 왔니? “

카리엘라가 살짝 불안한 듯이 물어보았으나 라티안과 피렌은 별일 아니었다는 듯이 웃으며 카리엘라를 바라본다.

“ 응. 고마웠어. “

“ 부탁을 들어줘서 고마워 카리엘라. “

카리엘라는 살짝 당황했다.

이 지구인들이 이곳에 와서 카리엘라의 이름을 부른 건 처음 아닌가..?

게다가 빌어먹을 검은 토끼 자식과는 다르게 매우 예의 바르다.

“ 어? 어.. 응.. 그래. 너희만 괜찮다면 그걸로 됐지. 이제 너희에 대한 보고서도 써야 되니까.. 가서 자고 있어. 내일이면 출발할 수 있을 거야. “

“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고마워 카리엘라. 너도 무리하지마. “

“ 춘향 그 녀석이 많이 괴롭혔을 텐데 음.. 뭐.. 동료는 아니지만 대신해서 사과할게. 미안해. “

당황스러우리만큼 달라진 둘의 모습에 점점 괴리감이 생기기 시작하자 피렌과 라티안이 서로의 눈을 마주 보고 자리를 떠났다.

“ ..쟤네 뭐야...? 나도 뭐지..? 왜 저런 게 기분 나쁘지..? 으~.. 싫어.. “





라티안과 피렌은 바닥을 보고 걷기 시작한다.

한참 동안 침묵이 이어졌지만.. 누가 먼저 말을 꺼내도 이상하지 않다.

서로가 어떤 세계에서 어떤 네스를 만나고 왔는지보다..

그냥.. 조금 더 이야기하고 싶다랄까.

먼저 침묵을 깨뜨린 것은 라티안이다.

“ 피렌.. 네스는 뭐래? “

“ ..너 금방 죽을 거 같다고 잘 봐달라더라. “

“ 킥.. 네스답네.. 그리고? “

라티안의 얼굴에 살며시 미소가 떠오른다.

뭔가 오랜만에 미소를 띠는듯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 아리나가 있어서 다행이래. 하마터면 남자 세 명이 칙칙한 여행을 다닐뻔했다면서. “

“ 킥.. 뭐.. 별다른 느낌은 없지만.. 아리나가 성격이 밝긴 하지. “

분명 자신의 빈자리를 아리나가 넘치도록 채워주어서 고맙다고 말한 것이겠지.

“ ..난.. 시민들을 지킬 의무가 있으니까.. 알아서 수많은 사람을 구할 선택지를 고를 거라고.. 알아서 잘할 거라 걱정 안 한다더라. “

뭐.. 어쩔 수 없다.

피렌은 우리 셋 중에서 가장 믿음직한 사람이니까.

네스가 그렇게 말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 피렌. 너는 네스가 나에게 뭐라고 말했을지 궁금하지 않아? “

“ ..그건 뭐 당연한 거 아냐? “

라티안과 피렌은 서로 마주 보고 또 한 번 웃는다.

“ 일단 칭찬으로 기분 좋게 하면서 은근슬쩍 조심하라고 말했겠지. “

“ 일단 칭찬으로 기분 좋게 만들고 은근슬쩍 하고픈 말을 섞어 넣더라. “

너무 예상되는 네스의 모습에 눈물이 나면서도 둘은 마주 보고 한참을 웃었다.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일이 별 것 아닌 일처럼 머릿속에서 지나간다.

그때의 나약했던 아이들은 어느새 누군가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진 어른이 되었다.

“ 그리고.. 춘향을 용서하래. “

아무래도 분위기를 보아하니 피렌도 똑같은 소리를 들었나 보다.

잠깐의 행복한 대화가 끝나고 라티안과 피렌은 다시 아무 말 없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서 쉬고 있지는 않았지만 산책 겸 별을 바라보며 가고 싶은 데로 가는지라 생각할 시간은 넘쳐났다.

한참을 걷고만 있다 피렌이 말을 건넨다.

“ ..그래서. 용서할 수 있어? “

라티안이 하늘을 바라보고 떨리는 입술을 억지로 떼어낸다.

“ 걸으면서 계속 생각해봤어. “

사실 이미 동료 같은 느낌이 든다.

함께 미지의 세계를 돌며 함께 생활한다.

도움도 많이 받고 있으며, 도움도 많이 주고 있다.

물론 엄청나게 사고를 쳐대고 있기는 하지만..

“ ..못하겠어. 언젠가 한 번 앨리스에게도 말한 것 같은데.. 우리를 위해서 필요하다면 친한 척할 수도 있어. 함께 싸울 수도 있어. 심지어.. 네스마저도 용서하라고 하고 있어.. 하지만.. 내 마음은 용서할 수 없는 것 같아. “

단지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붙어있는 것이다.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춘향에 의해 죽지 않도록 감시하기 위해.

“ 그래.. 그렇겠지.. “

“ 피렌.. 너는..? “

피렌이 살짝 머뭇거린다.

물론.. 라티안과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이해한다.

어떻게 용서할 수 있어? 라면서 따지고 들지 않을 것이다.

“ ..마음은 용서할 수 없어. 하지만.. 난 복수하는 쪽 사람이 아니라 지키는 쪽 사람이었으니까. 이미 지키지 못한 사람들이 잔뜩 있었으니까.. “

친했던 모험가들도 야생동물에 의해 죽은 것을 자주 봐왔다.

같이 훈련하면서 연습하던 동료도 야생동물에 의해 죽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함께 말을 해본 것뿐만 아니라 밥을 나눠 먹기도 하고 장난치기도 했던 병사들이 죽는 경우도 있었다.

어린 나이에 꽤 높은 자리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모두를 지키지 못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 이제는.. 그 녀석이 사람들을 지킨다고 한다면.. 그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면.. 얼마든지 도울 수 있을 것 같아. 그 녀석은.. 인정하기는 싫지만 그만한 힘과 지식이 있으니까. “

“ ..그래. 그렇구나. “

피렌은 왠지 모르게 고개가 숙여진다.

거짓말을 하는 것보다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기에 솔직하게 말했다.

다름 아닌 라티안이니까.

가족이나 마찬가지.. 아니.. 가족이니까.

“ ..미안하다 라티안. “

라티안은 그런 피렌의 마음을 헤아리고 웃어주었다.

“ 아니야. 나도 이해해. 그 녀석의 힘은.. 진짜니까. 우리도 그 녀석과 앨리스 덕분에 지킬 수 있는 힘이 생긴 것도 맞으니까. “

피렌도 라티안을 다시 생각해야겠다고 느꼈다.

그 아이 같은 라티안이라면 인상을 쓸 법했는데 어느새 라티안도 생각이 깊어졌다.

피렌이 라티안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 짜식.. 이젠 나랑 네스가 안 챙겨줘도 혼자 알아서 잘하겠네! “

“ 뭐야..! 아직도 날 어린애로 봐왔던 거야?! 애초에 우리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거든?! “

그렇게 라티안과 피렌은 웃으며 모두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카리엘라의 손에서 깃펜이 화려하게 돌아간다.

물론 카리엘라의 머리도 깃펜과 함께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다.

그때 또 한 명의 손님이 찾아온다.

“ ..넌 또 뭐... 하아.. 진짜 번갈아 가면서 난리네 난리야.. “

“ 또? 번갈아 가면서? 누가 왔었어? “

아리나가 카리엘라의 책상 앞까지 걸어와 팔짱을 끼고 바라본다.

“ 그래.. 너도 가고 싶다는 거지? 일단.. “

카리엘라는 만들어낸 세계에서는 절대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 아리나의 기억 속에서 남아있는 그 사람을 재창조해낸 인물이라는 것, 절대 현실이 아니며 살아있는 게 아니라는 것, 모든 것은 기록된다는 것과 함께 자신의 책임은 아무것도 없다는 등등의 설명을 아리나에게 해주자 아리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 그래. 어느 정도는 감수할 생각이야. 그러니..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부탁할게. “

“ ..알았어. 그럼 잘 다녀와. “

라티안과 피렌이 겪었던 것처럼 아리나 역시 카리엘라가 손가락을 튕기자 그 자리에서 쓰러져버렸다.



“ ..한번 겪고 나니까 익숙해진 건가..? “

아리나는 자연스럽게 침대에서 일어났다.

아리나보다 먼저 카리엘라에게 가서 이런 일을 부탁한 사람은.. 아마 라티안이나 피렌이겠지.

하지만 그 둘과는 전혀 다른 목적으로 아리나는 카리엘라에게 부탁했다.

먼 과거에는 당연했던 이곳.

최근에 한 번 꿈을 꾸듯 왔었던 이곳.

집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메이드가 커튼을 열어주지는 않는다.

아리나는 신경 쓰지 않고 방을 나서려다 왠지 찝찝해서 커튼을 열어젖힌다.

“ ..날씨는 맑네. 그날처럼.. “

항상 맑은 날씨가 이어졌지만, 이날은 특이하게 새소리도 나지 않던 날이었다.

그날을 재현한 것인지 아니면 필요 없는 창조는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아리나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 문을 열어 식당으로 향한다.

“ 아리나 일어났니? “

“ ..네. “

여느 때와 같은 평범한 아침 식사 시간.

하지만 아리나의 기분은 저번과 다르다.

보고 싶은 사람을 보러 온 것이라기보다..

확인을 위해서 온 것이니까.

식탁에 앉아 눈앞의 생선을 포크와 나이프로 재주 좋게 가시를 발라낸다.

생선 살을 소스에 살짝 찍어 먹자 살짝 시큼한 맛과 함께 생선의 부드러운 살결이 입안에서 부서지기 시작한다.

정말.. 기분 나쁠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낸 창조다.

좋아..

이 세계는 아리나의 기억에 의해 창조된 세계.

생선의 살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까지 느껴질 정도로 정교하게 창조된 세계.

앞에 있는 부모님의 성격이 알고 있던 그대로인 세계.

그렇다면.. 원하던 진실을 얻을 수 있겠지.

아리나는 다시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는다.

“ 엄마. 아빠. “

“ 무슨 일이니? 밥을 남기다니.. 어디 아픈 건 아니지? “

걱정하는 얼굴까지 전부 평범한 부모님의 모습 그대로다.

“ 엄마 아빠는.. 네이렌 가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 ...그게 갑자기 무슨 질문이니? “

“ 대답해주세요. 이 가문은.. 두 분께 있어서 어떤 의미죠? “

엄마의 눈이 왼쪽을 잠시 쳐다보고 다시 아리나를 쳐다본다.

살짝 난감할 때마다 나오는 버릇이다.

아빠는.. 눈을 감고 있다.

생각하고 있을 때마다 저러시는데..

“ 모든 것. 우리 가문이 대대로 내려온 우리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장소지. “

그래.. 아빠는 원래 그랬으니까.. 언제나 가문을 생각하고는 있지만, 가문을 위한 길이 곧 가족을 위한 길이라 믿고 사는 사람이다.

“ 엄마도 마찬가지인가요? “

“ ...그렇단다. 여긴 우리의 추억이 담겨 있는 장소야. “

사실.. 이 부분은 아리나도 마찬가지인 부분이다.

네이렌 가문은 아리나에게 있어서도 집이자 행복이자 평화 그 자체였다.

하지만.. 알아봐야 한다.

티아트에 의해 내면의 세계에서 받은 시련의 내용이 부모님이 생각하는 것과 같을까..?

“ ..그럼.. 저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부모님이 의아해하며 자연스럽게 아리나를 바라본다.

“ 당연히.. 우리가문의 장녀이자 네이렌 가문을 이어갈 총명한 아이이자 정말 사랑하는 딸이란다. “

아리나는 아빠의 대답을 듣고 엄마를 바라본다.

“ ...그래 내가 낳은 사랑하는 딸이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예쁜 딸이지. “

정말 행복한 대답이다.

아리나는 입꼬리가 올라가려는 것을 꾹 참고 드디어 가장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을 이어서 한다.

“ 그렇다면.. 제가.. 네이렌 가문을 되살리지 않겠다고 해도 그 마음 변함없으신가요? “

순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니 아리나의 심장이 뛰는 소리만 들린다.

과연.. 티아트에 의해 내면의 세계에서 맞닥뜨렸던 시련과 똑같이 말을 할까...?

아니면 그것은 오직 아리나만 신경 쓰고 있었던 족쇄에 불과할까..?

“ 너는.. 네이렌 가문의 딸이자 마지막 남은 네이렌이다. “

순간 아리나의 심장이 멎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 ...그렇기 때문에.. 너의 결정이 곧 네이렌의 결정이지. 나는.. 내 사랑하는 딸이 어떤 결정을 하든 그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

“ 당신도 참... 왜 저는 빼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리나. 물론.. 조금 충격적인 말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아리나가 원한다면.. 네이렌 가문을 이어받지 않아도 된답니다.. 가문이 없더라도.. 제 딸인 것은 변함없으니까요. “

아리나의 눈앞이 점점 흐려진다.

아빠가 인상을 쓰고 엄마를 바라보는 것이 점점 안 보이기 시작한다.

“ ..당신의 딸이 아니라 우리의 딸이겠지. 당신도 똑같으면서 나보고 뭐라 하는 건 좀 아니지 않은가? “

그다음 이어지는 대화는 아리나에게 들리지 않았다.

정말 다행이다.

가문을 이어야 한다는 것은..

오직 아리나 자신만의 족쇄였을 뿐이었다.

엄마와 아빠는.. 네이렌 가문을 위해 아리나를 희생하라고 하지 않는다.

여전히 사랑해주신다.

“ 의심해서.. 흑.. 미안해요... 미안해요... “

아무 말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고 있는 아리나를 부모님이 다가와 안아주었다.

“ 흑.. 흑흑... 저.. 진짜.. 노력할게요... 진짜.. 열심히 해서.. 아빠랑 엄마.. 잊지 않도록.. 반드시.. 네이렌 가문을 부활시킬게요...! “


작가의말

재밌었습니다.

진짜루요.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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