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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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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25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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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어딘가 엇갈린 지구인들의 대화

DUMMY

망령에 이어서 이번엔 인간이 라티안 일행을 향해 달려온다.

그런데.. 심상치 않다.

“ 어.. 생각보다 빠른데..? “

상대가 생각보다 빠르게 이곳을 향해 오고 있다.

춘향은.. 아주 약간은 다르게 느껴졌다.

“ ...왜 날 노리고 오는 것 같지? “

앨리스 역시 인간이 다가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일단 지켜볼 생각이었지만 점점 불길한 기분이 들어 꽃잎을 전개했다.

라티안도, 피렌도 앨리스가 전투준비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전투준비를 한다.

인간이 다가오는 방향을 모두가 노려보고 있자 숲에서는 조용히 바람이 부는 소리만 들렸다.

가장 먼저 움직임을 보인 것은.. 아리나와 앨리스였다.

“ ...! 사라졌어?! “

그 순간 앨리스는 춘향의 뒤로 꽤 많은 덩굴을 뽑아내 덫을 놓았다.

아리나가 앞에서 다가오는 마나가 사라졌다고 느끼는 것과 동시에 춘향의 뒤로 무언가가 나타났다.

그 무언가는 사람의 형태를 띠고 있었으며, 손으로 들고 있는 끈으로.. 아니... 채찍으로 춘향의 몸을 한순간에 묶어버렸다.

“ 오~.. “

생각보다 빠른 속도다.

자신의 몸이 묶여버린 순간에도 춘향은 오직 감탄만 할 뿐이다.

춘향의 몸에 감긴 채찍이 몸을 갈라내려는 듯이 강하게 압박해오지만 춘향은 가만히 버티고 있다.

동시에 앨리스가 만들었던 덩굴이 그 수상한 인간을 묶어낸다.

“ 큿..! 이런..! “

앨리스는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그 인간의 행동을 지켜본다.

덩굴에 온몸이 묶이면서도 여전히 채찍을 쥐고..

손목의 홈에서 마나가 돌.. 고..?

-츠즛.. 찌지지지지지직!!!!!!!

“ 크으으윽..!!!!!!! “

‘ 전기라고...?! ‘

한순간 춘향의 몸을 감싸고 있던 채찍에 전류가 흐르며 춘향의 전신을 감전시킨다.

그러더니 조금씩 잘려나가기 시작한다.

-펑!!!!

춘향의 몸이 검은 그림자가 되어 한순간에 폭발한다.

“ 꺅..!!! “

“ 이게 무슨..!! “

너무나도 짧은 시간에 벌어진 일이라 라티안도, 피렌도, 아리나도 반응하지 못했다.

눈으로는 보였는데.. 아직 보이는 그대로 움직이고 판단할 정도는 되지 못했다.

“ 읏.. 큭..! 이건 뭔데 안 끊어지는 거야..!! “

앨리스의 덩굴에 묶여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는 인간.. 여자.. 는 있는 힘껏 짜증을 낸다.

그때 나무 위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붉은 눈동자 한 쌍과 함께 검은 낫이 여자의 목 앞에서 멈춘다.

“ 날 죽이려고 한 값은 목숨으로 치러야 할 텐데.. 괜찮겠어? “

“ 와.. 진짜.. 너 그 사람을 죽였으면 너야말로 우리한테 죽었어..!!! “

춘향이 살벌한 눈빛으로 여자를 바라보는 것과 동시에 아리나의 눈 또한 살벌하게 춘향을 째려본다.

애초에 춘향이 그렇게 쉽게 죽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언제부터 함께 서 있던 춘향이 가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어떻게든 알아서 잘 살아 남았겠지 싶었다.

피렌도, 라티안도, 앨리스도 모여서 묶여있는 여자를 바라본다.

음.. 공중에서 덩굴에 묶여있는 여자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조금 기분이 이상했지만 물어볼 건 물어봐야겠지.

“ 그래서. 우릴 공격한 이유는 뭐지? “

“ 뻔하지 뭐! 천사 녀석이 지가 만든 세계에서 우리를 죽이라고 시켰나 보지!! “

“ 넌 정말.. 방금은 여기가 지구라고 했다가 아니라고 했다가.. 뭐 이리 줏대가 없어?! “

눈앞의 여자는.. 당황하거나 발버둥 치지 않았다.

오히려 얌전히.. 음.. 눈빛만이 흔들리고 있다.

라티안 일행이 가만히 지켜보자 여자의 입에서 한마디가 나온다.

“ ...너희들.. 외계인 아니야..? 어떻게 언어가.. “

“ 뭐라는 거야 얜.. 우리말 아니면 대체 뭘 써야 되는 건데? “

이해할 수 없었다.

애초에 망령을 사냥하러 이곳까지 왔는데 인간 형태의 망령이 사람과 똑같은 형상을 하는 것에도 놀랐으며, 조금 전 공격으로 죽였다고 생각했는데 죽지 않은 것에도 놀랐다.

망령의 근처에 외계인이 같이 있는 것도 놀랐으며, 분명 마나를 지우고 한순간에 기습한 것인데도 정확하게 읽어내고 덩굴로 움직임을 봉쇄한 것에도 놀랐다.

상대는.. 강한 외계인이다.

5대1.. 이길 수 없다.

“ 큭... 죽여라...! 악!! “

춘향이 여자가 하는 말을 듣자마자 다치지 않도록 가볍게 머리를 친다.

“ 무슨 지가 마왕성에 붙잡힌 여기사로 착각하고 앉았어! 빨리 검은 천사 녀석이나 불러! “

“ 잠깐만.. “

점점 과격해지는 춘향을 피렌이 말리려고 했으나, 먼저 말린 것은 앨리스였다.

앨리스는 춘향을 살며시 밀어내고 여자의 눈을 맞췄다.

“ ..이 행성은.. 이름이 뭐야? “

“ ...너희 같은 외계인에게 알려줄까 보냐..! “

춘향이 다시 낫을 들려는 것을 아리나가 저지한다.

앨리스가 은근슬쩍 춘향을 아리나 쪽으로 밀어낸 것이 정답이었나보다.

“ 여긴.. ‘ 지구 ‘ 야? “

“ ..뭐야. 알고 있으면서도 물어보다니.. 성격 더러운 외계인이군.. “

사실 여기까지는 예상할 수 있는 답변이다.

카리엘라가 만든 세상이라고 해도 그 세상에 지구라는 이름을 붙여놓은 것일 수도 있으니까.

만약 여기가 카리엘라가 만든 세상이고, 라티안 일행을 죽이기 위한 함정이라고 해도 앨리스의 다음 질문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 그럼.. 지금은 몇 년도지? “

앨리스의 질문을 특이하게 받아들였다.

보통.. 다른 행성으로 쳐들어와서 지금이 몇 년도냐는 질문을 하는 것이 맞는 건가?

어딘가 수상하다고 생각한 여자는 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답해준다.

연도쯤이야.. 말해줘도 문제 될 건 없으니까.

“ ...6844년. “

그 순간 여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의 눈동자가 커졌다.

이번에는 춘향을 붙잡고 있던 아리나도 놀라는 바람에 춘향이 여자를 향해 손을 뻗는걸 붙잡지 못했다.

“ ...뭐? 다시 말해봐. 몇 년도라고? 4000이 아니라 6000? “

“ 저게 말이 돼..? 우리가 2천 년 동안 밖에 있었다고..? “

“ ..아직 여기가 우리가 살던 지구라는 확신은 없어.. “

자기들끼리 대화하는 외계인이라 추정되는 인간들을 바라보며 여자 역시 이해하지 못했다.

2000년이라는 숫자는 대체 뭘까.

4000이 아니라는 건 뭐지?

자기들이 살던 지구는 또 뭐야..

“ ..너희들은.. 누구야? “





라티안 일행이 이곳 지구에서부터 우주를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하며 앨리스는 여자를 바닥으로 내려주었다.

헝클어진 노란 단발을 깔끔하게 정리하고는 모두를 향해 자기소개한다.

“ 어우.. 마법 강하네... 나는 사라라고 해. 만나서 반가워... 그.. 과거의.. 지구인 여러분? “

일단 이 사라라는 여자의 말을 있는 대로 믿자면 이곳은 지구가 맞다.

단.. 라티안 일행이 크람의 차원문을 통해 우주로 나간 지 2000년이 훌쩍 지난 지구다.

카리엘라가 미래의 지구로 보내버린 건가 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 ..그건 마법의 구조상 불가능해. “

앨리스가 그건 절대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아버렸다.

자신이 살고있는 세계를 정말 하나하나 세밀하게 조종하여 미래의 세계처럼 보일 수는 있어도 시간의 흐름 자체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만약 시간이라는 것 자체를 바꾸려면... 이 온 우주의 모든 행성을 파악하고 모든 흐름을 제어해 미래의 일을 완벽하게 예측해야 미래로 갈 수 있을 거라고 한다.

불가능하다.

사라의 기억을 토대로 봤을 때 약 2800년쯤 전에 외계에서 지구로 쳐들어오는 대사건을 기록한 것이 있다고 전해져온다.

그때 지구는 외계인에 의해 전부 죽을 위기에 처해있었는데...

그런 지구를, 모든 지구인을 구해준 사람은 파멸의 마녀라고 한다.

그때 앨리스가 얼굴이 살짝 붉어진 채로 고개 숙인 것을 모두가 확인했다.

“ 큭큭.. 앨리스 너 완전 유명해졌겠는데? “

춘향이 장난삼아 앨리스의 팔을 콕콕 찌른다.

앨리스가 했던 일이, 라티안 일행이 막아냈던 크람 행성에 대한 일화가 2800년이 지난 지금도 위대했던 지구의 역사처럼 알려지고 있다는 것이 많이 놀랍긴 하다.

그때 목숨 걸고 싸웠던 것이 헛된 일이 아니었구나 싶은 생각에 라티안도, 피렌도, 아리나도 어딘가 기쁜 마음이 들었다.

사라는... 의아하게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을 이었다.

“ 아무튼.. 그 뒤로 400년쯤 뒤에.. 파멸의 마녀님께서 다시 세상에 나타나셨지. “

“ ..뭐? “

400년 뒤..?

모두가 앨리스를 바라보았지만 앨리스 역시 알 수 없는 말이었다.

애초에 함께 우주를 여행하지 않았는가...

“ 계속.. 말해줘. “

“ ...마녀님께서는 지구에 닥쳐올 또 다른 위협에 대해서 알려주셨어. “

너무나도 수상하다.

앨리스가 한 일을 누가 사칭하고 다니는 거지..?

그리고 대체 뭐라고 하고 다니는 거지...?!

“ 망령들과의 전쟁을 대비하라고 말이야. 다음은 간단해. 그 전쟁이 24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야.... 너네는.. 대체 왜 그렇게 놀라고 있는 거야? 아니.. 거에요..? 뭐라고 말해야 하지..? “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는 여기 있는 앨리스가 바로 그 파멸의 마녀라고 말하기가 조금 껄끄러운 느낌이 들어 어떻게 설명할지 우물쭈물하고 있다.

춘향은.. 역시나 그런 것 따위 거리낌 없이 말하는 성격이다.

“ 편하게 불러. 4000살 할머니 취급받고 싶진 않으니까.. 우리가 놀란 이유는.. “

“ 내가.. 내가 2000년 전 지구의 침공을 막은 파멸의 마녀야. “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는 적잖이 놀랐다.

앨리스가 본인의 입으로 파멸의 마녀라고 소개를 할 줄은.. 몰랐다.

반대로 사라는 반대로 인상을 쓰기 시작한다.

“ ..아무리 적이 아니라고 해도 마녀님을 사칭하는 건 중죄야. 잘 모르는 것 같으니 듣고 넘길 테지만.. 다음부터는.. “

“ 뭐라는 거야! 여기 있는 앨리스가 지구를 지킨 파멸의 마녀가 맞는데!! “

“ 사칭하는 게 중죄라면 너희가 알고 있는 그 마녀가 중죄야. “

“ 대체 누가 우리 앨리스를 몇천 년간 사칭하고 다니는 거야..!! “

사라가 심각하게 경고했지만, 그 이상으로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가 화를 내자 당황해버렸다.

“ ..무.. 무슨.. 소리야 그게.. 엥..? “

“ 너네는 뭐야!! 사라! 괜찮아?! “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가 한마디씩 더 거들려고 할 때 사라의 뒤에서 또 다른 여성이 튀어나왔다.

“ 와우.. 주먹 한번 엄청 크네.. “

춘향이 감탄하며 난입한 여자의 손에 끼워진 거대한 두 개의 글러브를 바라본다.

“ 아.. 레일리.. 난 괜찮아. 시비 걸린 거 아니야. “

“ ..얘넨 뭐야? 설마.. 외계인..?! “

오자마자 불쾌한 듯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레일리라는 이 여성 역시 사라와 마찬가지로 연노란 빛을 띠는 긴 머리를 흩날리며, 가녀린 몸에 그렇지않은 글러브를 양손에 끼고 있었다.

하지만.. 크기만 클 뿐 꽤 연약해 보이는 글러브라서 실제로 어떻게 싸우는지는 지켜봐야 알 것 같았다.

“ 음.. 일단 말하자면.. 외계인은 아닌데.. “

뭔가 아까 사라와 라티안 일행의 대화를 반복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라는 사실 이대로 레일리와 함께 떠나도 상관없었지만, 라티안 일행이 망령이랑 똑같은 마나를 지닌 춘향과 함께다니는 것으로 보아 망령들의 편에 설 수도 있으리라 판단했다.

앨리스의 마법은.. 바라보기만 해도 느껴진다.

확실히 마녀라고 사칭해도 될 만큼의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만일 이런 사람들이 파멸의 마녀님과 대립하게 된다면.. 인류와 망령 사이의 팽팽한 대립 구도에서 지구의 인류는 완벽하게 끝장날지도 모른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누가 감히 앨리스를 사칭하냐며 화내기도 했고..

왠지 이 외계.. 아니.. 과거의 지구인들을 내버려 두는 것은 조금 안 좋은 선택일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 저기.. 일단 우리 집으로 돌아가는 건 어때? 오늘 할당량도 이미 끝났겠다.. 서로 할 말도 많아 보이는데? “


작가의말

ㅇ0ㅇ..!?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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