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SS급 아카데미 미친 교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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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피아사채
작품등록일 :
2023.01.07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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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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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1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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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우리들의 교수님은...... (2)

DUMMY

한슨이 고개를 돌렸다.


옆을 보자 그의 친구가 있었다.


그가 입을 열었다.


“야.”


“어.”


“지금 우리가 보는 게 뭐 같냐?”


“화살표.”


그래, 그들의 앞에 있는 것은 화살표였다.


아카데미 소유의 산을 가리키는 화살표 모양의 표지판.


작게 깨알 같은 글자로, 표지판 안에는 무어라 적혀 있었다.


그것을 한슨은 소리 내어 읽었다.


“...학생 여러분. 좋은 아침입니다. 아마 아카데미에 등교하는 모든 검술학부 학생 분들께서는 이 표지판을 보실 거라고 믿고, 오늘 할 일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오늘 학생 여러분들께서 하실 일은 간단합니다.”


“학생 여러분들께서는, 이 표지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향해서, 제가 준비한 함정들을 피해서 무사히 산의 정상까지 오르시기만 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산이란 이미 한 번 학생 여러분들께서 보신 적이 있는, 전에 입학시험 합격증 찾기에 사용되었던 아카데미 내 부지입니다.”


“산의 정상에는 총 10개의 깃발이 있으며, 깃발을 얻은 선착순 10명을 제외한 나머지 이들은 정상적인 검술 수업이 있을 예정입니다. 참고로 깃발을 얻은 선착순 10명은 그대로 휴식을 취해주시면 됩니다.”


“그럼 학생 여러분. 모두 힘내십시오. 카인 교수가.”


“.......”


“.......”


침묵.


그리고,


침묵.


침묵이 깊게 내려앉는다.


표지판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랬다.


전에 입학시험 때 쓴 산에 깃발 10개 꽂아두었고, 입학시험 때처럼 함정은 설치해놨는데, 이미 한 번 올랐던 산이니 전보다 더 쉽겠지? 그러니깐 얼른 산 오르렴. 참고로 선착순 깃발 획득자 10명은 그날 하루 종일 쉴 수 있고, 나머지는 전부 수업이야.


규칙은 적혀 있지 않다.


한슨의 눈동자가 몇 번이나 표지판을 읽고, 나지막이 중얼거림이 흘러나온다.


“...규칙이 적혀 있지 않다는 건......”


옆에 서있는 친구가 말을 잇는다.


“뭐든 해도 된다는 거겠지...”


거기다가, 전에 입학시험 때 쓰던 장소라 한다. 그럼 높은 확률로 그때와 비슷한 함정이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극도로 예의 있게 쓰여진 글에서 무언가 달콤한 독이 든 사과를 건네는 악마의 속삼임과도 같은 느낌이다.


한슨은 고개를 돌려, 멍하니 표지판을 바라보고 있는 친구를 불렀다.


“야.”


“왜.”


그리고 물었다.


“이거 실화냐?”


아무리 눈을 비벼도, 헛것을 본 것이 아니라는 듯이, 사라지지 않는 표지판을 보면서.


“그러게...”


이 둘이 왜 넋이 나가있는가?


그에 대해서는 오늘이 아카데미 등교 이틀 차라는 것만 알면 된다.


그래, 그렇다. 오늘이 고작해야 아카데미 등교 한지 두 번째 날이었다.


“...하, 진짜 미친 교수님.”


무언가 혼이 빠진 듯한 친구의 목소리가 한슨을 현실로 일깨웠다.


잠시 넋이 나가있던 한슨은 놓았던 정신줄을 다시 다잡았다.


그리고 앞에 보이는 꽤 높은 산을 보았다.


아직 근처에 학생들은 보이지 않... 아니 진짜로 보이지 않는 것일까?


자신들보다 먼저 등교한 이들이 과연 한 명도 없을까?


분명 자신들보다 먼저 온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 또한 표지판을 보고, 산을 올라 깃발을 찾으러 갔겠지.


어쩌면 벌써 깃발을 손에 넣었을지도 모른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한슨은 친구의 어깨를 흔들었다.


“야, 야. 정신 차려. 우리 지금 이럴 때가 아니야. 지금 여기에 얘들 없는 게 다 산 타고 있어서 일수도 있어.”


“어? 아?!”


한슨의 친구도 정신을 차렸다.


“가자.”


어제 하루 종일 돌았던 연병장의 모래가 두 소년의 발아래에 짓밟히고.


무언가 비장의 각오를 맺으며, 한슨과 그의 친구는 발을 땠지만.


그들을 맞이한 것은.


일찍이 등교한 부지런한 학우들의 산을 올라타는 모습이 아니라.


덜컹.


“ㅡ어?!”


“ㅡ!!”


표지판을 넘어가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땅이 꺼지는 함정이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마른 하늘의 땅꺼짐.


한슨과 친구는 작은 외마디 비명을 짤막하게 내지르고, 그대로...


땅으로 꺼져버렸다.


멀리서 누군가가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중얼거렸다.


“아싸, 두 명 더 걸렸고.”


그의 정체는 지금 팝콘만 있었으면, 딱 이었겠다고 생각하는 어느 교수님이셨다.


* * *


후드드득ㅡ.


“켁, 켁!”


“쿨럭, 쿨럭.”


“야, 괜찮냐?”


“어으... 갑자기 이게 무슨...”


난잡하게 뭉게뭉게 생성된 안개 같이 뿌옇게 흩어지는 모래들이 걷히자.


지금 자신들이 어디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특색이 보인다.


누군가가 불 마법이라도 사용했는지, 아주 밝게 보이는 땅속 깊은 곳에 자리한 땅굴.


환하게 비추어지는 빛 덕분에 한슨과 그의 친구는 지금 땅굴에 무엇이 있는지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상황 파악을 하는 두 소년을 향해, 또 다른 소년이 싱글벙글 웃으며 다가온다.


"어서와. 너희가 일곱 번째야."


밝게 미소 지으며, 맞이해주는 이.


그를 한슨과 친구는 기억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들과 함께 산을 등반해야하는 검술학부의 학생이었으니깐.


"뭐, 뭐가..."


"뭐가 어떻게 된 거냐고?"


한슨의 떨리는 목소리에서 무엇이 나올지 알고 있다는 듯이, 미리 선수쳐서 말하며.


물음에 답을 해주는 소년은 상큼하게 웃었다.


"우리 모두 교수님의 함정에 걸린 거지."


그래... 그렇다. 이곳에 있는 모든 이들은 교수님의 함정에 걸린 이들이었다.


"함정에 들어온 것을 환영해!"


과장되게 학생들은 말하였고.


그 순간 뚜벅거리는 소리가 땅굴을 가득 메웠다.


뚜벅.


날카롭게 울리는 걸음소리.


천천히, 서서히 점차 다가오는 걸음의 주인은, 그들이 알고 있는 이였다.


카인 교수님. 그가 땅굴에 왔다.


꿀꺽. 왜인지 모르게 절로 드는 긴장감이 근육을 수축시키고, 시선을 고정시킨다.


카인 교수님이 손을 내민다. 무언가가 들려있는 손.


얼떨결에 한슨이 손을 뻗자. 그 무언가가 한슨의 손에 쥐여졌다.


팔락이는 세모 모양의 천.


'...깃발?'


천에는 깃발이라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고, 그의 의문을 표하기도 전에 카인 교수님이 말했다.


"깃발을 완성시킬 깃발 천을 얻은 것을 축하하네."


그렇다.


한슨과 그의 친구는.


인간 깃발이 되었다.


다른 학우들이 노리는 깃발이...


상황을 이해한, 한슨이 무심코 중얼거렸다.


“아... 이거 실화냐.”


* * *


쨍쨍한 태양 아래.


나태한 햇빛이 열렬히 타오르기 전인 이른 아침.


나는 수풀 속에 숨어서, 연병장 한 가운데에 박혀 있는 표지판 바로 앞에 파놓았던 함정에 걸리는 학생들을 지켜봤다.


크윽! 이거 설치한다고, 기디온 교수님에게 부탁한 보람이 있구나!


학생들에게 사용한다고, 함정에 설치할 환영 마법을 부탁할 때, ‘아, 이 미친놈이 또 뭔 짓을 하려고.’라는 표정으로 나를 본 게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부탁하길 잘한 거 같다.


지금도 봐봐라.


바로 코앞에 함정이 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한 학생이 함정에 발을 디디고 함정에 빠진다.


크으, 땅굴 파느라, 고생했던 스트레스가 시원하게 내려간다.


[함정으로 만들어진 땅굴, 당신이 판 거 아니잖아요?]


여느때와 같은 별빛님의 지적! 하지만 맞는 말이다. 아일리온 아카데미에서 무언가를 설치하거나 철거하는 일들은 모두 총장의 승인 하에, 아일리온 아카데미에 하청을 받는 전문적인 전문가들이 한다.


덕분에 이 땅굴은 내가 판 게 아니라 아카데미 측에 허락을 받은 어느 땅굴파기 장인이 판 땅굴이다. 무려 하루 만에 파인 땅굴.


어찌나 땅굴이 잘 파였는지, 학생들이 몇 명이든 수용이 가능할 것 같은 크기의 땅굴이 무너지지 않고, 땅속에 유지되고 있었다.


대충 만든 설계도 하나 던져줬는데, 이리 잘 지어주다니.


어느 이름 모를 두더지보다 훨씬 더 땅굴파기 전문가들 덕분에 이리 편하게 내가 학생들을 잡고 있다.


[당신이 안 판 거를 인정하시네요.]


그래, 그래. 내가 직접 판 거는 아니지. 하지만.


-내가 부탁해서 만들어진 거잖아. 그러니 내가 판 거나 다름없지.


애초에 내가 부탁하지 않았다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땅굴.


그러니 이 땅굴의 주인은 나다!


[하아, 말을 말죠. 그보다 학생 두 명 함정에 걸렸는데 안가요?]


-가야지.


별빛님의 말에 나는 손에 깃발 모양의 천을 쥐고서, 학생들이 떨어진 함정과 연결되어 있는 땅굴에 통로 중 하나로 향했다.


목표는 다름 아닌 함정에 걸린 학생에게 깃발을 건네주기.


이번 수업의 구성은 간단하다.


산 정산에 10개의 막대기가 있다.


참고로 막대기에는 깃발에 천이 없다.


왜냐하면, 이제부터 그 천을 나누어줄 생각이거든.


남녀노소, 아니 아카데미니깐 노소는 빼고.


남녀를 불문하고, 함정에 걸린 이들은 무조건 깃발을 완성시킬 천을 가진다.


뭐?


함정에 걸리지 않은 학생들은 어떻게 하냐고?


그야 당연히 가진 다른 학생한테서 뺏어야지.


불공평한 거 아니냐고?


아니, 전혀?


함정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학생들보다 강하고, 뛰어난 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다른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천을 주어 손쉽게 수업을 빼먹으려는 짓은 금지다.


아, 참고로 천은 학생들이 함정에 떨어질 때마다 주지만, 막대기는 그렇지 않다.


깃발을 완성시킬 수 있는 막대기는 학생들이 산 정상에 올라서 가져가야 한다. 10개의 막대기는 산 정상에 항상 있을 것이다.


때문에 깃발의 천이 없는 학생들은 자신의 깃발을 완성시키려면, 다른 깃발 천을 지닌 학생과 서로 쟁탈전을 붙어야 한다.


응원한다! 학생들아! 화이팅!


나는 학생들을 생각하며, 땅굴에 도달했고.


함정에 걸려있는 모든 학생들에게 깃발을 나누어 주었다.


내가 깃발을 주기 위해 마주하는 학생들마다 뭔가 ‘이번에는 또 이 미친 저 교수님이 무슨 짓을 하려고?’ 라고 생각하는 표정이 얼굴에 여력 하였지만, 나는 아랑곳 않고 깃발 천을 두 손에 쥐여 주었다.


아, 참고로 깃발 천을 획득한 이들에게 깃발 천 획득을 축하한다는 말도 해주었다.


“그럼 학생 여러분, 손에 들린 깃발 천을 다른 학생들에게 빼앗기지 마시고, 꼭 끝에서 볼 수 있기를.”


그 말들을 들은 학생들의 얼굴들은 무언가 살짝 기괴했지만.


뭐,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닐 것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천을 주고, 다시 땅굴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천과 막대기를 한 곳에 놓고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학생들.


“천 내놔!!”


“너야말로 막대기나 내놔!”


“좋아, 우리 서로 정정당당하게 싸워서, 이긴 사람이 다 갖도록 하자!”


“바라는 바다!”


“좋아! 어차피 인생 한 번 살지! 두 번 사나?!”


학생들로 인해서 벌어진 상황을 보고, 나는.


아, 이런 난장판에는 팝콘이 있었으면 싶었다.


아삭한 식감이 최고인 팝콘을 지금 못 먹다니!


참, 슬픈 일이었다.


[표정은 단 하나도 안 슬퍼 보이는데요?]


-에이, 이래 보여도 꽤 슬픈 표절 얼굴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신체 요수 중 하나인, 의식주 중 무려, 식이 해결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먹는 즐거움이 얼마나 좋은데!


아쉬움에 입맛을 다스리고 있을 때, 저 멀리서 무슨 메아리가 들려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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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화 납치 (1) 23.03.27 69 3 11쪽
32 32화 지도 대련 23.03.26 79 3 11쪽
31 31화 징조 23.03.25 6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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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 어떡해야, 학생들의 입에서 더 곡소리가 나올까? (1) 23.03.23 74 3 11쪽
28 28화 대련 23.03.22 80 3 11쪽
27 27화 수업의 이유 (2) 23.03.21 80 3 11쪽
26 26화 수업의 이유 (1) 23.03.20 78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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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우리들의 교수님은...... (1) 23.03.13 13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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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평화로운 일상과 괴상한 일상 +1 23.02.27 98 4 11쪽
20 20화 미쳐버린 검술학부 (4) +1 23.02.26 148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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