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SS급 아카데미 미친 교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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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피아사채
작품등록일 :
2023.01.07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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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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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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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화 재회 (1)

DUMMY

쨍쨍하게 떠올랐던 해가 거짓이라는 듯이 비가 줄기차게 쏟아진다.


비가 오면 항상 그 특유의 느낌이 있다.


차가운 비가 대기 중에 공기를 식히면서 마음속 깊이 차오르는 무언가 시원함과 함께

따라오는 꿉꿉한 느낌.


빗방울이 고여 만든 웅덩이를 밟고, 절도 있는 걸음걸이로 세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각도 있게 잘 접은 제복과 얼굴이 드러나지 않도록 푹 눌러쓴 로브.


비가 이리 쏟아지는데도, 방수 아티팩트를 쓰고 있기에 젖지 않은 세 남자.


그들은 할릴 때처럼 완전히 뭉개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반파된 흔적만은 여력한 흑마법사 오리스가 있었던 조직의 건물이 그들의 눈동자 속에 비춰진다.


이상하리만치 비 오는 소리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 고요함은 오래도록 지속되어 적막함이 되었다.


사람의 인기척이라고는 아예 없는 것을 느낀 드웬이 투덜거렸다.


“아휴, 대장. 할릴 조사 마친지 얼마 안 되어서 또 이게 뭡니까?”


할릴의 조사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드웬과 르웰은 본래라면 황궁에 들러 보고를 했어야 할 시기에 또다시 터진 흑마법사 오리스의 건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월급 받잖아. 받는 만큼 일해라.”


“아니, 우리가 박봉이 아니라 억 소리 날 만큼 많이 받기는 하지만... 그래도 좀 쉬고 싶은데 참 돈 주는 만큼 알차게 부려 먹습니다.”


날로 먹고 싶다는 말을 제 상관 앞에서 대놓고 한다. 그 투정을 르웰은 가볍게 웃어 넘겼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지.”


황실이 제국의 검 중 하나인 트라이나 기사단 소속에 기사들에게 주는 봉급은 많으면 많았지 결코 적지는 않았다.


“에휴, 그래도 말입니다. 일 하나 끝냈더니 이렇게 또 일이라니.”


그리 말하며, 드웬은 옆에 있는 마법사를 힐끔 쳐다봤다.


“그래도 이번에는 우리 단 둘이서 조사하는 게 아니라서 다행이네요.”


할릴 건으로 르웰은 황실에 마법사를 파견할 것을 요청했고, 그들에게는 일행 두 명이 늘었다.


“하하, 이번 탐색도 힘들 거 같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드웬 경.”


황실 마법사 카르디안은 너스레를 떨었다.


드웬은 잠시 카르디안에게 시선을 주다가 다시 르웰 단장에게 고개를 돌렸다.


“대장, 얼른 끝내고 갑시다.”


“나도 그러고 싶다.”


“하하, 다들 퇴근에 목말라 있군요.”


셋은 건물 안으로 향했다.


“조심해라.”


르웰은 칼자루 위에 손을 올렸다.


드웬 또한 침묵하며 칼자루를 쥐고, 카르디안은 기사 둘을 앞으로 내세우며 뒤에서 방어마법을 영창했다.


흑마법사의 실험실 겸 주된 본거지 안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무엇이 언제 어디서 튀어나와 그들의 목숨을 위협할지 모르니, 그들은 언제든지 대처할 준비를 하였다.


콰앙!


이미 한차례 부서진 문은 천장 위에 벽과 함께 입구를 완전히 막아버렸기에 하는 수 없이 옆에 있는 벽을 뚫었다.


“진입하도록 하지.”


뚫린 벽 너머로 보이는 전투의 흔적.


르웰과 드웬이 그 흔적을 바라보며, 건물 중심부로 나아갔다.


“욱, 여기도 키메라가 잔뜩 이네요. 대장.”


드웬은 풍겨오는 시체 썩은 악취에 코를 손으로 막았다.


하필이면 비가 와서 쿱쿱한 냄새까지 곁들어진 시체 썩은 내는 마물의 입냄새도 맡을 수 있는 기사들도 인상을 구길 만한 악취였다.


본격적인 탐사에 들어가자, 마법사 카르디안은 마법을 영창 했다.


르웰과 드웬은 카르디안의 옆을 지켰다. 마법을 시전 하는 동안 거의 무방비 상태가 되는 카르디안을 지키기 위해 섰다.


잠시 푸른빛이 번쩍이고, 복원 마법이 실행된다.


카르디안은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카르디안은 몇 번 더 마법을 시전 해 보았다. 복원 마법은 대기 중에 남아있는 마력이 기억하는 모든 것들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주는 마법이다.


그런데 복원 마법을 아무리 행해도 아무런 정보가 없다.


카르디안은 르웰에 질문에 단도직입적으로 입을 뗐다.


“마력의 흔적이 완전히 지워졌습니다.”


“저번처럼 시간이 오래 걸려서 흔적이 사라진 건가?”


“아닙니다. 완전히 마력에서 흔적을 지웠습니다.”


마력은 한 곳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세상 자체에 흘러가는 파도 같은 것이 마법이기에.


오랜 시간이 지나면 사건이 일어난 장소에서 아무리 복원 마법을 사용해도 아무런 단서도 얻지 못하지만.


이건 그것과는 다르다.


저번에 할릴 때에는 카르디안이 오기까지 걸린 시간이 시간인지라 복원 마법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지만.


오리스의 죽음은 못해도 최근 며칠 이내에 이루어졌다.


때문에 아직까지는 마력의 흔적이 남아있어야 정상이다.


이렇게 세탁 마법으로 옷을 빤 듯이 아예 얼룩 같은 흔적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인위적이었다.


대기 중에 마기가 없다는 것이 카르디안에 의심에 확신을 주었다.


“마기가 없습니다. 흑마법사가 키메라까지 사용했는데 아무런 마기의 흔적이 대기 중에 느껴지지 않는군요.”


“그냥 시간이 지나서 그랬을 가능성은?”


카르디안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가능성은 있기는 하겠지만 한없이 적습니다.”


르웰은 턱을 짚고, 생각에 빠졌다.


카르디안의 말을 들어보면 이런 일을 벌인 이는 한 명보다는 두 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키메라들을 가른 검격은 검사의 것이었고, 대기 중에 마력의 흔적을 지우는 실력은 뛰어난 마법사의 것이다.


흑마법사 사냥을 하는 검사와 마법사라... 르웰이 기억을 뒤지고 있을 때 드웬이 그를 불렀다.


“대장. 여기로 좀 와보셔야 할 거 같습니다.”


먼저 수색을 하던 드웬에 얼굴이 굳어있었다.


르웰은 드웬에 표정을 보고, 두말없이 드웬이 가르키는 곳으로 들어서자, 또 다시 제단이 보였다.


저번보다 더 크고, 웅장하며, 끔찍한 제단이.


“이건...”


카르디안의 두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이건... 대체!”


카르디안이 제단을 향해 달려갔다.


카르디안은 고함쳤다.


“어떻게? 어떻게 이 제단이 모았을 막대한 마기가 사라진 것이지? 어떻게?”


쏴아아아아... 스산하게 떨어지는 비가 내리는 소리가 카르디안에 목소리를 휘감는다.


르웰과 드웬운 기다렸다.


카르디안이 무언가를 알아내고 침착함울 되찿을 때까지.


한참을 제단 앞에서 그리 중얼거리던 카르디안이 어느 정도의 차분함을 되찾자 르웰이 그에게 다가갔다.


“뭔가 알게 된 거라도 있나?”


“르웰 경. 마기가 사라졌습니다.”


“......”


“마기가, 마기가 사라졌단 말입니다.”


카르디안은 손가락으로 제단을 가리켰다.


“이 제단은 못해도 사람 수백은 잡아먹었습니다. 어떻게 사람 수백을 제단에 바칠 수 있었는지는 의문이지만 그건 넘어가고.”


“......”


“수백의 생명의 양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흑마법사가 수백의 생명을 마기로 치환하였으니, 그 마기의 농도는 중급 마물이 상급 마물은 될 정도의 양이었을 겁니다.”


“마기를 다루는 흑마법사여도, 장시간 있으면 마기에 침식되어 감정에 따라 이성을 잃고 날뛰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마기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근데 지금은 없습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아십니까?”


“......”


여전히 침묵하고, 경청하는 르웰과 드웬을 향해 카르디안은 통보했다.


“마기를 치웠다는 겁니다. 마기를 다룰 줄 아는 아주 강력한 존재가.”


거기까지 설명하고 나서, 말을 하느라 들이마시지 못했던 숨을 힘차게 들이마시며, 카르디안은 이 상황을 벌였을 만한 인물을 추론했다.


마법사 중에 마기까지 다루는 이들은 흑마법사나 최소 마탑주 급 정도밖에 없다. 그런데 그만한 이들은 최근 며칠 내에 이곳에 왔을 리가 없었다.


마기... 마기라...


마기가 가장 중요한 힌트다. 그에 카르디안은 마기와 가장 연관되어 있는 이들을 떠올리가다.


이내 한 인물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카르디안에 표정을 읽은 르웰이 물었다.


"짐작 가는 자라도 있나?”


카르디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던 이를 카르디안은 알았다.


“하월드 랑 트루이더. 뒷세계에 지배자였던 이. 그자가 이랬습니다. 그자의 방식이 이러했습니다.”


카르디안은 과거 딱 한번 그 뒷세계에 왕이 벌인 일에 대한 조사를 해본 적이 있었다.


그때의 경험을 표현하자면... 불가사의했다.


모든 것이 불가사의했다.


아무리 탐구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하월드가 지나간 곳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는다.


마기는 아예 사라지고, 마력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하월드라...”


르웰은 하월드에 대해 알았다.


뒷세계에 왕이었던 자. 흑마법사를 죽이고 다녔던 흑마법사 사냥꾼.


확실히 그라면 말이 된다. 다만...


“그자는 죽은 것이 아니었나?”


“예, 이제 뒷세계에 지배자는 그자가 아니니 죽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대신 하월드에게는 제자가 있었지요.”


하월드의 제자. 현재의 뒷세계의 지배자.


“황실에 보고할 게 많아지는 군.”


르웰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듣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지는 말들을 드웬은 옆에서 가만히 경청하다가 의견을 말했다.


“대장.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이따가 라리스와 합류하는 게 어떻습니까?”


르웰은 드웬에 의견을 받아들였다.


“그러도록 하지.”


셋은 건물에서 나왔다.


ㅡ쏴아아아아...


쏟아지는 빗방울이 그들을 맞이했다.


* * *


비가 온다.


오전까지만 해도 맑았던 날씨에 구름이 꼈다.


우중충한 하늘이 마치 한슨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했다.


한슨이 레녹을 노려봤다.


“네가! 네가 어떻게!”


배신당한 한슨은 울분을 터트렸다.


나는! 나는! 너를 믿었는데!


네가 내 뒤통수를 쳐?!!!


레녹은 한슨을 달랬다.


“미안해. 대신 밥 사줄게.”


“밥?”


“그래, 밥.”


“고작 밥으로! 내 화가 풀릴 거 같냐!”


한슨이 레녹의 옷깃 사이 튀어나온 멱살을 잡으려는 찰나.


레녹이 외쳤다.


“비싼 거 사줄게!”


비싸다는 말에 한슨의 움직임이 잠시 멈췄다.


“비싼 거? 얼마나?”


한슨은 어디 네가 얼마나 비싼 거 사줄지 보자는 식으로 팔짱을 꼈다.


레녹은 그 모습이 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터져 나왔다.


“아카데미 앞에 있는 유명한데.”


“...설마 아카데미 앞에 있는 레스토랑?”


아카데미 앞에 레스토랑은 많지만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은 한 곳이었다.


“어. 크랜 지방 명물 요리점.”


한슨은 믿지 못해서 다시 물었다.


“진짜 거기?”


레녹이 고개를 끄덕이자, 한슨이 레녹을 끌어앉았다.


“사랑한다! 내 친구! 레녹!”


또 멱살을 잡으려는 줄 알고 뒷걸음질 치던 레녹이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봤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한슨은 비싼 요리를 먹는다는 점에서 화가 다 풀렸다.


한슨은 사실 그렇게까지 엄청 화가 나있지도 않았다. 어쨌든 자칫 잘못했으면 레녹의 머리를 나무로 깨부술 뻔한 건 한슨의 잘못이었으니깐 말이다.


레녹은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묘하게 반발심이 들었다.


지금이라도 거짓말이라고 할까?


라고 생각하는 레녹을 향해, 대화 소리가 워낙 커서 이목이 끌려있는 둘의 사이로 카일이 다가왔다.


“너희 뭐해?”


“어? 카일! 마침 잘 됐다!”


“너 오늘 오후에 시간 있어?”


“어? 응.”


카일이 한슨의 질문에 대답을 하기 무섭게 한슨이 카일을 끌어, 레녹에 앞에 데려갔다.


“레녹, 카일도 초대해도 되냐?”


얼핏 보면 무례가 되는 행동이지만, 한슨이 이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다름 아닌 레녹과 단 둘이서 식사하기 싫다는 아주 조그마한 이유가.


“돈은 네가 내는 거냐?”


한슨은 당당하게 답했다.


“아니, 네가.”


그 당당함에 순간 주먹이 부르르 떨렸던 레녹은 깊은 한숨과 함께 허락했다.


“하아... 좋아. 대신 이걸로 내가 배신한 건 없던 일로 하는 거다?”


“어.”


둘의 거래가 성립됐다.


그 사이에 어정쩡하게 끼어 돌아가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카일의 고개가 기울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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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화 지도 대련 23.03.26 79 3 11쪽
31 31화 징조 23.03.25 65 3 11쪽
30 30화 어떡해야, 학생들의 입에서 더 곡소리가 나올까? (2) +1 23.03.24 73 4 11쪽
29 29화 어떡해야, 학생들의 입에서 더 곡소리가 나올까? (1) 23.03.23 73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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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수업의 이유 (1) 23.03.20 78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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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우리들의 교수님은...... (1) 23.03.13 13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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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평화로운 일상과 괴상한 일상 +1 23.02.27 98 4 11쪽
20 20화 미쳐버린 검술학부 (4) +1 23.02.26 148 4 11쪽
19 19화 미쳐버린 검술학부 (3) +2 23.02.25 138 3 11쪽
18 18화 미쳐버린 검술학부 (2) 23.02.10 112 4 11쪽
17 17화 미쳐버린 검술학부 (1) +1 23.02.08 127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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