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SS급 아카데미 미친 교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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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피아사채
작품등록일 :
2023.01.07 05:44
최근연재일 :
2023.06.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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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0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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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6화 일상과 비일상 (2)

DUMMY

“빨리 와라.”


찰팍.


걸음을 걸을 때마다, 축축한 통로에 남아있는 오물이 밟힌다.


“으... 더러워. 대장 얼마나 남은 거 같아요?”


결벽증 환자가 이곳에 오면 곧바로 심장마비로 죽을 거 같은 수준의 더러움이다.


“글쎄다. 하지만 이 통로 끝이 그리 멀지는 않을 거다.”


밑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더 진해지는 악취.


드웬이 투덜거렸다.


“어휴~ 뭔 이런 곳이 다 있습니까?”


“흑마법사들은 원래 이런 곳을 좋아하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 음침한 새끼들 같으니라고.”


드웬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흑마법사란 놈들이 대체 어째서 이런 곳에서 그리 열심히, 연구를 하는지 말이다.


하던 연구도 이렇게 더러운 곳에서라면 망할 것 같은데...


대체 왜 이딴 곳에서 그런 연구를 하는지.


참 이해가 안 되던 드웬이지만.


흑마법사 사냥을 하는 트나이라 기사단의 단원인 만큼.


드웬 또한 알고 있긴 하다.


왜, 흑마법사들이 이런 곳에서 연구를 하는지.


그리고 어느덧 통로에 끝에 도달한 그들에게 펼쳐진 광경이.


드웬에게 다시 상기시킨다.


왜, 흑마법사놈들은 발견 즉시 죽여도 아무런 죄를 묻지 않는지 말이다.


철퍽.


무언가가 질척이는 소리가 난다.


이번에는 통로에 오랫동안 고인 오물 덩어리가 아니다.


드웬은 발밑을 바라보았다.


온갖 오물로 더러워진 신발.


역겨운 악취가 한껏 베여서, 오늘 신고서는 더 이상 신지 않을 신발이다.


스윽, 그가 발을 치워보니.


방금 전 그가 밟은 무언가가 보인다.


원래의 형체가 무엇이었는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훼손된 조그마한 무언가.


어린 아이의 작은 주먹보다도 조금 더 작아 보이는 그것의 형체를 드웬은 알아보았다.


아니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드웬이 밟은 것.


그것은 인간의 육편이었다.


피 비린내가 풍겨온다. 쓰레기 오물 덩어리 같던 냄새가.


부패한 시체 가스에서 풍겨오는 냄새로 바뀌고.


역한 피의 비릿한 향이 후각을 집어삼킨다.


온갖 부정하고 불결하며, 잡다한 것들이 뒤섞어져 만들어내는 역겨운 향이 르웰과 드웬의 후각을 더럽힌다.


둘의 발걸음이 저절로 멈춘다.


냄새가 풍겨온다.


여태까지의 악취와는 질적으로 다른 악취가.


“......욱.”


드웬이 울렁이는 속을 움켜잡았다.


애석하게도, 평범한 육체의 성능을 뛰어넘었다는 것은 일반인의 감각을 넘어섰다는 것이니.


드웬이 느껴지는 감각은 못해도 일반인이 느끼었을 것보다 몇 배는 더욱 질척이며, 끈적하고, 끔찍한.


아주 역겨운 형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머리가 띵해지며, 지끈거리고 아파온다.


정신력이 매우 높은 기사가 아니었다면 영원토록 트라우마가 남을 끔찍한 광경이 두 눈동자에 담긴다.


르웰이 물었다.


“드웬, 괜찮나?”


“대장, 괜찮아요. 대장이야 말로 어떻습니까?”


“괜찮다.”


르웰 또한 앞에 보이는 역겨운 광경에 속이 뒤틀리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의 뛰어난 정신력은 그를 금방 차분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분노는 어쩔 수 없는지. 르웰의 얼굴은 점차 크게 일그러진다.


수많은 인간들의 시체가 뭉치고 뭉쳐져, 하나의 공을 만들고, 그것들이 또다시 뭉치고 뭉쳐져 무언가를 이룬다.


뭉개고, 뭉개어 조각조각난 인간의 육편들을 제각각 하나로 조합하여 만들어진 것들.


그것들은 분명 심장이 세차게 뛰고 있었지만,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라 죽어있는 존재에 더 가까운 무언가라고 불릴만한 존재였다.


키메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생명체.


마법사들의 금기.


생명을 함부로 하는 실험의 결정체.


그마저도 성공하여, 멀쩡한 키메라들이 아닌.


실패한 키메라들이 널브러져 있다.


키메라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인간으로 치자면, 심장에 가까운 부위에서 자꾸만 움직이는 맥동치는 심장 같은 모습이 느껴지지만.


침입자가 둘이나 들어왔음에도, 키메라들은 움직일 기미를 아예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르웰과 드웬은 검을 뽑았다.


키메라가 덤벼들면 바로 휘두를 각오로.


“드웬. 조심해라.”


굳게 굳은 르웰은 더더욱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통로의 끄트러미.


흑마법사 할릴의 실험실의 끝.


그곳에는 벽면 위로 썩어버린 뼈들로 이루어진 제단이 하나 존재했다.


밑에는 시체가 쌓여있고, 위에는 썩어버려 거의 뼈만 남은 손들이 무언가를 하늘 위로 떠받치고 있다.


결코 평범한 광경이 아니다.


보는 이로 하여금, 흑마법사를 향한 분노를 혹은 두려움을 품게 만들 만한 너무나도 상식에서 벗어난 광경.


그것을 보고. 르웰과 드웬은 이를 갈았다.


뿌드드득. 새하얀 치열이.


위아래로 부딪히며, 깨물어진 입술이 터져나가 턱 끝을 피로 적신다.


이것은 같은 인간이 인간에게 행해서는 안되는 짓이다.


르웰은 트라이나 기사단장이다.


제국을 지키는 검.


양지라는 빛과 음지라는 어둠사이의 파묻힌 검이기에, 많은 것을 보았다.


하지만 그는 장담한다.


그가 여태 보아온 모든 끔찍한 광경 중에서 단언컨대.


이 광경 또한 포함될 것을.


이런 광경을 보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아니 어쩌면 때로는 이 광경보다 더욱 충격적인 광경을 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가 난다.


단순히 끔찍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저 제단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었을까?


르웰은 흑마법사들에게 분노를 느꼈다.


* * *


“총, 1골드 5 실버입니다.”


크윽! 내 피 같은 돈이 빠져나간다.


많은 돈을 지출했다.


대부분 아카데미를 다닐 때, 필요한 용품을 사기 위한 필수적인 지출이었다.


아카데미의 다니기 위해서는 이렇게 많은 돈이 든단 말인가?


평범한 시골 마을의 평민이라면, 매우 부담이 될 만한 지출.


이러니깐, 아카데미를 귀족들 밖에 못 다닌 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아니, 좀.


진정으로 평민들을 위한다면 아카데미 신분의 평등을 추구하지 말고, 물가의 평등을 추구해라.


이렇게 비싸서야, 서민들의 등골이 남아나지를 않겠다!


“아빠.”


“왜?”


세샤가 손으로 한 곳을 가리킨다.


“저거, 갖고 싶어.”


세샤가 가리킨 것은 한 곰돌이 인형이다.


커다란 곰돌이 인형.


꽤나 귀엽게 생겼다.


“인형 필요해?”

내 물음에, 세샤가 답지 않게 진지한 얼굴로 나를 뻔히 쳐다보며 말했다.


“갖고 싶어.”


내 질문에 답하지 않고서 그저 갖고 싶다고만 한다.


필요는 없지만 갖고는 싶다는 건가.


[사주죠. 어차피 당신의 사치에 비하면 새 발의 피도 못 미치는데.]


-어허이, 사치라니. 모두 필요로 인해 쓰는 거야. 별빛님.


[말이나 못하면.]


-말이라도 잘해야지.


쓸데없는 지출 갖지만, 사주기로 했다.


나는 인형을 사러 다가갔고, 인형 가게 주인에게 물었다.


“이 인형 얼맙니까?”

“응? 그 인형 파는 거 아닙니다.”


“그럼?”

“저기, 저쪽에서 도전하셔서 경품으로 획득 하시는 겁니다.”


가게 주인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에는 작은 공을 던져서 나무통을 쓰러뜨려야 하는 게임들이 보였다.


나는 세샤에게 포기하고, 다른 걸 사주겠다고 말하려고 하였......


“아빠. 나 갖고 싶어.”


...으나. 세샤가 워낙 단호했다.


대체 저런 인형이 뭐가 좋다고...


뭐, 어린 아이니깐 내가 이해해야겠지.


원래 육아하면 부모님들은 보살이나 부처가 되는 법이다.


“도전하겠습니다.”


가게 주인에게 돈을 내고, 도전하려던 타이밍이었다.


“저기...... 경품 받으려고 하는데요.”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앳된 목소리.


그러나 나는 잊을 수 없는 목소리.


바로 용사 카일!


그놈의 목소리였다.


[아직은 용사 아닌데요.]


-용사나 용사 후보생이나.


[용사와 용사 후보생 둘의 차이점이 너무 큰데요?]


-어차피 곧 용사가 될 놈이잖아. 그러니깐 용사지.


나는 카일을 응시했다.


그래서 이놈이 왜 여기 있냐?


물론 얘가 여기 있는 것은 이상한 일은 아니다.


여기가 아카데미와 가장 가깝고, 아카데미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니깐 특이하거나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러니, 나는 잠시 용사에게서 신경을 끄고,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


만약 그 용사놈이 세샤가 원하는 곰돌이를 챙기지 않았다면.


“축하합니다. 여기 경품 곰돌이 인형입니다.”


세샤가 원하던 곰돌이 인형이 용사의 손에 넘어갔다.


과연 용사! 무의식적으로 마왕이 원하는 물건을 스틸하다니.


이것이 용사란 말인가?!


세샤가 울상을 짓는다.


“곰돌이...”


나는 가게 주인에게 물었다.


“저 곰돌이 어디서 구하셨습니까?”


그러고보니, 잠시 생각을 못했었다. 귀찮게 경품으로 얻는 거 말고도, 그냥 가게 주인이 곰돌이 인형을 산 곳으로 가서 구하면 되는 것 아닌가?


어차피 세샤가 원하는 것은 곰돌이 인형이니깐 말이다.


[오, 똑똑한데요?]


-나는 원래 똑똑했어.


가게 주인이 세샤와 나를 번갈아 보았다.


“저거 더는 안 팝니다. 저거 팔던 공장이 한 달 전에 망했습니다.”


아. 이런.


세샤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진다.


이러다가 애 울겠다.


[좀, 달래 봐요.]


-어떻게?


달달한 사탕이라도 줘야 하나?


내가 그리 생각하고 있을 때.


용사가 세샤에게 곰돌이 인형을 건넸다.


“갖고 싶어?”


“...응.”


“줄게.”


용사가 마왕에게 곰돌이 인형을 준다.


마왕이 용사가 건넨 인형을 받고 기뻐한다.


이게 맞나?


[뭔가 어질어질한......?]


-그렇지?


아니, 그보다 용사놈 진짜 세샤 좋아하나?


왜 갑자기 잘 대해주고 있는 거지?


그의 내가 의심을 가질 때였다.


[새로운 퀘스트가 생성됩니다.]


[퀘스트 발행: 용사를 성장시키십시오.]


[여기 용사가 있습니다. 너무 약한 용사가요. 이대로는 재앙은커녕 작은 아기 마왕이 성장해서 죽일 지도 모를 용사가 있습니다. 자고로 용사란 악을 물리치는 존재! 용사가 악을 물리칠 수 있도록 강해지게 도와주십시오!]


*보상: ???


*기한: 무기한.


그것을 보자마자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졌다.


아니, 지금 마왕도 키우고 있는데 용사도 키우라고?


나보고 내가 키운 제자 놈들끼리 서로 죽이라고, 데스마치라도 하라는 거냐?


나는 바로 별빛님께 말을 걸었다.


-뭐야?


[음... 글쎄요?]


-보상은 왜 또 물음표야?


[제가 어련히 알아서 잘 챙겨드릴게요. 받아들이실 거죠?]


내가 왜?


라는 말이 굴뚝 같이 나오려 하지만.


젠장.


용사놈이 아카데미에 다니는 이상.


어차피 내가 가르쳐야할 학생이다.


그럼 이 퀘스트는 받아들이는 게 더 이득이다.


어차피 가르치는 거, 보상 받고 하느냐, 아니냐 일 뿐이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세샤와 함께 있는 용사를 보았다.


이렇게 된 이상.


내가 너를 아주 제대로 굴려주마!


각오해라 용사!


* * *


화창한 날씨.


구름 한 점 없는 밝은 날씨 아래.


어느 존재의 말에 따르면 아직은 용사가 아니지만 일단 용사 각성 전인 용사 후보생 카일은 곧 있으면 다닐 아카데미를 대비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웅성웅성, 시끌시끌, 왁자지껄하며.


북적이는 사람들을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


자신이 원하는 것들과 필요한 것들을 사고 나니, 어느 한 가게의 곰돌이가 눈에 띄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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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화 납치 (1) 23.03.27 69 3 11쪽
32 32화 지도 대련 23.03.26 79 3 11쪽
31 31화 징조 23.03.25 65 3 11쪽
30 30화 어떡해야, 학생들의 입에서 더 곡소리가 나올까? (2) +1 23.03.24 74 4 11쪽
29 29화 어떡해야, 학생들의 입에서 더 곡소리가 나올까? (1) 23.03.23 74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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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 수업의 이유 (2) 23.03.21 80 3 11쪽
26 26화 수업의 이유 (1) 23.03.20 78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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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우리들의 교수님은...... (1) 23.03.13 132 3 12쪽
22 22화 용사와 마왕 +1 23.03.06 108 4 11쪽
21 21화 평화로운 일상과 괴상한 일상 +1 23.02.27 98 4 11쪽
20 20화 미쳐버린 검술학부 (4) +1 23.02.26 148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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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미쳐버린 검술학부 (2) 23.02.10 112 4 11쪽
17 17화 미쳐버린 검술학부 (1) +1 23.02.08 127 4 12쪽
» 16화 일상과 비일상 (2) +2 23.02.06 149 4 11쪽
15 15화 일상과 비일상 (1) +1 23.02.05 141 4 11쪽
14 14화 만나서 반가웠고, 다시는 보지 말자! +1 23.01.30 153 4 11쪽
13 13화 용사가 나타났다! +1 23.01.29 165 4 11쪽
12 12화 길이길이 남을 입학시험 +1 23.01.29 15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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