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는 질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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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청수사
작품등록일 :
2023.01.09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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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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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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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 02 - 37 ] Complementarity 보완적인 관계 - 09

DUMMY

S01_Chapter 02. [ Elongation of Transcription ] 전사의 신장

.

.

.

[ 02 - 37 ] Complementarity 보완적인 관계 - 09




눈으로 따라가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맞았다.


하지만 박 실장이 다시 움직여서 느낌대로 검을 휘둘러


그의 칼을 튕겨냈다고 생각했지만,


옆구리를 스치는 화끈하면서도 예리한 통증에 뭔가 놓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구리를 부여잡고 뒤로 빠르게 몇 걸음 물러나자, 앞에 박 실장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의 양손에 쥐여 있는 칼을 보았다. 그중 하나에만 피가 묻어 있었다.


박 실장은 아마도 칼 하나로 선공이나 견제를 하고,


다른 하나로 진짜 공격을 하는 모양이었다.


머릿속으로 박 실장의 움직임을 그려보았다.


전방으로 움직이다가 빠르게 우측으로 빠져서 다시 나를 향해 돌진했다.


그의 칼을 막아가는 내 검을 보면서, 베어가던 칼에 힘을 줄이고,


남은 다른 칼로 허리를 벴다.


내 검과 부딪히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천유리의 쌍검도 막아봤는데, 박 실장의 칼은 왜 못 막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일단 그의 움직임을 최대한 봉쇄하려면,


나도 공격으로 태세를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 실장을 향해 전진하는 스텝은 천유리의 것을 따라 해 봤다.


짧고 강하게 끊으면서 접근하는 방식.


천유리는 끊는 타이밍에 강력한 공격을 해왔다.


아마도 끊는 것 자체가 진각의 효과를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빠르고 짧게.


일보 전진 후 일보 우측 횡이동, 다시 일보 전진하면서


그나마 수트가 가려주지 못했던 박 실장의 손목을 노렸다.




아마도 그는 내 검을 걷어내려고 했던 의도였을 것이었다.


우측 하방에서 좌측 상방으로 빠르게 올려 그은 그의 칼은


내 검과 부딪치는 순간 오히려 오던 방향으로 밀려났다.


가볍게 내뻗는 것 같아도, 엄청 무거웠던 내 검에 힘으로 밀린 것이었다.


당황한 듯 멈칫한 그의 목젖을 향해 내 검은 미끄러지듯 뻗어갔다.


천유리에게서 배운 공포의 찌르기.


하지만 그는 밀려나던 방향으로 몸을 회전하면서 몸을 낮추고


다른 칼로 내 허리를 베어왔다.


그의 몸이 회전하는 순간, 좌측 횡이동 일보.


그가 몸을 낮추면서 낮게 베어오는 순간,


이미 내 검은 그의 머리를 노리고 내려오고 있었다.


물 흐르는 것 같으면서도 무거웠던 나의 공격에도 당황하지 않은 그는


몸을 빠르게 한 바퀴 더 회전하면서 칼 두 개를 모두 들어서 내 검을 막았다.


‘쨍’하는 소리와 함께,


검 하나와 칼 두 개가 부딪친 반동으로 각자 두 걸음씩 뒤로 물러났다.




나는 물러났던 걸음만큼 바로 앞으로 두 걸음 빠르게 더 걸어 나왔다.


이제 그와 나의 보폭은 다섯. 검과 칼의 떨어진 거리는 한 보 반.


바로 이전 공격을 하면서,


그 공격이 유효하기만 하다면 박 실장에게 거리를 주는 것이 불리하다는 판단,


그리고 천유리의 공격 패턴을 이용한 연속 공격이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둘 다 강 대 강을 붙어서 반작용의 힘으로 반대편으로 밀렸지만,


공간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순간 내 검의 검신이 마치 마법처럼 그 길이가 늘어나고 있었고,


내 발을 짧고 강하게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박 실장이 어떻게 내 공격을 막는지는 관심이 없었다.


그저 허점이 눈에 들어오면 쉴 틈을 주지 않고, 발을 굴러 연속적으로 검을 날렸다.


왼쪽, 오른쪽 손목, 머리, 그리고 목.


나도 천유리에게 당해봤지만, 박 실장은 아마도 죽을 맛일 터.


그가 칼이 두 개라도 소용없었다.


내 검의 속도는 결국 내 팔 관절의 가동 범위에 비례했지만,


그의 속도는 그가 몸 전체를 움직여야 나올 수 있으므로, 효율이 극히 떨어졌다.




스무 번은 넘게 연속적인 타격이 들어가서야 그의 왼쪽 손목을 가격하여,


칼 하나를 떨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가 속으로 좋아서 흥분하는 사이, 그가 거리를 벌려 버렸다.


출혈이 있는 왼손을 말아 주먹을 쥐었는데 그나마도 잘 쥐어지지 않는 것이


내가 힘줄이라도 끊은 것 같았다.


오른손에 쥔 칼을 역수로 바꾼 박 실장은 자세를 낮추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슬금슬금 그에게로 다가가면서 그의 머릿속에 집중했다.


흐릿하기는 했지만, 그의 의도나 감정 등 여러 가지가 읽혔다.


나를 제압하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


어차피 블러드라인을 어떻게 이기겠냐는 체념,


각종 자료와 제압 실패에 대한 전송은 다 했으니 할 일을 다 했다는 안심,


지하의 연구소로 내려가기만 하면 별장 전체를 날려 버릴 수 있다는 생각······.


자멸?


지난번 별장 침입 때 세워둔 계획을 아직도 실행할 수 있다고?


별장 본체를 지하로부터 폭파해서, 영상센터를 거쳐, 고충처리실까지?


이미 손을 다 써놓은 것인가?




내가 다가가는 만큼 박 실장도 물러나고 있었다.


그의 신형이 점점 거실문에 가까워질수록 나는 나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어차피 연구소로 내려가는 방법은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뿐 이었으니,


박 실장은 어떻게 해서든 엘리베이터 문을 목표로 향할 것이었다.


생각을 이어가면서 박 실장의 의도를 읽던 중,


나도 모르게 그에게 텔레파시를 보내버렸다.


그러지 말라고.


박 실장의 표정이 확 변하면서 나를 보는 눈빛에는 불신이 가득 실려 있었다.


고개마저 도리질 치는 것이 나 자체를 불신하는 것인지 의심이 생겼다.


하지만 그런 의심에 굴하지 않고, 다시 그에게 내 의념을 전했다.


이제 괜찮다고.


나와 함께 나가자고. 그러자 박 실장이 소리쳤다.


그만하라고.


자신에게 더 그러면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른다고.


그가 소리치는 중에도 나는 계속해서 그에게 의념을 전하고 있었다.


간질 발작을 하는 환자처럼 몸을 벌벌 떠는 박 실장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순간 뭔가를 떨쳐내는 것처럼 온몸을 확 펼쳐낸 박 실장이


거실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로 뛰어갔다.


그를 놓칠 수는 없는 일.


열심히 그를 따라가면서도 그에게 계속 의념을 전했다.


갑자기 그가 걸음이 꼬이면서, 휘청이더니 바닥을 굴렀다.


점점 가까워지는 나를 보면서,


엉덩이로 몸을 뒤로 끌고 가는 그의 얼굴에는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있었고,


몸 전체의 떨림은 그치지 않았다.


더 움직이기를 체념한 것인지,


아예 주저앉아버린 그를 내려다보면서 계속 의념을 전했다.


그만하라고.




박 실장이 피를 토하고, 정신을 잃었을 때,


한혁과 한인철, 남윤호가 복도로 들어섰다.


한인철은 재빨리 박 실장의 맥을 짚어보고는 한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죽지는 않았다는 뜻.


한혁은 남윤호에게 박 실장을 옮겨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나에게 고충처리실로 가자고 했다.




“저들이 자네를 좋아하는 모양이네.”


“그러게 말입니다. 그간 특별히 척지지 않기만을 바랐는데,


제가 제법 잘 해줬나 봅니다.”


“저기 저······. 자네에게 긍정적인 시니어 요원들 덕분에


고충처리실의 접수가 수월했어.”


“제법 저항이 있었나 봅니다?”


“문도 못 열었다네. 저들은 열어줄 생각도 없어 보였고.


한참 기다리니 문이 열리더군.


그 문 뒤로 저 시니어 요원들이 있었고.


아마도 자네와 박 실장의 모습을 보고 있었던 모양이더군.”


“협조적입니까?”


“그렇다네. 그 문제는 자네가 해결해야겠어. 저들이 자네와 대화하고 싶어 해.


암튼 일단 여기 오자고 한 이유는 오 회장 때문이야.”


“오 회장······. 혹시 제 예상처럼 오 회장의 거취나 목적이


고충처리실과 공유되고 있었습니까?”


“목적은 모르겠으나, 행동은 함께하기로 했다고 하지.


그래서 서로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시나리오가 있다고 했네.”


“보셨습니까?”


“대충 봤어. 오 회장도 고충처리실에서 우리를 제압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아. 그러니 검단산 부근에 집결 중이라고 했네.


그리고 별장에서 우리를 제압하지 못했을 경우,


고충처리실에서 오 회장을 따르는 이들도 그리로 오라고 했고.”


“그 집결지 위치는 보셨습니까?”


“봤는데, 암호로 되어 있더군.


그게 자네가 시니어 요원들에게서 알아내야 할 몫이지.


흐흐.”


“알겠습니다.”


“참, 그나저나 박 실장······. 저자가 왜 저 모양인가? 내상이 상당하던데······.


자네가 뭘 했나? 왼쪽 손목은 자네 솜씨가 맞는 것 같고······.”


“그거는 맞습니다. 그런데 박 실장이 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텔레파시를 계속 보냈는데······.”


“텔레파시?”


“예. 액티브 스킬 말입니다. 그만하자고 했습니다. 왼손을 잃고도 승산도 없고,


저로서는 더 하기 싫은 싸움을 자꾸 걸어오길래, 계속 말했습니다. 그만하자고.”


“말을······. 입으로 했다는 게 아니지?”


“예. 텔레파시로.”


“허허······. 박 실장이 정신을 차려봐야 알 것 같지만, 자네······.


그 텔레파시라는 게, 단순한 게 아닌 거 같아.”


“단순한 게 아니라면······.”


“정신계 공격 같단 말이지. 브레인 워싱(Brain washing), 세뇌, 가스 라이팅······.


뭐라고 불리던, 그런 거 같다니까.”


“그러니까······. 어르신 말씀은 제가 텔레파시를 전개하면,


상대가 정신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까?”


“박 실장 상태가 딱 그렇지 않은가? 아무리 정신을 잃었다고 하지만,


외상이라고는 왼손뿐 인데, 저 정도 나이에, 엄청난 경험을 가진 박 실장이


저런 식으로 제압당하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네.”


“일단 저도 조심하겠습니다.”


“또 얘기해 보세. 우선은 저들과 만나 보게나.”

.

.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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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23 하윌라
    작성일
    23.12.02 17:05
    No. 1

    이건 완전 느와르 영화의 한 장면입니다.
    호오..... 상당히 멋져요.
    정말... 이건 시나리오로 나와야 할 장면이군요.

    텔레파시가 단순 텔레파시가 아니라면, 정소장에게만 있는 이능인 거죠?
    박실장은 정소장 편에 서게 될까요?
    제가 보기엔,,, 아무도 못 믿겠어요. 누구든 저 세계에선 버티고 살아남기 위해
    누군갈 배반하고, 칼을 들이밀겠죠. 아주~~ 잼있습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청수사
    작성일
    23.12.02 19:08
    No. 2

    윌라님, 감사합니다~!

    설정 상 텔레파시를 가진 블러드라인은
    당대에 정소장과 어느 누구, 오직 2명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시즌에서는 등장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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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 02 - 31 ] Complementarity 보완적인 관계 - 03 +2 23.02.11 83 1 12쪽
42 [ 02 - 30 ] Complementarity 보완적인 관계 - 02 +4 23.02.10 8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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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 02 - 27 ] Characteristic Elongation 특성의 신장 - 04 +2 23.02.07 95 2 12쪽
38 [ 02 - 26 ] Characteristic Elongation 특성의 신장 - 03 +4 23.02.06 128 1 11쪽
37 [ 02 - 25 ] Characteristic Elongation 특성의 신장 - 02 +2 23.02.05 103 2 8쪽
36 [ 02 - 24 ] Characteristic Elongation 특성의 신장 - 01 +4 23.02.04 108 2 14쪽
35 [ 02 – 23 ] Amplification of Particularity 특수성의 증폭 - 12 +2 23.02.03 97 2 10쪽
34 [ 02 – 22 ] Amplification of Particularity 특수성의 증폭 - 11 +2 23.02.02 106 2 11쪽
33 [ 02 – 21 ] Amplification of Particularity 특수성의 증폭 - 10 +2 23.02.01 101 2 11쪽
32 [ 02 – 20 ] Amplification of Particularity 특수성의 증폭 - 09 +4 23.01.31 114 2 14쪽
31 [ 02 – 19 ] Amplification of Particularity 특수성의 증폭 - 08 +4 23.01.29 12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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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02 – 16 ] Amplification of Particularity 특수성의 증폭 - 05 +2 23.01.26 111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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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 02 – 14 ] Amplification of Particularity 특수성의 증폭 - 03 +2 23.01.24 107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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