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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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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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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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9. 그러니까, 이름을 뭐로 하자고요?

DUMMY

그렇게 모두의 시선을 끈 갓패치는,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그들을 향해 힘껏 외쳤다.


“화이트 드래곤mk2! 공중전 가능!”


mk2? 도대체 갑자기 mk2는 왜 나오는 거야? 그리고 공중전 가능이라니? 늪 주인이 무슨 지상 최강 병기야?


“언제부터 늪 주인님이 비행 병기가 된 거야?”

“제정신이야? 이 정도는 되어야 멋 좀 챙기는 거야! 용이라고! 드래곤이라고!”


갓패치는 두 눈을 부릅뜨며 현과장을 바라보았다. 늪 주인을 바라보았다.


“역시 갓패치다냥! 센스가 다르다냥!”

“역시 변장의 달인이랄까나~”


아니, 이 사람들 이름이라는 말의 뜻을 잊어버린 거야? 그리고 여기서 변장이 왜 나와? 변장이랑 이름 짓기랑 무슨 상관인 건데? 무슨 상관이 있는 건데?!


“도대체 무슨 사람들이 이렇게 머리가 굳어있어? 이봐, 늪 주인님의 이름이라고! 정성을 좀 들여!”


현과장은 모두를 향해 분노 가득 담긴 일갈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절규에도 전혀 아랑곳없이 자신의 주장만 입이 터져라 늘어놓는 사람들. 현과장의 인내심에 슬슬 금이 가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툭.]


현과장의 허벅지를 살짝궁 건드리는 늪 주인의 꼬리. 참 두툼하고 탐스러운게 무척이나 사랑스럽게만 느껴졌다. 그런데, 그 꼬리를 보자마자, 머릿속에서 잡생각들을 뚫고 부상하는 엄청나게 직관적이고 귀여움이 가득 묻어있는 이름. 순간 현과장의 눈빛이 번뜩였다.


“리.. 코?! 리코!!”


현과장의 나직한 목소리에, 모두가 뿜어내던 소음이 그대로 가라앉았다. 자신의 이름이라는 것을 아는 것인지, 슬그머니 눈을 뜨고 현과장을 바라보는 늪 주인. 그 붉고 아름다운 눈빛과 현과장의 늙고 하찮은 눈빛이 살그머니 교차했다.


[폴짝!]


그 이름이 마음에 든 것일까. 키토가 어흥선생의 머리 위에서 현과장의 머리 위로 껑충 뛰어올라왔다.


“앗! 키토님! 안 된다냥!”


그러나, 어흥선생의 외침에도, 현과장의 마리에 자리를 잡고 앉은 키토. 아무래도 쓸데없는 이름을 늘어놓은 것에 대한 작은 벌인 듯한 모양이었다.


“늪 주인님, 이제 늪 주인님의 이름은 리코야, 리코.”


리코라는 이름을 듣고도, 그저 그냥 현과장의 얼굴을 바라보는 늪 주인. 그렇게 한참을 바라본 늪 주인은 그냥 그대로 현과장의 허벅지에 누워버렸다.


“마음에 들지 않는 건가?”


현과장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런데,


[탁탁!]


현과장의 이마를 툭툭 건드리는 키토. 마치 안심하라는 듯 그 손길은 부드럽고 따스했다. 이어서 키토는 현과장의 머리에서 내려와 늪 주인의 곁으로 살며시 다가갔다. 그리고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자신의 볼을 늪 주인의 볼에 문지르기 시작했다.


-리코라는 이름이 마음에 안 드냐능?-

-아니. 현과장 생각보다 머리 좋은 듯. 매우 놀람.-


늪 주인, 아니 리코의 텔레파시에 동공이 커지는 키토. 키토는 그대로 현과장을 바라보며 목이 떨어져라 고개를 끄덕였다.


“마, 마음에 드는 거야?”


키토의 고갯짓은 멈추지 않았다. 이런 그의 행동에 미소를 머금는 사람들.

이렇게 이야기가 훈훈하게 마무리되면 얼마나 놓을까. 하지만 원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바로 인생. 어디선가 심드렁한 목소리가 거실에 가득 찬 훈훈함에 찬물을 끼얹었다.


“제정신이야?! 그런 약해 빠진 이름을 늪 주인에게 붙인다고?! 난 반대야! 반대!”


모두의 찬성에 홀로 당당하게 반대를 던지는 남자.

정작 본인이 좋아했지만,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대를 하는 인물.

바로, 갓패치였다.


“늪 주인도 좋아한다냥!”

“그렇다랄까나!”


분위기를 읽지 못하는 갓패치에게, 은근슬쩍 눈치를 주는 어흥선생과 채야. 그러나 갓패치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둘 다 제정신이야? 지금 그 이름이 마음에 들어? 리코? 리코라고? 무슨 리코더야? 뭐야?!”


리코더라는 말에, 곧바로 눈을 뜨고 갓패치에게 뜨거운 시선을 보내는 늪 주인, 리코. 키토도 가만히 듣고만 있지는 않았다. 그 역시 갓패치에게 눈치를 챙기라는 듯 무언의 압박을 보내기 시작하고. 모두의 시선 속에, 갓패치는 자연스럽게 코너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제정신이야? 내가 그런 눈빛 따위에 물러설 거 같아? 나, 갓패치가?!”


그러나, 오히려 언성을 높여 그들과 맞서는 갓패치. 자연스럽게 지난 변장 전쟁의 설욕전을 알리는 서막이 지금 막 열리려 하고 있었다.


“아, 참고로 난 내기 안 해.”


하지만! 단호한 목소리가 거실 안에 울려 퍼졌다.

갓패치의 마음을 이미 꿰뚫어 보고 있었던 것일까. 현과장은 결연한 표정을 지으며 연신 고개를 흔들었다.


“제정신이야? 아니, 좀 들어봐. 이게 얼마나 재미있는 내기냐면,”


그 어떤 외압에도 당당함을 잃지 않았던 갓패치. 그런 그가 내기 상대인 현과장의 태도에 세상 비굴한 표정으로 굽신거리기 시작했다. 모두들, 잘 알아두자 당당한 사람도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드는 것이 내기고 놀음이다. 그래, 도박이란 것이다. 도박 신고는 1336. 도박 신고는 1336!


“아니, 안 해. 무슨 틈만 나면 내기야, 내기는.”


하지만, 역시 현과장은 단호했다. 하긴, 갓퍄치오 내기를 해서 좋은 꼴을 보지 못 했으니까.


“제정신이야? 이번에 이기면 정말 좋은 능력을 준다니까!”

“아니, 제정신이십니까, 휴먼? 날 이상한 디저트 자판기로 만들 생각이겠지!”


정곡을 찔린 것일까. 갓패치는 주변의 눈치를 보더니 입을 꾹 닫았다.


“저, 정말이었냥?”

“현과장의 커피와 븡어빵은 최고랄까나. 커피와 도넛보다 더 잘 어울린다랄까나.”


그런 갓패치가 이해가 되지 않는 채야와 어흥선생은, 그를 향해 불신의 눈초리를 마구마구 뿜어내었다. 그러자,


“다다익선 몰라? 다다익선! 현과장에게 디저트 능력이 많아지면 나만 좋아? 너희들도 좋은 거야?!”


도리어 화를 내면서 모두를 바라보는 갓패치. 역시 그의 목적은 먹을 것에 있었다.


“이미 붕어빵만 10종류가 넘어요, 이 창백한 꺽다리 아저씨야!”


현과장은 어기차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키토와 리코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현과장. 그를 뒤따라 어흥선생도 채야도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젠 거실에 남은 건 오직 갓패치 뿐. 모두가 등을 돌린 암울한 상황이었지만, 그의 눈빛만큼은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


“제정신이야? 내가 그렇게 쉽게 포기할 거 같아?!”


갓패치는 넌지시 현과장의 방 문을 바라보았다. 그 문 안 쪽으로 사라진 사람만큼이나 결연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런데, 밥은 안 먹는 거야? 모두들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다고.


***


늪 주인에게 리코라는 이름을 지어준 지 며칠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리코를 늪 주인이라고 부르는 갓패치. 내기에 응하지 않는 현과장을 향한 그 나름의 소심한 복수였다.


“아니, 난 내기를 할 생각이 없어요, 갓패치님.”


텃밭에 물을 주면서 단호하게 말하는 현과장. 그러나, 집요한 건 갓패치도 만만치 않았다.


“생각해 봐, 이거 그냥 능력이 아니야. 고기 잘 굽는 능력이라고!”


언제는 디저트 능력이라더니, 이제 와서는 고기를 잘 굽는 능력이라고? 도대체 뭐가 진실인 것일까. 아니, 둘 중에 진실이 있기는 한 걸까. 현과장은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더욱 혼란에 카오스가 중첩되어만 갔다.


“어쨌든, 난 안 해. 안 한다고. 아니, 그리고 능력을 주고 싶으면 그냥 주라고, 그런 내기 같은 거 하지 말고.”


그냥 주라는 말에 발끈 한 것인지, 정색하며 현과장을 바라보는 갓패치. 그는 엄정한 목소리로 현과장을 향해 뱉어내었다.


“제정신이야? 그렇게 얻으면 그 능력이 소중하게 여겨질 거 같아? 모든 능력에는 제대로 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틀린 말은 아니었다. 공짜로 얻어진 물건에 누가 깊은 의미나 가치를 부여할까. 그 것도 명품 능력이 아닌 고기 굽기 같은 허접한 능력에. 그렇다고 해서, 고기 굽기 능력에 제대로 된 대가를 치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도대체 갓퍄치의 꿍꿍이는 무엇일까?


“아니 글쎄, 안 한다니까!”


현과장의 호통에, 화들짝 놀라 날아오는 리코와 재빠르게 뛰어온 키토. 그 둘은 갓패치를 향해 엄청난 눈초리를 쏘아내기 시작했다.


“제정신이야? 늪 주인과 숲 주인을 방패로 쓴다고?”

“방패가 아니라, 아이고 말을 말자.”


갓패치와의 말싸움에 지친 것인지, 아니면 고된 밭일에 지친 것인지. 고단한 빛이 얼굴에 가득 감도는 현과장은 그대로 집 쪽으로 몸을 돌렸다. 바로 그때, 갓패치의 눈에 들어온 보랏빛의 부엌칼. 바로 은화였다.


“아니, 제정신이야? 아직도 은화의 단검집을 만들지 않았어?”

“성밖마을에는 늪 주인의 역린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없더라고.”


현과장의 말에, 갓패치의 눈이 번뜩였다. 무슨 멋진 생각이라도 떠오른 것일까. 아니면 현과장을 내기로 이끌 꿍꿍이라도 있는 것일까. 아무튼, 먹구름 가득했던 갓패치의 얼굴에 한 줄기 빛이 내려온 듯, 그의 표정은 밝아지기 시작했다.


“제정신이야? 그럼 나에게 물어봤어야지.”


은근슬쩍, 현과장을 앞질러가서 집 현관문을 막는 갓패치. 그의 얼굴에 핀 오싹한 미소에, 현과장은 자신의 주변으로 불길함이 모여드는 것만 같았다.


“아니야, 내가 알아서 할게.”

“제정신이야? 그 멋지고 비싼 소재를 저잣거리의 아무개에게 맡긴다고?”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다. 역린이다. 그것도 늪 주인의 역린. 그런 귀한 소재를 아무한테나 맡길 수는 없는 일. 인정하고 싶진 않았지만, 귀가 솔깃해지는 이야기인 것은 분명했다.


“내가 한 명 잘 아는데. 아주 전설의 대장장이를.”

“전설의 대장장이?”


귀가 솔깃하다 못해, 완전히 갓패치 쪽으로 기울어버렸다. 아니, 전설의 대장장이라고? 보통 유명한 대장장이가 아닌 전설급이라고?!


“정말 전설의 대장장이야?”“그렇다니까. 지금 나 못 믿어? 제정신이야?”


지금까지의 행적이있는데, 너 같으면 믿겠냐, 갓패치?

하지만, 현과장은 달랐다. 100% 아니 1000% 믿는 듯한 그의 눈빛. 이미 그는 갓패치의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다.


“어쩔 수 없군. 내가 소개시켜 줘야겠네.”

“정말?!”


피로 가득한 현과장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런 그때,


“믿지마라냥! 상대는 갓패치다냥!”


텃밭 먼 발치에서 들려오는 우렁찬 목소리. 바로 어흥선생이었다.


“제정신이야? 제 3자는 빠져!”

“안 된다냥! 현과장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건 나도 용납 못 한다냥!”


순식간에 손에 든 쟁기를 내팽개치고 달려온 어흥선생은, 그대로 갓패치의 앞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아마, 그곳에 동물들과 함께하는 체험 실습현장이 있지, 아마?”


동물 체험 실습 현장이라는 단어에 귀가 솔깃해진 어흥선생. 그의 시선은 이내 키토와 리코를 향했다.


“키토님과 리코님이 놀기 좋은 곳이냥?”

“제정신이야? 물론이지!”


이미 갓패치의 말에 완전히 넘어가버린 어흥선생. 이제는 정말 방해꾼이 사라진 것만 같았다. 그런데,


“두 사람 그렇게 가면 누가 밭일을 할까나?”


그런 그들 앞에 보란 듯이 현관문을 박차고 나오는 채야. 그녀의 눈빛에는 엄청난 살기와 분노가 숨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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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103. <공포 특집> 데빌 위딘 - 4 23.06.12 24 3 12쪽
102 102. <공포 특집> 데빌 위딘 - 3 23.06.11 25 3 12쪽
101 101. <공포 특집> 데빌 위딘 - 2 23.06.10 26 3 11쪽
100 100. <공포 특집> 데빌 위딘 - 1 23.06.09 19 3 11쪽
99 99. 금쪽이 여왕 – 데빌 위딘의 전조 - 23.06.08 24 3 12쪽
98 98. 갓패치와 여왕 23.06.07 20 3 12쪽
97 97. 친구가 되어버린 안타고니스트 23.06.06 24 3 12쪽
96 96. 현과장의 저주 23.06.05 25 3 11쪽
95 95. 무력보다 무서운 건, 호떡? 23.06.04 24 3 11쪽
94 94. 신의 능력보다 디저트 - 2 23.06.03 25 3 11쪽
93 93. 신의 능력보다 디저트 - 1 23.06.02 23 3 11쪽
92 92. 특훈의 결과 23.06.01 26 3 12쪽
91 91. 특훈 - 3 +2 23.05.31 86 4 11쪽
90 90. 특훈 - 2 23.05.30 23 3 12쪽
89 89. 특훈 - 1 23.05.29 23 3 11쪽
88 88. 숫자 예지몽 - 3 23.05.28 24 3 12쪽
87 87. 숫자 예지몽 - 2 23.05.27 23 3 12쪽
86 86. 숫자 예지몽 - 1 23.05.26 23 3 11쪽
85 85. 이세계로 온 아저씨는 암살 탱커라고?! 23.05.25 26 3 11쪽
84 84. 새로운 모험 <새로운 힘> 23.05.24 24 3 12쪽
83 83. 새로운 모험 <현과장 습격사건> - 3 23.05.23 24 3 12쪽
82 82. 새로운 모험 <현과장 습격사건> - 2 23.05.22 22 3 11쪽
81 81. 새로운 모험 <현과장 습격사건> - 1 23.05.21 25 3 11쪽
80 80. 새로운 모험 23.05.20 30 3 12쪽
» 79. 그러니까, 이름을 뭐로 하자고요? 23.05.19 24 4 12쪽
78 78. 더욱 진해지는 예언 23.05.18 26 3 12쪽
77 77. 숲 주인 그리고 늪 주인 23.05.17 26 3 12쪽
76 76. 아직 끝나지 않은 불행 - 7 23.05.16 28 3 11쪽
75 75. 아직 끝나지 않은 불행 - 6 23.05.15 2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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