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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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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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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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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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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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6. 숫자 예지몽 - 1

DUMMY

여기서 잠깐! 우리는 유명 닌자 지 선생이 우리에게 남겨 주신 엄청난 명언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사람이 다섯이 모이면, 그 중 쓰레기가 반드시 있다.』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네 명이지만, 누워있는 현과장을 포함한다면, 지금 현과장의 방에 있는 사람은 총 다섯 명. 그래, 지 선생의 명언이 발동할 조건이 완성된 것이었다.

이미 예전에도 이 다섯 명이 모일 때마다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는 했다. 뭐, 두 명일 때도, 혼자일 때도 그런 적이 있었지만, 그런 건 그냥 넘어가자. 여기 사람들, 전부 제정신은 아니잖아.


“오늘은 붕어빵이 없다랄까나. 현과장 피곤해서 자야한다랄까나.”


불길함을 직감한 것일까. 채야는 굳어진 미소와 함께, 창문을 닫았다. 하지만,


“난 먹어야겠습니다만!”


고집을 피우며 창문을 다시 연 여왕. 그녀의 눈동자에는 강한 집념과 독한 아집이 밝게 타오르고 있었다.


“제정신이야? 내가 먹을 것도 없는데, 붕어빵을 달라고?”

“그건 갓패치가 상관할 일이 아닙니다만.”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으르렁 대는 두 사람. 갓패치와 여왕 사이에 심상치 않은 난기류가 발생한 듯이 느껴졌다.


“그만 했으면 좋겠다냥. 현과장 지금 자고 있다냥. 자는 사람 앞에서 그러는 건 예의가 아니다냥.”


자는 사람을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 것은 예의인지 아닌지 작은 의구심이 들기는 하지만, 뭐, 아무튼, 어흥선생은, 서로를 향해 송곳니를 드러내면서 싸우려는 두 사람을 향해 따가운 눈초리를 발사했다.


“운 좋은 줄 알아, 여왕!”

“그건 제가 할 소리입니다만.”


어흥선생의 눈빛 덕분에 멈추는 듯했지만, 이내 날카로운 시선을 주고받는 두 말썽쟁이들. 어흥선생의 입에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싸울 거면 나가서 싸워라냥. 정신 사납다냥.”


어흥선생은 두 사람을 지긋이 노려보았다. 그들이 그 멍청한 짓을 멈출 때 까지.


***


“젠장! 여긴 어디야?!!”


한편 자신이 꿈속에 있다는 사실을 아직도 깨닫지 못한 현과장은, 그저 정처 없이 이리저리 배회하고 있었다.

자신의 머리가 키토의 앞니에 파헤쳐졌다는 사실도 잊은 지 오래. 그가 기억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툭.]


하늘에서 떨어지는 한 장의 종이. 그 종이는 현과장의 발밑에 살며시 안착했다.


“이건 뭐야?”


뭔가에 홀린 듯 자연스럽게 종이를 집어드는 현과장. 종이 안에는 7개의 숫자가 아름답고 정갈하게 적혀있었다.


“이게 뭐야? 8, 15, 81? 81이라고? 로또는 아닌 거 같은데.”


현과장은 고개를 저으며 종이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하늘에서 또 한 장 떨어지는 종이. 그러나 그 내용은 그가 내려놓은 종이와 다를 것이 없었다.


“뭐 지? 뭔데 종이가 떨어지는 거야?”


현과장은 두 장의 종이를 그래도 무시한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런 그때,


[툭, 툭, 투두두둑.]


하늘에서 마치 소나기처럼 떨어지는 종이들. 그 종이 속에는 한결같이 같은 숫자를 품고 있었다. 마치 자신 속 숫자들을 꼭 기억하라는 듯 떨어지는 종이였지만, 현과장은 관심이 없었다. 왜? 로또 번호가 아니었으니까.

그는 그렇게 하염없이 달렸다. 달리고 또 달렸다. 종이가 더는 떨어지지 않을 때까지.

그렇게 달리고 달리던 그때, 정면에서 그를 향해 날아온 거대한 중식도. 바로 은화였다. 은화는 현과장의 가슴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마치 그의 몸을 뚫고 지나갈 것처럼.


***


“으아아악!!”


비명으 ㄹ지르며 자리에서 깨어난 현과장. 그의 얼굴을 새파랗게 질려있었고. 그의 몸은 땀으로 범벅이었다.


“일어났을까나? 땀 많이 흘렸는데, 샤워 안할까나?”


역시나 제일 먼저 다가와 말을 거는 사람은 채야였다. 곁에서 그가 땀을 흘리는 것을 지켜본 그녀가, 이 절호의 찬스를 놓칠 리 없었다.


“어? 어... 씻는 건 조금 이따가...”


몹시 놀란 듯한 현과장의 목소리에,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 키토와 리코. 그들은 현과장의 품에 파고들어 연신 얼굴을 비볐다.


“아이고, 키토님, 리코님 걱정했어? 난 괜찮아. 난 죽지 않는 현과장이니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곧 죽을 것만 같은 얼굴의 현과장. 그런 그를 바라보던 어흥선생이 진지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건 전부 체력이 문제다냥. 현과장의 체력을 증진 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다냥.”


그의 말에 공감하는 것일까. 갓패치도 채야고 고개를 끄덕였다.


“제정신 박힌 암살 탱커라면 체력은 필수지. 암, 그렇고 말고.”

“체력을 기르려면 운동. 운동을 하면 땀이 난다랄까나. 히힛.”


뒤에 ‘히힛’이 마음에 걸리지만, 아무튼, 현과장의 체력 증진을 바라는 세 사람. 하지만 여왕은 달랐다.


“요리사에게 많은 체력은 필요 없습니다만. 붕어빵 뒤집을 정도만 있으면 됩니다만.”


단호하게 현과장의 체력 기르기를 반대하는 여왕. 그러나 무서울 정도로 아무도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나, 나도 의견을 냈습니다만!”

“체력의 기본은 헬스! 우선 헬스장 등록이다냥!”


사뿐히 여왕의 말은 무시한 채, 현과장의 운동 플랜을 짜는 세 사람. 제일 먼저 의견을 낸 사람은 어흥선생이었다. 그런데,


“난 반대랄까나. 기초는 우선 뙤약볕에서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랄까나.”


어흥선생의 의견에 반대하며, 조곤조곤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는 채야. 이렇게 보면 참 현과장을 많이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완전히 달랐다. 헬스장에서 땀을 흘리면 그 땀을 회수 못하는 것이 제일 큰 이유였던 채야. 그녀는 아직도 현과장의 땀에 많은 미련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제정신이야? 뙤약볕? 헬스장? 제대로 된 체력을 기르려면 당연히 전지훈련이지!”


이번엔 갓패치가 입을 열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두 사람의 의견에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갓패치. 그는 그냥 두 사람의 의견에 반대를 하고 싶을 뿐이었다. 단지 그는 그냥 꼬장을 피우고 싶은 것뿐이었다.


“나도, 나도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만!”


네 사람 앞에 손까지 들고 시선을 끌아보려고 했지만, 여전히 좁쌀만큼의 관심조차 주지 않는 갓패치, 어흥선생 그리고 채야. 이제는 조금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뭐야, 다 꿈이었어?”


이제야 정신이 좀 돌아온 것일까. 현과장이 목소리에서 생기가 느껴졌다.


“꿈? 현과장 꿈꿨냥?”


어흥선생의 질문에, 현과장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리코님은 쓰러지고 키토님은 내 머릴 뜯어먹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는데.”


현과장의 말에 키토는 놀란 토끼 눈이 되어 리코와 현과장을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단번에 현과장의 머리 위로 올라가 그의 머리를 세세하게 뒤적였다. 다행히, 아니 당연히 아무런 이상도 없는 현과장의 머리. 그렇게 꼼꼼하게 뒤적이던 키토는, 그제야 안심이 된 모양인지, 얼굴 가득한 불안감을 씻고 현과장의 품으로 돌아갔다.


“키토님 놀랬다냥!”

“키토님만 놀란 게 아니야. 나도 놀랬다니까.”


현과장은 너스레를 떨며, 어흥선생을 바라보았다.


“악몽을 꿔서 땀이 났다랄까나. 종종 꾸면 좋겠다랄까나.”


순간 채야의 본심이 그녀의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그 폭탄 발언에 일제히 그녀를 향한 네 사람의 시선. 그 경멸감 가득한 시선이 채야는 그만 얼어붙어버렸다.


“설마 내가 무슨 말을 했을까나?”


네 사람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리코가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일뿐.


“바보 채야! 또, 또, 또 말실수를! 또또또!”


그녀는 주먹으로 자신의 머리를 콩콩 쥐어박았다. 일반인이 이 장면을 보면, 아름다운 여성이 귀엽게 자신을 나무라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네 사람의 눈에는 다르게 보였다. 그저 나이 먹은 변태가 귀여운 척을 더럽게 떠는 것 정도로만 비춰질 뿐이었다.


“그건 그렇고 막 하늘에서 숫자가 떨어졌다.”

“숫자?”


현과장의 이야기에, 모두의 시선이 현과장을 향했다. 심지어 키토와 리코까지.


“무슨 숫자였냥?”


진지하고 진중하게 숫자의 정체를 묻는 어흥선생. 그 사뭇 진지한 모습에 현과장은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로또 번호도 아닌데, 듣고 나면 얼마나 실망할까. 그 좌절한 표정의 어흥선생을 생각하니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로또 번호 아니야. 그렇게 심각하게 바라보지 마.”

“그렇냥? 난 또...”


머쓱해하며 표정을 푸는 어흥선생. 하지만 이어지는 현과장의 말은 머쓱해한 그의 얼굴에 다시금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숫자가 일곱 개더라고.”


일곱 개라는 말에 모두의 얼굴이 굳어졌다. 왜 그런 것일까. 여기서 천연덕스럽게 웃는 인물은 오직 현과장 뿐이었다.


“왜 그래? 뭐 여기 로또는 번호가 일곱 개야?”

“제정신이야? 로또 번호가 그렇게 많을 일 리 없잖아.”


로또 번호도 아닌데, 왜 이렇게 사람들이 긴장을 하는 것일까.


“아직 확실한 건 아닙니다만. 우선 숫자 앞자리를 들어야 합니다만.”


여왕의 말에 모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표정이 편해 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긴장감은 그들의 얼굴을 어둡게 물들이고 있었다.


“아마 8이었던 거 같은데.”


8이라는 말에 네 사람의 표정이 더욱 굳어졌다. 그러더니,


“혹시, 2나 5 아니 3, 4 같은 숫자가 있었을까나?”


나직이 현과장에게 숫자를 묻는 채야.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5는 있었는데 3, 4는 없었던 거 같은데.”

“젠장! 이거 틀림없는 거잖아! 제정신이야?!”


현과장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갓패치는 성질을 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의 두 눈 가득한 분노. 여왕과 말다툼을 벌일 때와 완전히 다른, 아니 훨씬 강하고 진한 광기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개꿈일 수 있다냥! 그래, 현과장, 혹시 내가 지금 써주는 숫자가 맞는 지 한 번 봐 주겠냥?”


어흥선생은 종이와 팬을 들고 와 현과장의 앞에서 서서히 숫자를 써 내려갔다. 바로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꿈속의 종이들. 무서울 정도로 어흥선생이 가지고 온 그 종이와 똑같았다.


“아니야, 이럴 리...”


현과장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그의 나지막한 목소리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던 방 안의 사람들. 그들은 오직 어흥선생이 써내려가는 숫자에만 시선을 두고 있었다.

현과장은 꿈속 그 숫자들을, 아니 그 숫자의 필체를 떠올렸다. 제발 아니길 빌면서.


“이 숫자 맞냥?”


어흥선생이 내 보인 종이 안에는 「8, 15, 81, 1, 18, 21, 8」 이라고 적혀있었다.

단지 숫자 3개만 외웠던 현과장이었지만,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숫자 전부는 기억하지 못 해도, 그 아름답고 정갈한 필채는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그러자, 두 눈을 질끈 감는 어흥선생. 그의 입에서 절망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현과장, 그거 예지몽이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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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100. <공포 특집> 데빌 위딘 - 1 23.06.09 19 3 11쪽
99 99. 금쪽이 여왕 – 데빌 위딘의 전조 - 23.06.08 23 3 12쪽
98 98. 갓패치와 여왕 23.06.07 20 3 12쪽
97 97. 친구가 되어버린 안타고니스트 23.06.06 23 3 12쪽
96 96. 현과장의 저주 23.06.05 25 3 11쪽
95 95. 무력보다 무서운 건, 호떡? 23.06.04 24 3 11쪽
94 94. 신의 능력보다 디저트 - 2 23.06.03 24 3 11쪽
93 93. 신의 능력보다 디저트 - 1 23.06.02 23 3 11쪽
92 92. 특훈의 결과 23.06.01 25 3 12쪽
91 91. 특훈 - 3 +2 23.05.31 85 4 11쪽
90 90. 특훈 - 2 23.05.30 23 3 12쪽
89 89. 특훈 - 1 23.05.29 22 3 11쪽
88 88. 숫자 예지몽 - 3 23.05.28 24 3 12쪽
87 87. 숫자 예지몽 - 2 23.05.27 22 3 12쪽
» 86. 숫자 예지몽 - 1 23.05.26 23 3 11쪽
85 85. 이세계로 온 아저씨는 암살 탱커라고?! 23.05.25 25 3 11쪽
84 84. 새로운 모험 <새로운 힘> 23.05.24 24 3 12쪽
83 83. 새로운 모험 <현과장 습격사건> - 3 23.05.23 23 3 12쪽
82 82. 새로운 모험 <현과장 습격사건> - 2 23.05.22 22 3 11쪽
81 81. 새로운 모험 <현과장 습격사건> - 1 23.05.21 25 3 11쪽
80 80. 새로운 모험 23.05.20 28 3 12쪽
79 79. 그러니까, 이름을 뭐로 하자고요? 23.05.19 2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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