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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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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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6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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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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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49. 결전 그리고... - 2

DUMMY

“작별이다! 증씨 계집!!”


내가 손 쓸 새도 없이 여희를 향해 손을 뻗는 진자. 결과는 참담 그 자체였다.


“뭐, 뭐예요?!”


여희가 인식하기도 전에 끝나버린 진자의 한 방. 그는 모든 공력이 빨린 채,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완전히 말라비틀어진 진자를 본 여희도 화들짝 놀라 몸을 피했다.

내가 그의 곁으로 다가갔을 때는, 이미 그의 입에서 숨길이 뿜어져 나오지 않고 있었다. 온몸의 정기가 빨려서 쭈글쭈글해진 얼굴이었지만, 후회와 통한의 감정이 여실히 드러나 있었다.

아무리 악한 인간이라고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도 주었던 두 번째 기회를 빼앗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했다. 그가 죄를 뉘우치고 새사람이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그를 살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진짜 나라면 이런 선택을 하지 않을 텐데. 이 모든 건 창조주가 내 몸에 심은 『인간성』이 원인이었다.


“이번엔 제발 인간답게 살아라.”


머릿속에서 생각만 하던 말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다시는 여희나 그녀의 가족들을 괴롭히지 않게, 그가 개과천선한 상태로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에서 비롯되었다.

그런데,


“어... 이게 무슨 일이야?”


아무리 진자의 몸에 소생을 뿌려도, 미이라가 된 그의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수십 번, 수백 번 뿌렸지만, 정상으로 돌아오기는커녕, 오히려 썩어가는 것만 같았다. 인과응보인 걸까. 아니면, 창조주가 개입해 방해를 하는 걸까. 정확한 내막은 알 수 없었지만, 그는 『소생』에 살아나지 못한 유일한 인간이 되고야 말았다.

뒤늦게 뛰어온 가씨 문중의 사람들과 승진 쪽 사람들은, 미이라가 된 진자를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돌아간다.”


승진은 진자의 시체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으며, 그의 사람들도 냉담하게 돌아섰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진자가 보인 ‘흡성대법’이 원인으로 보였다. 명문 정파의 인물이 사파의 무공을 썼으니, 뭐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여담이지만, ‘흡성대법’은 예전 북빙신궁에 진자의 무리가 쳐들어왔을 때 병사를 물리는 대가로 광귀가 넘겼다고 한다. 광귀 역시 진자가 흡성대법을 연마하리라고 상상도 못 했던 모양이었다.

진자로부터 등을 돌리는 건, 승진 쪽 사람들뿐만이 아니었다. 가씨 문중의 사람들도 모른 척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그 누구도 진자의 시체를 수습하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진자의 시체는 객잔 위에 방치되었다.

아무리 악인이라고 해도 죽은 사람. 최소한의 예우는 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랬기에 나와 몇몇 객잔 주민, 예전에 진자의 밑에서 일했던 살수들이 그의 관을 만들었다. 크고 화려하진 않지만, 나름 안락한 관이었다. 우리는 가씨 사람들이 진자의 관을 찾으러 오지 않으면, 직접 전해주려는 마음도 먹었다. 비록 내키지는 않았지만.

이런 우리의 마음을 알았던 것일까.

며칠 지나지 않아 가씨 쪽에서 사람이 왔다. 표독한 인상의 여자와 얼마 전 객잔 주민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남자가 많은 사람을 이끌고 객잔을 찾았다.


“우, 우리 걸 돌려받으러 왔습니다.”


잔뜩 쫄아서 말까지 더듬는 남자, 진돈. 객잔에 들어온 그는, 모두의 눈치를 살피며 객잔 주인 앞으로 걸어갔다. 아무래도 나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건 좀 무서웠던 모양이었다.


“저 남자가 현과장이란 사람이야?”


표독한 인상의 여자도 객잔 주인 쪽으로 걸어갔다. 어울리지도 않게 요염한 자세를 취하면서.


“어쩜~ 우리 현 대협님은 이렇게 늠름하실까~?”


그녀는 마치 객잔 주인을 유혹하듯 그의 몸을 어루만졌다. 구역질이 올라왔다. 아무리 남자라는 동물이 여자의 유혹에 약하다고는 하지만, 본능적으로 느끼는 게 있다. 얼굴이 예쁘고 몸매가 좋다고 전부가 아니다. 중요한 건 「성격」이지. 서방 잡아먹을 인상의 여자에 누가 유혹당할까. 이 여자와는 하룻밤 불장난도 아깝다.


“어딜 만져요! 난 부마님이 아니란 말입니다!”


객잔 주인은 기겁하며 그녀를 떨쳐냈다. 순식간에 객잔 안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쏠렸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마치 즐기는 듯, 입가에 미소까지 머금는 그녀. 그녀는 슬쩍 주변을 보더니, 객잔 중앙으로 사뿐사뿐 걸어갔다.


“그럼 누가 우리 현 대협일까~”


순간, 그녀를 향했던 시선이 내 쪽으로 날아들었다. 그녀의 입가에 머금고 있던 미소가 진해졌다. 그녀의 얼굴에 심어진 표독스러움이 더욱 부각 되었다. 정말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얼굴조차 마주 보고 싶지 않았다.


“당신이 현 대협...”

[퍽!]


바로 그때, 객잔 2층에서 빠르게 날아온 주먹. 바로, 여희였다. 정말이지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어디 내 남편에게 말을 걸어! 주제도 모르고!”


그녀를 바라보는 여희의 눈동자 안에서 분노와 증오가 일렁였다. 날 지키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원한으로 느껴졌다.

그녀의 독기 가득한 입가에서 피가 주르르 흘러내렸다.


“이 미친년이 정신이 나갔나! 감히 날 때려?”


그녀는 손을 뻗어 여희의 뺨을 때리려 했다. 이런 걸 가만히 보고 있을 내가 아니다. 난 몸을 날려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뚝!]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그녀의 팔이 그대로 부러지고야 말았다. 객잔에서 함부로 폭력을 쓰면 안 된다는 걸 못 들었을까. 아니면 너무나 멍청해서, 듣고도 까먹은 것일까.


“으아악!!!”

“지, 진연아!”


진돈은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빠르게 부축했다. 예전의 나였다면, 그녀에게 『소생』을 사용해 플러팅 아닌 플러팅을 했겠지만, 지금의 나는 완전 다르다. 창조주가 심어준 『인간성』에 완벽히 적응을 했으니까.


“관은 냉동고 안에 있으니 가지고 가세요. 더는 문제 일으키지 말고.”


난 두 사람을 향해 감정을 싹 뺀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작은 오해라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그냥 가씨 가문의 사람들을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았다.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지만,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몰려왔다.


“젠장. 이거 부작용이 너무 심한데.”

“무슨 말인가요, 서방님?”


여희의 얼굴에 근심이 싹 텄다. 그녀의 걱정 가득한 얼굴을 보고 있자니, 내 가슴이 미어지는 것만 같았다. 머리는 아무렇지 않은데, 가슴이 마음대로 반응한다. 이거 『인간성』의 부작용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걱정할 정도의 일은 아니야. 그런 표정 짓지 마.”


내 마음에도 없는 스윗한 표현이 저절로 나온다.

이거 뭐야? 왜 내 머릿속에서는 절대 나오지 않을 표현들이 제멋대로 나오는 거야? 이거 뭐냐고!


“네! 서방님!”


여희의 얼굴에서 근심이 싹 사라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 걱정 대신 환하게 피어나는 미소. 가슴이 뭉클해졌다.

뭐야. 이거 무슨 분위기야. 오늘 뭐 일이라도 벌이라는 건가? 길고 긴 복수도 끝났으니, 해피 엔딩 기념 합방이라도 하라는 건가? 말이 안 되잖아! 말이!

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분위기를 망가뜨려야만 했다. 이대로 가다간, 진짜 큰일(?)을 저지를지도 모르니까.


“관으로 안내하지요.”


나는 직접 두 사람을 관이 있는 냉동고로 안내했다.

진자의 관을 위해 내가 직접 만든 냉동고. 죽은 자를 위한 마지막 배려였다.


“들고 가자.”


관을 본 진돈은 같이 온 하인들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그러자, 관을 향해 우르르 달려오는 사람들.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다.


[우지끈!]


갑자기 관뚜껑을 박살내더니, 그 안의 시신만 끌어내는 하인들. 진돈과 그녀, 진연은 그냥 그 모습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맞냐?”

“네, 문주 님.”

“가지고 가자.”


진돈의 말이 떨어지자, 그의 하인들은 진자의 시체를 마치 짐짝 옮기듯 어깨에 들쳐 맸다. 그렇게 객잔을 빠져나가는 진돈과 그의 사람들. 더 가관은 객잔을 빠져나간 직후부터였다.


“매달아라.”


자신이 타고 온 말에, 진자의 시신을 매단 진돈. 말에 올라탄 그의 얼굴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진연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객잔을 완전히 떠난 가씨 집안의 사람들. 그들은 시신을 땅바닥에 질질 끌면서 천천히 돌아갔다.


“얼마나 나쁜 짓을 많이 했으면...”


질질 끌려가는 진자의 시체를 본 여희가, 이 상황이 안타까운 듯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 그녀를 보니, 가슴이 또 미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감정대로 움직일 수는 없는 일. 난 그녀의 어깨 위로 손이 올라가려는 것을 겨우 참았다. 손을 올리면 진짜 큰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직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진자의 시신도 처리했으니, 남은 건 없었다. 그녀가 원했던 건 가씨 가문을 향한 복수. 물론 가씨 가문을 몰락시키진 않았지만, 재기 불능 상태인 건 마찬가지였다.

이제 남은 건, 그녀가 나에게 건넨 약속을 지키는 일뿐이었다. 난 그녀의 마음이 준비되는 그날까지, 마냥 기다렸다. 평소의 나와 다르게.

그렇게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밤이었다.


“저도 약속을 지켜야 하는 거죠?”


침상에 눕는데, 그녀가 살며시 나에게로 다가왔다. 속옷만 걸친 채로. 누가 봐도 이 상황은 큰일(?) 직전의 상황. 난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만 했다.


“약속을 지키는데 속옷만 입을 필요가 있나?”

“......”


그녀는 말이 없었다. 다행이었다. 여기서 대답 한번 잘못하면, 바로 나락이다. 극락이 아니라, 나락.


“약속을 지킬 거야?”

“네.”


그녀의 손이 점차 자신의 속옷 쪽으로 올라갔다. 이 녀석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나와 한 약속은 차원문을 열어주는 거라고!


“잠깐, 뭔가 착각을 하는 거 같은데. 난 마음만 먹었으면, 언제든지 네 몸을 취할 수 있었어. 그럼에도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건, 널 존중해서였고.”

“알고 있어요.”


잘 알아듣도록 에둘러 말했지만, 그녀의 손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난 빠르게 그녀를 막아야만 했다. 내 감정이 이성의 끈을 놓게 만들기 전에.


“잠깐!!! 너 뭐하는 거야!”

“이래야 한다고요! 서방님이 원하시는 정확한 차원문을 열려면 우리가 특별한 관계가 되어야 한단 말이에요! 안 그러면 어디가 열릴지 모른다고요!”


그녀의 말을 듣는 순간, 두통이 몰려왔다. 특별한 관계? 지금 역시 특별한 관계인데, 이 상태보다 더 특별해야 한다는 건, 진짜 부부밖에 없잖아.


“그럼 진짜 부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야?”

“진짜 부부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적어도...”


그녀의 두 뺨이 잘 익은 토마토처럼 붉어졌다. 뒷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 수 있었다. 그래, 내가 그토록 피하고 싶은 큰일(?)을 말하려는 거겠지.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빠져나갈 수 있을까. 도무지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


“잠깐만. 정말 잠깐이면 돼.”


이럴 때는 다른 현과장에게 물어보는 것이 최선. 난 그를 만나기 위해, 마음속의 거실로 정신을 날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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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 372. 그들의 현실 - 3 24.02.16 13 3 11쪽
371 371. 그들의 현실 - 2 24.02.15 19 3 11쪽
370 370. 그들의 현실 24.02.14 12 3 11쪽
369 369. 암살 시도 - 2 24.02.13 15 3 11쪽
368 368. 암살 시도 24.02.12 11 3 11쪽
367 367. 미래를 보는 아이 - 2 24.02.11 13 3 12쪽
366 366. 미래를 보는 아이 24.02.10 14 3 12쪽
365 365. 등장! 골드 가문! - 2 24.02.09 10 3 11쪽
364 364. 등장! 골드 가문! 24.02.08 14 3 11쪽
363 363. 일상으로 침투 - 2 24.02.07 11 3 11쪽
362 362. 일상으로 침투 24.02.06 13 4 12쪽
361 361. 일대종사 +1 24.02.05 21 4 12쪽
360 360. 권력자의 딸 - 2 24.02.04 19 4 12쪽
359 359. 권력자의 딸 24.02.03 16 4 11쪽
358 358. 빌런, 아니 표절 대첩 24.02.02 13 4 12쪽
357 357. 중경 그리고 삼림 24.02.01 15 4 12쪽
356 356. 중성시대 - 2 24.01.31 12 4 12쪽
355 355. 빌런 24.01.30 15 4 11쪽
354 354. 중성시대 24.01.29 15 4 12쪽
353 353. 여긴 누구? 나는 어디? - 3 24.01.28 18 4 12쪽
352 352. 여긴 누구? 나는 어디? - 2 24.01.27 31 5 12쪽
351 351. 여긴 누구? 나는 어디? - 1 24.01.26 14 4 12쪽
350 350. 결전 그리고... - 3 24.01.25 1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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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 348. 결전 그리고 ... +1 24.01.23 18 4 11쪽
347 347. 업데이트 - 2 24.01.22 12 4 12쪽
346 346. 업데이트 - 1 24.01.21 16 4 11쪽
345 345. 내 여자... 입니까? 24.01.20 22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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