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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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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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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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등장! 골드 가문! - 2

DUMMY

“저자가 확실하냐?”

“틀림없습니다. 머리카락 색만 다를 뿐입니다.”


중경 경찰청의 경찰청장실.

김 경위가 경찰청장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난감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는 경찰청장. 바로 그때, 청장실 문을 열고 광귀가 불쑥 등장했다.


“그 말이 사실입니까, 청장.”

“그렇다고 합니다, 국장. 아니, 이게 말이 됩니까? 알몸으로 나타났던 사람이 그냥 여행객이라는 게.”


청장의 말에, 광귀도 난감하다는 듯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혹시 모든 것이 오해 때문에 벌어진 일은 아닐까. 작은 의구심도 들었다.


“우선 취조를 진행합시다. 각하께서 직접 참관하러 오실 겁니다.”

“가, 각하께서요?!”


순간, 청장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림자는커녕, 목소리도 잘 들을 수 없었던 대통령이 직접 경찰청으로 방문을 하겠다니. 청장은 그의 참관이 자신에게 있어서 엄청난 기회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럼 확실하게 진행해야 하겠군요. 김 경위.”

“네!”


청장은 잔뜩 긴장한 듯한 김 경위를 바라보며 이내 입을 열었다.


“그 사람들 뒤에 뭐가 있는지 알아내! 알겠어?!”

“네! 알겠습니다!”


김 경위도 대통령의 참관이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대통령의 눈에 들어 출세할 완벽한 기회 말이다.

그런데, 이곳에 다른 생각을 하는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정체는 바로 광귀. 그는 눈앞의 두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훤히 꿰뚫고 있었다. 권력을 향한, 그리고 출세를 위한 큰 한 걸음. 실상은 그들이 원하는 권력이나 출세 따위는 그 어디에도 없는데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진실을 말해 그들의 기대를 꺾어 놓을 필요는 없는 법. 광귀는 그저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에게 닥쳐올 진실을 숨긴 채.




경찰들의 손에 이끌려 들어오게 된 곳은, 누가 봐도 취조실이었다. 불편해 보이는 의자와 책상. 그리고 통으로 된 거대한 거울. 나와 시스를 범죄자 취급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경계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왜 우리를 각각 다른 방에 둔 걸까요?】


머릿속으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 역시 취조실에 들어간 모양이었다.

그런데, 분명 내 몸에서 분리되어 나갔는데, 이렇게 머릿속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이야?


【뭐라고 말 좀 해보세요.】


머릿속에서 그녀의 닦달하는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제정신인 걸까. 이런 상황에 혼잣말까지 하면 얼마나 미친놈으로 보이겠어.


【여보세요~!】

“제발 좀!”


난 정말 정말 정말 작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내 짜증을 듬뿍 담아서.


【들리면 들린다고 말을 해야죠!】

“여기서 어떻게 말을 해! 좀 조용히 하라고!”


되도록 입술을 움직이지 않으며, 소리 또한 최대한 줄여가며 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런 그때였다. 갑자기 문을 열고 취조실 안으로 들어온 한 남자. 살짝 낯이 익은 얼굴의 남자였다.


“몇 가지 물어볼 게 있어서 이렇게 방을 마련했어요.”


그는 내 앞에 앉으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의 목소리를 들으니, 바로 기억이 떠올랐다. 이 세계에 도착하자마자 만나게 된 그 경찰. 내 전기 파장에 감전이 되었던 그 경찰 중 한 사람이었다. 그의 목소리에서 긴장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상부의 압박이라도 있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예측할 수 없는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네오 무협랜드에 온 목적이 뭡니까?”


긴장한 목소리에 비해, 그의 질문은 정말 단순했다. 이런 단순한 질문을 하면서 긴장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행이요.”

“단순한 여행이요?”


이내 그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자, 슬쩍 유리창을 향해 눈동자를 돌리는 남자. 그 순간, 그가 이렇게 긴장하는 원인이 통유리창의 뒤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 말고도 중경에 와 본 적이 있나요?”

“아니요...”


난 되도록 주눅이 든 것만 같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두려움에 차고 공포에 질린 듯한 목소리. 난 유리창 뒤 사람들에게 내가 겁을 먹고 있다는 것을 최대한 어필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요.”

“엄마, 엄마는 어디 있죠?”


난 시기적절하게 엄마를 찾았다. 눈가에 잔뜩 눈물을 머금고.


“아니, 그, 그렇게 울 필요까지는 없고...”

“엄마 보고 싶어요...”


지금 내가 만약 소년범이라면, 이런 말이 그들에게 먹힐 리 없다. 하지만 난 지금 영문도 모른 채 끌려온 아이. 제대로 된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죄 없는 아이가 울먹이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며, 몇 개만 빠르게 물어보고 어머니께 보내줄게요.”


그의 말에 난 울음을 삼키고 나직이 고개를 끄덕였다. 되도록 협조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여기서 울어버리는 것도 나름 방법이긴 했지만, 그렇게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농후했다. 날 여기서 보내주기는커녕 취조 시간만 늘어날 테니까.


“머리 색은 자연산인가요?”


난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하나 뽑아서 줄 수 있어요?”


머리카락을 하나 달라고 하는 경찰. 난 아무런 망설임 없이 머리카락을 하나 뽑아서 그에게 넘겼다. 그러자 경찰은 머리카락을 들고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특히 모근 쪽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정말 붉은색이 맞네요. 이름은 뭐... 됐고.”


그는 시선을 돌려 통유리창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열고 나타난 한 노년의 남성. 그가 입은 정복(正服)에 휘황찬란한 장식들이 붙어있는 거로 봐서, 꽤 높은 직책의 사람인 것을 알 수 있었다.


“협조해줘서 고마워요, 리오 군.”


그는 나를 향해 어울리지도 않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런데 이렇게 높은 직책의 사람이 직접 날 만나는 이유가 뭘까.


“엄마, 엄마는요?”

“지금 다른 방에 있어요. 자, 만나러 가볼까요?”


이내 직접 문까지 열며 날 안내해주는 노년의 경찰. 난 그의 뒤를 천천히 따랐다. 잔뜩 긴장한 듯한 연기를 하면서.




“연기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각하.”


거대한 유리창 밖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현과장과 광귀. 그들은 청장과 함께 취조실을 나가는 소년을 지긋이 쳐다보았다.


“그런데... 진짜 예쁘긴 합니다, 각하.”


곱다, 너무나 곱다. 남자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곱다. 화장을 통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원판 그 자체가 아름다운 소년. 몽타주로 이미 그의 얼굴을 확인했던 광귀였지만, 실제로 보니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집사람도 어디 가서 꿀리는 외모가 아닌데. 저 아이 앞에서는 오징어가 되겠네요.”

“이런 말씀 죄송하지만, 정말 그럴 것 같습니다. 각하.”

“죄송할 게 뭐 있겠습니까. 그게 사실인데.”


현과장과 광귀는 취조실의 문이 닫히는 그 순간까지 소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점차 멀어지는 그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두 사람. 이내 취조실 문이 닫히고 소년의 뒷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그제야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들의 눈동자 속, 여전히 진하게 남아있는 소년의 아름다움.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자 반사적으로 두 눈을 찌푸렸다.


“죄, 죄송합니다. 각하!”

“저도 미안합니다, 광귀 국장. 이게 반사적으로...”


둘 사이에 작은 어색함이 흘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일대종사가 보낸 사람들로 보입니까?”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지금의 상황으로만 본다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경찰총장을 눈앞에 두고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으니.”


광귀의 말에 현과장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일대종사라면 바로 목숨을 위협했겠지요. 배신자를 눈앞에서 가만히 보고 있을 놈들이 아니니까.”


현과장도 광귀의 말에 적극적으로 공감하는 듯한 눈치였다. 그렇다면, 황금 자동차를 타고 나타난 모자(母子)는 정말 관광객이라는 말인가. 현과장은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확신이 없었다. 그들이 이번 일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확신이.


[띠리링~ 띠리링~]


그가 잠시 자기의 생각에 빠져 머뭇거리고 있던 그때, 갑자기 걸려온 핸드폰. 현과장은 무심결에 핸드폰을 꺼내 귓가로 가지고 갔다.


“여보세... 응?”


그가 응답하기도 전에 귓가로 밀려 들어오는 황당한 이야기. 현과장은 이야기를 들으며 한동안 아무런 반응도 못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광귀도 살짝이 긴장했다. 무슨 이야기를 들었기에 현과장이 저렇게 당황한 표정을 짓는 것일까. 광귀는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았다.


“그래요. 알았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끝나버린 통화.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은 현과장은 당황한 눈빛 그대로 광귀를 바라보았다.


“왜, 왜 그러십니까, 각하?”

“그게...”


살짝 떨리는 현과장의 목소리. 광귀는 반사적으로 침을 꼴깍 삼켰다.


“저 두 사람이 네오 무협랜드를 돈으로 살 정도로 부자라고 하네요.”




노년의 경찰과 함께 도착한 그곳에는 시스가 다소곳이 앉아있었다. 내가 있던 취조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의 방. 시스가 앉아있는 이곳은 다름 아닌 응접실이었다.


“엄마~!”


나는 무척 무서웠다는 듯 어머니를 부르짖으며, 바로 달려가 그녀의 품에 안겼다.


“우리 아들! 괜찮아, 엄마가 있잖아. 엄마가.”


내 연기에 맞춰서 멋진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시스. 이럴 때 보면 눈치가 참 빠른데. 왜 평소에는 눈치가 전혀 없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죄송합니다, 골드 부인. 요즘 여기 중경에 흉흉한 사건이 연속적으로 일어난 터라 부득이하게 이런 결례를 범했습니다.”


노년의 경찰이 머리를 숙이며 나와 시스에게 사과했다. 사실 양심이 조금 뜨끔했다. 그 흉흉한 사건 대부분이 내가 일으킨 문제였기 때문에.


“그래도 어린아이를 어미와 떨어지게 만들다니요! 내가 얼마나 걱정한 줄 알아요?”

“죄송합니다.”


경찰들은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을 보더니 더욱 혼신의 연기를 펼치는 시스.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또 분노에 차올라 있었다.


“한번 생각을 해보세요! 이렇게 예쁜 아이가 남자들에게 끌려갔는데 내가 무슨 생각을 하겠어요?”


잠깐, 이거 이야기가 좀 이상하게 흘러가는 거 같은데...


“생각을 해보시라고요! 내가 얼마나 흉측한 걱정을 해야만 했는지!”

“죄, 죄송합니다. 거기까진 저희도 생각을 못 했습니다.”


노년의 경찰이 더욱 고개를 숙이며 그녀에게 사과했다. 그런데 잠깐. 이거 나도 사과를 받아야 하는 거 아니야? 그것도 다름 아닌 경찰이 아닌 시스로부터. 도대체 나를 두고 무슨 상상을 벌였던 거야?!


“조심 좀 해주세요!”

“네. 조심하겠습니다.”


경찰들은 다시 한번 나와 그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래, 그들의 사과를 받아냈으니 내 계획은 어느 정도 성공 궤도에 진입했다. 이제 이 사람들을 통해 정계와 재계에 진입하기만 하면 되는데...


“아! 저기다!”


바로 그때, 저 멀리서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 순간 등줄기에 땀이 한 방울 또르르 흘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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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 373. 그들의 현실 - 4 24.02.17 15 3 11쪽
372 372. 그들의 현실 - 3 24.02.16 14 3 11쪽
371 371. 그들의 현실 - 2 24.02.15 20 3 11쪽
370 370. 그들의 현실 24.02.14 13 3 11쪽
369 369. 암살 시도 - 2 24.02.13 15 3 11쪽
368 368. 암살 시도 24.02.12 12 3 11쪽
367 367. 미래를 보는 아이 - 2 24.02.11 13 3 12쪽
366 366. 미래를 보는 아이 24.02.10 14 3 12쪽
» 365. 등장! 골드 가문! - 2 24.02.09 11 3 11쪽
364 364. 등장! 골드 가문! 24.02.08 15 3 11쪽
363 363. 일상으로 침투 - 2 24.02.07 11 3 11쪽
362 362. 일상으로 침투 24.02.06 13 4 12쪽
361 361. 일대종사 +1 24.02.05 21 4 12쪽
360 360. 권력자의 딸 - 2 24.02.04 20 4 12쪽
359 359. 권력자의 딸 24.02.03 16 4 11쪽
358 358. 빌런, 아니 표절 대첩 24.02.02 13 4 12쪽
357 357. 중경 그리고 삼림 24.02.01 15 4 12쪽
356 356. 중성시대 - 2 24.01.31 13 4 12쪽
355 355. 빌런 24.01.30 15 4 11쪽
354 354. 중성시대 24.01.29 16 4 12쪽
353 353. 여긴 누구? 나는 어디? - 3 24.01.28 19 4 12쪽
352 352. 여긴 누구? 나는 어디? - 2 24.01.27 31 5 12쪽
351 351. 여긴 누구? 나는 어디? - 1 24.01.26 14 4 12쪽
350 350. 결전 그리고... - 3 24.01.25 15 4 11쪽
349 349. 결전 그리고... - 2 24.01.24 14 4 11쪽
348 348. 결전 그리고 ... +1 24.01.23 18 4 11쪽
347 347. 업데이트 - 2 24.01.22 13 4 12쪽
346 346. 업데이트 - 1 24.01.21 17 4 11쪽
345 345. 내 여자... 입니까? 24.01.20 2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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