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219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4.02.08 10:00
조회
14
추천
3
글자
11쪽

364. 등장! 골드 가문!

DUMMY

“각하! 지금 중경 상공에 황금색 비행물체가!”


다급하게 대통령실로 들어온 광귀. 그는 책상 앞에 앉아있는 현과장을 향해 빠르게 다가갔다.


“뉴스에서 봤습니다. 왜 자꾸 이런 상황이 일어나는 걸까요?”

“이것 역시 일대종사의 음모일지 모릅니다.”


일대종사라는 말에, 잠깐 생각에 잠겼던 현과장은 나직이 고개를 저었다.


“일대종사의 방식치고는 너무나 온건합니다. 그놈들이 이런 방식을 택할 리 없어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조사를 하는 것이...”


그의 말에, 현과장은 잠시 머뭇거렸다. 광귀의 염려대로 만에 하나라는 경우도 있으니까 말이다.


“제가 직접 조사하겠습니다.”

“각하께서 직접요?”


현과장의 결단에, 두 눈이 휘둥그레진 광귀. 그는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현과장에게 이내 되물었다.


“위험합니다, 각하. 만에 하나 일대종사의 함정일 경우에는...”

“상관없습니다. 아무리 일대종사라고 해도, 제 몸에 작은 흠집조차 낼 수 없으니.”


그러나 현과장은 단호했다. 그는 자신이 있었다. 이 땅의 모든 이들이 덤벼든다고 할지라도 살아남을 자신감이. 그 자신감의 근원은 바로 『창조주의 권능』 창조주께 받은 『소생』은 점차 은아에게로 이동되어갔지만, 『창조주의 권능』만큼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가시죠. 제가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현과장은 온몸에 자신감을 휘두른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광귀와 함께 대통령실을 떠나는 현과장. 아무리 자신감이 흘러넘치고 있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작은 긴장감이 남아있었다. 『창조주의 권능』이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그는 예전의 현과장이 아니다. 사람을 살리는 힘을 가지고 있던 칭송받았던 현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세상 그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수많은 경찰이 보인다. 이 차를 둘러싸고 사람들의 접근을 막는 경찰들이.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몇몇 사람들은 카를 향해 손을 뻗었다. 진짜 금인지 알아보고 싶어서 그랬을 것이다.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맞은 편에 앉아있던 그녀가, 불안한 듯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괜찮아. 아직까지는.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는데.”

“중요한 거요?”


중요하다는 말에, 살짝 고개를 기울이는 그녀. 그녀는 아직 우리가 정하지 않은 한 가지를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이름 말이야, 이름. 밖에 나가서 사람들에게 뭐라고 소개할 거야? 시스템이라고 말 할 거야? 내 이름은 현과장이라고 소개할 거야?”

“그러면 안 되는 건가요?”


이 여자, 정말 그럴 생각이었던 모양이었다.

아니, 내가 무슨 007 제임스 본드야? 그냥 여기저기에 이름을 막 뿌려도 되게? 변장과 침투의 기본을 모르네!


“당연히 안 되지! 빨리 이름이나 정해!”

“없는 이름을 어떻게 정하죠?”


순간, 속 깊은 곳에서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 오르기 시작했다. 없으니까 정하라는 건데, 이 시스템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듣지?


“그냥 내가 정할게. 그러니까 넌...”


내가 정해 준다고 했지만, 딱히 떠오르지 않았던 나는, 시간을 끌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땅히 이름으로 쓸만한 물건은 보이지 않았다. 평범히 앉아있는 그녀와 가죽시트 밖에는. 그렇다고 그녀의 이름을 레더로 할 순 없잖아. 게임을 시작할 때도 제일 힘든 게 바로 아이디 정하기인데. 이건 그것보다 몇 배는 더 힘든 것 같았다.


“젠장, 이름 정하기 정말 힘드네!”

“대충하면 될 거 같은데요.”

“대충이 힘으니까 그런...”


내가 핀잔을 주려고 한 그 순간, 그녀의 말이 힌트로 다가왔다. 그래, 대충 간단히 하면 되는 일이었다.


“넌 시스템이니까, 시스로 해. 난 오리지널이니까 리오로 하고.”

“그냥 그렇게 하면 될까요? 성은요?”

“성은...”


그때, 우리가 타고 있는 차가 떠올랐다. 황금으로 만들어진 이 차가.


“골드. 시스 골드 그리고 리오 골드. 가능하면 네 머리카락도 금발로 하고. 내 머리카락도.”

“네. 알겠습니다.”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의 긴 흑발이 금빛으로 물들었다. 그녀의 상태는 육안으로 봤을 때 너무나도 완벽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그녀가 아닌 바로 내가.


“잠깐. 이게 뭐야? 내 머리 이게 뭐냐고!”


눈동자 위로 찰랑이는 금빛 아닌 금빛. 이건 그냥 금발이 아니었다. 평범한 금발이 아니었다!


“그냥 금발은 좀 심심한 거 같아서, 로즈골드로 해봤습니다.”

“뭐? 로즈골드?!!”


이거 맞는 거야? 세상에 로즈골드 색 머리카락도 있어?


“세상에 로즈골드 색 머리카락도 있는 거야?”

“염색하면 있겠지요.”

“염색하면 당연히 있지! 지금 장난해?!”

[똑똑똑!]


내가 그녀에게 윽박지르려던 바로 그때, 차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갤러리들의 무분별한 손짓이 아닌, 경찰의 정중한 노크였다.


“빨리 바꿔! 빨리!”

“무슨 색으로요?”

“그... 그냥! 빨간색! 그냥 빨간색으로!”


나는 무심결에 머릿속에 떠오른 그 색을 말하고 말았다. 나중에 벌어질 일은 생각하지도 못한 채.


[똑똑똑!]

“넵!”


조금 신경질적으로 변한 노크에, 난 곧바로 차 창문을 내렸다. 그런데,


“빠, 빨간색!!”


아차차. 지금 내 머리 색이 붉은색이지. 그리고 여긴,


“당장 내리십시오! 당장! 일반인이 붉은색을 쓰는 건 명백한 범법행위입니다!”


붉은색이 금지인 동네. 아, 난 왜 이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던 것일까. 젠장. 다 된 밥에 재를 뿌린 정도가 아니라, 그냥 재를 섞고 비벼버렸네.


“우린 여기 사람이 아닙니다. 지금 행성 여행 중입니다. 이 행성은 외부 관광객에게 이런 대우를 하나요?”


시스템, 아니 시스의 말에 살짝 당황하는 경찰.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는 이내 나와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렇죠. 네오 무렵랜드의 국민이 대놓고 범법을 할 리 없죠. 죄송합니다. 요즘 붉은색을 흩뿌리는 빌런이 나타나서...”

“그렇다면 이해합니다. 저희를 보고 놀라실 만 하시군요.”


시스는 경찰을 향해 싱긋 웃었다. 그녀의 성숙한 미소에 와르르르 무너지는 경찰. 그 경찰의 입가에도 미소가 피어났다.


“죄송하지만 저희가 잠시 입국 경위 등을 조사해야 할 거 같은데, 서까지 동행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저희는 단지 여행을 할 뿐,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습니다. 동행하겠습니다.”


시스는 경찰에게 상냥하게 대답을 한 뒤, 곧바로 창문을 닫았다. 그녀의 임기응변으로 위기가 위기 같지 않게 넘어가게 되었다. 이렇게 잘 해버리면, 핀잔 주려고 했던 내가 뭐가 돼? 뭐가 되긴 개쓰레기가 되는 거지.


“미안. 내가 생각이 짧았어.”

“미안이 아니라, 미안합니다, 혹은 죄송합니다. 엄마에게 말버릇이 그게 뭔가요?”


그녀의 눈빛이 싸늘하게 날 감쌌다. 이 녀석, 완전히 이 상황에 몰입한 거 같은데.


“죄송합니다. 어머니.”

“그래, 그래야죠!”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사알짝 번졌다.

아무래도 내가 엉뚱한 짓을 한 거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

그래, 기분 탓일 거야.




【오늘 아침 9시경, 중경 상공에 황금으로 된 비행물체가 등장했습니다!】


TV에서 들려온 뉴스로 유연과 충식의 눈길이 향했다. 뉴스 화면에 나온 사람은 바로 얼마 전까지 자신과 일을 했던 그 아이. 그 아름다운 소년이었다. 단지 다른 모습이 있다면, 눈 밑의 점과 붉은 머리카락뿐이었다.


【자신들을 여행객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인터뷰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두 사람. 충식과 유연은 술집 문을 열지 않은 채, 계속 뉴스만을 바라보았다.

현재 시각 오후 7시. 술집으로 손님들이 슬슬 모일 시간이었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뉴스만을 응시한 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일대종사의 계획인 건가요?”

“모르겠습니다, 황녀님. 우리에게 온 명령은 장군 사냥을 재개하라는 것뿐이어서.”


유연은 뉴스를 보면서 살짝이 고개를 기울였다. 아무리 봐도 일대종사의 스타일과는 거리가 먼 방식이었다. 붉은색을 뿌려 혼란을 야기하는 방법을 간간이 사용하는 일대종사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붉은 머리카락의 사람을 만들어 보낼 만큼의 배짱은 없는 것도 사실. 그렇기에 그녀는 확신이 서질 않았다. 지금 이 뉴스를 일대종사의 커버 작전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자신들과는 무관한 일인지.


“저 아이는 확실히 그 아이가 맞는 거 같죠?”

“그런 거 같습니다, 황녀님.”

“저 아이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없었나요?”


그녀의 질문에, 충식은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를 의심했다. 지금 TV 화면에 가득 차 있는 그 소년을.


“저놈이 오고 나서 바로 연락이 온 거 맞죠?”

“시기상 그게 맞습니다.”

“그렇다면, 저놈은 일대종사의 공작원이 아닐까요?”

“공작원이요?”


그녀의 추리에, 충식은 살짝 생각에 잠기었다. 그녀의 말이 허무맹랑한 건 아니다. 그녀의 말대로 소년이 온 다음 날 일대종사로부터 작전 진행에 대한 연락을 받았다. 충식도 그 상황이 절대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황녀님 말씀이 맞는 거 같습니다. 양동작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럼 저희가 뭘 어찌해야 할까요?”


그녀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장군 사냥을 시작한 시점에 저런 이상한 작전을 동시에 펼치는 이유가 무엇일까. 내부의 정보를 빼내기 위함일까? 아니면 정보에 혼선을 주기 위해? 그녀는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이대로 저희의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괜찮을지 의문입니다.”

“별도의 연락이 없었으니, 작전을 수행하는 게 옳은 판단이긴 합니다만.”


충식은 물끄러미 TV를 바라보았다. TV에서는 아직도 오전의 사건을 계속해서 보도 중이었다. 특히나 차에서 내린 아름다운 소년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설마...”


TV를 보던 충식이 뭔가를 깨달은 듯 유연을 바라보았다.


“황녀 저하, 저건 일대종사의 작전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그녀는 충식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그는 천천히 자기의 생각을 유연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저건 현과장이 꾸민 일일 수도 있습니다. 시민들의 시선을 저 아이에게 주목시키기 위한.”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그녀는 충식의 말에 조금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현과장도 아는 겁니다. 사건을 덮기에는 우리의 존재가 너무나 크다는 걸. 보십시오. 장군 사냥에 관한 이야기는 단 한 차례도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현과장의 정부가 우리를 두려워한다는 증거입니다!”


오히려 자기의 생각에 확신이 생기게 된 충식. 그의 몸에 희열이 차올랐다. 18년 동안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매번 현과장의 작전에 말리기만 했던 충식과 일대종사. 현과장의 작전을 알아챈 지금이 두 번 오지 않을 절호의 기회라 느껴졌다.


“저희는 그대로 움직이겠습니다.”


그의 머릿속에 작전이 떠오른 것일까. 그는 유연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따라 웃는 유연.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답했다.


“저는 병필태사만 믿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74 374. 가출 24.02.18 12 3 11쪽
373 373. 그들의 현실 - 4 24.02.17 15 3 11쪽
372 372. 그들의 현실 - 3 24.02.16 13 3 11쪽
371 371. 그들의 현실 - 2 24.02.15 20 3 11쪽
370 370. 그들의 현실 24.02.14 13 3 11쪽
369 369. 암살 시도 - 2 24.02.13 15 3 11쪽
368 368. 암살 시도 24.02.12 12 3 11쪽
367 367. 미래를 보는 아이 - 2 24.02.11 13 3 12쪽
366 366. 미래를 보는 아이 24.02.10 14 3 12쪽
365 365. 등장! 골드 가문! - 2 24.02.09 10 3 11쪽
» 364. 등장! 골드 가문! 24.02.08 15 3 11쪽
363 363. 일상으로 침투 - 2 24.02.07 11 3 11쪽
362 362. 일상으로 침투 24.02.06 13 4 12쪽
361 361. 일대종사 +1 24.02.05 21 4 12쪽
360 360. 권력자의 딸 - 2 24.02.04 19 4 12쪽
359 359. 권력자의 딸 24.02.03 16 4 11쪽
358 358. 빌런, 아니 표절 대첩 24.02.02 13 4 12쪽
357 357. 중경 그리고 삼림 24.02.01 15 4 12쪽
356 356. 중성시대 - 2 24.01.31 12 4 12쪽
355 355. 빌런 24.01.30 15 4 11쪽
354 354. 중성시대 24.01.29 16 4 12쪽
353 353. 여긴 누구? 나는 어디? - 3 24.01.28 19 4 12쪽
352 352. 여긴 누구? 나는 어디? - 2 24.01.27 31 5 12쪽
351 351. 여긴 누구? 나는 어디? - 1 24.01.26 14 4 12쪽
350 350. 결전 그리고... - 3 24.01.25 15 4 11쪽
349 349. 결전 그리고... - 2 24.01.24 14 4 11쪽
348 348. 결전 그리고 ... +1 24.01.23 18 4 11쪽
347 347. 업데이트 - 2 24.01.22 13 4 12쪽
346 346. 업데이트 - 1 24.01.21 17 4 11쪽
345 345. 내 여자... 입니까? 24.01.20 22 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