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150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12.27 10:00
조회
11
추천
3
글자
11쪽

318. 아! 왜 이렇게 꼬이는 거지?

DUMMY

가씨 집안의 사람들이 물러나고 난 뒤, 얼마 동안은, 적어도 며칠 동안은 평화로울 거라 생각을 했지만, 내 생각은 완전히 틀렸었다. 이 작은 마을에 더욱 지독한 것들이 출몰했다. 그것들은 바로,


“성녀 강림! 창교 구세!”

“성녀 강림! 창교 구세!”


창조교를 믿는 신도들. 단지 창조자를 엿 먹이기 위해 만든 이 종교가 날이 가면 갈수록,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들려오는 저 구호 소리에, 난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었다. 아니, 사람들이 정도를 몰라, 정도를! 저런 게 민폐라는 걸 모르는 건가? 내가 누누이 말하잖아 민폐는 끼치지 말자고!


“정말 시끄럽네, 시끄러워! 지금 몇 시인데 저러는 거야?”

“받아들이세요. 당신이 만든 종교잖아요.”


침구류를 정리하던 여희가. 나를 바라보며 나직이 입을 열었다.

그래, 내가 만든 종교이긴 하니까 참긴 참아야지.

그런데, 잠깐. 내가 조금 전 대화에서 이상한 단어를 들은 거 같은데. 기분 탓일까?


“잠깐만. 방금 뭐라고 했어?”

“받아들이시라고요.”

“아니 그거 말고 그 다음.”


여희는 잠깐 생각을 한 다음에, 곧바로 내 질문에 대답했다.


“종교?.”

“그 전에.”

“흐음... 당신?”


잠깐, 당신이라고? 당신이라고? 이게 정말 미쳤나?

난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이게 끝까지 날 자기 서방으로 만들려고 하네. 난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거야!


“당신이 뭐야! 당신이!”

“그럼 뭐라고 불러요? 여보? 자기?”


순간 정신이 아찔했다. 아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복수를 하겠다는 녀석이 나랑 지금 소꿉장난을 하려고 들어? 이게 제정신이야? 제정신이냐고!


[딱!]


난 곧바로 그녀의 정수리에 주먹을 꽂았다. 그러자 이내 머리를 부여잡고 바닥에 뒹굴뒹굴 구르는 여희. 난 절대 그녀에게 손을 내밀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아니! 왜 때려요!”

“그럼 안 때리게 생겼어? 너 복수 한다면서! 그런데 지금 뭐하는 짓이야? 여보? 자기? 나랑 지금 살림이라도 차리겠다는 거야?”


나는 그녀를 몰아붙였다. 이런 정신머리로는 복수는커녕 비명횡사하기 딱 좋다. 복수를 하고자 했으면, 목표를 정했다면 다른 곳에 정신을 팔지 않고 미친 듯이 달려야만 한다. 그렇게 한눈 팔지 않고 달려도 목표의 근접하지 못한 채 쓰러지는 사람 부지기수니까.


“겸사겸사 좋은 게 좋은 거죠!”

“뭐가 좋은 게 좋은 거야! 이걸 콱!”

“때릴 테면 때려요! 세상에 남편에게 맞는 안사람이 그렇게 많다면서요? 그쵸?”


내가 간과한 게 있었다면, 이 조그마한 것이 버릇이 없다는 것과 무척이나 말빨이 좋다는 것. 이 두 가지를 제외하고, 내 논리는 완벽했다. 문제는 그 두 가지가 말싸움의 전부였다는 것이지.


“너... 너... 진짜 가만히 안 둬.”

“차원문 안 갈 거야? 차원문 안 갈 거야?”


이 녀석은 약 올리는 것도 한 수 위다. 진짜 한 대 더 쥐어박아? 이 녀석이 내가 남편이라고 떠벌린 탓에, 이제는 큰 소리도 함부로 못 친다. 정말이지 교활한 계집. 왜 하필 이런 애가 차원문의 위치를 아는 거야?


“내가 참는다... 참아!”

“그럼 참아야죠. 내 남편인데. 부인을 사랑합시다, 여보. 아니 자기~”


저렇게 말하고 배시시 웃는다. 뭐가 저리 좋은 거야? 날 골탕 먹이는 게 그렇게 좋은 거야, 뭐야? 분노 때문에 손의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성녀님, 부마님 아침 안부 인사 올립니다.”


방 밖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마 전 자신의 무공 흡성대법 때문에 오히려 모든 공력을 전부 빨렸던 남자, 광귀였다.


“나가요, 나갑니다.”


난 인사를 할 겸 그대로 걸음을 옮겨 방의 문을 열었다. 그러자, 내 모습을 보고는 서둘러 고개를 조아리는 광귀. 그의 곁에 서 있던 수많은 사람들도 그를 따라 고개를 숙였다.


“아니 무슨 인사를 이렇게 다 같이 오세요?”

“인사를 드리고 부탁을 드릴 겸 이렇게 같이 왔습니다.”

“부탁이요?”


누가 크게 다쳤나? 아니면 누가 죽음의 저편으로 가버린 것일까. 이미 이곳 사람들에게 소생을 쓰기로 한 이상, 난 그들의 부탁에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그럼요. 어디입니까?”

“그럼, 부마님. 창교의 가르침 좀 받을 수 있겠습니까?”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가르침이라고? 가르침?! 그게 뭐지...?


“가, 가르침이요?”

“예, 부마님. 저희는 창교를 더욱 깊게 배우고 싶습니다.”


너무나 난감했다.

가르침 따위가 없어서 난감했고. 광귀와 사람들이 너무 진지해서 난감했다. 차라리 그냥 날 엿 먹이려고 이런 질문을 했다면 꼼수를 써서 피해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정말 진지하다.


“자, 잠시만요. 지금은 교리도 없고, 성경도 없으니...”

“오오! 성경도 있습니까?!”


내 말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아차차...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해버린 거야? 성경? 그런 게 있을 리 없잖아!


“자, 자 여러분! 성경은 지금 유실된 상태입니다. 제가 생각나는 대로 조금씩 복원 하겠습니다! 아시겠죠?!”


임기응변이었지만 나름 잘 떠올렸다고 생각하며, 뿌듯해 했다. 광귀가 다음 질문을 던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럼 언제쯤 성경 복원을 끝내실 수 있으십니까?”


복원을? 끝내?

순간 눈앞이 막막하기만 했다.

하... 그냥 예전 세이브 파일로 도망칠까? 이거 이 상태면 정말이지 큰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데.




“돌아왔습니다.”


문을 넘어선 진건은 앞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였다. 한동안 말없이 그저 진건의 모습만 바라보는 진자.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던 진자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진건의 곁으로 다가갔다.


“너무 신경 쓰지 마라. 어차피 막내 놈은 저급한 창부(娼婦)의 자식. 이렇게 살다 간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야지.”

“면목이 없습니다.”

“그건 그렇고, 신화경을 이뤘다는 그 인물과 만나기는 했었다고?”


진자의 질문에, 진건은 나직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사람을 살리는 게 무척이나 쉽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눈으로 직접 보았나?”

“직접 볼 기회를 마련하려 했지만, 증 씨 계집년이 너무나 강해서...”


순간, 진건의 표정이 무뚝뚝하게 변했다. 그는 전혀 납득이 되지 않았다. 증씨 가문의 딸이 강하다고? 그럴 리 없었다. 만약 그랬다면, 자신의 가문이 이렇게 무너지는 걸 가만히 두고 봤을 리 없었으니까.


“지금 거짓말을 하는 거냐!”

“아닙니다, 형님. 제 부하가 일제히 달려들었지만, 오히려 전부 당했습니다. 그 계집은 전혀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전부 당했다고?”


진건은 더욱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런 무공이 있었던가? 적어도 정파 무공에는 그런 무공이 존재하지 않았다.


“부하들의 말로는 사파의 반탄신공과 비슷했다고 합니다.”

“계집년이 살아남으려고 사파 무공을 터득했나 보군! 쥐새끼 같은 년!!”


이내 점차 붉어지기 시작한 진자의 얼굴. 그의 눈동자에도 분노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단시간에 배운 거로 봐서, 스승이 그 신화경의 인물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

“자신의 공력을 조금 나눠줬다? 그거 말이 되는 군.”


온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지만, 어째서인지 입술 주위고 점점 미소가 번지는 진건. 이내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회치기 시작했다.


“으하하하! 더욱 탐나는 군! 그자의 공력을 내가 전부 흡수하면 나야 말로 천하무적이 되는 거 아닌가! 그럼 저 더러운 토끼 왕야 놈에게 아부를 떨지 않아도 되고!!”


희(喜)와 노(怒)가 공존하는 그의 표정. 그런 그때, 그를 바라보며 진건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것도 무척 조심스럽게.


“그렇습니다만, 그자는 저희를 너무 적대시 하는 거 같습니다.”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진건의 모습에, 진자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더니, 이내 책상으로 달려가 뭔가를 적어내리는 진자. 이어서 그는 적은 글을 가져와 진건에게 내밀었다.


“받아라.”


그의 명령대로 종이를 받아든 진건. 진자가 내민 건 어음이었다. 그것도 엄청난 양의 금액이 적힌 어음.


“혀, 형님!! 이 건!!”

“이 정도면 내 쪽으로 오겠지. 세상에 돈으로 안 되는 게 어디 있어? 그렇지 않아?”


자신만만한 진자의 목소리가 진건의 부정적인 마음을 움직인 듯 했다. 어음을 받아들더니 이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진건. 그의 얼굴에도 믿음의 미소가 번졌다.


“역시, 형님이십니다.”

“이 일만 잘 처리하면, 너도 빛을 볼 날이 올 거다. 내가 인정한 건 너밖에 없으니까.”

“명심하겠습니다, 형님.”


다시금 고개를 숙인 진건은, 이내 자리를 떠나려는 듯 몸을 뒤로 돌렸다. 그러자,


“잠깐.”


갑자기 그를 잡아 세운 진자. 그의 손에는 또 하나의 종이가 들려있었다.


“이건 별채에 있는 막내의 어미에게 가져다 줘라. 막내도 죽은 마당에 더는 별채에서 버티지 못하겠지.”


그가 내민 건 또 하나의 작은 편지. 금방 내온 거로 봐서, 이미 준비를 해놨던 모양이었다.


“그래도 버틴다면...”

“알아서 맡기 마.”

“네, 형님.”


그는 진자가 무엇을 원하는 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편지를 받아들더니, 이내 방을 떠나는 진건.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발걸음 하는 내내 그는 칼을 만지작거렸다. 마치 당장이라도 검을 빼들고 싶은 것처럼. 마치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하는 것처럼.




“젠장! 젠장! 내가 왜 이런 짓을 했지?!! 나 미친 거 아니야? 나 제정신이야?!”


정말이지 미칠 거 같았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저런 거짓말을 했던 것일까. 오늘 또 한 번 뼈저리게 깨달았다. 거짓말은 하지 말자. 작은 거짓말도 언젠간 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낭군님, 뭘 그렇게 궁시렁궁시렁거려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작은 악마는 내 곁에서 쉴 새 없이 쫑알거린다. 그것도 매번 이상한 호칭을 붙이면서.


“여보, 우리 그만 자자. 밤이 늦었다니까.”

“저리 안 가냐? 저쪽 침상에 가서 자란 말이야!”

“칫, 우리 남편은 매정해.”


삐친 듯한 말투와는 다르게, 이 녀석은 내 곁에서 떨어지질 않는다. 키토님과 리코님이 있었으면 그냥 떼어내 줬을 텐데. 보고 싶다 두 귀염둥이들! 오늘따라 왜 이렇게 보고 싶지?


“나, 대협을 만나고 나서 매번 꿈을 꾸는데요. 그때마다 귀엽게 생긴 하얀 동물하고, 검은색 귀여운 토끼가 항상 나타나서 날 데리고 가는 거 있죠? 이거 태몽 맞죠?”


하얀 동물? 검은 토끼? 이거 리코님과 키토님이잖아. 그런데, 잠깐, 잠깐, 잠깐. 마지막에 뭐라고 했지? 내가 잘못 들은 건가? 이상한 단어가 들렸는데.


“뭐라고?”

“태몽이요, 태몽. 우리의 아이들에 대한 태몽.”


순간, 또 한 번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44 344. 황제 24.01.19 13 4 11쪽
343 343. 무뢰배 24.01.18 17 4 12쪽
342 342. 현과장의 결단 24.01.17 20 3 12쪽
341 341. 악인들의 집회 - 2 24.01.16 16 3 12쪽
340 340. 악인들의 집회 +2 24.01.15 20 4 11쪽
339 339. 사이비가 아닌 게 아니 것이 아닌가? ... 이게 맞아? 24.01.14 14 3 11쪽
338 338. 난입 24.01.13 14 4 11쪽
337 337. 교리 - 2 24.01.12 18 4 12쪽
336 336. 교리 +2 24.01.11 15 4 11쪽
335 335. 배신 24.01.10 15 3 11쪽
334 334. 믿을 수 있는 사람 24.01.09 20 4 11쪽
333 333. 거지굴 - 4 +2 24.01.08 18 4 12쪽
332 332. 거지굴 - 3 24.01.07 22 3 11쪽
331 331. 거지굴 - 2 24.01.06 15 3 11쪽
330 330. 거지굴 - 1 24.01.05 22 4 11쪽
329 329. 이동 객잔, 동동구리모! 24.01.04 14 3 11쪽
328 328. 현과장의 꿍꿍이 - 2 24.01.03 18 3 11쪽
327 327. 현과장의 꿍꿍이 24.01.02 19 3 11쪽
326 326. 호떡이 싫다고? 24.01.01 11 3 11쪽
325 325. 분열 - 3 23.12.30 12 3 11쪽
324 324. 분열 - 2 23.12.30 13 3 11쪽
323 323. 분열 23.12.29 9 3 11쪽
322 322. 북빙신궁 - 3 23.12.29 15 3 11쪽
321 321. 북빙신궁 - 2 23.12.28 12 3 11쪽
320 320. 북빙신궁 23.12.28 14 3 11쪽
319 319. 아! 왜 이렇게 꼬이는 거지? - 2 23.12.27 14 3 11쪽
» 318. 아! 왜 이렇게 꼬이는 거지? 23.12.27 12 3 11쪽
317 317. 집착남 등장 - 2 23.12.26 11 3 12쪽
316 316. 집착남 등장 23.12.26 16 3 11쪽
315 315. 창조교 - 2 23.12.25 15 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