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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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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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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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21. 기어오르는 위기들? - 4

DUMMY

군인들은 일사분란하지는 않았지만, 현과장의 구령에 맞춰 움직이면서 조금씩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좋습니다. 이제 조금 군인다운 모습이 보입니다.”


우리가 아는 조교와 다르게, 근인들에게 칭찬을 다 하는 현과장. 갑작스런 칭찬에, 군인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러자,


“여러분들 좋으라고 말한 거 아닙니다. 칭찬 한 번에 무너지면 어떻게 원더랜드를 지킬 수 있습니까. 전원 뒤로 취침!”


곧바로 호되게 둘려버리는 현과장. 이 인간 칭찬을 한 건 다 이유가 있었구나. 이거이거 다 계획이 있었어!

그렇게 한 동안 현과장의 얼차려가 계속 되었다. 칭찬과 갈굼. 응원과 비난이 동시에 존재한 그의 훈련. 리코와 키토도 그 훈련에 단단히 한 몫을 했다.


“배추를 소중히 하라능!”

“채소! 소중!”


잠깐, 그런데 이건 무슨 소리야?

배추라니. 아니, 채소라니. 훈련 중에 지금 뭘 언급하는 거야?

리코와 키토의 말에 군인들오 잠시 머뭇거렸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지금 원더랜드에 위기가 시시각각 찾아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멍하니 있을 겁니까?” 발밑의 무기를 집는다! 실시!“


머뭇거리던 군인들의 눈동자에 각오가 서리기 시작했다. 하나 둘씩 흙바닥에 놓인 무기를 집는 군인들. 잔뜩 긴장된 그들의 손에 쥐어서 올라오는 건 서슬이 퍼런... 식칼? 잠깐, 식칼이라고 단검도 아니고 그냥 식칼?


“효율적인 전투를 위해서는 뭐든지 한 방에 끝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격필살! 지금부터 그 일격필살을 연습합니다. 전원 준비!”


그래, 무기가 없어서, 혹은 훈련이니까, 식칼로 훈련하는 걸 거야.

그래, 다른 의미는 없을 거야. 현과장의 눈에도 진지함이 가득하니까. 설마 다른 꿍꿍이를 품고 있지는 않겠지.


“리코 조교. 키토 조교. 훈련을 도와줍니다. 신속 배달, 실시!”

“실시라능!”

“실시! 실시!”


현과장의 말에, 일사분란 움직이는 두 귀염둥이. 역시 조교라 불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 그들은 재빠르게 군인들의 발밑에 배추와 무를 가져다 놓았다.

...응? 배추와 무라고?


“단번에 정확히 두 동강을 냅니다. 딱, 절반으로 자릅니다. 실시!”


현과장의 구령에, 군인들은 일제히 식칼로 눈앞의 배추와 무를 내려쳤다. 대부분의 군인들이 단번에 배추와 무를 절단 냈지만, 몇몇은 그러지 못했다. 그런 소수의 군인들을 매의 눈으로 찾아낸 키토와 리코. 그들은 빠르게 달려가 그들의 손에서 식칼을 빼앗았다.


“단번에 잘라야 한다능!”

“두 번! 금지! 두 번! 금지!”


눈에 엄청난 독기를 품고 낙오자들을 바라보는 리코와 키토.

귀여운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 날카로운 눈빛은, 군인들을 움츠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낙오자들은 나와서 일렬로 섭니다. 실시.”


현과장의 구령에, 헐레벌떡 현과장의 앞으로 달려나온 낙오자들. 눈빛에 군인다움이 남아있는 인원도 존재했지만, 아직도 감을 못잡고 멍하니 따라하기만 한 존재도 역시나 존재했다. 하긴,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도 고문관은 존재하는 법이니까.


“오늘, 제군들에게 두 번의 기회는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다른 인원들이 자른 배추를 채야 조교의 곁으로 나릅니다. 실시.”


현과장의 명령에, 어기적거리며 동료들의 배추를 수거하는 낙오자들. 그러자, 키토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우레와 같은 포효를 내질렀다.


“빨리 움직이라능!”


그 아름다운 협박에 겁을 단단히 집어먹게 된 낙오자 군인들. 그제야 그들은 재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좋습니다. 남은 인원들은 다시 배추 자르기에 열중 합니다.”


현과장의 구령에, 남은 군인들은 다시금 자세를 잡았다. 그런데,


“현과장! 큰일이다냥! 새우젓이... 모자르다냥!”


무척이나 당황한 얼굴로 현과장을 향해 달려오는 어흥선생,

새하얀 개량한복에 묻어있는 새빨간 고춧가루. 그가 뭘 하다 온 건지 예상이 되는 것은 당최 왜일까.


“제군들 동작 그만. 뭐라고? 새우젓이 모자르다고? 아니, 얼마나 많이 쓴 거야? 내가 정량을 말해 줬잖아.”

“그게 문제가 아니다냥! 지금 배추가 무척이나 많다냥!”


어흥선생은 손을 들어 배추를 옮기는 군인들을 가리켰다. 채야의 집을 향해 줄줄이 이어지는 배추의 행렬. 그제야 현과장은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른 지 깨달았다.


“... 너무 많이 뽑았나?”

“이 정도면 일 년은 충분히 먹는다냥!”

“제정신이야? 한 달이면 충분해.”


나무 밑에서 우아하게 배추를 뜯어 먹던 갓패치. 그가 두 눈을 번뜩이며 어흥선생의 곁으로 다가왔다.


“내가 가서 새우젓을 가지고 오면 되잖아. 김치는 못 참지!”


참을성이 없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일 줄이야. 단번에 차원문을 열더니 그대로 바닷가로 가버린 갓패치. 김치를 향한, 김치찌개를 향한 그의 마음이 여실이 드러났다.

그건 그렇고, 지금 훈련을 빙자해서 김장을 담그고 있었던 거야?

아니, 현과장이 이렇게 용의주도한 계획을 세웠다고?


“판단 미스다냥. 새우젓이 발목을 잡을 거라는 건 전혀 예측 못 했다냥.”


그럼 그렇지. 이렇게 용의주도한 계획은 대부분 어흥선생의 아이디어.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의 명석한 두뇌가 한 건 한 모양이었다.


“그럼 오늘의 훈련은 여기까지 하는 거로 해야겠네.”

“난 그럼 다음 준비를 하겠다냥.”


현과장은 멀어지는 어흥선생을 뒤로 한 채, 군인들의 곁으로 향했다.


“제군들 오늘 수고가 많았습니다. 그럼 오늘의 포상을 준비하겠습니다.”


현과장의 말에, 긴장감만 가득했던 군인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설마...”

“호떡?”

“정말? 그 호떡?”


모두들 호떡을 기대하는 눈치. 하지만 현과장이 누가 원한다고 해서 그냥 그대로 호떡을 내줄만한 사람이...


“맞다냥! 호떡이다냥!”


이런 내 생각이 무색하게, 호떡 재료를 바리바리 싸들고 마당으로 나오는 어흥선생. 어느새 현과장은 붉은 팔각모를 벗고 에이프런을 착용하고 있었다.


“열심이 훈련했으면 먹어야지. 암, 먹어야지.”


현과장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무수히 많은 호떡들. 군인들은 너도나도 할 거 없이 현과장의 앞으로 달려갔다.


“줄을 서요! 줄을! 내가 또 모자를 써야겠어?”


현과장의 외침에 위기를 느낀 것일까. 순간, 질서 없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군인들은 곧장 오와 열을 맞춰 현과장의 앞에 섰다.


“그래, 이게 군인이지.”


모두가 군인다운 모습을 보인 덕분에, 호떡 배식이 착실히 이루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위기가 찾아오는 법. 군인들이 호떡을 맞보려던 바로 그때, 모두를 향해 그 위기가 찾아오고야 말았다.


[콰쾅!]


현과장과 군인들 위로 떨어지는 거대한 빛. 본능적으로 「신의 방패」를 펼친 현과장 덕분에 군인들의 목숨은 건질 수 있었지만, 주변 텃밭은 완전히 초토화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게 바로 아담 각하님의 힘이다!”


현과장의 머리 위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황금색 갑옷을 입은 사람 곁에서 쫑알쫑알 입을 털어대는 나체 기사, 일. 그는 아직도 자신이 나체인 것을 깨닫지 못한 모양인지, 자랑스럽게 그의 몸매를 만천하에 드러내고 있었다.


“인정사정 볼 것 없습니다, 아담 각하!”

“......”


아담은 말없이 발밑의 현과장을 바라보았다. 이리저리 파헤쳐진 텃밭을 보자, 점점 분노가 끓어오르는 현과장. 그도 역시 분노를 가득 담아서 그를 쏘아보기 시작했다. 서로를 향한 매서운 눈빛. 그 누구도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


“네가 신의 방패인가?”

“아니, 현과장이다.”

[콰쾅!]


현과장의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현과장의 머리 위호 거대한 빛기둥이 내려 꽂혔다. 역시나 한 번 더 황폐해진 텃밭. 비겁하게 말하는데 공격을 하다니. 그런데, 당황한 모습인 건 현과장이 아니라 바로 아담. 그가 당황함을 금치 못하는 건 다름 아는 망가진 텃밭 때문이었다.


“이럴 리 없는데...”

“뭐가 이럴 리 없어! 당신 때문에 밭이 엉망이잖아! 군인들도 호떡 못 먹고!”


군인들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그들의 손에서 사라져 있는 호떡들. 아담의 빛 공격에 의해 소멸된 것일까. 그들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멘탈이 터지기에 충분했다.


“왜... 땅이 그대로지?”

“땅이니까 그대로지! 지가 뭐가 된 줄 아네. 님뭐돼?”

[콰콰쾅!]


다시 한 번 빛기둥이 떨어졌다. 그것도 더욱 강력하게.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지?”


멀쩡하다.

더는 무너지지도 파헤쳐지지도 않는 땅바닥. 요란한 소리만이 주변에 가득 퍼져나갔다. 아담의 얼굴에 당황함이 퍼져나가는 것처럼.


“내 힘이 못 뚫는 건 없다! 그런데...”

“아니, 이건 또 무슨 신박한 개소리실까?”

“현과장, 저 인간, 신의 힘을 가진 게 아니냥?”

“신의 힘? 고작 이게 신의 힘? 라니보다 약한 거 아니야?”


현과장과 어흥선생의 대화 속에서 라니의 이름이 거론되자, 당황함만 가득했건 아담의 얼굴에, 분노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것이 끝내 날 배신한 건가! 그래 도둑년 따윈 믿는 게 아니었어!”

[콰콰쾅! 콰콰쾅쾅!]


현과장의 머리 위로 연거푸 떨어지는 빛의 기둥. 하지만 현과장을 비롯한 군인들. 그리고 심지어 원더랜드까지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았다.


“이건 넌센스다! 왜 별이 멀쩡한 거지? 왜? 도대체 왜?”

“설마...?”


아담의 곁에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일. 어떻게 준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는 손에 쥐고 있던 칼로, 다짜고짜 아담의 옆구리를 찔러 버렸다.


“너...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냐?”

“왕위를 계승 중입니다, 각하.”


비열한 웃음과 함께, 일은 세차게 아담의 옆구리에 칼을 몇 차례 더 쑤셔 넣었다.


“힘도 없으시면 그만 그 자리를 놓아 줘야하지 않겠습니까?”


일은 계속해서 아담의 몸에 칼질을 했다. 하지만,


“무슨 짓을 하냐고 물었다.”


두 눈을 부릅뜨고 일을 노려보는 아담. 수 차례, 아니 수십 차례 칼에 찔린 그였지만, 피는커녕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이럴 리가...”


그제야 이상함을 눈치 챈 것일까. 일은 곧바로 자신의 칼을 바라보았다. 완전히 이가 따 빠져버린 그의 칼. 살짝이라도 건드린다면 그대로 완전히 부서질 것만 같았다.


“아, 아담 각하, 이건...”

[콰콰쾅!]


아직 채 말을 끝내지도 못했지만, 그의 얼굴 위로 쏟아지는 빛기둥. 그러나, 그 나체 기사가 죽는 일은 불행히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건 내 일이다. 신의 방패 그를 보호할 필요는 없다.”

“나도 그러고 싶은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저 알몸쟁이가 마음대로 범위 안에 들어온 것뿐이라고.”


신의 방패 덕분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나체 기사, 일.

아담의 힘에도 자신이 멀쩡하자, 그는 완전히 정신줄을 놓고 아담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죽어라! 미친 놈! 죽어! 죽어!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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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224. 김장전쟁 - 1 +1 23.10.11 35 4 11쪽
223 223. 패잔병과 현과장 23.10.10 29 5 11쪽
222 222. 채야, 진짜 화나다! 23.10.09 33 5 11쪽
» 221. 기어오르는 위기들? - 4 23.10.08 26 5 11쪽
220 220. 기어오르는 위기들?- 3 23.10.07 21 4 11쪽
219 219. 기어오르는 위기들? - 2 23.10.06 22 5 11쪽
218 218. 기어오르는 위기들? - 1. 23.10.05 18 4 11쪽
217 217. 다가오는 그림자, 데빌 위딘3 23.10.04 19 4 11쪽
216 216. 다가오는 그림자, 데빌 위딘2 23.10.03 22 4 12쪽
215 215. 죽지 않는 기사들 23.10.02 24 5 11쪽
214 214. 다가오는 그림자, 데빌 위딘1 23.10.01 25 4 11쪽
213 213. 신의 능력자들3 23.09.30 24 4 11쪽
212 212. 신의 능력자들2 23.09.29 24 4 11쪽
211 211. 신의 능력자들1 23.09.28 21 4 11쪽
210 210. 데빌 위딘의 역습 23.09.27 17 4 12쪽
209 209. 붕괴되는 운명 23.09.26 22 5 12쪽
208 208. 납치의 이유 23.09.25 18 5 12쪽
207 207. 우유나 납치 사건 - 5 23.09.24 21 4 11쪽
206 206. 우유나 납치 사건 - 4 23.09.23 24 5 11쪽
205 205. 우유나 납치 사건 - 3 23.09.22 21 4 11쪽
204 204. 우유나 납치 사건 - 2 23.09.21 18 4 11쪽
203 203. 우유나 납치 사건 - 1 23.09.20 23 4 11쪽
202 202. 이딴 게 에필로그? 23.09.19 23 4 11쪽
201 201. 설마, 이게 끝이야? 23.09.18 24 4 11쪽
200 200. 마지막 찬스 - 2 23.09.17 22 4 11쪽
199 199. 마지막 찬스 - 1 23.09.16 24 4 11쪽
198 198. 의외로 찾아온 기회 +2 23.09.15 30 4 11쪽
197 197. 헤어짐 전문 변호사 - 3 23.09.14 20 4 11쪽
196 196. 헤어짐 전문 변호사 - 2 23.09.13 23 4 11쪽
195 195. 헤어짐 전문 변호사 - 1 23.09.12 2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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