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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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170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10.09 10:34
조회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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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222. 채야, 진짜 화나다!

DUMMY

그의 공격에 아담이 상처하나 입을 리 없었지만, 그래도 연신 분노를 표출하는 나체 기사, 일. 보는 이들이 인상을 찌푸릴 정도로 그 모습은 추하기 그지없었다.


“보고만 있을 거야! 모두 공격!”


날카롭게 하늘 위로 울려 퍼지는 일의 목소리. 그러자, 하늘 위에서 무수히 많은 은빛 기사들이 땅 위로 떨어져 내려왔다.


“공격! 공격!”


그는 말을 하는 도중에도 쉬지 않고 아담을 찔러댔다. 그런데, 내려왔을 때와 다르게 그의 말을 전혀 듣지 않는 은빛 기사들. 그들은 아무런 움직임 없이 가만히 서서 그 자리만을 지키고 서 있었다.


“공격하라고! 아담을 공격해!”


일의 목소리가 절규처럼 퍼져나갔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기사들. 그러던 그때,


“전원 공격.”


갑자기 현과장과 그 주변으로 달려들기 시작한 은빛 기사들. 그들을 움직이는 건, 나체 기사가 아닌, 황금빛 갑옷의 주인 아담이었다.


“네 놈이 이런 쓰레기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머저리 같은 놈.”

“히... 히익...!”


아담의 살벌한 눈빛이 일의 얼굴 위로 떨어졌다. 반사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나체 기사, 일. 그렇지만 그는 결코 아담을 찌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어차피 그가 자신을 죽일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왜?! 죽여 보게? 죽여 봐! 이 거지 새끼야!”


일의 같잖은 도발에 그만 손을 뻗어버리고 만 아담. 그의 손은 일의 하얗고 뽀얀 목을 그대로 움켜쥐었다. 목을 쥔 그 손에서 뻗어 나오는 강력한 불빛. 그러나 일의 목은 여전히 멀쩡했다. 아무런 상처는커녕 손자국조차 남지 않았으니까.


“봐! 네 놈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일의 목소리에는 당당함과 자신감이 넘쳐났다. 그런데 왜 미소를 짓는 건 나체 기사가 아닌, 아담인 것일까.


“놀아 주는 것도 여기까지다.”


나직이 깔리는 아담의 목소리. 그 목소리가 땅에 닿기도 전에 그의 몸은 천천히 하늘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여전히 일의 목을 움켜쥔 채로.


“이, 이거 놔!”


본능적으로 위기를 느낀 일은, 온 힘을 다해 아담의 손을 뿌리치려 했다. 하지만, 그의 힘으론 역부족인 것일까. 그는 아담과 함께 공중으로 올라갈 뿐이었다. 높게 그리고 높게.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던 목에서 점차 압박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주변을 감싸고 있던 따스한 기운이 점점 멀어져간다는 것이 느껴졌다.


“아, 아니야! 이건 아니야!”


더욱 심하게 발버둥 치는 일. 아담의 팔을 찌르던 칼이 산산조각이 났지만, 그의 목은 자유로워지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아, 아담 각하! 이건 오해이십니다!”


이제는 아담의 손이 전하는 압박감을 고스란히 느끼게 된 일. 위기가 아닌 운명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너도 지난 도구들과 마찬가지로 쓸모없는 물건이었을 뿐.”

“아담 각하! 아담 각하!”


일의 부르짖음은 이내 그의 유언이 되고야 말았다.

아담의 손에서 뿜어 나오는 강력한 빛과 함께 공중에서 천천히 흩날리는 검은 재.

정말 순식간이었다.

한편, 아담의 은빛 기사들을 상대하게 된 현과장과 군인들. 현과장은 어느새 붉은색 팔각모를 쓴 채로 군인들 앞에 서 있었다.


“제군들, 당황하지 않습니다. 우린 훌륭한 훈련을 마친 군인입니다.”

“군인이라능!”

“군인! 군인!”


리코와 키토도 현과장의 곁에서 매서운 눈빛을 발사했다.


“일격필살 잊지 않습니다. 모두 공격 준비!”

“준비라능! 준비라능!”

“준비! 준비!”


이미 아담의 빛기둥에 의해 무기... 무기라고 해봤자 배추 가르기 용 식칼이긴 하지만, 뭐 어쨌든 완전히 사라져버린 상황.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군인들은 물러설 수가 없었다.


“이번 전투가 끝나면...”


현과장이 진지한 표정으로 군인들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설마, 플래그 세우는 거야? 뭐 고백이라도 하게? 결혼이라도 하게?


“다 같이 호떡을 먹는 겁니다.”

“와!!!!”


현과장의 말에, 군인들은 환호를 멈추지 않았다.

이내 그들의 얼굴에 가득 찬 용기와 결의. 마치 지금 그들의 표정은, 호떡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버릴 정도로 호떡에 집착하고 있었다.


“전원 공격!”

“공격이라능! 공격이라능!”

“공격! 공격!”


현과장과 두 귀염둥이들의 목소리와 함께 은빛 기사들을 향해 돌진하는 군인들. 「신의 방패」가 그들을 지키고 있는 한, 그 누구도 죽을 리 없었다. 물론 은빛 기사들도 죽을 리 없는 건 마찬가지지만.


“참 번거로운 능력이다냥. 「신의 방패」는”

“저 기사들도 집에 가면 가족들이 있을 거 아니야. 난 아무도 죽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건 오만이다냥. 현과장 저들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오만.”


어흥선생의 날카로운 비판에 현과장은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 이건 오만일지 모른다. 원더랜드를 지켰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오만. 어쩌면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원더랜드의 지식 50%」, 아니, 지난 10억 번의 현과장 덤프파일이 가지고 온 오만하고 거만한 생각일지 모르겠다.


“아니, 그래도 나쁜 사람만 때려잡으면 좋잖아. 아무도 안 다치고.”

“그건 맞는 말이다냥. 그게 최선이긴 하다냥.”


말을 마친 그들은, 마치 동작을 짠 것처럼, 동시에 하늘 위를 바라보았다.

하늘 위에서 이 전쟁을 조종하는 존재. 그리고 이 싸움을 일으킨 존재, 아담.

이 싸움을 끝낼 방법이 너무나 명확히 보였다.


“어흥선생, 저기 저 위치가 내 능력이 안 닿는 범위인가 봐.”

“저 인간의 능력이 좀 거슬리긴 하지만,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닌 것 같다냥.”


어흥선생은 손을 뻗어 하늘 위의 황금빛 기사를 겨냥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그를 덮지는 검은 그림자들. 하지만, 아담을 가두기에는 조금 부족했던 것일까. 그림자 안쪽에서 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어디서 이런 개수작을.”


이윽고 그림자를 뚫고 다시금 모습을 드러낸 황금빛 기사, 아담. 그를 보자 어흥선생은 살며시 고개를 기울였다.


“저 인간 보기보다 세다냥.”

“당연하지. 아담은 「신의 창」이니까.”


현과장과 어흥선생의 사이로 얼굴을 빼곰 내미는 여자, 라니. 갑작스런 그녀의 등장에 현과장과 어흥선생은 귀신을 본 것 마냥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엄마야!”

“놀랐다냥!”

“뭘 그렇게 놀라? 나랑 알고 지내려면 이 정도는 익숙해져야지.”


한심하게 두 사람을 바라보던 그녀는, 이내 고개를 돌려 하늘 위의 황금빛 기사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녀의 등장에 무척 심기가 불편해진 것일까. 아담의 상처가 씰룩거리기 시작했다.


“비열한 도둑년. 감히 날 배신하고 그 인간에게 붙어?”

“어머, 난 처음부터 그쪽이랑 손을 잡은 적이 없는데?”

[콰쾅!]


순간 라니의 얼굴 위로 빛기둥이 떨어졌다. 물론 그녀가 그 빛기둥에 맞을 리 없긴 했지만.


“여전히 느리네.”

“쥐새끼 같은 도둑년.”

[쾅! 쾅! 콰쾅 콰콰쾅!]


라니를 향해 수많은 빛기둥이 떨어졌다. 당연히도 맞기는커녕 스치지도 않았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그게 아니었는데...


“지금 이게 무슨 짓일까나?”


현과장의 뒤에서 들려온 떨리는 목소리. 두려움에 떠는 게 아니었다. 떨리는 목소리 속에 감춰진 용암 같은 분노. 현과장과 어흥선생은 반사적으로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지금 이게 무슨 짓이냐고!”

“저기 저 위에 저 사람이 그랬데요~”


두려움에 떠는 현과장과 어흥선생을 대신해, 친절하게 원인을 알려준 라니. 그런데 바로 그때,


[콰쾅!]


채야의 얼굴 위로 떨어진 빛기둥. 여기서 문제가 있었는데. 그녀가 있던 위치는 현과장과 꽤 떨어진 위치. 한마디로 신의 방패의 범위 안이 아니었다는 것. 그렇다는 건... 설마?


“지금 이게 무슨 짓이야?!”


빛기둥을 맞고도 그대로 서 있는 그녀, 채야. 옷가지들은 전부 날아갔지만, 채야의 몸에는 작은 생채기도 나있지 않았다.


“키토님! 리코님! 내 옷! 내 옷 가져다 줘! 빨리!”


순식간에 핑크색 맨투맨 티셔츠를 벗어서 키토를 향해 던지는 현과장. 알몸이 된 건 채야였지만, 왜 현과장이 부끄러워하는 것일까. 참 순수한 인간일세.


“고맙다랄까나. 그런 그렇고. 너 이 자식이 지금 내 텃밭을 이 모양 이 꼴로 만들었어?!


현과장의 옷을 입은 채야는, 부들부들 떨며 하늘 위의 그 자식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콰쾅!]


대답대신 빛기둥을 선물한 아담. 현과장은 안타까워하며 그녀에게 바지를 벗어 주려고 했다. 그런데,


“한 번 당하지 두 번 당하냐. 이 버러지 새끼.”


빛기둥을 맞고도 멀쩡히 걸어 나오는 채야. 그녀뿐만 아니라, 현과장이 준 옷도 멀쩡했다.


“김치를 담그느라 얼마나 신이 났었는데... 감히 내 기분을 네깟 놈이 망쳐... 감히... 감히!”


채야의 목소리와 함께 하늘 위로 날아오르는 하얀 불꽃들. 그 불꽃들은 아담의 몸에 엉겨 붙기 시작했다.


“또 허튼 수작을!”


어흥선생의 그림자처럼 쉽게 떨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일까. 아담은 비웃으며 자신의 몸에 붙은 불꽃을 떨어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전혀 떨어지지 않는 불꽃들. 심지어 그 불꽃들은 황금빛 갑옷을 뚫고 아담의 몸 안으로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뭐, 뭐야!”


그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당혹감. 그의 몸동작 목소리보다 더 심하게 당혹스러움을 표현하고 있었다.


“난... 난 모른다냥. 할매, 아니 채야 무지 화났다냥. 난 모른다냥.”

“그, 그렇지. 화난 올드미스는 건드는 거 아니지. 암 아니지.”


슬금슬금 채야에게서 멀어지는 현과장과 어흥선생. 그들은 주변이 멀뚱히 서 있는 리코와 키토도 챙기면서 서서히 그녀로부터 멀어져갔다.


“네 이 잡것이...!”


분노 가득한 빛기둥이 채야의 얼굴 위로 연달아 떨어졌다. 하지만, 전혀 꿈쩍도 하지 않는 채야. 이제 공포감을 느끼게 된 건, 다름 아닌 아담이었다.


“이런 죽어가던 별에 이런 존재가 있다고? 신의 능력을 능가하는 존재가?!”


아담의 목소리에 가득히 담긴 공포감. 그녀의 불꽃이 주는 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자신의 빛기둥을 여러 차례 맞고도 살아있는 모습은, 그냥 공포 그 자체로 다가왔다.


“이건 말도 안 돼!”

“뭐가 말이 안 돼? 네가 한 짓은 말이 되고, 내가 하는 건 말이 안 돼?”


더욱 강하게 불타오르기 시작한 하얀 불꽃들. 그러게 왜 자연을 함부로 훼손해. 그러면 큰 벌 받을 거야. 자연은 아름답게 보존해야지. 후대를 위해서.


“젠장... 젠장!!”


단발마의 욕지거리와 함께, 그대로 하늘 위로 도망치기 시작한 아담. 그는 자신이 데리고 온 기사들도 그 자리에 남겨둔 채 자신만 도망가기에 급급했다. 일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제야 알 거 같다. 이런 인간이니까 미리 선수를 치려고 했었던 거였겠지.

아담의 도주의 여파일까. 원더랜드에 남은 은빛 기사들은 점점 주변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도망치기에는 군인들로 인해 사방으로 포위가 된 상황. 그들이 가진 선택지는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이제 저 인간들만 남은 거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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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224. 김장전쟁 - 1 +1 23.10.11 34 4 11쪽
223 223. 패잔병과 현과장 23.10.10 29 5 11쪽
» 222. 채야, 진짜 화나다! 23.10.09 33 5 11쪽
221 221. 기어오르는 위기들? - 4 23.10.08 25 5 11쪽
220 220. 기어오르는 위기들?- 3 23.10.07 21 4 11쪽
219 219. 기어오르는 위기들? - 2 23.10.06 21 5 11쪽
218 218. 기어오르는 위기들? - 1. 23.10.05 18 4 11쪽
217 217. 다가오는 그림자, 데빌 위딘3 23.10.04 19 4 11쪽
216 216. 다가오는 그림자, 데빌 위딘2 23.10.03 22 4 12쪽
215 215. 죽지 않는 기사들 23.10.02 23 5 11쪽
214 214. 다가오는 그림자, 데빌 위딘1 23.10.01 24 4 11쪽
213 213. 신의 능력자들3 23.09.30 24 4 11쪽
212 212. 신의 능력자들2 23.09.29 24 4 11쪽
211 211. 신의 능력자들1 23.09.28 21 4 11쪽
210 210. 데빌 위딘의 역습 23.09.27 17 4 12쪽
209 209. 붕괴되는 운명 23.09.26 22 5 12쪽
208 208. 납치의 이유 23.09.25 17 5 12쪽
207 207. 우유나 납치 사건 - 5 23.09.24 20 4 11쪽
206 206. 우유나 납치 사건 - 4 23.09.23 24 5 11쪽
205 205. 우유나 납치 사건 - 3 23.09.22 21 4 11쪽
204 204. 우유나 납치 사건 - 2 23.09.21 17 4 11쪽
203 203. 우유나 납치 사건 - 1 23.09.20 23 4 11쪽
202 202. 이딴 게 에필로그? 23.09.19 23 4 11쪽
201 201. 설마, 이게 끝이야? 23.09.18 24 4 11쪽
200 200. 마지막 찬스 - 2 23.09.17 22 4 11쪽
199 199. 마지막 찬스 - 1 23.09.16 24 4 11쪽
198 198. 의외로 찾아온 기회 +2 23.09.15 29 4 11쪽
197 197. 헤어짐 전문 변호사 - 3 23.09.14 20 4 11쪽
196 196. 헤어짐 전문 변호사 - 2 23.09.13 23 4 11쪽
195 195. 헤어짐 전문 변호사 - 1 23.09.12 2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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