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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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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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0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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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보트와 세 괴수

DUMMY

땅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세상이 흔들렸다.

사람들은 보았다. 멀리 거대한 산이 움직이는 것을.


늘 그 자리를 지켜주던 산이었다.

푸르른 녹음과 동물들이 아무렇지 않게 뛰어놀던 곳. 사람들이 등산을 하던 곳. 하지만 그 산이 지금 움직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산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산사태가 일어나 마을을 덮치는 것은 아닌지. 하지만 산이 움직이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산은 말 그대로 움직였다.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로 사람들은 산이 있던 자리를 대신한 거대한 웅덩이를 마주했다.


한편, 히말라야의 눈 덮인 높은 산봉우리가 흔들리며 움직였다. 산봉우리는 마치 날개를 펼치는 것 같았다.

산을 오르던 사람들은 굴러내리는 바위를 피하느라 혼비백산했다.


산봉우리를 차지하고 있던 거대한 존재가 날개를 퍼덕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대로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날개를 한 번 휘저을 때마다 충격파가 펴져나갔다. 엄청나게 거대한 괴수가 허공을 날아올라 멀어져갔다.

그렇게 산봉우리가 사라져버렸다.


***


천사의 봉인을 하나 떼어내자 타보트의 기운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류신은 빙긋 웃었다.


[무슨 짓이냐? 결국 그대는 세상을 파괴하려는 것인가?]


레비아탄이 울부짖었다. 그러나 류신은 태연했다.


“내가 말했잖아. 그런 일 없을 거라고.”

[지금 하는 것은 그대가 했던 말과는 다르다.]


레비아탄의 머리가 물 위로 점점 올라오고 있었다. 섬의 물 위로 솟구치는 모습이었다.


“내 제안을 거부했잖아. 그러면 당연히 나는 위험 요소를 배제해야겠지?”

[내가 위험 요소라는 것인가? 타보트로 나를 제거하려는 것인가?]

“무슨 헛소리야? 봉인을 지운 건 누굴 불러들이려는 것뿐이야.”

[누구를······ 설마 내 형제들을 부르려는 것인가?]

“실제 형제도 아니잖아.”

[신께서 만들었다.]

“신이 만들면 다 형제냐? 그럼 온 세상이 다 형제 천지겠네.”


레비아탄이 인상을 썼다. 거대한 얼굴을 일그러트리자 더욱 흉측해 보였다.


[우리 셋을 상대로 혼자서 싸우겠다는 건가?]

“당연하지.”

[후회할 거다. 신도 우리를 어쩌지 못했다.]


레비아탄은 자신만만했다.


“너희들이 뭔가 착각하는 게 있어.”

[착각? 그게 뭐지?]


류신이 멀리 하늘을 봤다. 그때 하늘에서 무언가 거대한 것이 날아오고 있었다. 날개를 퍼덕이며.

드래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거대함이었다.

만약 저 존재가 세상을 활개치고 다닌다면 지상에 남아나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거대한 존재였다.


“나는 신이 아냐. 그러니 자비 같은 건 바라지 말라는 거야.”


류신이 빙긋 웃으며 손을 뻗었다.

그가 손을 뻗은 곳에는 이곳을 향해 날아오고 있는 거대한 괴수가 있었다. 그 괴수는 바로 레비아탄과 함께 태어난 존재인 지즈(Ziz)였다.


[뭘 하려는 거지?]


손을 뻗고 있는 류신을 향해 레비아탄이 물었다.


“말했잖아. 배제한다고. 날 방해하면.”


류신이 펼치고 있던 손으로 지즈를 가렸다. 원근법에 의해 마치 지즈가 류신의 손보다 작게 보였다.

그 순간 류신이 손을 꽉 움켜쥐었다.


콰직!


거대한 소리와 함께 하늘을 힘차게 날아오던 지즈가 허공에서 휘청거렸다.

힘차게 퍼덕이던 날갯짓도 멈추고 그대로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단 한 번이었다. 지즈를 그대로 추락시키는 힘은.


[지즈!]


레비아탄이 외쳤다.

그러나 지즈는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바다에 떨어졌다. 엄청난 파도가 밀려왔지만 배는 무사했다.


다음에 류신은 고개를 다른 방향으로 돌렸다.

멀리 거대한 산이 걸어오고 있었다. 그야말로 산이었다.

두꺼운 다리에 거대한 산과 같은 몸체의 괴수는 바로 베헤모스(Behemoth)였다.


이번에 류신은 손가락으로 다가오는 베헤모스의 옆구리를 튕겼다.

물론 직접 튕긴 것은 아니다. 거리가 있어 역시 원근법으로 튕긴 것이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옆구리에 가해진 거대한 충격에 베헤모스가 옆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땅이 크게 진동하고 바다도 출렁거렸다.


레비아탄은 경악했다.

그저 허공에 떠서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도 지즈를 바다에 추락시켰고, 베헤모스를 쓰러트렸다.


신의 힘을 가진 자라고 해도 신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신과는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신도 자신들을 건드리지 못했으니 신의 대리인 따위가 자신들을 어쩌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저 자신들에게 위협은 타보트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이 큰 착각이었다는 것을 레비아탄은 깨달았다.


[자, 잠깐! 정말 우리를 죽일 셈인가?]

“아니면? 너희를 살려둬야 하는 이유가 뭐지?”


오히려 류신이 물었다.

레비아탄은 그의 물음에 대답할 수 없었다.

이쯤 되면 이판사판이다.


레비아탄의 주변 바다에서 거대한 기둥들이 솟구쳐 올랐다. 그것은 빨판이 달린 크라켄의 다리와 닮아 있었다. 물론 크라켄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했지만.


빨판이 달린 다리 수십 개가 류신을 포위한 채 바다에서 솟구쳐 올랐다.

빨판들은 마치 이빨이 달린 입처럼 생겼다. 흉측한 모습에 류신은 인상을 찌푸렸다.


“도대체 신은 너희들을 왜 만든 거야? 아직도 이해가 안 돼.”

[그건 신에게 물어라.]

“나도 묻고 싶어.”


거대한 촉수들이 류신을 향해 날아들었다.

류신이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날아들던 촉수들이 그대로 하나로 꽈배기처럼 엮여 버렸다.

류신은 마치 빨래를 짜듯 손을 비틀었다. 동시에 꽈배기처럼 엮여있던 촉수들이 그대로 점점 더 비틀어지며 찢겨지거나 터져버렸다.

바다로 촉수들의 파편이 후두둑 떨어졌다.


[크흑!]


레비아탄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류신은 멈추지 않았다. 레비아탄의 머리를 보며 손을 뻗어 움켜쥔 후 손을 올렸다.

그러자 마치 목을 잡힌 듯 레비아탄의 몸이 바다 위로 조금씩 떠올랐다.

레비아탄도 자신이 몸이 떠오르는 것에 당황한 모습이었다.


“너희들이 상대하는 게 누군지 알 알았어야지.”


류신은 레비아탄을 들어 올렸다가 그대로 바다로 내려 찍었다.

거대한 몸체의 레비아탄이 허공에서 바다로 떨어졌다.

다시 거대한 파도가 밀려왔다. 그러나 류신의 보호를 받는 배는 안전했다.


바다는 이제 잔잔해졌다. 레비아탄도, 베헤모스도, 지즈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바다에 부글부글 기포가 올라왔다.

동시에 무언가 바닷속에서 솟구쳐 올랐다. 지즈였다.

지즈의 거대한 몸체가 빠르게 위로 솟아 올라 류신을 향했다.

류신이 물러나며 지즈의 돌격을 피해냈다.

지즈는 류신을 지나쳐 하늘로 올라갔다. 충격파가 류신을 덮쳤지만 그에게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류신의 시선이 날아가는 지즈를 향했다.

그 순간 바닷속에서 촉수가 뻗어 나와 류신의 몸을 감쌌다. 시선이 지즈를 향한 순간 이루어진 것이다.


“오! 생각보다 연계 공격이 좋은데?”


류신은 감탄했다. 진심이었다.

연계나 합동 공격 같은 것은 꿈도 못 꿀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셋의 합이 잘 맞는 것 같았다.


촉수에 끌려 류신의 몸이 바다로 들어갔다.

바닷속에 몸을 웅크리고 있던 베헤모스도 보였다.

촉수가 그대로 류신을 바다 밑바닥까지 끌고 내려가 처박았다. 물론 촉수로 그대로 류신을 붙잡은 채였다.

그 위로 거대한 베헤모스의 발이 촉수와 함께 류신을 밟아버렸다.


도무지 그 무엇도 살아남을 수 없을만한 공격이었다.

베헤모스는 한 번으로 성이 차지 않는지 여러 번 발로 류신을 밟았다.

바닷속의 흙먼지가 일어나며 물이 뿌옇게 변했다.


크어어어어-


순간 베헤모스가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기우뚱거렸다.

베헤모스의 한쪽 다리가 파열되어 사라져버렸다. 사라진 한쪽 다리를 들고 비틀거리던 베헤모스가 옆으로 비틀거리며 쓰러졌다.


촉수를 그대로 매단 채 류신이 물 밖으로 솟구쳐 나왔다.

촉수들이 다시 끈질기게 달라붙어 류신을 다시 물속으로 끌어들이려 했다. 하지만 류신이 힘을 주자 이내 촉수들이 터져나갔다.

류신은 이 모든 것을 별로 힘들이지 않고 해내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늘에서 빠르게 지즈가 아래로 내려왔다. 바로 류신을 노린 공격이었다.

공기를 찢듯이 내려꽂히는 지즈의 위력은 엄청났다. 마치 유성이 지구에 박히는 충격을 줄 수도 있는 상황.

그 순간 류신이 몸을 틀어 옆으로 피했다. 지즈는 류신을 지나쳤다. 동시에 류신이 지즈의 비어있는 배를 손 등으로 툭 쳤다.

그 충격에 지즈가 날려져 레비아탄과 뒤엉켜 바다에 빠지고 말았다.


한바탕 싸움이 오간 후의 바다는 마치 폭풍이 휘몰아 친 것 같이 소란스러웠다.

파도가 사방으로 펴저 나가 근처 해변에는 쓰나미가 일었고, 충격파가 전 세계를 휩쓸었다. 아마 이 싸움의 흔적을 찾느라 세상은 바쁠 것이다.

세상이 바쁘거나 말거나 류신은 상관 없었다. 그저 눈앞의 방해물을 처리할 뿐.


“뭐 하고 있어? 고작 그거에 죽진 않았을 거 아냐.”


류신이 인상을 쓰며 불러냈다.

부글부글 바다가 다시 끓어오르며 드디어 레비아탄, 베헤모스, 지즈가 온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류신을 포위한 듯한 모습으로 세 방위에 각각 모습을 드러낸 그들이었다.

류신이 그들을 둘러보며 빙긋 웃었다.


“그래. 이 정도 근성은 보여야지.”


레비아탄, 베헤모스, 지즈 셋이 동시에 류신을 항해 달려들었다.

레비아탄과 베헤모스가 촉수와 거대한 몸으로 사방을 막았다. 위를 막은 것은 지즈였다. 빠져나갈 길이 보이지 않았다.

그 상태로 셋은 가운데를 향해 달려들었다.


쾅!


셋의 몸이 중앙에서 충돌했다.

그 가운데 무언가 있다면 그대로 흔적도 없이 사라질 정도였다.


레비아탄이 위를 올려다 봤다.

그곳에 류신이 있었다. 사실 류신은 포털로 너무나도 손쉽게 탈출했다. 물론 셋은 그 사실을 모르지만.


“이제 끝내자.”


류신이 위에서 아래를 향해 그대로 주먹을 내질렀다.

그저 주먹을 내지르는 행위 그 자체였다. 그러자 보이지 않는 거대한 기운이 위에서 셋을 덮쳤다.


쿵!


묵직한 충격과 함께 레비아탄, 베헤모스, 지즈는 그대로 위에서 내려찍은 충격에 다시 바닷속으로 처박혔다.

바다가 요동쳤지만 류신이 기운을 쓰자 바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해졌다.

잔잔한 바다의 물 위로 류신이 내려섰다. 마치 물 위를 걷는 것처럼.


드디어 물 위로 레비아탄의 분신이 다시 나타났다.

사람의 형태를 한 분신이 물 위로 솟아 류신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더니 이내 무릎을 꿇었다.


“우리가 졌다.”


레비아탄의 목소리에는 비통함이 담겨 있었다.

그런 레비아탄의 뒤로 베헤모스와 지즈가 모습들 드러냈다.


그들은 확실히 레비아탄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못했다.

이런 차이가 레비아탄이 7대 악마가 된 이유이기도 했다. 분신을 만들거나, 대화를 할 수 있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화를 하지 않더라도 베헤모스와 지즈도 충분히 겁을 먹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왜? 벌써 포기하는 거야?”


류신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우리는 그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아! 이제야 깨달았구나. 그 뻔한 사실을.”

“······”


레비아탄은 물론 베헤모스와 지즈도 침묵했다.

아니 베헤모스와 지즈가 말을 할 수 있던가? 기억에 없다. 그들이 말하는 건 본 적이 없으니까.


“우릴 이제 어쩔 거지?”

“글쎄다. 죽여도 할 말은 없겠지?”


류신이 빙긋 웃었다. 순간 베헤모스와 지즈가 움찔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 그 바람에 바다가 크게 일렁였다.


“그 정도 각오도 없이 덤빈 거였어?”

“미안하다.”


레비아탄이 사과를 했다. 질투의 악마가. 이건 이거 나름대로 신기한 경험이긴 하다.


“우리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


드디어 류신이 듣고 싶었던 말을 그들에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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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얼굴 보고 얘기하려고 +1 23.08.07 559 10 13쪽
82 타보트는 세계수로 +1 23.08.04 530 10 12쪽
» 타보트와 세 괴수 +1 23.08.03 527 12 12쪽
80 레비아탄 +1 23.08.02 506 12 12쪽
79 타보트 +1 23.08.01 570 10 13쪽
78 경매장 +1 23.07.31 555 12 12쪽
77 win win +1 23.07.28 643 12 13쪽
76 다시 모인 사고뭉치 형제들 +1 23.07.27 550 11 12쪽
75 지옥의 혈투(2) +1 23.07.26 549 13 11쪽
74 지옥의 혈투(1) +1 23.07.25 556 14 11쪽
73 헬(Hel) +1 23.07.24 567 11 12쪽
72 지옥 투어 +1 23.07.21 570 11 12쪽
71 더블 제안 +1 23.07.20 595 12 12쪽
70 형제들은 다 똑같다 +2 23.07.19 618 14 13쪽
69 끼어들면 죽어 +1 23.07.18 613 12 12쪽
68 펜리르의 분노 +1 23.07.17 634 11 13쪽
67 신을 죽이는 늑대 펜리르 +1 23.07.14 644 12 12쪽
66 형제를 찾는 여행 +1 23.07.13 670 11 12쪽
65 두 조직 +1 23.07.12 696 12 13쪽
64 진정한 쇼고스 +1 23.07.11 701 13 13쪽
63 어울리는 죽음(2) +1 23.07.10 685 16 12쪽
62 어울리는 죽음(1) +1 23.07.07 719 15 12쪽
61 누가 이딴 걸 여기에 둔 거야? +1 23.07.06 719 14 12쪽
60 조용한 곳으로 갈까 +1 23.07.05 703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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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통치한다는 의미 +1 23.07.03 735 17 13쪽
57 뒷정리 좀 하자 +2 23.06.30 770 1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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