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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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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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0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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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보트는 세계수로

DUMMY

배가 드디어 항구에 도착했다.

예정보다 삼 일이나 늦었기에 폭풍 길드로서는 임무 실패나 다름없었다. 아무리 상황이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임무에 실패한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니까.


항구에 정박해 짐을 내리기 시작했다.

류신이 임시로 천사들의 봉인을 대신해 다른 봉인을 타보트 상자에 씌워 놓았다. 오히려 천사들의 봉인보다 더 안전해 보였다.


“어라? 여기까지 웬일이냐?”


그때 류신은 항구에 나와있는 누군가를 봤다. 바로 경매장의 주인인 아즈모데우스였다.


“무사히 오셨군요.”


아즈모데우스가 미소를 지으며 류신을 반겼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정작 폭풍 길드 어느 누구도 아즈모데우스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너희들 이리 와!”


류신의 부름에 김태식 부길드장과 강인한 정인하가 다가왔다.


“너희들에게 일 시킨 경매장 주인이다. 몰랐어?”

“아! 그러습니까? 폭풍 길드 부 길드장 김태식입니다.”

“이렇게 얼굴을 보게되어 반갑습니다. 아즈모데우스입니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

폭풍 길드에서도 대충 경매장의 주인이 마족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7대 악마중 하나일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뭐야? 몰랐던 거야?”

“이렇게 거물일 줄은······”


폭풍길드의 부길드장 정도 되는 김태식도 말을 더듬을 정도였다.


“알리지 않았습니다.”

“뭐 대단한 비밀이라고?”

“아무래도 우리에 대한 세간의 시선은 그리 좋지 못하니까요.”

“그건 또 잘 알고 있네.”

“하하하!”


아즈모데우스가 웃었다.


“아! 그런데 레비아탄은 어떻게 됐습니까?”


아즈모데우스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네가 나에게 부탁한 건 다 해결했어.”

“네? 전부 다요? 저는 분명히······”

“일일이 찾아다니는 거 귀찮아서 한꺼번에 불러서 해결했어. 이제 네 일을 방해할 일은 없을 거야.”

“그렇군요. 정말 고맙습니다.”

“하지만 알아둬. 어디까지나 신의 물건은 나에게 넘긴다는 조건에서야. 알고 있겠지?”

“그럼요. 누구와 한 약속인데 제가 무시하겠습니까. 절대 그럴 일 없을 겁니다.”


아즈모데우스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너무 자신하지 마라. 미래 일은 모르는 거야.”

“명심하겠습니다.”


아즈모데우스가 명령하자 드워프들이 다가와 수래에 짐을 싣기 시작했다. 물론 타보트는 예외였다.

아직도 손으로 끄는 수레를 이용해 옮기는 게 신기했다.


수레에 짐을 실은 드워프들이 출발했다.

그들의 앞에 마법진이 열렸고, 수레는 그대로 마법진 안을 사라졌다. 아즈모데우스도 꾸벅 인사를 한 후 마법진 안으로 사라졌다.


이제 항구에 나와 폭풍 길드 사람들, 그리고 타보트만 남았다.


“그럼 저희들도 이만······”


김태식이 류신에게 인사하고 가려고 했다.


“멈춰!”


류신이 그들을 불러 세웠다.


“그냥 가면 어떡해? 저거 옮겨야지.”


류신이 손가락으로 가라키는 곳에 덩그러니 홀로 남아있는 상자 하나가 보였다. 바로 타보트 상자였다.


“저희가요?”

“그럼 내가 옮겨? 저놈은 신의 물건이라서 내 능력이 안 통해. 직접 옮겨야 해.”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류신도 귀찮았다.

사실 다른 신의 물건들은 괜찮다. 하지만 타보트는 달랐다. 확실히 레비아탄도 두려워할 정도의 물건이긴 했으니까.

타보트에는 마법진도, 류신의 포털도 통하지 않으니 말이다. 가장 위험하다고 하는 신의 3대 무기 중 하나였으니까.


“트럭이라도 하나 수배해서 저거 실어. 전부 다 갈 필요는 없고······ 너희 둘만 가자.”


류신은 강인한과 정인하를 지명했다.

둘을 지명하자 나머지는 눈에 띠지 않게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물론 지명당한 둘은 실망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렇다고 거부할 수는 없었다. 그들 모두를 결국은 류신이 살려준 것이나 다름 없었으니까.


다행히 트럭은 빠르게 수배되었고, 강인한이 운전하고 정인하가 보조석에, 그리고 류신은 타보트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짐칸에 앉게 되었다.


“나보고 짐칸에 앉으라고?”

“타보트를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희로서는 지킬 힘이 없습니다.”


힘의 논리를 내세우자 류신도 다른 할 말이 없는 듯 투덜거리며 딱딱한 바닥의 짐칸에 올라탔다.

트럭은 어느 때는 잘 포장된 도로를, 어느 때는 울퉁불퉁한 비포장된 도로를 달렸다. 물론 비포장된 도로는 파괴되어 파편이 퍼져있는 고속도로의 흔적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도로를 달리는 와중에 몬스터의 공격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그것이 타보트 때문인지, 아니면 류신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유유히 운전하는 강인한과 옆자리의 정인하는 오히려 간만에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


“그런데 도시의 게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불가능해요?”


정인하가 궁금해서 물었다.

도시로 들어가 게이트를 이용하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타보트다.


“타보트가 모든 마법을 거부하거든. 게이트도, 마법진도 막아. 심지어 에흐예 님의 포털도 거부하잖아.”


안 해본 것이 아니다. 부산에서 류신이 포털을 열고 그 안으로 타보트를 밀어 넣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시도라도 해볼 수 있었으면 모르겠다. 타보트를 넣으려고 다가가는 순간 포털이 저절로 닫혀버렸으니까.

그래서 결국 이렇게 직접 옮길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몬스터의 공격이 없어 여유롭게 서울에 도착했고, 남산으로 접어들었다.


세계수 앞에는 모두 모여 있었다.

레인을 비롯해 세로, 이영철, 그리고 새롭게 팀을 이룬 요르, 팬리르, 헬까지.

그런데 그곳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 와 있었다. 바로 류민이었다. 게다가 강윤 장관과 남태현 국장, 황미연 부국장까지.


차에서 내린 류신이 모두를 둘러봤다.


“언제부터 여기에 친목회가 생긴 거야?”


류신이 물었다. 모두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해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내가 불렀어.”

“네가?”


레인이 대신 대답했다.

류신은 류민을 봤다. 류민은 레인이 부른 게 아닌 모양이다. 재빨리 류신의 시선을 외면했으니까.


“당연히 네가 가져오는 물건 때문이지.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잖아.”

“맞아. 신경 쓰인다.”


레인의 말에 요르가 맞장구 치며 다가왔다. 그녀의 뒤로 팬리르와 헬이 고개를 끄덕였다. 삼 형제는 그새 가까워진 건가?


“위험하니까 내가 챙겨온 거지. 다른 이상한 놈 손에 들어가는 것 보다는 그게 낫잖아?”

“그게 더 나은지는 모르겠군.”


요르는 끝까지 내 생각에 딴지를 걸었다. 무엇보다 불만이 많아 보였다.


“그래서 타보트는 어디에 보관할 거지?”


이번엔 팬리르가 물었다.

확실히 세계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하는 그들이었다.

류신과 강인한, 정인하, 이영철이 함께 타보트를 꺼내 바닥에 내려놓았다.

류신이 봉인으로 막아 놓았지만 은은하게 기운이 흘러나왔다. 완벽하게 기운을 막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봐! 이 녀석 어떤 거 같아?”


류신이 세계수를 보며 외쳤다. 그러자 스르륵 가지 하나가 다가와 타보트를 감쌌다.

타보트에서 빛이 나오더니 그 빛이 그대로 세계수를 감쌌다.

엄청난 기운이었다. 동시에 세계수는 그대로 덩치를 키웠다. 순식간에 나무가 자라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그렇게 커진 세계수의 키는 거의 250미터에 달했다.


쏴아- 쏴아-


세계수의 반응에 류신이 미소를 지었다.


“들었지?”


류신의 물음에 모두 할 말이 없었다.


“정말이야?”


이번엔 헬이 조금 따지듯이 물었다.


쏴아- 쏴아-


세계수가 다시 대답했다.


“네가 그렇다면야 뭐. 난 찬성.”


헬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듯 대답했다.

거기에 요르와 팬리르도 반응했다.


“세계수가 그렇다면 우리도 반대는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세계수의 의지니까.”


결국 세계수는 타보트의 수용을 허락했다. 오히려 타보트의 기운이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고 보호해준다는 것이 이유였다.


세계수의 가지들이 다가와 타보트를 감쌌다. 타보트가 가뿐하게 들리더니 세계수로 옮겨졌다.

세계수 사이가 쩌적 소리가 나며 갈라졌다. 그 사이로 타보트가 들어갔다.

갈라졌던 곳이 서서히 닫히며 타보트는 드디어 세계수 안에 자리잡았다.

이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는 강인한과 정인하 옆으로 남태현과 황미연이 다가왔다.


“오랜만이네.”

“그러게. 여기에 있을 줄은 몰랐다. 장관님도 오랜만입니다.”


강인한과 정인하는 강윤 장관에게도 인사했다.

사실 국내에서 거의 활동하지 않는 그들이었다. 글로벌 길드라는 이유로 해외 활동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이 오랜만에 국내로 와 엄청난 일을 겪고 세계수 앞에까지 오게 되었다.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었다.


“그런데 저들은 다 누굽니까?”


강인한이 강윤 장관을 보며 물었다. 세계수 근처에 몰려 있는 요르와 팬리르, 헬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 자네들은 처음 보겠군.”


강윤 장관이 그들에 대해서 일일이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강인한과 정인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나름 글로벌 길드에서 활동하면서 온갖 경험은 다 했다고 자부하던 그였다.

다양한 존재도 만나고, 강한 자는 꽤 많이 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이곳에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자들이 모여 있었다.


케테르의 에흐예, 말쿠트의 멜렉, 은박의 마녀와 멜렉의 보좌, 요르문간드, 팬리르, 헬까지.

어디서 이만한 조합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런데 너희들 물건 배송도 하는 거야?”


남태현이 의외라는 듯이물었다.


“길드는 전부 다 해. 그리고 우리가 옮기는 것들은 단순 배송이 아니니까.”

“위험하니까 길드를 쓰는 거겠지?”

“그래. 오늘도 죽을 뻔했지. 류신 님이 아니었으면 죽었을 거야.”


강인한이 류신을 봤다.


“류신 님이?”

“그래. 레비아탄을 만났거든. 그리고 베헤모스와 지즈도.”

“지즈까지?”


세상에 거의 나서지 않는 지즈다. 말로만 존재하며 실재하지 않는다는 소문도 있었다.


“지즈가 실재하고 있었다는 거야?”

“그래. 우리도 이번에 처음 봤어.”

“그 셋을 한 꺼번에 본 거야?”

“그래. 그리고 류신 님이 혼자서 상대하더군. 절대로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되는 분이야.”


강인한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새롭게 나타난 에흐예에 대한 길드들의 반응은 의외로 미지근했다.

에흐예가 맞냐는 질문에 가짜일 거라는 의견까지 확대되었다. 그리고 심지어 맞붙어 보고 싶다는 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실체를 보게 된 강인한은 절대로 폭풍 길드 사람 어느 누구도 연관되게 하면 안 되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세상에 외친 선전포고는 그냥 허세가 아니었다.


그러는 사이에 류신은 류민을 보고 있었다.


“넌 여기 왜 왔냐?”

“당연한 거 아냐? 모델 제안하려고 왔지.”


류민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류신이 눈을 가늘게 떴다.


“호오! 그래? 그러면 너네 회사의 문제들은 해결하셨나?”

“그래. 해결했어. 진짜야. 실험실도 정기적으로 공개할 거고, 실험 결과도 앞으로 모두 공개하기로 했어.”


류민이 남태현을 바라봤다.


“네. 맞습니다. 관리국에서 감찰 인원을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남태현이 인정한다면 류신도 괜히 트집을 잡을 이유가 없었다. 어차피 류테크가 뭘 하든, 류민이 뭘 하든 크게 관심은 없었으니까.


“불시에 내가 체크하러 가 볼 거야.”

“마, 마음대로 해. 난 이제 깨끗해.”

“그래서 모델로 누굴 쓰고 싶은 건데?”


류신은 솔직히 궁금했다. 도대체 누굴 모델로 쓰려는 걸까?

모델이 될만한 자는 충분하다. 미모로는 레인과 세로, 요르가, 남자다움으로는 팬리르도 한몫한다.


“헬을······ 모델로······”


그때 류민의 입에서는 전혀 엉뚱한 이름이 나왔다.


“헬?”


류신이 되물으며 헬을 봤다.

헬도 의외라는 듯이 멍한 표정으로 류신과 류민을 봤다.

인간의 모습이 아닌 괴물의 모습도 멍한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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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처음의 인간 +1 23.08.09 494 9 12쪽
84 전쟁의 약속 +1 23.08.08 506 9 12쪽
83 얼굴 보고 얘기하려고 +1 23.08.07 559 10 13쪽
» 타보트는 세계수로 +1 23.08.04 530 10 12쪽
81 타보트와 세 괴수 +1 23.08.03 526 12 12쪽
80 레비아탄 +1 23.08.02 506 12 12쪽
79 타보트 +1 23.08.01 570 10 13쪽
78 경매장 +1 23.07.31 555 12 12쪽
77 win win +1 23.07.28 643 12 13쪽
76 다시 모인 사고뭉치 형제들 +1 23.07.27 550 11 12쪽
75 지옥의 혈투(2) +1 23.07.26 549 13 11쪽
74 지옥의 혈투(1) +1 23.07.25 556 14 11쪽
73 헬(Hel) +1 23.07.24 567 11 12쪽
72 지옥 투어 +1 23.07.21 570 11 12쪽
71 더블 제안 +1 23.07.20 595 12 12쪽
70 형제들은 다 똑같다 +2 23.07.19 618 14 13쪽
69 끼어들면 죽어 +1 23.07.18 613 12 12쪽
68 펜리르의 분노 +1 23.07.17 634 11 13쪽
67 신을 죽이는 늑대 펜리르 +1 23.07.14 644 12 12쪽
66 형제를 찾는 여행 +1 23.07.13 670 11 12쪽
65 두 조직 +1 23.07.12 696 12 13쪽
64 진정한 쇼고스 +1 23.07.11 701 13 13쪽
63 어울리는 죽음(2) +1 23.07.10 685 16 12쪽
62 어울리는 죽음(1) +1 23.07.07 719 15 12쪽
61 누가 이딴 걸 여기에 둔 거야? +1 23.07.06 719 14 12쪽
60 조용한 곳으로 갈까 +1 23.07.05 703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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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통치한다는 의미 +1 23.07.03 735 17 13쪽
57 뒷정리 좀 하자 +2 23.06.30 770 1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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