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먼치킨은 세상의 사랑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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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리라1029
작품등록일 :
2023.05.11 23:21
최근연재일 :
2024.01.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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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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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9

DUMMY

허탈한 듯, 아니면 비웃는 듯 세상의 비밀을 아무렇지도 않게 털어놓는 이리나에게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기 유무열을 향해 미안하다는 마음을 표하던 표정을 치워버리고는 이를 갈듯이 이리나를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나는 유보범을 살릴 방법을 알지. 하지만, 감히 내 입에서 그 방법이 나올 것 같아? 까닥 잘못하면은 권능을 지닌 이들이 다 죽어 버릴 수도 있는데! 무엇보다 내 범이 죽을 수도 있는 일을 내 입을 말할 것 같아? 말도 안 되는 소리. 잘 들어 이리나, 결코 내 입으로 그 방법을 들을 일은 없으니까, 포기하도록 해.]


집착을 닮은 제 계약자를 향한 사랑이 가득 담긴 짓씹음에 천중범이 떨리는 눈으로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를 쳐다봤다.


“늘···.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예요?”


유보범이 죽었다는 말에 하염없이 소리 죽여 눈물을 흘리던 천중범이 불안한 눈빛으로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를 쳐다봤다.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던, 무조건 적인 사랑을 자신에게 주던 이를 바라보는 천중범의 눈에는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짙은 혐오감이 하염없이 흔들리며 드러났다.


“아시는데 말을 하지 않으시던 거예요? 나, 때문에?”


천중범의 혐오감은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를 향하지, 않았다.


“제, 제가 약해서인가요? 제가 보범이 보다 한참이 약하고 미덥지 않아서 그래서···. 이렇게 숨기시던 건가요?”


스스로를 향한 짙은 혐오감이 날카로운 날이 되어, 천중범을 지키고자 하는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를 찔렀다.


“다···. 다, 나 때문에···. 보범이가···. 결국···.”


세상이 무너진 듯 중얼거리며 자리에 주저앉은 천중범의 모습이 이제는 더 이상 오지 않을, 유보범이 막은 옛 회귀의 시작과 너무 닮아 있어서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의 심장을 난도질했다.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의 정신 속에서 천중범이 자살하던 모습이 오버랩되자 천중범을 따라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가 따라 무너져 천중범을 괴롭게 품에 안았다.


[버, 범아. 너의 잘못이 아니다···. 다, 나의 잘못이야. 그저 내가 혹시라도 너를 잃을까 봐 너무 겁이 나 말하지 못한 나의 잘못이니, 제발. 제발 너의 탓으로 돌리지 말렴. 차라리···. 차라리 나를 미워해다오···. 제발, 범아. 제발···.]


이리나를 상대 할 때는 한 없이 강하고 언뜻 오만한 모습을 보이던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가 저리도 순식간에 무너지자 유보범을 살릴 방법을 숨겼다는 점에서 분노하던 유무열을 시작으로 복잡한 심경으로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를 바라보던 이들은 더 복잡한 마음이 되어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를 바라보았다.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며 유무열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성좌들과 목숨을 걸면 어쩌면 유보범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약간의 희망을 건과 동시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말에 도망치고 싶은 공포심이 솟는 이중성에 스스로를 혐오하는 이까지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맑고 깨끗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니, 완전히 맑지는 않았다.


오히려 억지로 울음을 참아내는 듯이 엉망으로 뭉개졌지만, 용기를 절로 느낄 수 있는 목소리가 굳게 외쳤다.


“목숨 좀 위험해져도 괜찮아요. 위해서 보범씨는 계속해서 매번 위험했었는데, 그렇게 계속 도움을 받아 와서 도저히 보답할 길이 없었는데, 이번에 갚을 수 있다면은 얼마든지 갚고 싶어요. 애초에 보범씨는 제 생명의 은인이었는걸요?”


눈이 빨개진 루의 곧은 말에 다른 프래글라루스 길드원들의 얼굴이 빨개졌다.


유보범은 루만의 생명의 은인이 아니었다.


오히려 프래글라루스 길드원 중 유보범이 생명의 은인이 아닌 사람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프래글라루스 길드원들은 매번 유보범에게 은혜를 입으며 몇 번이고 위기에서 벗어나고 죽음에서 도망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유보범이 쌓아 온 끊임없었던 구원의 손길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저도 참가하겠습니다. 솔직히 처음 보범이와 만났을 땐 그 녀석에게 협박받아 프래글라루스에 들어오게 되었지만, 그 후 몇 번이나 구해진 이 목숨 한 번쯤을 그 녀석을 위해 쓰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요.”


홀로서도 굳게 서 있었지만, 여실히 떨리던 루의 손을 따라나선 오닉스가 꼬옥 붙잡으며 루가 떨지 않을 수 있게 힘이 되어 주었다.


그 작은 힘 하나에 용기를 얻은 루가 순수하게 깨끗한 눈에 생기 가득한 초록빛이 반짝였다.


그 어느 때 보다 힘있게 반짝이는 초록빛이 원래의 연둣빛을 잡아먹어 강렬하게 빛이 난다.


마치 죽은 사람도 살릴 것 같은 강렬한 초록빛에 ‘눈이 먼 성녀’가 혀를 차며 루의 등을 때렸다.


[야,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막으려고 했던 내가 바보 같잖아. 아 진짜. 내가 성녀가 아니라 네가 더 성녀 같네. 짜증 나게···.]


“네?”


[아, 진짜···. 도와주겠다고. 방법은 모르지만, 내 힘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도와 줄 테니까···. 아니면, 뭐.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에게서 방법을 얻어 오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겠지.]


의외의 든든한 지원군의 등장에 루가 기뻐하는 동안 얼굴을 새빨갛게 물든 카이와 솔렌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오닉스가 작게 웃었다.


“둘도 당연히 함께 할 거지? 보범이에게 그렇게나 많이 구해졌었는데. 설마, 뻔뻔하게 도망치겠어?”


제안이 아닌 협박이라는 사실을 빠르게 알아차린 카이와 솔렌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함께 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순간 정말로 비겁한 도망자가 되는 것 같아서 도저히 못 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 둘이었다.


프래글라루스 길드원 중 유무열과 천중범, 이리나가 입으로 함께 한다는 말이 없었지만, 훈련실 안에 있는 이들은 다들 알 수 있었다.


프래글라루스라는 이름을 지닌 이들은 전부 같은 마음으로 굳혔다는 것을.


그리고 유보범을 딱히 좋아하지도 구해짐 받은 적이 있지만, 그만큼 죽일듯한 살기를 받아왔던 백룡은 도망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분위기가 아니라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지금 나서면 그 순간 바로 훈련실 안 모든 이들의 연적이 될 것이 너무 선명했다.


무엇보다 아직 어린 백호도 동의를 표하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어떻게 백룡이 함께 하기 싫다고 고개를 저을 수 있겠는가?


백룡은 밖으로 나오려는 눈물을 속으로 힘들게 삼키며 고개를 숙였다.


그걸로도 충분히 다른 이들은 저들이 원하는 대로 해석할 수 있었다.


모두의 뜻이 하나로 모였다는 것을 눈치 빠르게 알아차린 이리나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를 쳐다봤다.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는 여전히 주저앉아 얇은 눈물 줄기를 흘리는 천중범을 마음 아프다는 듯이 끌어안고 있었다.


천중범을 안기 위해 마주 주저앉아 있는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에게 천천히 걸어 다가간 이리나가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


“그래서 댁이 말할래? 아니면 내가 말할까?”


궁금하다는 듯이 고개까지 기울이며 묻는 이리나의 눈동자 주위가 붉었다.


[누가 말하냐가 의미가 있나?]


으르렁거리듯이 이리나를 향해 날을 세우는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의 모습에 이리나가 하, 소리가 나게 코웃음을 쳤다.


“의미? 당연히 있지. 내겐, 아니 우리에겐 의미가 없지만, 네 계약자인 천중범에게는 아주 의미가 많을 게 당연하잖아? 나라면 이미 나를 위해서라는 말에 숨어 유보범을 살릴 방법을 알면서도 숨긴 시점에서 그 상대를 끝까지 믿지 못할 거야. 나를 위한다는 말에 숨어 얼마나 많은 것을 숨길 줄 알고 믿어? 안 그래?”


이리나가 말하는 말은 나름 열심히 뜻을 돌린 말이었다.


직설적으로 너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거야, 라고 말하고 싶었던 이리나였지만, 그러는 순간 성좌들과의 관계가 멀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눈치 빠르게 알아차린 이리나는 제 성질을 최대한 죽여 말했지만, 아직 풀어지지 않은 속이 열심히 자신이 불쾌하다는 사실을 알렸다.


멍한 듯 이리나를 쳐다보던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가 가만히 시선을 내려 제 계약자인 천중범을 바라보았다.


[위험한 방법이다. 그럼에도 알고 싶으냐?]


저만을 향한 확고한 질문에 천중범이 굳은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고 싶어요. 보범이는 제 첫 친구이자, 동료이며 가족 같은 녀석이거든요.”


소년 만화가 생각 날 정도의 분위기를 풀풀 풍기면서도 천중범은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다는 듯이 똑바로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를 보았다.


그런, 맹목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시선에 ‘3개의 바늘 속에 갇힌 이’가 한없이 행복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다 알려주마. 다만, 그를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있으니 잠시 어디 좀 다녀오마. 금방 다시 돌아올 테니 잠깐만 기다려다오.]


“네, 기다릴게요.”


로맨스 드라마의 한 장면 같은 대화와 분위기에 훈련실 안 이들은 그 둘에게서 한 발짝씩 물러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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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1부 에필로그 24.01.19 11 0 10쪽
143 수업 4 24.01.18 7 0 12쪽
142 수업 3 24.01.17 7 0 10쪽
141 수업 2 24.01.16 8 0 10쪽
140 수업 1 24.01.15 11 0 10쪽
139 시작 10 24.01.12 7 0 10쪽
» 시작 9 24.01.11 10 0 10쪽
137 시작 8 24.01.10 8 0 10쪽
136 시작 7 24.01.09 7 0 10쪽
135 시작 6 24.01.08 10 0 10쪽
134 시작 5 24.01.05 9 0 10쪽
133 시작 4 24.01.04 7 0 10쪽
132 시작 3 24.01.03 6 0 10쪽
131 시작 2 24.01.02 6 0 10쪽
130 시작 1 24.01.01 8 0 10쪽
129 정령의 축복 4 23.10.30 8 0 10쪽
128 정령의 축복 3 23.10.27 11 0 10쪽
127 정령의 축복 2 23.10.26 8 0 10쪽
126 정령의 축복 1 23.10.25 11 0 10쪽
125 성장을 위한 준비 7 23.10.24 9 0 10쪽
124 성장을 위한 준비 6 23.10.23 11 0 10쪽
123 성장을 위한 준비 5 23.10.20 9 0 10쪽
122 성장을 위한 준비 4 23.10.19 8 0 10쪽
121 성장을 위한 준비 3 23.10.18 9 0 10쪽
120 성장을 위한 준비 2 23.10.17 8 0 10쪽
119 성장을 위한 준비 1 23.10.16 8 0 10쪽
118 알아야 하는 것 3 23.10.13 10 0 10쪽
117 알아야 하는 것 2 23.10.12 11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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