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능범 때려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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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Hw
작품등록일 :
2023.05.2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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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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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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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보(5)

DUMMY

풀이 죽어있던 한스가 윅의 말에 호기심을 가졌다.


“낙원... 인가요...”


“블루와 레드의 간섭을 받지 않는 미르인들의 도시를 만들 거다. 미르인인 자식을 낳고 특별함을 꿈꾸는 여자들이 알아서 흘러들어올 거야! 넌 그냥 거기서 마음에 드는 년을 픽업하고 알콩달콩 살면 되는 거야!”


“제가 뭘... 도와드리면 될까요.”


“그거야 한스! 킥킥킥. 말했잖아. 블루가드 두 명 중에 딱 한 명만 클럽으로 데리고 와. 그거면 충분해. 어려운 일 아니잖아?”


한스는 레이븐과 천희의 얼굴을 교대로 떠올렸다.


둘 중 하나가 자신과 비슷한 꼴을 당하게 될 것이다.


천희가 그런 꼴이 되는 모습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지만, 윅이라면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한스는 자신을 유도한 멍청한 중년 여성의 역할을 직접 하게 된다는 사실이 역겨웠다. 그리고 자신도 그녀와 똑같은 최후를 맞이하게 될지도 몰랐다.


“그리고 절 유도한 여자처럼 죽일 셈입니까?...”


“뭐? 시발 뭔 소리야?”


당황스러웠던 윅은 설명하라는 뜻으로 데릭에게 시선을 옮겼다.


“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돈에 눈이 먼 멍청한 비능력자덕분에 한스를 데려오는 건 식은 죽 먹기였습니다.”


“굳이 외부인을... 그리고 ‘씨’를 붙여라. 데릭.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저희 쪽 사람들은 하나같이 수상해 보이는 녀석들뿐이라... 죄송합니다. 한스 씨”


“쯧. 낙원의 주민이 될 자격이 충분한 네겐 그럴 일 없을 거다. 내가 보증해주지!”


한스가 여전히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자 답답했던 윅이 결국 참지 못하고 언성을 높였다.


“어이 한스!!! 정신 차려! 미르인으로 선택받았는데도 평생 찌질이로 살 거냐?”


윅의 부탁을 들어준다면 천희나 레이븐의 원망을 사게 될 것이다.


둘 뿐만 아니라 윅의 조직원들을 제외한 수많은 사람의 원망을 받게 될지도 몰랐다.


한스는 자신과 상관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누군가의 원망을 안고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한스는 자신이 어떤 분기점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인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럴 용기도 없었다.


볼품없는 자신에게는 이런 식으로 운 나쁘게 범죄에 연루되어 사고나 당하는 역할이 어울렸다.


“저는 윅 씨나 레이븐 씨처럼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발!!! 이런 병신새끼를 봤나!!! 그냥 뒤져 이 시발놈아!!!”


-쩍!!!


그동안 한스를 꼬드기기 위해 쏟아부은 노력이 물거품이 된 윅이 참고 있었던 화를 터트렸다.


초췌한 몰골로 흙먼지로 뒤덮인 해진 옷을 입고 있던 한스에게 분노의 따귀가 작렬했다.순간 목과 뺨에 강력한 고통을 느낀 한스가 언덕 끝을 향해 맥없이 나가떨어졌다.


언덕 끝에서는 어느새 날이 밝아져 동이 트고 있었다.


한스는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한 뺨을 어루만지며 힘겹게 일어섰다.


코피가 흐르는 한스는 허리를 곧게 펴지 못하고 조금 구부린 채로 다리를 심하게 후들거리며 서 있었다.


한스는 떨리는 눈동자로 윅과 데릭을 응시했다.


“따귀로 미르인을 죽이다니. 역시 윅 씨입니다.”


“시발 진짜 상상 이상이네. 저런 것도 미르인이냐?”


윅의 말을 끝으로 순간 기절한 한스가 언덕 끝의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졌다.


안 그래도 꼴이 말이 아니었던 한스는 흙을 뒤집어쓰며 정말 엉망인 상태가 되었다.


미세하게 꿈틀거리던 한스가 덜덜 떠는 상처투성이의 손으로 땅을 짚으며, 간신히 일어났다.


위에서 한스를 바라보고 있던 윅과 데릭이 깜짝 놀랐다.


“어어어어! 살았네?”


“예. 살았습니다. 윅 씨는 여기서 뛰어내릴 수 있습니까? 전 다리가 부러질 것 같습니다.”


10층 건물 높이의 낭떠러지는 완전히 수직으로 낙하해야 할 정도로 깎여있진 않았다.


만약 윅이 균형 감각에 자신이 있었더라면, 미끄러지듯 내려가 볼 생각은 한번 해봤을 것이다.


윅과 데릭이 고민하던 사이 끔찍한 꼴인 한스는 레드가드를 향해 뛰어가고 있었다.


*****


낭떠러지에서 굴러떨어진 직후엔, 온몸이 뜨겁고 욱신거렸지만, 뜨거워진 몸을 식히려는 듯 차가운 감각이 점차 퍼져나갔다.


그 차가운 감각이 전신에 퍼졌을 때, 전신의 감각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고 단지 몸이 붕 뜨는 것 같았다.


두 번 다신 겪고 싶지 않을 무척이나 두려운 감각이라는 점이 데릭에게서 구타당할 때 느꼈던 통증과는 확실하게 달랐다.


온몸의 감각이 끊어진 한스는 결국 자기 의지대로 두 손이 움직이는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가며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겨우 두 발로 섰을 때, 어지러움과 함께 따뜻한 졸음이 쏟아져 내려왔다.


한스는 자신이 작은 어린아이였을 때, 미르인으로 처음으로 인정받았을 때, 특수능력 고등학교에서의 학창 시절, 자신에게 방위를 권하는 부모님, 그리고 레드가드의 간이회의실에서 회의하던 장면을 주마등처럼 떠올렸다.


어느새 한스의 두 다리는 뛰고 있었고, 졸음을 막기 위해 양손으로 자신의 뺨을 쉬지 않고 때리기 시작했다.


이제 막 잠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 사람들이 미친 것처럼 뛰고 있는 끔찍한 몰골의 한스를 보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공포를 느꼈다.


다친 한스는 미르인치고는 그렇게 빠르게 달리고 있지 않았지만, 누구 하나 한스에게 말을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할 수 없었다.


한스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시선을 떼지 못했던 사람들은 한스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한스의 발걸음은 레드가드의 문 앞에 도착해서야 멈췄다.


한스는 레드가드의 유리문에 피와 흙을 묻히며, 쓰러지듯 들어왔다.


문 앞에 가까웠던 직원이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고 얼어붙듯 멈추는 것을 시작으로 레드가드의 1층에 정적이 빠르게 퍼져갔다.


“도시 외곽의 클럽에! 여러 명!!!”


한스는 있는 힘껏 목 놓아 외쳤다. 소리만 들었다면 개나 돼지의 울부짖는 소리라고 해도 믿었을 것이다.


갑자기 고요해진 분위기에서 이질적으로 들려오는 괴상한 소리에 이끌리듯 크레인이 한스의 앞까지 다가왔다.


크레인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본 한스가 쿨럭거리며, 피를 토했다.


정신을 잃은 한스가 자신이 토해놓은 피 웅덩이를 향해 쓰러지자, 크레인이 황급히 무릎을 꿇어 받아냈다.


“뭘 멀뚱거리고 있어!!! 꾸물거리지 말고 빨리 움직여!!!”


크레인의 고함을 들은 레드가드의 직원들이 덜덜 떨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급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한스는 곧바로 소보의 큰 병원으로 옮겨졌다.


미르인의 치료는 비능력자들과 큰 차이가 없었는데, 생명력과 체력이 월등하게 뛰어났던 미르인의 생존율은 같은 상처를 입은 비능력자들보단 훨씬 높았다.


그런데도 한스는 곧바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의식불명의 상태였다.


한스의 소식을 들은 레이븐과 천희가 급히 한스가 쓰러졌다는 레드가드의 1층 입구로 향했다.


레드가드에서 가장 젊어 보이는 직원이 빨갛게 물든 대걸레로 바닥을 닦고 있었다.


대걸레의 색깔을 본 천희는 한스가 걱정되었다.


대체 얼마나 다친 걸까?


그리고 막상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던 상황이 다가오자, 심장이 쿵쾅대며 긴장감이 찾아왔다.


급하게 움직이고 있던 레드가드 직원들의 미세한 떨림이 천희의 눈에 들어왔다.


레이븐은 한쪽 벽에 기대 올리아나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일어나셨습니까?”


“어. 미안해. 급한 건이야?”


“소보 B급 건. A급으로 격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너무 급해. 레이븐. 왜?! 무슨 일이 있었어?”


“레이텐건한테 습격당한 것으로 보이는 소보 방위가 여러 명이라고 했습니다.”


“여러 명이라고? 좀 더 자세히 들어보고 싶은데.”


“도시 외곽의 클럽이라는 위치랑 여러 명이라는 말이 전부였습니다.”


“상태가 많이 안 좋았나 보네... 알았어. 일단 나도 지원 갈 테니까. 너무 무리하지는 마.”


“예. 소보에서 뵙겠습니다.”


“그래. 정보 더 들어오면 연락해.”


이번 사건에 대한 올리아나의 생각이 궁금했던 천희가 전화를 막 끝낸 레이븐에게 급하게 달려들었다.


“레이븐! 팀장님이 뭐래요?”


“직접 여기로 지원 갈 테니 무리하지 말라고 하셨다.”


“엄청 심각한 상황인 거죠?...”


“두 명, 세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이라는 말은 조직을 이루고 있다는 얘기니까. 한스의 얘기를 들어봐야 확실해지겠지만...”


*****


도시 외곽 컨테이너로 둘러싸인 오전의 클럽. 밤만 되면 정신없고 시끄럽게 화려한 불빛이 펼쳐지는 뜨거웠던 공간이 서늘한 공기를 품고 있었다.


지저분한 옷차림을 한 수십 명의 남자가 시시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해진 붉은 소파가 위에 놓인 컨테이너 앞에 모여있었다.


잠시 후 컨테이너 옆에서 나타난 데릭과 윅이 컨테이너 위쪽으로 한 번에 뛰어 올라갔다.


윅은 곧바로 거치적거렸던 소파를 걷어차 버렸다.


3층으로 쌓인 컨테이너에 날아가 가차 없이 부딪힌 소파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엎어졌다. 소파는 순식간에 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데릭이 왼발로 컨테이너를 찍었다.


-쾅!!!


컨테이너가 찌그러지는 소리가 남자들의 빼앗긴 남자들의 시선을 다시 가져왔다. 윅은 자신의 말을 기다리는 남자들에게 당당하게 말했다.


“야! 우리 X 됐다! 킥킥킥.”


남자들은 대부분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윅이 장난을 치고 있다고 생각한 몇 명은 웃고 있었다.


놀랐던 남자들은 웃는 남자들을 보고 따라 웃기 시작했다. 남자들의 반응을 살피던 윅이 말했다.


“블루가드가 온다. 튀든지. 해보든지. 비능력자들이 피난하는 동안 결정해야 돼.”


“윅 씨. 이 정도 쪽수면 해볼 만하지 않습니까?”


곧바로 남자 중 한 명이 윅에게 의문을 제기했다. 윅이 짜증 내며 말했다.


“예정대로 한 명만 왔으면 온 새끼 좀 패주고 협상테이블에 앉기까지 순조로웠을 텐데 말이야!!! 어라?! 그런데 두 명이 왔어! 시발! 한 놈이라도 괴물 같은 놈이면 X 되는 건데 두 명이라고!”


“튀는 선택지도 있었던 겁니까?”


데릭이 금시초문이라는 듯 윅에게 물었다. 윅은 갑자기 고함을 쳤다. 질문한 데릭을 제외한 남자들이 전부 깜짝 놀랐다.


“아니!!! 시발! 내가 어떻게 10년 동안 모았는데! 이 새끼들아! 너넨 예전 생활로 돌아갈 수 있냐?!!!”


들뜬 남자들은 소리를 지르며 윅의 고함에 호응했다. 윅은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사기를 올렸다.


“이 발정 난 새끼들아!!! 너희 먹는 거 잘하잖아! 오늘 우린 소보를 먹는다! 시발!!! 이렇게 된 거 소보를 낙원으로 만들자! 이 새끼들아!!!”


남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상의를 벗어 던지고 뱃살을 훤히 드러내며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는 남자도 있었다.


윅의 뒤에 있던 데릭이 조용히 물어왔다.


“이럴 거였으면 블루가드가 오기 전에 움직였던 편이 나았던 거 아닙니까?”


“그건 아니야. 그렇게 되면 블루가드가 처음부터 총력대응으로 시작했을 거다. 최대한 평화적으로 해볼 생각이었지만... 시발 시작부터 조졌는데 어쩌겠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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