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능범 때려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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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Hw
작품등록일 :
2023.05.2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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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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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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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벌 지원(2)

DUMMY

코르틴젤은 고층 빌딩이 많고 세련된 매우 큰 규모의 도시였다.


코르틴젤의 풍경이 지나서 열차를 내리자, 레드가드의 제복을 입은 직원 한 명이 눈에 띄었다.


그녀는 열차에서 내리는 손님들과 휴대전화를 열심히 번갈아 보고 있었다.

레이븐과 천희의 얼굴을 찾아낸 그녀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그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알아챈 천희가 물었다.


“마중 나오는 게 보통이에요?”


“도시마다 다르긴 한데...”


마중을 나와주는 도시도 있었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경우는 레이븐도 처음이었다.

적어도 다른 도시에서는 레드가드의 제복만큼은 입고 있지 않았었다.


미르인 범죄 발생과 등급은 인근 도시에까지 경보를 통해 크게 알렸다.


지금 이런 시기에 저런 마중은 완전히 블루가드가 도시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광고하는 꼴이 아닌가?


레이븐은 다가오는 그녀를 무시하고 레드가드 코르틴젤 지부에 도착할 때까지 사실을 숨길지 마중을 받아들일지 고민이었다.


“무시하자.”


“네? 모처럼 나와줬는데...”


“우리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신더레이크의 범죄자가 도망치면 피해가 커져.”


레이븐의 말에 납득한 천희는 서운한 기분을 떨치고 묵묵히 레이븐의 뒤를 따랐다.


“저... 저기!”


그녀의 부름에도 레이븐과 천희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천희는 그녀를 슬쩍 흘겨보며 지나쳤다.


“어?...”


당황한 그녀는 휴대전화를 꼼꼼히 쳐다보고 있었다.


“왠지 미안하네요.”


“어쩔 수 없지. 왜 그랬는지 알게 되면 이해해 줄 거야.”


*****


코르틴젤은 레드가드 건물마저 30층은 간단히 넘을 것 같은 고층 건물이었다. 건물의 한쪽 옆면엔 흰 배경에 붉은 글씨로 ‘RED GUARD’라고 세로로 크게 적혀있었다. 다른 외벽은 거의 유리로 이루어져 세련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우와... 이럴 줄 알았으면 팀장님처럼 입고 오는 거였는데!”


천희는 커리어 우먼의 기분을 만끽할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쉬웠다.


예상대로 내부 역시 외관과 어울리는 깔끔하고 넓은 공간이었다.

그 공간에는 레드가드 제복을 입은 몇 명만이 느긋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소보의 레드가드처럼 복닥거리는 분위기를 상상했던 천희는 코르틴젤의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멋져요. 제가 딱 원하는 분위기예요.”


천희와 반대로 레이븐은 겉보기에 온 힘을 쏟고 있는 것 같은 코르틴젤의 레드가드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었다.


직원 세 명이 지키고 있는 안내데스크에 다가간 레이븐이 말했다.


“블루가드입니다.”


하나같이 여유를 부리고 있던 직원들은 깜짝 놀라며 컴퓨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레이븐을 상대하고 있지 않은 다른 두 직원이 소곤거렸다.


“마중 나갔다던 온은 뭐한 거야?”


“연락해봐야겠네. 가지가지 하네 진짜...”


귀가 좋은 천희가 입술을 씰룩거리며 레이븐을 슬쩍 쳐다봤다.


레이븐을 상대하던 직원이 둘을 접견실로 안내했다.

과할 정도로 푹신해 보이는 소파가 인상적인 굉장히 넓은 방이었다.


커다란 1인용 소파들이 직각 탁자를 중심으로 여유 있게 놓여있었다.

소파에 비해 높이가 낮았던 직각 탁자가 귀엽게 보였다.


레이븐과 천희가 소파의 푹신함을 즐기던 사이 기차역에서 외면했던 그녀가 밝은 모습으로 문을 열고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정보과 온입니다!”


그녀는 천희와 비슷한 나이대로 보였다. 천희보다 조금 더 키가 크고 성숙해 보였다.

아마 천희가 좀 더 어른스러워진다면 그녀와 같은 느낌일 것이다.


기차역에서 그녀를 외면했던 일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천희가 사과했다.


“역에서는 미안해요..”


“신경 쓰지 마세요! 제가 실수한 거니까요!”


온은 씩씩했다.


“묵을 곳부터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잠깐만요. 토벌대랑 신더레이크 얘기부터 해보고 싶습니다만.”


레이븐은 쓸데없이 코르틴젤에서 시간을 지체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레이븐의 재촉에도 온은 의견을 쉽게 굽히지 않았다.


“막 도착하셔서 식사는 아직이죠? 짐 내려놓고 식사부터 하시죠!”


“식사 후엔 정보과장님이나 지부장님을 꼭 뵙고 싶군요.”


*****


레드가드의 식당에서 식사를 시작한 천희가 레이븐에게 물었다.


“레이븐. 오늘따라 왜 이렇게 급해요?”


“신더레이크 사람들을 얼른 구하고 싶다며.”


“그렇긴 한데...”


“코르틴젤 같은 분위기가 젤 위험해.”


“왜요?”


“이건 내 생각이지만, 신더레이크의 문제는 이미 꽤 방치된 상태라고 생각하고 있다. 보통은 정보과 직원이 아니라 소보처럼 정보과장이 직접 나서는데...”


“그렇지 않았네요...”


“내가 그냥 과민한 걸 수도 있지만 신더레이크 건은 처음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


밥 한 숟가락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던 천희가 젓가락으로 오징어 반찬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그래도 B급인 것까진 확정 지었으니까. 아예 처음부터는 아니지 않을까요?...”


레이븐은 된장국이 담겨있던 작은 국그릇을 들어 국물을 시원하게 들이켰다.


“그러길 바래야지.”


*****


접견실에서 천희와 레이븐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온과 머리가 흰 노인들이었다.

그리고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노인들 가운데에 둘을 위한 소파가 비어있었다.


레이븐과 천희는 들어왔던 문으로 되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굉장히 꺼림칙했다.


레이븐과 천희가 자리에 앉자마자 레드가드 제복을 입은 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어서 와요. 코르틴젤 지부장 멜리엄입니다. 귀하신 분들 드실 것 좀 내오게.”


멜리엄은 옆에 서 있던 온의 허리에 손을 슬쩍 올리며 지시했다.

온은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밝은 미소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홍차나 녹차, 커피나 다른 것도 괜찮습니다. 어떤 거로 드릴까요?”


“그럼, 딸기 요거트 스무디로 하겠습니다.”


레이븐의 무리한 요구에 밝은 미소를 유지하던 온이 무너졌다.

당황한 온은 눈을 끔뻑거리며 진지한 레이븐을 응시했다.


“네?...”


천희가 박장대소를 터트리며 한술 더 떴다.


“헤헤. 그럼 전 초코 스무디요!”


온은 멜리엄의 눈치를 살폈다. 멜리엄이 얼른 나가보라는 뜻으로 손짓했다.


“조금 오래 걸릴 텐데 괜찮으신가요?...”


온은 걱정스럽게 물었다.


“예. 배가 꺼지려면 멀었으니 천천히 주세요.”


레이븐이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답했다. 온이 급한 발걸음을 옮겼다.

웃음기가 옅어진 멜리엄이 레이븐에게 물었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으셨습니까?”


“아닙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단순히 단 게 땡겼을 뿐입니다.”


“그랬었군요...”


“저는 레이븐이고, 이쪽은 루스터입니다.”


레이븐은 얼른 누군지 소개하라는 뜻으로 고개를 돌려 주변의 노인들을 살폈다.


“아. 이분들은 코르틴젤에서 저희를 후원해주시고 계시는 분들입니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별로 알고 싶지 않군요.”


레이븐이 멜리엄의 말을 끊었다.

천희마저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멜리엄의 얼굴에서 노여움이 느껴졌다.


긴장감 섞인 정적이 흘렀다.


다른 노인들의 안색을 슬쩍 살핀 멜리엄이 다리를 꼬며 말했다.


“아직 젊으셔서 세상 돌아가는 꼴을 모르시는 모양인데. 이분들. 여기 코르틴젤뿐만 아니라 럼프에서도 알아주시는 분들입니다? 미르인이라고 사람 아닌 거 아니잖아요?”


“지부장님이야말로 코르틴젤에 갇혀 사셔서 잘 모르시나 봅니다?”


레이븐이 멜리엄을 노려보며 비꼬았다. 레이븐의 무례한 답변에 주변의 노인들이 작은 탄식을 흘렸다. 천희는 멜리엄과 노인들의 반응을 살피다가도 레이븐의 안색을 놓치지 않았다.


“비능력자 노인들의 목소리 따위 미르인 하나만 못하다는 사실은 알고 계십니까?”


멜리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잠자코 있던 노인 하나가 격노했다.


“버르장머리 없는 놈!!! 오냐!!! 이 김필승이가 본때를 보여주마!!!”


그렇게 고함을 지르고 방에서 거칠게 나가버렸다. 다른 노인들이 그 뒤를 따랐고, 접견실엔 멜리엄과 레이븐 그리고 천희 이렇게 단 세 명만이 남았다.


“대체 무슨 생각이 십니까!!! 코르틴젤을 도우려고 온 것 아닙니까? 돕기는커녕 불을 질러놓고 뭐 하시는 겁니까!!!”


“주변에 위협이 되는 마수의 토벌과 신더레이크의 범죄자를 잡으러 왔습니다.”


진지한 레이븐의 말에 멜리엄이 피식 웃었다.


“정의감에 불타는 애송이었나? 하아... 알아서들 하세요. 코르틴젤의 지원은 기대하지 마시고.”


멜리엄도 마찬가지로 접견실을 나가버렸다.


잠시 후 온이 스무디를 들고 왔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을 텐데도 온은 침착하게 레이븐과 천희에게 스무디를 나눠주며 빈 소파에 앉았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천희와 레이븐은 말없이 스무디를 쪼르륵 빨았다.

천희가 빨대로 초코 스무디를 휘저으며 말했다.


“언니. 저희 사고 쳤어요...”


천희는 온에게 동질감이라도 느낀 건지 친근한 호칭으로 불렀다.

한숨을 푹 쉰 온이 복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아... 어디서부터 말을 해드려야 할지...”


“우선 본인이 어떤 입장인지부터 알고 싶습니다.”


레이븐이 어울리지 않는 딸기 요거트 스무디를 열심히 먹으며 대답했다.


“전 정보과 1년 차. 거의 신입직원이에요. 처음엔 저도 열심히 해보려고 했어요. 그런데 코르틴젤은 제가 알던 레드가드랑 좀 달랐고 뭘 해도 어설펐던 저는 결국 지부장님의 하찮은 수발이나 드는 신세가 되었어요. 지부장님은 따로 개인비서도 여럿 두고 계셔서 저 같은 건 뭐... 아마 이번 일로 그만두게 될 거 같아요.”


“헐...”


천희가 입맛이 떨어졌는지 절반 정도 남은 스무디를 작은 탁자에 내려놓았다.

레이븐과 온이 천천히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코르틴젤의 레드가드는 어떤 부분이 달랐습니까?”


“레드가드는 치안 조직이잖아요? 단속하고, 구조하고, 수사하고... 그런데 코르틴젤의 레드가드는 음... 경호업체? 같은 느낌이에요. 아예 치안을 놓은 건 또 아닌데... 확실하게는 잘 모르겠어요...”


“정보과장님이나 현장과장님은 어떻습니까?”


“지부장님이랑 별반 차이 없어요.”


온은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꼬았다. 눈을 감으며 소파에 기댔다.


“B급이라는 건 범죄자를 특정했다는 거 맞습니까?”


“네. 코르틴젤 방위였던 사람이에요. 스카딜이라는 이름이었어요.”


온이 걱정된 천희가 자신의 초코 스무디를 권유했다.


“괜찮아요? 좀 드실래요?...”


“괜찮아요. 전부터 관두려고 했는데 블루가드에서 온다고 해서... 걱정마세요.”


온이 고개를 돌리고 눈을 천천히 뜨며 말했다.

딸기 요거트 스무디를 끝장낸 레이븐이 탁자에 내려놓으며 일어섰다.


“고맙습니다. 아. 혹시 마수 토벌대가 레드가드에 온 적이 있습니까?”


“아뇨. 여기 온 미르인들은 두 분뿐이에요.”


“저희 갈게요... 언니 힘내요.”


“고마워요. 별로 도움이 못 돼서 죄송해요.”


“괜찮습니다.”


천희와 레이븐은 다시 짐을 들고 레드가드를 나왔다.


“근데 진짜 괜찮아요?”


“그런 노인들보다 팀장님이 훨씬 더 무서운 사람이다.”


“속이 시원하긴 했어요. 레이븐은 수동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만은 않은가 봐요?”


천희와 레이븐이 목표 없이 도심의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사람한테 휘둘리기 싫어서 블루가드에 지원한 거니까. 제일 싫어하는 상황이었다.”


“오호... 팀장님한테 휘둘려지는 건요?”


흥미가 생긴 천희가 물었다.


“일이니까.”


레이븐은 담백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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