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능범 때려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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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Hw
작품등록일 :
2023.05.2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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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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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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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보(9)

DUMMY

레이븐은 두 팔뚝으로 얼굴을 가렸다. 쏟아지는 투명한 액체로 전신이 흠뻑 젖었다.

액체를 뒤집어쓴 레이븐은 윅이 쏟아낸 투명한 액체가 알코올의 한 종류라고 확신했다.


윅이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불을 켰다. 윅은 바로 라이터를 던졌지만, 윅의 행동을 예상한 레이븐은 몸을 멀리 날렸다.


떨어진 라이터가 바닥에 뿌려진 알코올에 불을 붙였다.


윅은 멀리서 바닥을 구르고 있는 레이븐을 향해 달려갔다. 레이븐이 벌떡 일어서며 검을 올려 베었지만, 검 끝이 아슬아슬하게 윅의 코끝에 닿지 않았다.

곧바로 윅은 레이븐의 비어있는 옆구리를 걷어찼다.


레이븐은 처음에 부탄가스를 차 날렸던 곳을 향해 나가떨어졌다.


레이븐은 그대로 꼼짝없이 알코올에 젖은 몸으로 불길 속으로 뛰어들뻔했지만, 검을 먼저 불꽃이 살아있는 바닥에 내리꽂아 통구이 신세를 면했다.


레이븐의 젖은 손에서 검 끝으로 흐르는 알코올 한 줄기를 타고 불길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불길이 손에 도달하기 전에 손을 뗀 레이븐이 뒤를 돌았을 때, 윅은 다시 두 팔을 레이븐을 향하고 있었다.


또다시 윅의 두 손바닥에서 레이븐을 향해 폭포수 같은 알코올이 쏟아져나왔다.


레이븐은 온 힘을 다해 튀어 나가듯이 최대한 멀리 뛰었다.

무작정 뛰었던 레이븐은 제대로 착지하지 못하고 바닥에 나뒹굴었다.

레이븐의 호흡이 점점 가빠졌지만, 다행인 건 불길에서 멀리 벗어났다는 것이었다.


윅은 레이븐에게 빠르게 다가와 주먹을 뻗었다.

다시 일어선 레이븐이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윅의 주먹을 피하며 치열한 근접전이 시작됐다.


서로 아깝게 명중하지 못하는 주먹과 큰 타격을 주지 못하는 발차기를 주고받으며 체력전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레이븐은 평범하게 얼굴로 날아온 윅의 주먹을 피하지 못했다.

바닥에 엎어진 레이븐이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레이븐은 점점 몸이 뜨거워졌고, 의식이 몽롱해져 갔다.


조금씩 무시하기 어려운 취기가 올라왔다.


둔해지는 감각과 느려지는 움직임으로 윅을 상대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싸움은 윅의 일방적인 폭행으로 변해갔다.


레이븐은 결국 윅의 니킥을 정통으로 맞고 맥없이 쓰러졌다.


겨우 혼미해져 가는 정신을 붙잡아 윅을 노려보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윅은 입꼬리를 올리며 쪼그려 앉아 레이븐과 눈높이를 맞췄다.


“평소에 술이랑 많이 안 친했나 봐? 킥킥킥.”


레이븐은 무거운 몸을 비틀며 주먹을 뻗었지만, 윅은 가볍게 주먹을 잡았다.


“벽에 발자국을 남기며, 사건을 해결하는 블루가드의 특급해결사! 정말 인상적이었어. 레이븐.”


윅은 허리춤에 차고 있던 토치를 뽑아 레이븐의 머리를 후려쳤다.


*****


천희에게서 달아나며 도심에 가까워진 데릭은 또다시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남자들이 1열로 대열을 갖추고 있는 붉은 슈트의 벽에 전진할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먼발치에서 천희가 질주해오고 있었다.


데릭은 초조한 마음으로 주변을 살폈다.

철조망으로 촘촘하게 막혀있는 골목과 듬성듬성 도로변에 주차된 자동차가 보였다.


데릭은 가까이 있던 자동차를 붉은 슈트들을 향해 내던졌다.


자동차가 날아와 붉은 슈트를 덮쳤고, 진영이 붕괴하기 시작했다.

꼼짝 못 하고 있던 남자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데릭을 향해 선망의 눈빛을 보냈다.


데릭은 이어서 두 대의 차량을 집어 던지고 외쳤다.


“서둘러!!! 윅 씨가 올 때까지 레드가드를 먹어라!!!”


사기가 오른 남자들이 데릭이 던진 3대의 차량을 다리삼아, 붉은 슈트의 1열을 지나기 시작했다.


그때, 데릭이 전혀 눈치채지 못한 속도로 다가온 천희가 곤봉을 휘둘렀다.

데릭은 순간 팔뚝으로 치명상을 피했지만, 천희의 힘을 버티지 못하고 붉은 슈트가 있는 곳까지 단숨에 날아갔다.


데릭은 피멍이 들어 심하게 축 늘어진 왼팔을 부여잡으며 힘겹게 일어섰다.


*****


1열이 붕괴하자, 레드가드의 상황실은 소란스러워졌다. 당황한 석현이 데릭에 관해 설명했다.


“20대 후반, 신체 강화 수준 상위 30%인 데릭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칼비노스 남서부 토벌대 소속인데 어떻게 여기에...”


“타 대륙 미르인이 깽판을 치고 있는 거야?! 2열 사격 준비해!”


상황실에는 크레인의 짜증 섞인 지시가 묻힐 정도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상황실의 커다란 4개의 화면 중 하나에 데릭을 날려버리고 상처 하나 없는 천희가 서 있었다.


*****


천희는 가까운 남자들에게로 달려가 차례로 응징하기 시작했다.


천희의 존재감을 느낀 남자들이 붉은 슈트의 2열을 향해 달렸지만, 붉은 슈트들은 1열의 대응과 마찬가지로 남자들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쪽 팔이 너덜너덜한 데릭이 천희를 막아설 준비를 했다. 데릭을 도왔던 남자가 그 옆에 섰다. 데릭이 물었다.


“너 이름이 뭐냐?”


“데릭 씨... 발더입니다... 꼭기억해주십쇼.”


발더와 데릭은 한 명이 회피에 온 신경을 쏟고 다른 한 명이 사각에서 빈틈을 노리는 호흡으로 천희에게 맞섰다.

천희는 짜증과 답답함을 조금 느꼈지만, 그게 전부였다.


천희의 기세는 꺾일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고, 발더와 데릭의 피멍이 점점 늘어갔다.


하위 수준인 남자들은 감히 끼어들지 못하고 초조하게 바라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리고 뷔드가 이끄는 레드가드 슈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크레인의 지휘를 받은 2열의 진영을 확인한 뷔드가 외쳤다.


“빽빽하게 1열 횡대로! 벽을 세우자!”


20명의 붉은 슈트가 큰 도로를 가로로 빈틈없이 채웠다.

천희의 곤봉을 맞지 않은 남자들은 일부 다리에 총상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면 멀쩡한 상태였다.

하지만 가로로 대열을 맞춰 다가오는 붉은 벽은 남자들이 절망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


레드가드의 상황실에서 뷔드의 보고가 울려 퍼졌다.


“뷔드입니다. 곧 대치 중인 거리로 진입합니다. 레이븐 씨는 클럽 앞에서 홀로 레이텐건과 교전 중입니다. 일단 벽쳤는데, 지부장님 어쩔까요?”


“잘했어. 블루가드 직원이 저 두 놈을 제압하는 즉시 일망타진한다.”


“알겠습니다.”


상황이 종료될 기미를 보이자, 상황실의 긴장이 풀려갔다.

그들은 기대감을 품은 얼굴로 화면 속 천희가 발더와 데릭을 때려잡는 모습을 지켜봤다.


여전히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석현이 크레인에게 말했다.


“레이븐 씨는 괜찮을까요? 레이텐건은 확실히...”


“맞아. 확실하게 미등록 특수능력 보유자였어.”


뷔드의 음성이 석현의 질문에 대신 답변했다. 뷔드는 상황실 전체가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

뷔드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루스터 씨를 보면 걱정할 필요 없을 거 같은데. 근데 슈트는 퍼포먼스용 아니었나? 정보과에서 입고 서 있을 줄은 몰랐어? 하하하.”


“우리가 뭐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사놨는데. 언제까지고 밀 놈들한테 맡겨둘 순 없지. 정보과장. 앞으론 말조심해.”


“예.”


긴장이 풀린 뷔드가 비아냥거렸다. 상황실 곳곳에서 직원들이 얼굴을 찡그렸지만, 크레인이 석현을 나무라며 수습했다.


*****


데릭이 천희의 주먹을 복부에 정통으로 맞으며 쓰러졌다.

발더는 온몸에 피멍이 난 채로 건물 외벽에 박혀있었다.


천희의 싸움이 끝나길 기다렸던 붉은 슈트의 벽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붉은 벽은 느긋하게 다가와 의지를 잃은 남자들을 총을 겨누고 있는 진영으로 점점 밀어 넣었다.


쓰러진 데릭이 피를 토하며 상체를 일으켰을 때였다. 붉은 벽 뒤에서 붉은 슈트 하나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왔다.


상황실에선 뷔드의 비명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뭐야?! 으아아아아악!!!”


이어서 가운데에서 벽을 이루고 있던 붉은 슈트가 앞으로 나가떨어지며 벽에 구멍이 뚫렸다.


거기서 기절한 레이븐을 땅으로 떨어트리며 윅이 모습을 드러냈다.

윅은 가장 보기 싫었던 장면이 눈에 담기자, 인상을 찌푸렸다.


“레이븐!!!”


천희가 발을 떼려 하자, 윅이 바닥에 엎어져 있는 레이븐의 머리를 잡아 올리며 말했다.


“아무도!!! 움직이지 마라.”


윅의 고함에 천희와 붉은 슈트가 경직됐다.

윅의 모습에 기운을 차린 남자들이 차례로 붉은 벽으로 향했다.


남자들의 움직임에 천희가 움찔했다. 윅은 그런 천희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피떡이나 다름없는 발드와 데릭이 부하들의 부축을 받아 윅 앞에 도착했다.

데릭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괴물이면 튀랬잖아. 쯧. 도시도 잘못 골랐어. 거점도시도 아니고 슈트를 써먹을 줄 아는 도시였을 줄이야...


후우... 그래. 뛸 수 있냐?”


“살려면 뛸 수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야지. 근데 그거만으로는 저년한테서 도망치긴 어렵겠지. 저렇게까지 멀쩡할 줄이야. 보통이 아니겠네. 시발.”


“죄송합니다. 쿨럭!... 퉷!”


데릭은 고통 섞인 기침을 크게 하고 붉은 침을 땅에 뱉었다. 천희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상처 입은 레이븐과 윅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윅은 여전히 천희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로 발더에게 물었다.


“야. 넌 이름이 뭐냐?”


“...발더입니다. 윅 씨.”


“그래. 데릭이랑 애들 잘 데리고 있어라.”


“윅 씨?”


데릭이 윅을 불렀다.


윅은 쓰고 있던 검은 선글라스를 벗어 휙 던져버렸다.

드러난 녹색 눈동자로 데릭을 가볍게 응시하며 말했다.


“10년으로 안 되면 20년 하면 되잖아? 안 그러냐? 데릭.”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레드가드 상황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믿고 있던 레이븐이 곤죽이 되어 인질로 잡혀있었다.


하지만 상황실의 그 누구도 레이븐을 탓하지 않았다.


레이븐이 당했다는 것은 그만큼 윅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상황실의 직원들은 천희마저 윅에게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인질이 미르인인 레이븐인 이상 크레인이 어떤 판단을 내리긴 어려웠다. 크레인 또한 천희가 움직이길 기다리며 화면을 바라봤다.


*****


데릭과 발드를 포함한 남자들이 왔던 방향으로 사라졌다.


윅은 천희를 향해 레이븐을 집어 던지고 도망치며 토치에 부탄가스를 장착했다.


천희는 날아오는 레이븐을 받아 숨을 확인했다.


“맡길게요.”


천희는 레이븐을 뷔드에게 맡기고 도망치는 윅을 전력으로 쫓았다.

천희가 딛고 있던 바닥이 발 모양으로 찌그러졌다.


천희는 금방 윅을 따라잡았다.


“죽었어! 넌! 절대 안 놓쳐!!!”


윅은 천희의 고함에 답하며 뒤로 돌았다.


“좀 놔주면 안 될까?”


윅은 토치의 불꽃을 손바닥 앞에 가져왔다. 윅의 녹색 눈동자가 금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정면으로 질주해오는 천희를 향해 불길이 뻗어나갔다.


하지만 천희는 불길을 피하지 않았다.


천희는 양팔로 얼굴을 가리고 불길을 돌파했다.

몸에 불이 붙어도 조금도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시발. 미친년!!!”


윅은 불길을 거두고 돌아서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천희의 주먹이 윅의 얼굴에 작렬했다.


불이 붙은 천희의 옷이 검게 그을려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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