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트키 들고 무한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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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흔캐
작품등록일 :
2023.07.09 00:40
최근연재일 :
2024.03.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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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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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싸움

DUMMY

이어지는 두 번의 싸움이 끝났다.


다음 차례가 된 두 사람의 싸움은 어느새 몰려든 관중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되어, 벌써 구경꾼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내기를 거는 사람도 있었다.


"외지인이 이긴다에 걸 사람은 이 쪽에! 군륭을 쓰러뜨린 여자가 이긴다에 걸 사람은 이 쪽에 돈을 넣으시오!"


사람들은 앞다투어 돈을 걸었다.


내기를 종용하던 사람이 이윽고 희가 있는 곳까지 다가왔다.


희는 그에게 물었다.


"둘 중에 누구한테 돈이 더 많이 걸렸죠?"


사내는 씩 웃으며 말했다.


"현산의 이무기, 군륭을 이긴 여자라고. 당연히 여자가 이긴다에 몰렸지.


듣자하니 몇몇 유랑민들이 저 여자를 을지무에서 열리는 기무결투에서 본 적 있다더군. "


"흐음··· 그래요?"


"그래. 매번 3위 이상은 차지한 적 없다고 하던데. 그래도 수도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그 정도라면 실력은 입증된 거지."


희는 어느샌가 얼굴을 고치고 돌아온 산청을 바라보고 있었다.


같은 은랑일지라도 그녀는 다른 일원들의 얼굴을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사람의 얼굴과 똑같은, 가면이라는 것도 눈치채기 어려운 특수한 가면을 쓴 산청이 은랑의 일원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과연···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졌겠네."


"그래서, 자네는 어느 쪽에 걸 텐가?"


"나? 나는 외지인이 이긴다에 만 냥!"


"뭐, 뭐라고?"


사내는 깜짝 놀라며 희의 행색을 살폈다.


"대형 상단주의 따님인가?"


"···을 걸 정도의 확신이 있지만, 지금은 돈이 없네."


"뭐야, 퉷, 시간만 버렸네."


사내는 툴툴대며 떠나갔다.


희는 웃으며 결투장을 내려다보았다.


검과 산청이 중앙의 큰 결투장으로 들어서는 것이 보였다.


귀가 먹먹할 만큼 거대한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둘의 결투가 그 날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결투였기 때문이었다.


"외지인! 비겁한 수는 그만둬라! 목검을 가지고 몇 번을 이기는 거냐!"


"그래! 다 티가 난다고! 밑천 드러나기 전에 항복해!"


"혼조의 여자! 난 너한테 걸었다! 현산의 이무기를 거꾸러뜨린 김에 네가 우승하라고!"


"너 을지무에서 제법 날리던 놈이라며! 주제 모르는 외지인을 따끔하게 혼내줘!"


대부분의 관중들은 외지인인 검 대신 산청을 응원하고 있었다.


"그럼, 결투 시작!"


심판이 시작을 선언한 뒤에도 둘은 잠시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산청이 그에게 할 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해가 안 돼. 희가 왜 너 같은 버러지와 다니는 건지."


자연스럽게 하대하는 그녀에게 검이 차분하게 물었다.


"네가 그녀의 이름을 어떻게 알지?"


"그건 알 필요 없어. 그 칼을 뽑아라."


산청은 검이 차고 있는 청경을 가리켰다.


청경을 몸에서 떼어놓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는 청경을 뽑으면 실격이라는 조건으로 청경을 차고 있었다.


"목검을 가지고도 너 정도는 이길 수 있다."


검의 말에 산청은 칼을 뽑아들었다. 그녀가 조금 전 낙룡이라고 이름 붙인 칼이었다.


"동행이야 그 애가 선택한 거니까 백 번 양보할 수 있어. 하지만 남자는 안 돼."


검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 이해할 수 없는 살의가 가득 차올랐다.


"그러니 네 남성을 잘라 허튼 생각 따위 못 하게 만들어 줄게."


검은 그를 타박하던 희를 떠올리며 한숨을 쉬었다.


"진짜 사건을 몰고 다니는 게 누구인지 모르겠군. 주위에 이토록 특이한 사람이 많다니."


산청은 곧장 그에게 달려들었다.


검은 목검을 곧게 쥐고 서 있었다.


그가 눈 앞에 치켜든 목검을 기준으로 달려오던 그녀의 모습이 거울에 비친 것처럼 둘로 갈라졌다.


마치 두 명이 동시에 칼을 휘두르는 것처럼 그녀들이 양쪽에서 동시에 칼을 내리쳤다.


검은 침착하게 왼쪽에 있는 형체의 공격을 막았다.


오른쪽에 있던 형체는 그를 그대로 내리쳤으나, 그 공격은 그의 몸에 아무런 상처를 입히지 못하고 통과해 버렸다.


가벼운 정신 착란을 일으키는 독이었다.


산청이 알 수 없는 방법으로 그가 독을 흡입하게 만든 것이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검은 물었다.


"···이능을 쓰다니, 이런 비겁한 방식으로 이겨온 건가?"


칼을 맞대고 선 산청은 입을 찢으며 웃었다.


사람의 얼굴과 똑같은 모양의 가면이 일그러졌다.


"궁금해? 그건 네가 죽기 직전에 알려줄게."


검은 그 틈을 타 청경의 손잡이에 살짝 손을 가져다댔다.


하지만 환영이 사라지기는커녕, 이번엔 그녀가 네 명으로 늘어났다.


검은 빠르게 상황을 파악했다.


"···독을 먹였군."


산청은 대답하지 않고 공격해왔다. 네 명으로 늘어난 그녀의 전후좌우에서 칼을 찔러들어오는 공격에 그는 눈을 감았다.


그러고는 눈을 감은 채로 네 방향의 공격 중 왼쪽 뒤에 있던 환영의 칼을 목검으로 쳐냈다.


그것이 진짜 그녀였다.


그는 감은 눈을 뜨지 않고 있었다.


산청은 잠시 놀랐으나 이내 기척을 최대한 억누르고 그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았다.


그러다 다시 한 번 내찌른 그녀의 공격을 그는 눈을 감은 채 가볍게 피했다.


그리고 검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는 눈을 감고 있었음에도 정확하게 산청의 급소를 노려 공격했다.


고작 목검일 뿐이었으나 빠르고 정확한 공격에 산청은 수비 자세로 칼을 들어 막았다.


그러던 그녀의 눈에 지속된 연전으로 깊이 파인 목검의 약한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낙룡을 휘둘러 목검을 잘라버리려 했다.


하지만 검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그녀의 칼이 닿는 순간 목검을 기묘한 각도로 비틀어 버렸다.


사소한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찰나의 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의 손목에서 시작된 작은 비틀림이 차례로 목검과 낙룡을 타고 산청의 손목까지 왔을 땐 거대한 회전력이 되어 있었다.


산청은 그만 낙룡을 놓쳐 버렸다.


검은 목검을 던지며 공중에서 낙룡을 낚아챘다.


그리고 그는 산청의 목에 낙룡을 들이댔다.


검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토록 내가 미운가?"


산청은 목에 자신의 칼이 겨누어졌음에도 불타는 적의를 숨기지 않고 활활 타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


그는 오랜 세월을 살았기 때문에, 그에게 이토록 강한 적의를 가진 사람은 살려두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독을 먹인 것처럼 언젠가 그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그의 목을 치러 올 것이다.


눈빛으로 미루어보건대 그가 어루어 달래든, 협박하든 쉽사리 풀리어질 적의도 아니었다.


그는 그에게 적의를 품은 이유도 묻지 않고 경고도 하지 않았다. 때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그는 경험으로 알았다.


결투장이 아닌 곳에서 만난 적의였다면 망설임 없이 숨통을 끊었으리라.


하지만 이미 그의 승리가 확정되어 있었고, 기무결투에서 고의적으로 사람을 죽이면 실격이었으므로 검은 칼을 거뒀다.


검은 말없이 낙룡을 자신의 발치에 내려놓고 그의 승리를 선언하는 심판을 뒤로한 채 자리로 돌아갔다.


"······."


산청은 검의 손이 닿았던 낙룡을 그대로 내버려둔 채 기무결투장을 떠났다.


그것을 지켜보는 관중들 사이에서는 불길한 기운이 일렁이고 있었다.


"설마 이거···."


"500년 만에 외지인이 우승하는 건가···?"


"안 돼! 을지무에서라면 몰라도, 현산에서는 절대 안 돼!"


관중들은 결승전, 검의 상대가 된 남자를 목놓아 응원했다.


"지지 마라! 추산!"


"추산! 이겨라! 이겨라!"


관중들 중 하나가 자신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추산도 잘 싸우긴 하지만··· 한번도 우승은 못한 녀석인데···."


검은 눈 앞에 칼을 들고 선 사내, 추산을 보고 있었다.


사내는 자못 호기롭게 외쳤다.


"간다!"


사내는 칼을 휘둘렀다.


예기와 몇 번을 부딪치며 파인 목검의 약한 부분이 절묘하게 그의 칼에 부딪치며 쪼개져 버렸다.


"어···?"


"이런! 칼이 망가져 버렸군!"


관중들에게 들리게 외친 검은 목검의 남은 부분을 내던지고 천을 흔들었다.


"내가 졌소."


"뭐···."


심판은 산추의 손을 들어주었다.


"최종 우승자! 산추!"


"어어···."


관중들은 멍하니 결투장을 내려오는 검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떨떨한 관중들과 함께 산추의 시상식은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끝났고, 검과 희, 그리고 무영은 사람들이 달라붙기 전에 현산을 떠났다.


"역시 돈이 있다는 건 좋은 거예요."


희는 상점에서 산 혼조의 지도를 펼쳐 보였다.


기무결투에서 준우승한 상금으로 산 지도였다.


그런 그녀의 허리춤에 작은 소도가 걸려 있었다.


그녀가 차던 칼은 무영에게 주고, 그녀가 쓰기 위해 산 칼이었다.


"보자··· 여뢰가 알려준 군도는 발리아리 군도네요. 어느 쪽으로 가든 수도인 을지무를 지나게 되구요."


그녀는 커다란 지도의 남쪽 아래를 가리켜 보였다.


역귀가 창궐하는 시대, 수도는 난설에서 최대한 먼 쪽에 자리잡기 마련이었다.


해서 혼조의 수도인 을지무는 바다와 맞닿은 아래쪽에 위치해 있었다.


지도에서도 한눈에 알 수 있는 수도는 크기가 매우 컸다.


검은 지도를 유심히 눈여겨보았다.


"그 곳으로 가기 전에 한 군데만 들르고 싶소."


"어디요?"


검은 지도의 북쪽을 가리켰다.


혼조에서 가장 높은 산, 사적도였다.


"산 이름이 왜 섬 이름인 거야?"


발꿈치를 들고 지도를 보며 무영이 물었다.


"혼조의 산은 대부분 돌산이니 그런 이름이 붙는다."


검은 지도를 넘겨주고 앞장서 걸었다.


그 무렵, 희에게 새를 통해 쪽지가 전달되었다.


은랑에서 보낸, 그녀와 검이 특급 범죄자에서 해제되었다는 쪽지였다.


단여의 금위부대장이 어떤 고초를 겪었는지 모르는 그녀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발걸음 가볍게 가 볼까."


그들은 혼조의 넓은 땅을 걸었다.


유랑 부족들이나 도시에서 식량이나 필수품만을 구매하며 그들은 검이 말했던 사적도에 도착했다.


붉은 바위와 흙으로 이루어진 높은 돌산은 산이라기보다는 거대한 절벽이었다.


멀리서도 꼭대기가 보이지 않을 만큼 거대한 산을 올려다보며 희가 말했다.


"이 산을 올라가실 생각은 아니죠?"


과연 사적도는 경사가 거의 없어 발 디딜 곳도 마땅치 않았다.


"사적도의 사람과 함께 들어가는 것이 아니면 이곳은 외부인에게 열려있지 않소."


"그럼 왜 오신 거예요?"


"로구쇠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까 하여 왔소. 500년이 지났는데도 이곳은 그때와 다름없이 외로운 섬이로군."


"로구쇠가 누군데?"


"······."


검은 가만히 사적도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500년 전의 시대에서 만났던 사람이래. 여기에 살았나 봐."


희의 대답에 무영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여기에 사는 사람들도 산을 못 내려오는 거 아냐?"


"어떤 조화인지 항상 산을 오르내리는 데 적합한 이능을 가진 사람들이 태어난다고 하더군. 로구쇠도 그랬었지. 비록 그의 능력은 여동생을 잃음과 동시에 개화하긴 했지만."


그는 올라갈 수 없는 산을 올려다보았다.


"우리는 올라갈 방법이 없으니 다음을 기약해야겠군. 출발하겠소."


셋은 다시 길을 나섰다.


그러고도 한 달이 지났을 때 그들은 혼조의 수도인 을지무에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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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200년 전, 대공습 24.03.05 10 0 14쪽
56 개곰 24.03.04 6 0 14쪽
55 미친 낙하 24.03.03 12 0 12쪽
54 그만 놀라고 싶은 여자 24.03.02 15 0 11쪽
53 대륙을 가로질러 24.03.01 15 0 12쪽
52 다시, 그곳을 향해 24.02.29 13 0 11쪽
51 열받게 생긴 놈 24.02.28 12 0 13쪽
50 기운찬 여행 24.02.27 12 0 12쪽
49 목적 24.02.26 12 0 12쪽
48 바다 위에서 24.02.25 11 0 13쪽
47 24.02.24 12 0 15쪽
46 대형 상단과 함께 24.02.23 17 0 12쪽
45 둘째와 넷째 24.02.22 16 0 12쪽
44 현산의 여자 24.02.21 16 0 13쪽
43 수도에서 24.02.20 17 0 11쪽
» 두 사람의 싸움 24.02.19 20 0 12쪽
41 문제의 사람 24.02.18 14 0 12쪽
40 한나 24.02.17 18 0 15쪽
39 무의 시험 24.02.16 22 0 13쪽
38 우연한 만남 24.02.15 19 0 12쪽
37 유랑하는 자들 24.02.14 18 0 12쪽
36 위기···? 24.02.13 19 0 11쪽
35 산 넘어 산 24.02.12 17 0 12쪽
34 숨어들다 24.02.11 18 0 12쪽
33 은랑 24.02.10 19 0 12쪽
32 사승부 24.02.09 20 0 12쪽
31 각오 24.02.08 17 0 12쪽
30 결의 24.02.07 17 0 14쪽
29 정체 24.02.06 16 0 12쪽
28 괴물에게 가는 방법 24.02.05 2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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