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포밍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연재수 :
182 회
조회수 :
12,044
추천수 :
301
글자수 :
955,407

작성
23.07.31 22:07
조회
99
추천
1
글자
13쪽

레퀴엠(22)

DUMMY

Episode 21 - 펑션 메모리 5



'뭐야?'

정혁은 주저앉은 채로 윤 설과 윤찬의 전투를 응시했다.

간결한 주먹이 교차된다.

투박하면서도 아름답다.


내질러지는 주먹 사이로 계수 발현으로 인한 작은 충격파가 주변으로 일어난다.

윤 설의 투박한 정권을 멍하니 바라본다.

'저 누나, 갑자기 왜 저렇게 쌔진 거야?'


의문점이 머릿속 뇌를 치고 지나간다.

곧이어 윤찬의 뇌흘림이 시전되고 윤 설이 쓰러진다.


"대단했습니다, 윤 설씨. 그럼 이제 당신 차례......."

튀어오르듯 앞으로 달려나온 정혁의 주먹이 윤찬의 복부에 꽂힌다.

아니, 꽂혔다고 생각했다.


푸른 사각형의 방어막이 정혁의 주먹을 막아섰다.

"아, 이것도 막혔네......"

"동체시력이나 감각 면에서는 제가 훨씬 뛰어난 게 당연하니까요."


"그러니까 제가!"

내질러진 정혁의 주먹에서 하얀 빛이 퍼지더니 거대한 폭발이 발현된다.

콰과광!

"알고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윤찬이 뒤로 넘어짐과 동시에 정혁은 두 손을 모아 양 옆으로 이동시키면서 검의 형태를 띈 계수 응집을 만들어냈다.

쓰러진 윤찬을 향해 검을 아래로 찍는다.

콰직-!


"대체 얼마나 빨라진 겁니까, 고작 하루의 시간만에 그 정도의 속도로 계수를 다듬을 수 있다니요."

이런 게 헥토마 펑션인가.

말도 되지 않는군.


계수의 단세포를 정교하게 모아 하나의 검 형태로 만드는 것은 어느 정도 숙련과 경험이 필요한 작업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헥토마 펑션의 각성자라면 가능하다는 얘기인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둘러지는 계수의 검이 아레나 룸의 벽면을 뒤덮을 정도의 참격을 만들어낸다.

윤찬이 잽싸게 방어술을 구사한다.


가로막힌 참격이 폭발함과 동시에 윤찬의 모습이 가루처럼 흩날려진다.

'텔레포트다!'

형체가 완전히 사라지자 정혁이 눈알을 굴리며 위치를 파악한다.


'어디 있는 거지?'

두리번 거리다가 공중에서 인기척을 느낀다.

'찾았다!'

바닥으로 내려꽂히는 강력한 윤찬의 주먹.


정혁이 빠르게 발을 떼어 공격을 대처한다.

윤찬이 꽂힌 주먹을 그대로 펼쳐 원동력을 이용해 튀어올라 정혁 쪽으로 다가간다.

몸이 회전하는 모습이 정혁의 눈에 들어온다.


"좋아!"

양 손으로 검을 움켜잡은 정혁이 윤찬의 모습을 눈에 담는다.

"이판사판 가보자고!"

큰 목소리의 외침과 함께 정혁의 검이 계수를 담은 윤찬의 발과 격돌한다.


주변으로 스파크가 일어나며 공중에서 계수의 폭발이 일어난다.


"흡!"

윤찬이 힘을 주어 정혁의 검을 밀어낸다.

'역시 이걸로는 안되는 건가?'

힘이 빠지기 시작하려는 찰나.


팍-!

윤찬의 허리를 감싸는 누군가의 팔.

최대한의 힘으로 그를 잡는다.

"누나 왔다!"


윤 설.

그대로 공중으로 들어 엎어치기를 시전한다.

쾅- 소리와 함께 바닥에 머리가 맞닿은 윤찬.


"이 정도면 치명타아니야??!"

허리를 잡고 있던 두 손을 놓는다.

윤 설은 그대로 몸을 틀어 쓰러져 있는 윤찬의 상체를 연타한다.


타격감 있는 효과음이 들림과 동시에 정혁이 검을 높이 처들어 아래로 휘두른다.

"비켜요!!"

정혁의 말이 들리기 무섭게 옆으로 몸을 굴려 피하는 윤 설.


정혁이 발현시킨 계수의 참격이 윤찬에게 도달하려 한다.

폭음과 함께 윤찬의 형체가 연기 속으로 사라진다.

"뭐야, 기절한 거 아니었어요?"

윤 설이 정혁을 응시하며 한 쪽 입꼬리를 치켜올린다.


"그럴 뻔 했지, 정신력으로 버티지 않았다면 눈 뒤집히지 않았을까?"

"허, 대단하네요."

"둘 다."


정수리가 누군가의 악력에 의해 쥐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1차 각성은 성공적으로 완성된 것 같네요."

윤 설과 정혁의 사이로 민윤찬의 머리가 스르륵 모습을 드러낸다.


동공은 푸른 빛으로 빛나고 있으며 차가운 살기가 그의 몸 전신을 감싸고 있다.

"여러분들은 이제 기초 감각을 익혔습니다. 육체적인 난투전과 계수의 응용법. 그리고 실현은 불가능 하겠지만 텔레포트가 시전되는 방식 또한 마찬가지로요."


"어느 정도 데미지가 들어갔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 외로 멀쩡하네요."

정혁의 질문에 윤찬의 눈이 돌아간다.


"육체의 단단함이 다릅니다, 계수의 견고함과 양이 체내에 축적되어 있는 수준이 확연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아무리 타격을 입혀봤자 계란으로 바위 깨기를 시도하는 것과 같죠."


"결국엔 우리가 졌네."

윤 설의 시무룩한 발언에 윤찬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고 이기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현재 큰 산 하나를 넘은 것과 마찬가지니까요."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산이 남아있어요."

정혁이 말한다.

윤찬은 정적을 몇 초 유지하다가 입을 열었다.


"현재 여러분들의 수준은 어지간한 괴수 둘 셋은 거뜬히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이 정도면 지휘대에 입단하기에는 충분한 실력이죠."


"그렇다면 윗선들을......"

"하지만 게을리해서는 안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성장했다고 해서 그 레벨에서 안주하게 된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혁이 윤찬의 얹은 손을 뿌리치며 뒤를 돌아 그를 마주했다.

"그럼 더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도 더 할 수 있어요!"


"의지력 하나는 인정하겠습니다, 어차피 저에게도 후의 일정이라는 것이 있으니 오늘 하루동안은 불태워 봐야겠군요."


""네!!""


정혁과 윤 설의 외침에 이어 윤찬의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생각.


'그래, 이 둘이라면 어쩌면.......'


------


침략자들의 행성 - 두번째 지구 : 아펠리온


"그래서 어땠나?"

제페토가 홍차를 홀짝거리며 리셸에게 질문했다.

다리를 꼰 채로 요염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리셸은 제페토가 손에 쥐고 있는 찻잔을 바라보고 있다.


"오늘은 안 타주시나 보네요."

"왜, 서운한가?"

리셸이 고개를 양옆으로 돌린다.


"아니요."

"싱겁긴."

"나쁘진 않더군요."

제페토가 흥미로운 듯 미간을 찌푸린다.

"무엇이 말인가?"


"기대했던 것보다 이상으로 계수의 활용 범위가 다양하더군요, 무작정 쏘아대는 것만이 아닌 정교하게 다듬는 것과 변형까지. 아주 자유로웠어요."


"흠......"

제페토가 턱에 손을 얹는다.

"상대했던 자는 어떤 놈이었지?"

리셸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눈을 위로 굴렸다.


"쓰읍, 도민호라고 이름을 밝혔던 것 같은데요."

"도민호라고?"

"뭐가 이상한가요?"

제페토가 눈을 감는다.

"달라."


"예?"

"내가 상대했던 남자와 다른 자와 싸운 모양이군."

"호오."

리셸이 꼬았던 다리를 풀었다.


"그렇다면 더 재미있어 지겠는데요?"

리셸이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제페토는 심각하다는 듯 표정을 구겼다.

"그렇게 즐거워할 때가 아닐세, 정말 이 행성에 우리와 같은 능력자들이 즐비어 존재한다면......"


"그러니 재밌는거죠."

리셸이 제페토의 말을 끊었다.

그는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리셸의 두 눈을 응시했다.


"정말이지, 전투에 있어서는 미친 듯한 호기심을 보이는군."

"그게 바로 광전사의 특성이니까요."

'아니, 자네는 그냥 마녀에 불과해.'


제페토가 속으로 본심을 뱉었다.

"뭐 어쨌든, 이번 일은 가주님께 부득이하게 보고를 드려야 할 것 같군."

"아, 지금은 계시지 않는 것 같던데요."


"음?"

"회의 때문인 것 같던데요."

제페토가 손가락을 따악- 쳤다.

"그렇군, 오늘이 바로 공동회의 날이었던건가?"


리셸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오늘 결정되겠죠, 분발자들과의 전쟁이 선포가 될지 안될지."

"리스크가 너무 커."


리셸이 이마에 손을 얹은 채로 한숨을 쉰다.

"빌렉빅토르 가문 때문이겠죠."

제페토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맞아, 제아무리 제약이 걸려있다고는 하지만 그 가문의 힘은 상상을 초월하니 말이야."


"저희 행성의 번영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침략이 될 터인데 어째서 반대파에 몸을 담궜을까요?"

"그거야 나로써는 알 수가 없지, 비도덕적인 행위를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이 아닐까 예상하고는 있네만."


리셸이 원형 테이블을 손바닥으로 내려친다.

콰앙- 소리와 함께 테이블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용납할 수 없습니다, 힘만을 믿으며 행성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다니. 신께서도 노할 거에요."


"힘을 과시하는 것은 우리 쪽도 마찬가지일세."

"우리의 삶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에요."

리셸이 손가락을 따악- 친다.


"밖에 있나?"

리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레이 빛깔의 갑옷을 입고 있는 병사가 들어온다.

"옙, 부르셨습니까! 리셸 방주님!"


"지금 당장 팬터마임의 단장을 불어오거라."

"알겠습니다!"

병사는 90도 인사를 건네며 문을 닫고 나갔다.


"그 요물을 가져오게 하기 위함인가?"

"예, 조사 결과 수도 서울에 위치한 강남에 잠들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리셸이 부숴진 테이블을 응시한 채로 대답했다.


"흠, 조사를 헛으로 한 것은 아닌가보군."

"제가 이래뵈도 일 하나는 또 성실히 하는 타입이라서요."

제페토가 검지로 머리를 긁적인다.

"그게 너무 광적이라 문제일 뿐일세."


"칭찬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거죠?"

"물론이지."


몇 분 후, 보라색 제복을 입은 장발의 남성이 제페토의 방으로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방주님."

"오오, 왔는가? 일이 많이 바쁜 시기일 터인데 미안하게 됐군."


"아닙니다, 방주님의 호출이 더 중요한 문제 아니겠습니까."

"언제나 말 한 마디는 예술적이군."

"감사합니다."

제복을 입은 남성이 목례한다.


"음?"

남성이 리셸에게로 시선을 옮긴다.

"아, 거처에 와계셨군요. 오랜만입니다, 리셸 방주님. 단장 카리스미스가 인사드립니다."


"인사는 됐어요, 카리스미스 단장."

"소인을 부른 것은 어떤 용무 때문이십니까?"

리셸이 본론으로 들어가기 위해 자세를 잡는다.


"수도 서울에서 아티팩트가 발견되었어요."

"......, 루난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역시 눈치가 빠르네요."


리셸은 마음에 든다는 듯 활짝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렇다면 오늘 저를 부르신 이유가 루난을 획득해오는 것이겠지요."

"맞습니다, 단장. 그래서 말인데......"


리셸이 한 손으로 옆 머리카락을 뒤로 넘긴다.

언제나 도도한 여성이지만 겉의 외모로만 본다면 최상위 계열에 속한 미인인 것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행동이었다.


"백상아리를 풀어주실 수 있나요?"

카리스미스가 흠칫 놀라며 동공을 키운다.

"백, 상아리 말씀이십니까?"


리셸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요, 당신의 최측근 괴물이라 불리는 사람이잖아요. 일처리 하나쯤은 착실히 수행해줄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데."


"백상아리라면......., 이미 풀어놨습니다."

""음?""

제페토와 리셸이 동시에 당황한다.

"호오, 지시 이행도 없이 먼저 임무를 수행시켰단 말인가?"


제페토의 질문에 카리스미스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한다.


"루난에 대한 정보를 처음 가져온 친구입니다, 부득이하게 하루 전 임무수행을 개인적으로 맡겼습니다. 루난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요물이니까요."


"흠......"

"이행 없이 개인적인 임무 전달을 보고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카리스미스의 말에 제페토가 고개를 돌린다.

"아닐세, 자네도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겠지."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리셸이 혓바닥을 낼름거리며 소름끼치는 웃음을 지어보인다.

"곧 좋은 소식이 들려올 수 있겠네요."


"물론입니다, 리셸 방주님. 절대로 실망시키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기대하고 있을게요."

그녀의 매력적인 눈웃음을 응시한 후 카리스미스가 방을 나섰다.


"곧이겠군요, 크크크."

리셸의 광기 섞인 웃음소리가 제페토의 방을 가득 메웠다.


------


하루 뒤.

백조전대의 회의관.


모든 지휘관급 이상의 간부들이 자리를 빼곡히 채우고 있다.

원형의 거대한 테이블을 가득 메운 지휘관들의 정중앙에는 민윤찬이 앉아있다.


전대장인 천상호가 서류더미를 넘기다가 윤찬을 응시하며 말한다.

"지금부터 민윤찬 지휘관의 징계위원회를 시작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라이트 포밍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3 레퀴엠 (33) 23.08.11 72 2 11쪽
32 레퀴엠 (32) 23.08.10 74 1 12쪽
31 레퀴엠(31) 23.08.09 73 1 13쪽
30 레퀴엠 (30) 23.08.08 80 1 12쪽
29 레퀴엠 (29) 23.08.07 72 1 12쪽
28 레퀴엠 (28) 23.08.06 75 2 13쪽
27 레퀴엠 (27) 23.08.05 82 3 12쪽
26 레퀴엠(26) 23.08.04 82 2 12쪽
25 레퀴엠(25) 23.08.03 86 2 12쪽
24 레퀴엠(24) 23.08.02 90 1 12쪽
23 레퀴엠(23) 23.08.01 92 3 12쪽
» 레퀴엠(22) 23.07.31 100 1 13쪽
21 레퀴엠(21) 23.07.30 102 2 12쪽
20 레퀴엠(20) 23.07.29 107 2 12쪽
19 레퀴엠(19) 23.07.28 108 1 11쪽
18 레퀴엠(18) 23.07.27 120 1 11쪽
17 레퀴엠(17) +1 23.07.26 133 2 12쪽
16 레퀴엠(16) 23.07.25 152 2 12쪽
15 레퀴엠(15) 23.07.24 168 3 12쪽
14 레퀴엠(14) 23.07.23 169 2 12쪽
13 레퀴엠(13) 23.07.22 188 4 12쪽
12 레퀴엠(12) 23.07.21 201 4 12쪽
11 레퀴엠(11) 23.07.20 221 4 11쪽
10 레퀴엠(10) 23.07.19 238 5 12쪽
9 레퀴엠(9) 23.07.18 254 7 12쪽
8 레퀴엠(8) 23.07.17 323 4 11쪽
7 레퀴엠(7) +1 23.07.16 347 5 12쪽
6 레퀴엠(6) 23.07.15 397 5 13쪽
5 레퀴엠(5) 23.07.14 478 8 12쪽
4 레퀴엠(4) +1 23.07.13 531 9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