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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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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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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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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 (27)

DUMMY

Episode 26 - 첫 임무 4


두돈반 차량이 덜컹거리며 도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정혁은 불편한 제복 복장을 바로잡으며 시원한 야외 공기를 마셨다.

엄숙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옆 자리에 착석한 지휘대원이 손을 내밀었다.


"반갑습니다, 저는 2 지휘대의 지휘대원 송재승이라고 합니다."

혈관이 도드라진 가느라단 손가락이 정혁의 시선에 꽂힌다.

"아, 예. 잘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새로 입단하게 된 최정혁이라고 합니다."


가벼운 인사를 주고받은 후 약간의 정적이 찾아온다.

"헥토마 펑션의 소유자라 들었습니다."

정혁이 흠칫 놀란다.


"아, 알고 계셨습니까?"

당황한 듯한 눈빛으로 재승을 쳐다본다.

"예, 얼마 안됐지만요."

"아......"


"조심하세요."

재승의 시선이 허공의 한 지점을 바라보고 있다.

"뭘 말이에요?"


"알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헥토마 펑션은 굉장히 소수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힘이에요. 평범한 이들은 괜찮지만 열등감을 가지고 괴롭히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할거에요."


어딜가나 악덕스러운 집단은 존재한다.

재승은 그런 이들에 대한 경고를 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눈치를 보면서 전대 생활을

해야할까.


"신입이라 말씀드리는 거에요, 너무 나서지도 말고 너무 소심하지도 않게. 딱 중간으로만 나아가시면 평범한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거에요."


정혁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재승을 바라보았다.

"조언 감사합니다. 그래도 열심히 한번 해볼게요."

"......, 네."


차량은 곧 도심가에 도달했다.

무너져내린 상가와 전봇대.

아스팔트가 돌출되어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완전히 폐허가 따로없네."

"이게 정녕 강남거리가 맞아?"

"분명히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번화가 거리였는데."


대원들의 동요와 함께 차량이 멈춰선다.

두두두두- 거리는 배기음 소리가 자츰 줄어들며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은 듯 몸이 옆으로 쏠린다.


"자, 전 대원들. 차량에서 내려!"

무전기에서 들려오는 조하나 지휘부대장의 목소리에 맞춰 일제히 도로에 착지한다.


"야, 담배 가져왔냐?"

지휘대원 중 험상궃은 인상을 가진 대원 한 명이 옆 사람의 어깨를 건드리며 묻는다.


"아, 가져왔어. 여기."

"말보로네, 웬일이냐? 독한 거 싫어하는 놈이."

"이런 날은 예외지, 새꺄."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낸 대원이 담배에 불을 붙인다.

차량 조수석에서 하나가 나타난다.

"나중에 호출하면 즉각 튀어와."


그녀는 운전자에게 말을 전달하고는 대원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대장님, 다른 지휘대들은 다 어디 있습니까?"


더벅머리를 지닌 남성이 조하나에게 질문한다.

그녀는 무전기의 버튼을 몇 번 두드리며 대원의 말에 대답한다.


"이번에는 대규모 작전이라 넓은 범위까지 확장시켜 작전을 시행할거야. 정확하게 내 지시에만 움직이면 일이 벌어질 경우는 없으니 걱정할 필요 없어."


"아, 알겠습니다."

하나가 대로의 주변을 둘러보다가 무전기의 버튼을 한 번 눌러 기계음을 내었다.

치지직- 소리와 섞여 있는 조하나의 음성이 무전기에 흘러 들어간다.


"아아, 모든 지휘대는 각자의 위치에서 보고할 수 있도록."

하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무전기 너머로 여러 인원의 목소리가 들린다.


한참을 대기하던 하나가 마지막 기계음 소리를 듣고는 무전기의 전원을 off 시켰다.

"모든 인원 각자 포인트에 도착한 것 같으니 임무를 설명해주겠다. 먼저......"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담배를 물고 있던 대원 한 명이 대로의 한 지점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나는 대원의 손가락 방향을 따라 눈을 돌렸다.


여섯 쯤 되어보이는 괴수 무리가 지휘대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벌써 온건가?"

"그래도 숫자는 많지 않은데?"


지휘대들이 웅성거리며 각자의 포지션을 잡는다.

핸드메이지들은 계수를 발현시키고 소드메이지들은 장검을 꺼낸다.


정혁은 어찌할지 몰라하며 계수를 다듬었다.

'모르겠다!'

곧이어 그에 손에 발현되는 백색의 검.


지휘대의 모든 시선이 정혁에게로 쏠렸다.

'뭐야, 저 사람. 고작 며칠도 되지 않은 시간만에 검을 발현시키는 작업이 가능해졌다는 거야?'


재승이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아마 다른 지휘대원들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까.

"누나는 왜 아무것도 안꺼내요......?"


정혁이 윤 설에게 묻자 그녀는 태권도 자세를 잡았다.

"헤에, 너 기억안나냐? 나 광전사잖아. 무기는 필요없다고."

"아, 그랬지 참."


정혁은 기억을 되뇌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휘부대장인 조하나는 명령 대기중인 지휘대의 맨 앞에 섰다.


"뭐야, 제 발로 지옥으로 걸어와주네. 그럼 굳이 입아프게 설명할 필요 없지."

하나는 오라를 발산하며 괴이한 기운을 뿜어냈다.

그녀의 머리카락 휘날렸다.


"종류 상관없이 눈에 보이면 다 죽여."

하나의 간결한 명령에 와아아아- 하는 지휘대의 샤우팅이 들렸다.


크워어어어어어어어--

괴수들이 지휘대를 향해 돌진한다.

거대한 몸집을 이끌고 근육질 몸매를 부딪히기 위해 다가오는 거대 괴수들.


정혁은 긴장과 기대감이 절반씩 뇌에 탑재된 채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좋아, 제대로 한 번 시험해보자고.'


포지션에 대한 기본지식이 전혀 없는 그로써는 '무작정 돌격' 외에는 딱히 공격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지휘대들은 아무런 브리핑없이 달려가는 정혁을 보며 당황했다.


"어어, 저거 뭐야! 말려야하는 거 아니ㅇ......"

하나가 대원의 가슴팍에 손을 얹으며 고개를 저었다.

"일단은 지켜보자고."


정혁의 모습을 본 윤 설이 당황하며 같이 뛰쳐나갔다.

"어, 야, 야! 왜 먼저 치고 나가고 그래!"


윤 설의 주위로 붉은 오라가 발산된다.

광전사의 각성이 발동된 것이다.

전투에 미쳐있는 특성이 신체를 잠식한 이상 이제 그녀를 구두로는 멈출 수 없었다.


"아, 몸이 뜨거워지는데!!"

윤 설이 이상한 외침을 뱉으며 괴수들 앞에 다다랐다.

괴수 두 마리가 커다란 눈을 내보이며 정혁과 윤 설의 앞을 막아선다.


그 사이에 나머지 괴수 네 마리가 지휘대를 향해 달려간다.

"헤에, 뭐야. 너 혼자서 될 거라고 생각해?"

정혁이 미소를 띈 채로 백색의 검을 휘두른다.


촤라락- 소리를 내며 발현된 참격이 괴수의 정면을 공격한다.

놈은 거대한 두 팔을 교차시키며 정혁의 참격을 막아낸다.

콰과과과곽-!

하지만 완벽하게 막아낼 수는 없었는지 뒤로 밀리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정혁은 이 기회를 놓치려 하지 않았다.

"좋아, 그대로 있으라고!"

공중으로 날아올라 참격을 튕겨낸 괴수의 눈을 향해 두 손으로 백색의 검을 든다.


크워어?

괴수가 갑작스러운 몸짓에 놀라다가 이내 주먹을 뻗으려 한다.

"이미 늦었어."

정혁의 검이 괴수의 눈에 맞닿으려 하는 찰나.


거대한 상체를 옆으로 돌려 공격을 피한다.

"뭐야, 생각보다 유연하네."

정혁의 머릿속에 한 가지 조언이 생각났다.

- 동작이 너무 크면 안돼요.


그 말을 떠올림과 동시에 괴수의 주먹이 정혁의 옆체를 가격했다.

빠악- 소리와 함께 그의 몸이 아스팔트에 처박혔다.


'우, 우와......! 진짜 뒤질 뻔 했다.'

감각적으로 발현시킨 계수의 방어막이 괴수의 공격을 한 차례 막아내는데 성공했다.

'못 막았으면 뼈가 다 부러졌겠는데?'


뻐근한 몸을 일으키며 다시 놈을 맞이한다.

거대한 두 주먹이 동시에 정혁을 타겟으로 날아온다.

쾅-!

몸을 옆으로 돌려 피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지금까지 많은 몸부림을 윤찬씨와 연습해왔으니 이 정도 공격은 껌이지.'

아스팔트를 뚫어버린 괴수의 공격이 이제는 정혁을 향해 정면으로 덮쳐온다.


"막을 수 있어!"

백색의 검을 대지에 꽂아 주먹을 방어한다.

콰과과과곽-!

방어에는 어려움이 없었지만 놈의 힘을 감당하기에는 아직 육체적인 능력이 부족하다.


검이 꽂혀있는 상태로 뒤로 밀려난다.

아스팔트는 일자로 뚫려있는 상태가 되었다.

'우와, 진짜 힘 하나는 무식하게 쌔네!'


그래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윤찬의 신체능력에 비하면 어린아이 수준에 그친다.

정혁이 몸을 회전시켜 옆으로 빠진다.


힘을 주고 있다가 정혁이 회전되자 괴수의 몸이 그대로 앞으로 쏠린다.

'그렇지, 이러면 균형감각을 잃어버리지.'


백색의 검에 추가로 계수를 응집시켜 옆구리에 휘두른다.

초록색의 피가 튀어나오며 괴수가 비명을 지른다.

크워어어어어어어!


"아프지, 새꺄?"

옆구리를 부여잡은채로 바닥에 주저앉은 괴수가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그러고 있으면 또 쳐맞는다!"


다시 한 번 검을 하늘 방향으로 뻗어 두 손으로 내려찍는다.

"이번엔 못 막겠지, 이 새꺄!"

빠르게 뻗어나간 백의 참격이 괴수의 몸에 맞닿자 왼쪽과 오른쪽으로 분해된다.


놈의 거대한 장기가 터져나오며 혈흔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정혁은 몸을 뒤로 날려 더러운 피를 피한다.

"우와아아아아악!"


몇 미터 주위를 가득 채운 괴수의 혈흔을 응시하며 그는 검을 집어넣었다.

"와, 진짜 도파민......, 분출량 지린다."


처음으로 괴수 사냥에 성공한 정혁의 손이 덜덜 떨렸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벌벌 떨며 도망가기만을 택해야 했던 괴수를 상대로 승리했다.


그렇게 승리의 기쁨에 취해있을 때 옆에서 윤 설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피해!!!!"

정혁이 고개를 돌리자 거대한 괴수의 몸체가 그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무, 뭐야!!!"

정혁이 몸을 숙여 피하는데 성공했다.

괴수의 몸체는 그대로 날아가 상가 건물에 쳐박혔다.

"아, 미안해. 너무 달려들어서 빠르게 처리한다는게 그만......"


윤 설이 두 손을 맞닿은 채로 걸어오고 있었다.

"옆에 누가 있는지는 보고 공격하라고요, 누나. 진짜 하마터면 맞을 뻔 했잖아."

"내가 진짜로 미안해!"


"에휴, 조심 좀 해줘요!"

정혁이 몸을 일으켰다.

윤 설의 공격에 의해 날아가버린 괴수를 목격했다.

전신 타박상에 팔이 뜯어진 채로 죽어있었다.


상당히 그로테스크만 모습이었다.

'이 사람, 이 정도면 스트레스 풀려고 싸운 거 아닐까?'

얼마나 처절하게 죽임을 당했을지 과정을 보지 않아도 뇌리에서 스쳐 지나간다.


"너무 쉬운데 이 정도 난이도는."

"그만큼 저희가 성장했다는 증거죠."

윤 설이 기지개를 펴며 말한다.

"으으으. 좀 더 강한 녀석은 안 나오나?"


"그렇게 자신감에 가득 차있다가는 큰 코 다칠수도 있다고 윤찬씨가 말했잖아요."

"에이, 야. 말이 그런거지 뭐. 솔직히 저 녀석도 그렇게 쉽지는 않았어."


"뒷 상황은 어떨까요?"

정혁과 윤 설이 지휘대 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 쪽은 이미 상황이 정리된 듯 보였다.


괴수들의 사지가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긴 이미 끝났네요."

"확실히 베테랑들이라 그런지 우리보다 일처리가 빠르구나?"


------


지휘대 송재승이 정혁과 윤 설의 전투 장면을 응시한다.

"저쪽은 무기를 이용해 빠르고 간결한 움직임을 보이고, 저쪽은 육체능력으로 싸우는 무투파 스타일인가? 정말 대단하군."


"저 여자가 꽤 특이하네, 보통은 메이지로 전향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광전사라니."

재승의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조태훈이 말했다.

"그러게, 이건 몰랐는데."


재승의 눈동자가 보라색 계수에 의해 잠식된다.

태훈이 옆으로 눈을 흘겨 그를 바라본다.


'하, 좆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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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레퀴엠 (29) 23.08.07 72 1 12쪽
28 레퀴엠 (28) 23.08.06 75 2 13쪽
» 레퀴엠 (27) 23.08.05 82 3 12쪽
26 레퀴엠(26) 23.08.04 82 2 12쪽
25 레퀴엠(25) 23.08.03 86 2 12쪽
24 레퀴엠(24) 23.08.02 90 1 12쪽
23 레퀴엠(23) 23.08.01 92 3 12쪽
22 레퀴엠(22) 23.07.31 99 1 13쪽
21 레퀴엠(21) 23.07.30 102 2 12쪽
20 레퀴엠(20) 23.07.29 107 2 12쪽
19 레퀴엠(19) 23.07.28 108 1 11쪽
18 레퀴엠(18) 23.07.27 120 1 11쪽
17 레퀴엠(17) +1 23.07.26 133 2 12쪽
16 레퀴엠(16) 23.07.25 151 2 12쪽
15 레퀴엠(15) 23.07.24 168 3 12쪽
14 레퀴엠(14) 23.07.23 16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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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레퀴엠(12) 23.07.21 201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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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레퀴엠(10) 23.07.19 238 5 12쪽
9 레퀴엠(9) 23.07.18 254 7 12쪽
8 레퀴엠(8) 23.07.17 323 4 11쪽
7 레퀴엠(7) +1 23.07.16 346 5 12쪽
6 레퀴엠(6) 23.07.15 397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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