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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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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0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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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25)

DUMMY

Episode 24 - 첫 임무 2



"뭐라고요?"

정혁이 묻자 팔짱 자세를 잡고 있던 하나가 말했다.

"이틀 뒤에 있을 실전에 참가하라는 전대장님의 명령이 떨어졌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 그 말은 즉슨......, 저희가 그 쪽, 아니 아니. 부대장님과 함께 작전에 투입된다는 말씀인가요?"

하나가 손가락 스냅으로 따악- 소리를 내었다.

"바로 그거죠."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럼 저희는 이제 백조전대에 소속된 건가요?"

"음, 애매한 포지션에 위치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볼 수 있겠죠."


하나는 턱에 손을 얹은 채로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이번 작전에서 제대로 된 실적을 올리시게 된다면 별 탈 없이 정식으로 지휘대에 이름을 올리실 수 있을 거에요."

"좋아, 그럼 이번에 한 30마리쯤 잡아보자고!"


윤 설이 자신감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한다.

"소속은 제2 지휘대로 임명이 될 것이고, 자 이걸 받아주세요."

하나가 주머니에서 지름 3센치미터 크기의 캡슐을 꺼내 정혁과 윤 설에게 하나씩 나눠준다.


캡슐을 받아들은 정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한다.

"이게 뭐에요?"

"아, 별 건 아니고 저희 부대에 있으면서 꼭 필요한 물품들을 압축시킨 소형 캡슐이에요, 작전지 출동 명령이 하사되면 캡슐을 손으로 꽉 쥐어주면 사용이 가능하실거에요."


윤 설이 캡슐을 들여다보다가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한다.

"이 조그마한 캡슐이 물품을 담은 캡슐이라고요?"

하나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네, 계수를 이용해 소형으로 응축시켜 놓았습니다. 모두 정부국의 기술력으로 만들어낸 고성능의 기술머신들이죠."

윤 설은 신기하네- 라고 말한 뒤 캡슐을 주머니 안으로 집어넣었다.


"저기,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정혁이 조심스럽게 손을 든다.

"예, 편하게 말씀하세요."


하나의 대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정혁이 말했다.

"제2 지휘대라면 민윤찬 지휘관님이 이끌고 계시는 지휘대가 맞죠?"

"......네, 맞습니다."


"그렇다면 윤찬 지휘관님이 저희를 통틀어 인솔해 주시겠네요."

하나가 고개를 젓는다.

"아니요, 안타깝지만 그 친구는 이번 작전에서 제외될 겁니다."


하나의 예상치 못한 대답에 두 사람의 눈이 뜨여진다.

"네? 어째서요?"

"이번에 먼 곳으로 출장 명령을 받았거든요. 아마 당분간은 부대로 복귀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 좋은 미소를 억지로 띄우고 있는 하나였다.

'이 사람들에게는 전출에 대한 이야기는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으니 어쩔 수 없지.'

정혁은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를 내었다.


"아, 그렇군요. 그런 말이 나왔다면 저희에게 언질이라도 해주시지......"

"민윤찬 본인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굳이 언급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잠시 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던 정혁이 이내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겠네요, 그렇다면 제2 지휘대는 이번에 지휘관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만 작전에 투입되는 건가요?"


"아니요? 제가 지휘할 겁니다만?"

맑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하나가 검지로 자신을 가리켰다.

"엣, 부대장님께서 직접요?"


"제아무리 급박한 상황일지라도 지휘관 없는 지휘대를 작전에 투입시킬 수는 없으니까요."

"그럼 작전 투입은 언제인가요?"

윤 설이 올곧은 눈을 선보인다.


'호오......, 저 눈빛. 역시 광전사의 각성자라는 건가?'

하나가 가늘게 뜬 눈으로 윤 설을 바라본다.

전투에 미쳐있는 광전사의 특성상 작전이라는 말을 들었으니 흥분을 주체할 수 없을 것이다.


'특이한 사람이네.'

윤찬에게 직접 들었을때는 믿을 수 없었다.

광전사라는 특기를 지닌 발현자들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투에 미쳐있는 설정을 가진 특성이 아무에게나 해당될 수는 없는 일이라는 뜻이었다.


그만큼 싸우는 것을 좋아하는 광인들의 특성.

그것이 바로 광전사의 각성이었다.

하나는 눈알을 위로 굴리며 잠깐동안 생각에 잠겼다.


"음, 정확한 시각은 말씀드릴 수 없겠지만 대략 오전중이 될 것 같기는 하네요."

"좋아요, 그때까지 몸이나 풀고 있죠 뭐."

'......, 몸을 푼다고? 전대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쉬는시간 제대로 가지지 못한 채 싸우기만 해왔으면서?'


광전사 맞네.

이제서야 확신이 가능했다.

'하지만 뭐, 있다고 해서 나쁠 것 없는 다재다능한 특성이니 조금은 더 두고보도록 할까.'


윤 설의 대답을 들은 하나가 검지를 세워 그녀에게 내밀었다.


"안됩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며칠간 수련의 수련을 반복한 상태에요. 가늠은 되지 않으시겠지만 계수의 발현을 받아들인지 오래되지도 않았기에 너무 몸을 과하게 쓰는 것은 독이 될수도 있습니다."


윤 설의 입술이 삐죽 튀어나왔다.

"쳇, 언제는 쉬지 않고 노력해야 적응 단계를 거칠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건 펑션의 과부하를 막기 위해 계수를 계속해서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거죠. 어느 정도 적응 경험치를 쌓은 후에는 충분한 휴식이 필요합니다."


"......, 알았어요."

윤 설이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서 정혁이 하나의 말을 거들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래요, 누나. 지금까지 엄청 열심히 연습해왔잖아요. 내일 아침을 위해서라도 쉬어줍시다."

"아, 알았어."


하나가 그녀의 대답이 만족하는 듯 손뼉을 쳤다.

"자, 그럼 정해질 건 다 정해진 것 같고 이제 장소를 옮길까요?"

"어디로요?"


정혁과 윤 설이 미어캣처럼 고개를 동시에 갸우뚱거린다.

"어디긴요, 생활관으로 가야지. 어떻게 보면 이제 여러분들도 새로운 우리 전대의 식구인데 제대로 된 휴식 공간은 필요할 것 아니에요?"


"그 말에 적극 동의합니다!"

윤찬이 들뜬 목소리로 말하며 앉은 자리에서 일어선다.

하나는 지긋지긋한 아레나 룸의 문을 열어 제끼고 복도로 나선다.


"따라오시죠."

""넵!""


모든 인원들이 빠져나간 아레나 룸은 다시 흑의 배경으로 되돌아간다.


------


백조전대 민윤찬 지휘관의 생활관.


윤찬이 관물대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민도하의 사진을 떼어내고 있다.

침대 위에는 옷가지들과 각종 개인물품들을 담은 커다란 백이 놓여있다.


"후우, 진짜 짐이 엄청 많네."

몇 시간을 정리했는데도 끝이 안보일 정도이다.

필요없는 물품들은 버리고 꼭 챙겨가야할 것들만 챙기는데도 이렇다.


"하긴 뭐, 몇 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 자리에서 살았는데 짐이 없을 수가 있나."

윤찬은 자기 자신을 납득시키고는 도하의 사진들을 작은 케이스안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족히 열장이 넘어보이는 사진을 다 집어넣었을 때 쯤.

똑- 똑- 똑-.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4 지휘관 정한석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와."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며 브라운 계열의 머리를 가진 남성이 들어온다.

"형님......."

"어, 왔냐?"


무덤덤한 윤찬의 말에 한석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쉰다.

"후, 짐은 어떻게 다 싸셨습니까?"

윤찬이 주위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보면 모르냐 인마, 아직도 한 세월은 남은 것 같다."


한석은 난장판이 되어버린 생활관 내부를 둘러본다.

"형님, 지휘관들 전부 취사장에 모여 있습니다. 한번 얼굴이라도 비춰주세요."


"됐어, 내가 뭐 좋은 일로 다른 부대에 가는 것도 아닌데. 물 흐린 장본인이 처벌받고 전출가는 건데 무슨 낯짝으로 얼굴을 비추겠냐."

"그래도 다들 형님 덕분에 웃음꽃 피웠던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몇 년 동안 서로 의지했던 동료들인데 가서 이야기라도 좀 나눌 수 없겠습니까?"


"한석아."

윤찬이 손에 들고 있던 정리 물품들을 내려놓으며 한석을 응시한다.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에게 윤찬이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로 말한다.


"푸하하, 대체 왜 그렇게들 심각하게 생각하는 거야? 평생 못 볼 사이도 아닐텐데 호들갑을 다 떨고 있어. 애들답지 않게."

한석은 윤찬이 억지스러운 웃음을 짓고 있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참, 감정 하나 제대로 숨길 수 없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구만.'

하지만 아닌 것을 알아도 당사자가 그렇게 말한다면 더 이상 설득시킬 이유가 없어진다.


"하, 참. 알겠습니다. 뭐 다른 곳에서도 적응 잘 하실거라 믿고 있으니까. 연락은 자주자주 좀 해주세요. 그렇게 얼굴 한 번 안보고 몇 년 지나가면 형님 이름도 까먹을 수 있습니다."


한석이 설득을 포기하고 뒤돌아 생활관의 문을 열어재낀다.

"한석아."

윤찬의 목소리가 들리자 다급하게 고개를 돌린다.

"예?"


"민호 형님한테 전해주라."

활짝 웃은 표정으로 윤찬이 이빨을 내보였다.

"비밀, 지켜줘서 고맙다고."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따로 질문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예, 알겠습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형님. 학사관 가서도 열심히 하시구요."


"그래, 어여 가."

"관심병사나 되지 마십쇼~."

"그래, 충고 존나게 고맙다."


생활관의 문이 닫히고 정적이 찾아온다.

윤찬은 가지고있던 케이스를 열어 도하의 사진을 한 장 꺼낸다.

그는 하염없이 그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괜찮아, 난......"


------


백조전대 C관 401 생활관.


"아아아아아!!!! 장난하냐!!!!!"

윤 설이 두 손으로 머리를 헤집으며 소리쳤다.

"아, 진짜 시끄러워요!"


이제 지긋지긋하다는 듯 윤찬이 두 귀를 막으며 인상을 찡그렸다.

"대체 왜, 우리가! 같은 방을! 써야하냐고!"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라고, 이 여자야!!"


30분 전.


"......네?! 남아있는 생활관 하나 뿐이라고요?!"

윤 설이 당황한 목소리로 하나에게 물었다.

하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곤란한 얼굴을 하고 있다.


"네, 부득이하게도 저희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많이도 아니고 며칠 동안만 두 분이서 한 생활관을 쓰셔야 할 것 같아요......."

하나도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미안한 듯 목소리가 기어 들어간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윤 설의 샤우팅을 듣자 마자 하나가 헐레벌떡 자리를 뜬다.

"그, 그럼 좋은 시간 보내세요!"

쾅-!


"어......, 어?"

정혁은 얼굴이 빨개진 채로 생활관의 문을 응시했다.

'저, 저기요 부대장님. 좋은 시간 보내세요, 라는 말은 지금 하면 안되는 거 아니에요......?'


머릿속이 어지러워진다.

"하, 진짜 돌겠네."


현재.


"너, 너! 여기 이상으로 넘어오면 나한테 진짜 죽어!"

윤 설이 유성펜으로 바닥에 선을 그었다.

"넘어가고 싶지도 않고, 넘어갈 일도 없어요......"


어이가 없는 듯 헛웃음을 터트리는 정혁에게 윤 설이 손가락질 한다.

"그, 그리고! 나 이제 샤워하러 갔다올 테니까 너, 꼼짝말고 여기 있어!!"


윤 설은 재빠르게 세면 도구를 챙겨 생활관을 나갔다.

쾅- 하며 문닫히는 소리와 함께 정혁의 어이가 가출했다.


"아......, 하아, 지금 그런 말 하면 더 이상해 보인다고요, 누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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