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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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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0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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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 (30)

DUMMY

Episode 29 - 수상한 힘


의식을 잃은 정혁을 지키기 위해 윤 설이 웨어울프의 앞을 가로막는다.

"이번엔 내가 상대해줄게."

날카로운 놈의 이빨 사이로 끈적한 액체가 흘러나온다.


먹잇감을 노리고 있는 굶주린 맹수와 같은 눈빛.

살을 뚫고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낼 것만 같은 근육.

보기만 해도 위압감이 절로 느껴진다.


'하, 이길 수 있을까?'

윤 설이 쓰러져있는 정혁을 한 번 바라본다.

'혼자서?'


가능성이 낮은 것은 윤 설 본인도 잘 알고있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설 수 있겠는가.

많은 시간을 들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간 열심히 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더없이 맞아가면서도 눈으로 익혀 자신의 힘을 깨워냈다.

헥토마 펑션이라는 남부럽지 않은 에너지를.

그런데 고작 눈 앞에 존재하는 괴수 한 마리를 상대로도 쩔쩔 맨다면 윤찬을 볼 낯짝이 없지 않은가.


그르르르르르-.

'그래, 혼자서 해보자.'

그녀는 광전사다.

전투에 한없이 열광하는 고대 검투사와 같은 열정을 지닌 여전사.


적이 강하건 말건 그것은 윤 설에게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었다.

"후우......"

낮게 내려깔은 자세를 취하며 숨을 내뱉는다.


'특성은 이미 파악해뒀어, 스피드가 장점이지만 파워 역시 만만치않아. 일단......!'

빠르게 공중으로 발을 떼어 웨어울프에게 다가간다.

그 어느때보다 빠른 속도로.


'파고든다!'

순식간에 놈의 복부 쪽으로 침투하는데 성공했다.

'어설픈 공격으로는 안돼! 한번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걸로!'


판단이 빨라진다.

'그걸로 간다!'

금빛의 기가 그녀의 상체에서 발산된다.


그르르르?

곧이어 상체에 퍼진 계수를 오른팔로 이동시킨다.

집중되는 에너지.

'좋아, 내지른다!'


- 금강.

복부에 정확히 꽂힌다.

타격음이 거세게 퍼지며 주위에 스파크까지 튀긴다.

'좋아, 제대로 먹혀 들어갔다.'


적중했다기보다 뚫었다는 느낌이 강하다.

크와아아아아아아아!!

웨어울프의 울음소리가 귀를 아프게 했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더, 더 깊게!!'

복부를 뚫고 깊숙한 곳에 침투한다.

내장의 파열과 뼈의 으스러짐까지 한순간에 느껴진다.

곧이어 뜨거운 감촉을 넘어 시원함이 손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됐어, 이 정도면!'

콱!

머리가 놈의 손에 의해 쥐어진다.

두개골을 으스러뜨릴 정도의 악력으로 윤 설의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멀리 내동댕이친다.


"크아아아아악!!!"

비명횡사하며 바닥에 나가 떨어진다.

이마에서 혈흔이 떨어져 시야를 가린다.

"하, 하아, 대체 어떻게......!"


몇 미터를 날아왔는지 가늠이 안 될 정도이다.

보인다.

복부가 찢어져 피가 흐르는데도 무덤덤하게 걸어오는 괴수가.

마치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한 표정이다.


귀를 쫑긋 세우며 몇걸음을 걸어오다가 잽싸게 모습을 감춘다.

"이런!"

다급하게 바닥을 집어 몸을 일으킨다.

'움직임을 놓쳤다, 어디로 간거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괴상한 소음이 들리는 쪽으로 눈을 돌린다.

'뒤다!'

웨어울프가 발톱을 내지르지만 윤 설이 빠른 반응으로 피했다.


그대로 바닥에 꽂혀버린 녀석의 거대한 발톱.

아스팔트에 균열을 낼 정도의 파괴력이다.

'타격전이 안된다면......!'


윤 설이 양손을 모아 계수를 생성한다.

몇 센치의 지름 크기로 응집된 에너지가 우우웅- 소리를 낸다.

"원거리로 가야지!"


윤 설이 웨어울프에게 계수포를 발사한다.

숙련자가 보기에는 웃음을 터트릴 정도로 작은 지름이지만.

그녀는 헥토마 펑션의 발현자이다.


일반 발현자와 비교했을 때는 같은 지름의 계수포라도 위력 면에서 월등히 강하다.

"적중만 한다면!"

웨어울프가 양 손을 교차하며 계수포를 막아냈다.


그러나.

충돌된 직후 터져나오는 혈흔과 살덩어리들이 그녀의 눈에 또렷하게 담긴다.

"그래, 멀쩡히 막아낼 리가 없지!"


계수포 공격을 접음과 동시에 다시 한 번 파고든다.

"이번에도 먹어라!"


금강이 다시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여섯......

끊임없이 연타한다.

반격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몸이 뜨거워, 화상 입을 것 같아!'

극도의 흥분 상태에 돌입되었다.

광전사는 그 특성상 전투에 극적으로 광분한다.


싸우고 싸울수록.

육체의 고통이 쌓여갈수록.

피가 터지고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린다면 더욱.

그리고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더욱 강한 능력을 발휘한다.


체내에 축적된 에너지를 조금 증폭시켜 주는 패시브도 존재한다.

하지만 윤 설은 그런 패시브의 존재를 알 리가 만무하다.

그저 그녀는 스스로 전투에 미쳐있다고 생각했다.


'찢어지고, 터져! 더 크게 울부짖어, 더 크게 울어!!'

눈빛 자체가 광인이다.

크와아아아아아아!!


웨어울프의 초점이 희미해진다.

복부에 타격된 금강의 횟수는 이미 수십번을 넘어가고 있다.

이젠 장기마저 분출된다.


"죽어어어어어어!!!!!"

마지막 직격타는 흉천으로!

흉천은 사람의 급소 부위 중 하나로 제대로 된 타격 한 번으로 순식간에 전투 불능 상태를 만들어버릴 수 있는 위험한 지점이다.


윤 설은 무술인이기 때문에 각각의 급소 부위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괴수에게도 통할 것인가, 를 곰곰히 생각해봤지만.

"어차피 우리랑 비슷하게 생긴 몸이니까 급소 위치도 비슷하겠지!!!"


크워어어어어어어어어!!!!

입 속에서 분비물과 혈흔이 튀어나온다.

드디어 힘이 거의 다 소진되었는지 웨어울프가 바닥에 머리를 박고 쓰러진다.


"하아, 하아, 진짜 더럽게 힘드네."

숨을 헐떡거리며 웨어울프의 상태를 확인한다.

놈은 몇 번 숨을 헐떡거리더니 이내 초점이 사라지고 움직임을 멈췄다.


"이, 번엔......, 진짜 끝났겠지."

윤 설이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는다.

"와아, 진짜 숨찬다."


하늘로 고개를 쳐들고 입을 완전히 벌려 공기를 들이마신다.

1분 동안 숨쉬기를 반복한 끝에.

"으이구, 이 새꺄."

윤 설이 기절해있는 정혁에게 꿀밤을 먹인다.


꽤나 쌔게 가격했는지 빠악- 소리가 들린다.

"너 혼자 쓰러져 버리면 어떡하냐, 덕분에 나 혼자 똥 다 치웠잖아."

초점이 없는 정혁의 얼굴만을 바라보고 말한다.


"그래도, 내가 너 지켜줬다? 나 계산 하나는 철저하게 하는 사람이거든? 다음에는 네가 나 구해줘야 해."

그렇게 말하고서는 스스로가 뿌듯한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으쓱대며 말했지만 사실 몸은 만신창이 그 자체가 되었다.

타박상이며 찰과상이며, 제복은 이곳저곳이 찢어져 있고, 머리는 지끈거린다.

아까 웨어울프의 공격으로 머리에 받은 충격 때문일 것이다.


"에구구."

윤 설은 조심스레 몸을 일으켜 정혁의 팔을 부여잡았다.

"아이고, 나 죽네! 죽어!"

투덜거리면서 정혁의 팔을 목덜미에 걸쳐 부축한다.


그렇게 포인터로 복귀하려 발걸음을 옮길 때.


그르르르르르르-.

불길한 울음소리가 다시 한 번 귓가를 스쳤다.

'아, 제발.'

제발 아니겠지, 라고 기도하며 몸을 돌렸다.


웨어울프의 시체 옆으로 또 다른 한 개체가 동료의 죽음을 지켜보며 분노의 이빨을 갈고 있었다.

크르르르르르!

'아.......'

사고회로가 정지되며 한 단어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진짜 시발."


------


조하나 사이드.


하나는 레이더를 계속 응시하며 강남역 부근으로 이동한다.

'다행히 더 이상의 경고문은 뜨지 않는군, 최대한 빨리 움직여야겠어.'

스피드를 가속화시키기 위해 발에 계수를 응축시키고 달리는 중이었다.


'두 사람이 있는 곳에 도달하기까지 1분이면 충분하겠지.'

고속도로에서 달리는 차의 가속도처럼 육안으로도 굉장히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의 속도였다.

'이 근처다, 계수의 증폭이 느껴지고 있어.'


하나는 투기 넘치는 광전사의 기운.

그리고 다른 하나는......, 어?

뭔가 이상하다.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돌연변이의 에너지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하나는 새로운 형태의 괴수가 나타났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꽤나 강력한 기운이야, 그래서 레이더가......!'


메X가박스 건물 근처에 다다랐을 때 사람 두 명과 쓰러진 괴수의 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저기 였구나!!"

하나의 발에 응축된 계수가 서서히 사라지며 속도가 줄어들었다.


"여러분, 제가 왔습니다. 생체 신호가 이상해ㅅ......, 어?"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하나의 동공이 순식간에 커졌다.

갈갈이 찢어져 분해되어버린 괴수의 사체와 귀신이라도 본 듯 몸을 떨고 있는 윤 설의 모습.

그리고.


백과 흑의 오라를 동시에 내뿜으며 비틀거리는 최정혁.

동공은 하얗게 빛나고 있으며, 두 팔에는 가느다란 계수가 수천 가닥으로 잠식되어 있다.

정혁이 숨소리를 뱉을 때마다 계수의 한기가 뿜어져 나온다.


"이, 게, 도대체......?"

난생 처음보는 상황이라 조하나 또한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정혁은 앞 뒤로 목을 흔들거나 어깨가 축 늘어진 채로 아스팔트 거리를 한 두 걸음 내딛고 있었다.


"......., 어?"

사지분해된 웨어울프의 뒤로는 거대한 바닥 자국이 남겨져 있었다.

마치 1미터 이상 크기의 계수포를 정면으로 발사한 것만 같은 형태의 자국이.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다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윤 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는 편이 빠를 것이다.

하나의 머릿속에 결정이 되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해야할 일은.


지금 제정신을 잃어버린 채 폭주한 최정혁을 잠재우는 것.

하나는 체내에 흐르는 계수의 흐름을 숨긴 채 정혁에게 말을 걸었다.

"저, 정혁씨......?"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알아들었는지 정혁은 눈을 번뜩하며 하나에게 시선을 맞춘다.

괴상하게 꺾어버린 신체가 그로테스크하게 느껴진다.

정혁은 아무 말이 없다.


"뭐야, 귀신이라도 된거야?"

목을 회전시킨다.

하나가 초점 없는 정혁의 두 눈을 마주한다.


그는 주위에 맴돌고 있는 흑과 백의 기운을 모아 하나에게 발사한다.

작은 결정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조각이 된 것 마냥.

"이상상태인가? 그럼 어쩔 수 없지."


정혁이 뿜어낸 계수의 힘은 뭉쳐져 있을 때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파도와 같았다.


땅에서 솟아난 정사각형의 방어막이 계수의 발산을 막아냈다.

방어막에 닿자마자 순식간에 수십만 개의 결정으로 흩날려지는 계수 파동이 도로 이곳저곳에 떨어졌다.


'느껴지는 기운만으로는 굉장히 미심쩍은 에너지이지만 엄청 강력하다고는 볼 수 없군.'

다행히 돌연변이의 힘이 본래와 비교했을 때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고 있지는 않은 모양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혁의 의식이 흐려져 있다는 것이다.

그가 비틀거리며 하나에게로 다가간다.

한 손을 정면으로 펼쳐 계수를 응집시키고 있다.


'상처 하나 안 입히고 데려가기는 힘들겠는데?'

파지이이이이이잉-.

요란한 소음과 함께 정혁의 손에서 계수포가 발사된다.


윤 설이 선보였던 것보다 두 배 이상의 지름을 가진.

눈으로만 보아도 다짜고짜 크기만 큰 것이 아닌 엄청난 밀도를 품고 있는 듯 보였다.

"하아, 어쩔 수 없지."


정혁의 공격에 맞대응하는 하나의 계수포가 빠르게 발사되었다.

그리고 두 개의 힘이 맞닿았을 때 굉음과 함께 거대한 폭발이 대로변을 가득 메꿨다.

콰과과과과과과광!!


정혁의 공격이 완전히 소멸되고 하나의 계수포에 의해 몸이 잠식되어 쓰러진다.

팔과 목 부근에 화상 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나있다.


하나는 정신이 가출된 윤 설을 바라보며 말했다.

"정황은 나중에 복귀하고 나서 자세하게 들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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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레퀴엠(22) 23.07.31 99 1 13쪽
21 레퀴엠(21) 23.07.30 102 2 12쪽
20 레퀴엠(20) 23.07.29 107 2 12쪽
19 레퀴엠(19) 23.07.28 108 1 11쪽
18 레퀴엠(18) 23.07.27 12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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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레퀴엠(16) 23.07.25 15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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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레퀴엠(12) 23.07.21 201 4 12쪽
11 레퀴엠(11) 23.07.20 221 4 11쪽
10 레퀴엠(10) 23.07.19 238 5 12쪽
9 레퀴엠(9) 23.07.18 254 7 12쪽
8 레퀴엠(8) 23.07.17 323 4 11쪽
7 레퀴엠(7) +1 23.07.16 346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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