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멸망 ( 人類滅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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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GC
작품등록일 :
2015.05.31 15:39
최근연재일 :
2016.07.26 02:03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74,269
추천수 :
803
글자수 :
161,829

작성
15.08.22 18:01
조회
694
추천
7
글자
7쪽

Episode 4 난국 ( 難局 ) [06]

DUMMY

둘은 병사들에게 둘러싸여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양옆은 돌무더기로 가득 차있었으며 계단으로 향하는 길 또한 무너져 있었다. 그들은 현관을 지나 엘리베이터 앞에 멈추었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더니 찬영과 민수만을 들여보내고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만을 기다렸다. 문이 닫히자 엘리베이터에는 둘만이 남아있었다.


찬영은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는 민수를 힐끗 쳐다본 뒤 엘리베이터 버튼을 바라보았다. 1층과 최상층인 10층을 제외한 나머지 버튼은 전부 텅 비어있었다.


이윽고 문이 열리더니 밖에는 두 명의 병사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찬영과 민수를 붙잡고는 옆에 무너져 내린 계단을 지나 복도 끝에 있는 문에 섰다.


병사가 문을 열자 안에서는 노랫소리가 울려 퍼져 찬영과 민수의 귀에 들어왔다. 주변을 살펴보며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가 없었는데 그들이 여태 본 방 중에서 가장 호화스럽게 꾸며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눈앞에는 부엌이 보였는데 노래가 흘러나오는 기계가 있었으며 그 옆에는 와인이 세워져 있었다. 부엌 옆에는 거실이 있었는데 소파도 있었고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었다.


생전 처음 보는 것들로만 둘러싸여 있는 집을 보며 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태 살면서 정말 집다운 집을 보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둘은 이제 그만 가봐.”


부엌 앞에 무너진 도시 전경이 전부 보이는 큰 창 앞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깨끗한 양복을 입고 있었으며 깨져 있는 와인잔에 담겨있는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괜찮겠습니까, 보스? 이 둘은 위험한 대상입니다만.”


“걱정 마, 어차피 무장도 해제되어 있잖아? 이 권총 하나로 둘 정도는 쉽게 제압할 수 있고 뭣보다 이 둘에게는 절대로 죽지 않아.”


보스는 자신감을 드러내며 병사를 돌려보냈다. 병사들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는 걸 확인하고는 찬영과 민수를 훑어보았다.


“일단 저기 소파에 앉아.”


찬영과 민수는 명령을 듣지 않고 계속해서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보스가 권총을 꺼내들어 둘을 향해 겨누자 그제야 그들은 소파에 앉았다. 보스는 흡족하다는 듯이 보고는 그들 반대편 1인용 소파에 앉았다.


“이제야 이야기하기 편해졌군. 자, 이제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보스를 노려보고 있을 뿐이었다. 한참동안 이 상황이 지속되자 보스는 노랫소리가 퍼져 나오는 기계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건 축음기라는 건데 골동품 가게에서 찾아낸 거야. 생긴 게 얼마나 보기 좋은지 봐봐, 음질도 아주 죽이지 않아?”


둘의 반응이 여전히 시원찮은 걸 본 보스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 골동품 가게에서 우리 애기들이 이렇게 가져와서는 한 번 들어보라고 권하더군. 다행히 전기 필요 없이 손잡이를 돌려서 작동하는 거라 저렇게 소리를 잘 내고 있는 거라고. 그래서 내가 직접 그 가게로 가서 레코드판을 가져와서 이렇게 아름다운 노래를 틀고 있는 거야. 굉장하지?”


찬영은 약간 관심 있는 표정을 지었으나 무표정인 민수를 보고는 다시 정색을 했다. 보스는 그 모습을 보고는 한숨을 쉬며 옆에 있는 전화기를 그들에게 보여주었다.


“이거 봐. 그 골동품 가게에서 가져온 전화기야. 너희들 무전기 말고 전화기 본 적 거의 없지 않냐? 이거 번호 있는 거대로 돌리면 이것 봐라. 드르르르 하면서 다시 돌아오지? 이렇게 번호를 찍고 상대방에게 직접 전화하는 거야. 물론 작동은 안 되지만.”


보스는 쉬지 않고 그 옆에 있는 타자기를 그들 앞에 두고 계속해서 자랑했다.


“이건 타자기라는 건데 이걸로 종이에 글씨를 쓸 수도 있어, 봐봐. 챡챡 감기는 소리가 죽이지 않... 끄응....”


보스는 힘을 꽉 주며 자판을 눌렀다. 자판기 소리가 집 안에 울려 퍼졌다. 보스는 웃으면서 타자기를 계속 치려고 했으나 타자기는 말을 듣지 않았다.


“이게.. 기계식인데다가 오래돼서 잘 안 돼 하하..”


보스는 둘의 반응을 다시 한 번 보았다. 찬영은 그나마 나름 관심을 보이는 것만 같았으나 민수는 계속해서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보스는 찬영의 손목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물었다.


“그 손목시계.. 설마 태엽시계니? 이야! 나 그거 주면 안 될까?”


찬영은 고개를 저었다. 보스는 아쉬움을 금치 못 하며 한동안 그들을 바라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하아.. 그래, 미안하다. 내가 다른 사람들과 말을 자주 안 나누다 보니까 신이 나서 말이지. 이제 너희들 차례야,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나를 만나려 한 거지?”


그제야 민수는 입을 열었다. 보스는 이제야 민수가 반응을 보인 걸 보고서 기분이 상한 걸 애써 밖으로 표현하지 않으려 했다.


“왜 이딴 짓을 하는 거지?”


“뭐? 아, 방금도 말했듯이 내가 다른 사람들과 말을 자주 안 나누니까..”


“아니, AKA 방송국.”


보스는 아 하고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민수가 다시 되묻자 보스는 대답하지 않고 일어나 아까 서있었던 창문 앞에 다시 서고는 둘을 불렀다.


찬영이 먼저 일어나 보스 옆으로 다가가려 하자 민수도 마지못해 그를 따라 다가갔다. 그러고는 서로 어정쩡하게 옆에 서자 보스는 앞에 있는 공장을 가리켰다.


“저기 보이지? 저 반쯤 무너진 공장이 통조림 공장인데 운 좋게도 하나가 살아있더라고. 그래서 공장에서 일할 수 있는 노동자들을 이용해서 통조림을 만들고 너희들에게 뿌린 거야.”


민수가 그를 향해 주먹질을 하려고 손을 들자 그는 다시 한 번 권총을 그들 앞에 흔들어댔다. 민수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보스에게 소리쳤다.


“대체 왜 그랬냐고! 왜 마을 사람들을 죽인 건데! 그들은 아무런 죄도 없다고!”


“죄가 없어? 질서를 무너뜨리고 혼란에 빠지게 한 놈들이 죄가 없다고? AKA 방송국에서 들었다, 그 놈들이 매일같이 세금을 내길 거부하고 항상 반항을 한다고.”


“뭐?”


찬영이 기가 찬다는 듯이 말하자 보스는 그 말투에 잠시 의아해했으나 계속 해서 말을 이었다.


“우리가 세금을 걷는 건 어쩔 수 없어, 그 식량들로 통조림도 만들고 몇몇 동물의 양식이 돼야 한다고! 네들만 힘든 줄 알어?”


보스가 말하자 민수는 보스에게 달려들었다. 보스는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고, 그 순간 방 안에는 총성이 울려 퍼진 뒤 침묵만이 흘렀다.


작가의말

드디어 보스와 만나게 되었네요. 앞으로 보스의 과거 이야기가 Episode 4의 주된 내용으로 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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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멸망 ( 人類滅亡 )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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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Episode 4 난국 ( 亂局 ) [01] 15.08.17 460 8 5쪽
50 Episode 3 무법 ( 無法 ) [17] 15.08.16 375 7 5쪽
49 Episode 외전 비극 ( 悲劇 ) [3] 15.08.15 451 7 6쪽
48 Episode 3 무법 ( 無法 ) [16] 15.08.14 441 7 7쪽
47 Episode 3 무법 ( 無法 ) [15] 15.08.13 432 7 5쪽
46 Episode 3 무법 ( 無法 ) [14] 15.08.12 478 7 5쪽
45 Episode 3 무법 ( 無法 ) [13] 15.08.11 448 9 5쪽
44 Episode 3 무법 ( 無法 ) [12] 15.08.10 441 9 6쪽
43 Episode 3 무법 ( 無法 ) [11] 15.08.09 420 9 6쪽
42 Episode 3 무법 ( 無法 ) [10] 15.08.08 469 9 5쪽
41 Episode 3 무법 ( 無法 ) [09] 15.08.07 415 7 6쪽
40 Episode 3 무법 ( 無法 ) [08] 15.08.06 446 9 6쪽
39 Episode 3 무법 ( 無法 ) [07] +1 15.08.05 510 9 6쪽
38 Episode 3 무법 ( 無法 ) [06] 15.08.04 472 8 4쪽
37 Episode 3 무법 ( 無法 ) [05] 15.08.03 452 8 6쪽
36 Episode 3 무법 ( 無法 ) [04] 15.08.02 573 9 6쪽
35 Episode 3 무법 ( 無法 ) [03] 15.08.01 615 9 4쪽
34 Episode 3 무법 ( 無法 ) [02] 15.07.31 667 8 5쪽
33 Episode 3 무법 ( 無法 ) [01] +1 15.07.30 729 7 4쪽
32 Episode 외전 비극 ( 悲劇 ) [2] +1 15.07.29 660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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