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한 용병왕의 고인물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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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쓰기
작품등록일 :
2023.10.19 16:45
최근연재일 :
2023.11.0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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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3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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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테스트(1)

DUMMY

“심장이 너였구나!”


하경은 놀람, 당황, 분노, 해탈 감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그 생명체를 바라봤다.


‘네가 돌을 먹었더냐’


이 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낸 계기를 생각해 보니 단 하나였다.


미니어처 캡슐.


우연히 얻은 물건에 우연히 얻은 이 녀석이 반응했다. 우연에 우연은 필연이라 할 수 있을까


가중됐던 무게 또한 반감이 됐다. 방금 전 까지도 체감상 몸무게가 두 배는 늘었다고 느꼈지만, 지금은 훨씬 움직이기 수월했다.


그러나 이 생명체를 보며 느낀 진짜 감회는 그뿐이었다.


괴물.


눈이 착 가라앉았고 손에는 절로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어웅!”


아프다고 말하는 거 같았다. 그때 가연이 다가와 그것을 들어 품에 안았다. 눈을 바라보니 이미 그것에 빠진듯했다.


“와, 귀여워! 하경이 너 애완동물 있었어?”


양반다리로 앉아 다리에 올린 채로 쓰다듬었다. 바닥 상태가 어떤지는 몰랐지만 가연이는 바닥에 뒹굴며 그것과 놀기 시작했다.


두근두근두근


감정을 공유하는 건지 하경의 심장이 강하게 뛰었다.


‘골치 아프네’


하경은 고민에 빠졌다. 무의식적으로 직업의식이 돋아났다. 저것은 아무리 봐도 동물은 아니었다. 눈을 씻고 봐도 저건 괴물의 범주에 들어간다. 자신은척괴단 ‘무로’ 의 부단장.


괴물이 싫다.


‘하필 심장이라’


만약 저것이 심장과 관련된 것이 아니었다면 당장이라도 손에 피를 묻힐 생각이었다. 하지만 심장이라니.


[뿌리가 상하면 가지도 따라 죽는다]

하경은 자신의 존재의의를 고민해야 하는상황과 부딪혔다.


그때였다.


“이름이 뭐야?”


가연은 그것과 신나게 놀며 물었다.


‘나도 지금 봤다.’


“이름은 없다.”


“에이!”


가연이 입을 삐죽 내밀며 쳐다본다.


‘저거 정말 내 애완동물로 생각하는거야?’


가연이 볼을 부풀리며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손바닥을 마주쳤다.


“눈설이라 하자. 눈이랑 눈 설(雪)자를 붙여서 눈설. 어때?”


“그렇게 해”


하경은 애초에 별 관심이 없었기에 단번에 동의했다. 이름을 정하고 가연은 한참을 눈설이와 시간을 보냈다.


“가연아, 학교는 안 가니?”


점장이 말하기 전까지 말이다.


“아 맞다!”


가연은 눈설 이를 하경의 품에 맡기고 짐을 챙겨 문을 나갔다.


“야, 눈설이 괴롭히면 죽는다”


인사도 잊지 않는다.

점장은 하경의 품 안에 있는 눈설이를 쓰다듬고는 하경을 그윽이 쳐다보았다.


“이런 취미가 있었구나”


“아닌데”


“하숙집에서 키워도 되니 마음 놓게”


“어, 엉. 그런데 내가 저 하숙집에서 계속 살아도 되나?”


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돈만 준다면 말이지”


역시였다. 하경은 99호의 지갑을 꺼내 들었다.


“얼마지?”


“달에 35만 원이네”


노란 지폐 7장을 꺼냈다. 지갑에 남은 건 두 장 뿐.


하경이 월세를 주려고 하자 점장이 대뜸 카운터로 몸을 움직였다.


“계약서는 필수네”


하며 카운터의 서랍을 확인했다. 파일철을 꺼내어 계약서가 적힌 종이를 꺼내왔다. 그리고 인주까지 꺼내어 둘은 매매 대에서 계약을 진행했다. 싸인과 지장을 찍고 나서 점장은 그 월세를 받아들었다.


“매달 16일에 35만 원씩 주면 되네.”


“알겠어. 나 이만 가봐도 되는 거지?”


“잠깐 기다리게. 구무길드에서 오기로 했거든. 자네가 증인으로 있어야 해”


“일이 끝이 없구나”


하경은 초인을 잊고 있고 있었다. 초인을 들어 카운터의 안쪽에 눕혀놓고는 벽 쪽에 있는 테이블로 가 앉았다. 그러고는 곧바로 엎드렸다.


‘피곤해’


붉은머리와 싸우고 살수들과 생사의 목숨을 건 싸움을 했다. 정신력으로 버티고는 있었는데 피곤함이 급하게 몰려왔다.


“점장, 깨워”


들리지도 않게 중얼거리고는 눈이 감겼다. 점장도 사면노인에게 다녀온 하경을 이해하고는 자게 놔두었다. 눈설이는 점장이 꺼내 담은 간식을 허겁지겁 먹었고 점장은 그 모습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누군가 하경의 몸을 흔들었다.


“어?”


눈을 뜬 하경은 상체를 세웠다. 깨운 건 점장이었고 입구에서 범상치 않은 두 명의 인물이 보였다.

앞에 있는 자는 그레이색 캐주얼정장을 입은 모델체형의 남자였고, 꽁지머리에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미남이었다. 뒤에 있는 자는 동그란 안경을 쓰고 무지 미니스커트에 체크 블라우스를 입은 귀여운 여성이었다.


그들은 하경을 바라보고 있었고 하경은 하품하며 일어섰다. 기지개를 켜며 몸을 풀었고 볼을 톡톡 치며 잠이 깨도록 노력했다. 그러자


“매우 피곤해 보이시군요, 안녕하십니까. 전 구무길드 3팀장. 자우연이라 합니다.”


“저는 3팀 소속 길드원 김미연이라고 해요”


눈웃음을 지으며 소개를 마무리하자 하경이 이어 말했다.


“온하경이다.”


하경이의 응대의 표정에 동요가 있었지만, 이전에 점장의 언질이 있었다. 자우연팀장은 다시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네. 하경 씨가 저희 길드원을 구해주셨다 해서 찾아왔습니다. 죄송하지만 그간의 일어난 상황에 대해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공장부지에서 있던 일을 떠올렸다.


여성을 따라가던 이허를 발견했고 처리하기 위해 나섰다. 그 과정에서 경비원과 여성이 마찰 상황이 발생했고 지켜보던 중 단숨에 뛰어 올라가는 경비를 보고 초인임을 알아챘다.


이후 이허를 들고 고층 건물을 뛰어다니는 경비를 조용히 따라갔고 공장부지에서 붉은머리, 즉 99호와 싸우는 과정까지 지켜보았다.


‘축약해도 되겠어.’


생각보다 별 이야깃거리가 없었다.


“그 아저씨 그렇게 만든 놈은 붉은 머리의 초인이다.”


“듣던 중 미안하지만, 그 다음부터 말해주겠는가”


큰 목청과 함께 경비원이 들어왔다. 급하게 빌려 입은 듯한 운동복을 입고 있었으며 아직은 다친 것의 여파가 남았는지 다리를 절뚝이고 있었다.


“내가 붉은머리 녀석을 만난 건 말했네. 그 뒤에 상황을 몰라서 말이지”


당한 것에 대한 분노가 얼굴에 담겨 있다. 만나면 당장이라도 부숴버릴 듯한 투기가 몸 주변을 두르고 있었다.


그렇지만 하경 입장에서는 정말 할얘기가 없었다.


“길게 말할 건덕지가 없어. 난 그 붉은머리, 즉 99호와 싸웠고 그를 누군가가 데려갔어. 그 뒤로 내가 캡슐을 열고 치료까지 해줬고. 그게 다야”


“다른 건 정말 없는가?”


그 경비원이 진지한 얼굴로 다가왔다. 서로 바라봤고 잠깐의 정적 시간을 갖고 하경이 손을 들었다.


“말로 뭐해”


<타락한 소인배>가 뛰쳐나왔다. 고리가 그의 손목에 걸렸고 하경은 대답했다.


“내가 말한 것은 다야. 전부 다 진실이고”


그는 <타락한 소인배>를 알아봤다.

그런데 그때였다.


“어?!”


하경의 손목에 강한 압박이 전해졌다. 그제야 하경은 떠올렸다. 너무 당연히 사용했던 99호의 지갑.


“거짓말을 ······.”


그의 말을 끊고 하경이 말을 덧붙였다.


“실수다.”


하경은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그러자 그가 눈치채고는 손을 뻗는다.


“······!”


하경이 지갑을 반대 손으로 옮겼다. 경비원의 일그러지는 표정.


하경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맨입으로?”


그 말에 그가 가슴을 두드리며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하겨을 바라봤다.


“내 구무길드 2팀장, 장철무야. 정보든 지원이든 간에 도와줄 수 있는 건 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겠어.”


‘그런 조건이라면 나쁘지 않네’


하경은 긍정하며 장철무팀장에게 지갑을 건넸다.


장철무팀장은 지갑 안을 꼼꼼히 확인했다.

나온 것은 5만 원 지폐 두 장과 커피 쿠폰, 명함 하나와 사면노인에게서 받은 카드.


신분을 나타낼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건······.”


뒤에 있던 자우연 팀장도 그걸 보고는 놀라 다가왔다.


“이 카드가 있다는 건 긴밀한 관계란 거겠죠?”


“맞아, 그럴 거다.”


둘은 심각한 표정으로 블랙&화이트인 그 카드를 바라봤고, 하경은 눈을 다른 데로 돌렸다.


‘저 카드는 내가 받은 건데, 어쩌나’


2, 3팀장은 서로 눈을 마주 보며 끄덕였고 시선을 하경에게 향했다. 장철무팀장은 카드를 하경에게 보였다.


“이 카드, 우리가 가져가도 되겠는가?”


하경이 예상한 상황이었다. 지금까지는 필요 없는 물건이긴 했지만, 지금부터는 아니다.


‘중요한 거라면 갖고 있어야 이득인 거지‘


“나도 그 녀석과 일이 안 끝나서 말이야. 당분간은 내가 갖고 있을 거야”


그러자 장철무팀장은 고민하는 듯하며 턱을 쓰다듬었다. 자우연팀장이 거들기 위해 나서려 하였지만 장철무팀장이 고개를 흔들며 막았다.


“혹시 갖고 싶은 물건이 없나?”


거래가 들어왔다.

하경은 당장 필요한 게 있었다.


“무기가 필요는 한데”


괴물을 잡는 데는 무기가 필수다. 일반 무기로는 괴물의 벨 수는 있으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데는 고생이 크게 포함된다.

부적, 주술, 은제 무기 등이 존재하지만, 척괴단은 수많은 피를 흘리며 자신들에게 맞는 무기를 찾아냈다.


괴혈(怪血)


괴물의 피를 머금은 무기. 하경은 그것을 바랐고 원했다. 길드라면 분명 하나쯤은 수거해 갖고 있을 것이라고.


입꼬리를 올리며 팀장을 바라봤고


“하하, 무기는 물론이고 방어구도 한 점 보답으로 줘야지. 그리고 우리 구무길드만 알고 있는 정보도 줄 수 있어. 날 살려준 보답이지.”


“오, 그거 좋은데.”


‘이 기회를 살려볼까?’


하경이 긍정하는 모습에 장철무팀장은 속으로 안심했다.

카드가 있다는 사실은 물론 실물 또한 필요했기에 하경의 긍정적인 웃음은 팀장 자신에게도 긍정이었다.


“그럼, 언제쯤 올 건가? 지금 당장도 가능한가?”


하경은 즉시 손사래를 쳤다.


‘급하긴 한 모양이야.’


“내가 할 일이 좀 있거든. 그것만 마무리하고 찾아갈게”


“음, 알았네”


자우연팀장이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명함을 한 장 건네며 하경을 바라봤다.


“제 명함입니다. 오실 때 연락해 주시면 저희 길드에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명함을 받은 하경은 간단히 살펴보고는 그를 쳐다봤다.


“알겠어. 이 번호로 연락하지. 그리고 지갑이랑 카드도 줘야지?”


그러자 장철무팀장이 카드를 지갑에 넣고 건넸다. 둘의 시선이 지갑에 향하는 것이 많은 아쉬움이 담긴듯했다.


그런데 한 명이 더 있지 않았나?


카운터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무슨 동물인가요? 너무 귀여운데요?”


김미연이라 했던가. 눈설이를 구경하고 있다. 자우연팀장은 관자놀이를 만지다가 헛기침을 시전했다.


흠흠


그러자 미연은 벌떡 일어서 아무 일 없다는 듯 다가와 섰다.


장철무 팀장이 하경에게 고개를 숙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살려준 것에 대한 은혜는 잊지 않겠네.”


“보답을 바라보고 한 건 아닌데 말이야.”


“하하, 꼭 찾아오게. 그럼 우리는 이만 바쁜 일이 있어서 가보겠네”


구무길드 세명은 하경과 점장에게 인사를 하며 밖을 나섰다.


하경은 <타락한 소인배>를 회수하며 그들이 가는 장면을 바라봤다. 그들은 밖에 있던 흰색 외제 차를 타고는 잠시동안 하경을 향해 눈빛을 주었다.


꼭 길드에 방문하라고 재차 강조하는 듯하다.


차는 상점을 떠나갔다.

운전대를 잡은 우연팀장은 철무팀장을 향해 물었다.


“2팀장님, 저 하경이라는 초인은 어떻습니까?”


뒤에 앉아 있는 철무는 크게 웃으며 답했다.


“흠, 잠깐 본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나 적으로는 두지 않으면 해”


“하긴 초인이니, 그런데 겉보기에는 병약해 보여서 전 영 미덥지가······.”


그러자 조수석에 있던 미연이 말을 끊으며 말했다.


“제가 보기엔 우연 팀장님이랑 그 하경이란 사람, 이미지가 비슷한데요?”


“미연아”


“네!”


“면허증은 빨리 얻어야지?”


“팀장~님”


둘은 투닥거렸고 장철무는 둘의 모습을 인자한 시선으로 바라보다 눈을 감아 심신을 안정시켰다.


그렇게 구무길드원이 떠나고 하경도 하숙집에 들어가 샤워했다.


“어웅”


방문을 열자 눈설이가 콩콩 뛰며 방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하경은 문을 닫음과 동시에 침대로 향했다. 눈설이는 눈을 감은 하경이의 배 위로 올라가 눈을 감았다.

몇 번이나 바닥에 내려놓았지만 계속해서 올라왔고 하는 수 없이 같이 눈을 감았다.


해가 지고 달이 올라왔다. 별들과 어울려 지내던 달이 사라지고 해가 뜨자


“배고파”


하경이 눈을 떴다.

맛있는 냄새가 방안까지 들어왔고 하경은 냄새를 쫓아 내려갔다. 눈설이도 뒤를 쫓았다.


주방에서는 건호가 밥을 볶고 있었다.

기름을 넣어 가열한 뒤 김치를 잘게썰어 숨이 죽을때 까지 볶았다. 햄과 다진고기를 넣고 한 번 더 볶아, 찬밥을 넣어 기름과 맛소금을 추가하여 마주 볶았다. 마지막으로 계란 후라이를 완성하여 볶음밥에 올렸다.


뚜벅뚜벅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뒤를 돌아봤고 하경이 입맛을 다시며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앉아요”


하경은 빠릿빠릿하게 앉았고 눈설이도 입을 벌리며 상에 올라갔다.


건호는 그릇에 볶음밥을 담아 하경이 앞에 놓았다. 김치와 어묵볶음도 세팅이 돼 있었다.


“어웅, 어웅”


건호는 천장을 열어 육포를 꺼내 잘게 자르고 사료와 섞어 눈설이에게 놓아주었다.


“이름이 뭐예요?”


허겁지겁 먹던 하경이 입에 있는 걸 삼키고는 답했다.


“눈설, 키울래?”


“아, 눈설”


키우라는 말은 무시한다.


하경은 다시 볶음밥을 먹기에 열중했다. 그러다가 궁금한 게 생기며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있······.”


건호는 주방에서 사라진 상태였다. 귀신도 아닌 것이 보통이 아닌 인물인 건 확실했다. 단, 하경이 건호에 대한 관심은 음식만이 관심사였다.


볶음밥을 깔끔히 비우고는 눈설이가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렸고 식기를 치우며 방에 올라갔다. 오랜만에 느끼는 포만감을 맘껏 누비다가 몸단장을 하고 집을 나섰다. 단, 눈설이는 자도록 놔두고 말이다.


목적지는 상점으로.


짜랑짜랑


상점에 들어서자, 손님들이 바글바글했다. 대부분이 물건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카운터앞에 한 인물에 관심을 주는 듯했다.


“어, 하경이”


점장이 하경을 발견하고 불렀다.


카운터안으로 들어가 대면하자 점장이 어깨를 두드리며 물었다.


“자네 테스트 받아 보겠나?”


“테스트?”


“그래, 자네 직업을 찾고 있지 않았나, 해서 내가 부르려 했는데 자네가 딱 맞게 왔구먼”


‘돈이 필요해서긴 했지. 지금은······.’


하경은 카운터 앞에 있는 인물을 바라보고는 다시 점장을 바라봤다.


“그래서 뭘 한다는 거야?”


“간단히 말해 초인의 등급을 판단한다는 거지. 두 가지가 있는데 처음 하는 건 아주 간단한 거라 추천하는 거야”


“좋은 게 있나?”


“초인등록증. 초인이 필요한 곳은 쉽게 들어갈 수 있어, 길드 같은데 말이지”


하경은 눈을 번뜩 떴다. 생각해 보니 딱 필요한 것이었다.


500년을 날아와 바뀐 세상을 마주했다. 그리고 움직였다. 자신이 살아갈 작은 목적이라도 찾기 위해.

그러나 소로(小路)조차 찾기 힘들었다.


다행히 바뀐 세상에 적응하려는 작은 몸짓이 활로를 만들어 주었다.


“길드라······한번 해봐야겠어.”


점장이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앞에 시험관님과 인사를 나누게, 아마 곧 출발할 듯 허니”


하경은 카운터 밖으로 나가 그의 앞에 섰다.


안경을 쓴 사무직 과장님 같은 사내였고 팔자 주름이 인상적인 사람이었다.


“테스트를 신청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당당한 하경의 물음에 그가 하경을 위아래로 훑더니 사무적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


“9시 정각이 되면 저를 따라오면 됩니다. 그 후 도착한 장소에서 간단한 테스트를 할 것입니다.”


“엉, 알겠어”


하경은 상점을 채운 다수의 사람들을 둘러봤다. 둘러보며 몇몇과 눈이 마주치기도 했다.


‘이들이 다 초인이라는 거지?’


하경은 문뜩 궁금한 게 생겼다.


“이봐, 왜 여기서 모이는 거야”


“중립지역입니다. 이 말에 이유는 다 들어가 있습니다.”


적어도 다른 길드 등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편파 없는 테스트를 가져가겠다는 것이라.


하경은 알겠는지 시계를 확인하고 밖으로 나갔다. 시계는 8시 50분경이었고 안이 답답하기도 하니 나와 시원한 공기를 마셨다.


“무작정 쳐들어가 볼까도 싶었는데, 너무 시야가 좁았었구나. 내가”


곰방대라도 물고 싶은 심경이었다.


“어우”


하경은 시선을 옮겼다. 분명 조용히 방을 나왔는데 무슨 일인가.

그때였다.


하숙집 입구에서 익숙한 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문을 곧바로 닫았지만, 당연히 누군지를 알아챘다.


‘밥만 챙겨주고 이건 놔두지 좀.’


눈설이는 콩콩 뛰며 다가왔고 발아래에서 몸 위로 올라가겠다고 발버둥 친다. 마음에 들지는 안았지만, 목덜미를 잡아 들었다.


두근두근


놓으라는 뜻 같았다. 하경은 어깨에 올려봤고 눈설이는 그제야 만족한 듯 하경의 목에 몸을 비벼댔다.


잠시 후

시험관과 초인들이 줄줄이 상점 밖으로 나왔다. 진열대에 가려져 있었던가, 노인과 어린아이, 여성까지 다양한 이들이 보였다. 세어 보니 20명의 인원이었다.


다들 시험관을 바라보며 웅성웅성했고 시험관이 주먹을 쥔 채 입에 대고 헛기침하자 다들 집중하며 소리를 죽였다.


“지금부터 아차산 용마봉까지 이동할 것입니다. 테스트는 그 장소에서 진행할 것이며 아주 간단할 것이니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이곳은 아천동이었다. 아차산이 자리 잡은 지역.


사실상 바로 앞이라는 것이니 대부분 편히 생각했다.


“도심 좋은데 놔두고 왜 그런 데서 봅니까”


“차라리 그곳으로 오라 하지 그랬어요”


불만스러운 말도 터져나왔지만, 시험관은 들은 채도 않고 뒤돌아섰다.


“제가 도착하고 10분 안에 안 오시면 테스트는 없습니다. 단 제 주관도 들어갈것입니다.”


갑작스런 언행에

순간 다들 놀라며 시험관을 바라봤고 시험관은 잠시 뒤를 쳐다보더니




순식간에 달려 나갔다.


다들 벙쪄있었고 젊은 초인이 먼저 움직이며 달려 나가자 우르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 어제 달렸다고!”


하경도 불만을 터트리며 다리를 움직였다.


시작부터 초인들의 격차가 있는지 다섯 명 정도의 인물은 맨 앞에서 거리를 벌리며 달려 나갔고 중간에 열명정도의 인원이, 후열에 남은 인원들이 달리고 있었다.


하경은 후열에 인원들은 간단히 제쳤고 건물에 올라가 더 속력을 높이며 뛰어갔다.


“어우어웅”


눈설이가 균형을 잡기 힘들었는지 휘청였고 하경은 팔에 눈설이를 끼었다.

중간지점의 초인들을 제치며 길로 내려왔고 본격적으로 선두를 잡기 위해 전신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공기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달려 나갔고 뒤를 따르던 초인들이 자극받았는지 너도나도 힘을 쓰며 달리기 시작했다.


선두 그룹은 어느새 등산로에 올랐고 하경도 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금방 잡겠는데, 응?”


그런데 뭔가 허전했다.


푹신한 것이 어느새 사라진 것.


“이거 어디 갔지?”


분명 놓쳤다는 감각은 없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신체가 급격하게 무거워졌다. 급히 감각을 올려 신체 내부를 살펴보니 심장에 묵직한 힘이 자리 잡고 있었다.


“혹시 너 심장에 들어갔냐?”


두근


맞았다.


눈설이에게는 심장이 집이나 마찬가지였다. 감소했던 무게가 다시 증가했다. 정확히는 이전보다 더 증가한 감각이었다.


“에이!”


눈설이를 꺼낼 방법은 아직 모르니 이대로 달려야 했다.


등산로 부근부터 묵해를 빌려 달려 나갈 생각이었는데 눈설이가 들어가 묵해를 사용할 수 없었다.


“1위를 하고 싶었는데, 10분 안에만 들까?”


마음을 편안히 먹었다. 그런데


“또 보내, 먼저 간다.”


쾌남. 불파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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