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을 베는 천재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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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비우스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11.13 17:13
최근연재일 :
2023.12.08 11:35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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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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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영주의 야망

DUMMY

영주의 성이 보였다.

완은 마차 밖으로 폴짝 뛰어내린 뒤 끄응 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선 앨런에게 대뜸 이렇게 물었다.


"나 몇 살 같아?"


'이 여자 또 왜 이래.'


앨런은 난처한 표정으로 목덜미를 긁적거리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스물 세.."


완의 눈초리가 급격히 날카로워졌다.


"..보단 적을 것 같은데. 혹시 저와 동갑이신가요?"

"너 몇살인데?"

"열여덟.."

"훗."


완의 양 볼에 붉은 홍조가 피었다.

이윽고 수줍게 머리칼을 매만지고 옷매무새까지 정리한 뒤, 앨런의 명치를 향해 주먹을 크게 한번 내질렀다.


"커헉! 왜, 왜 때려요!"

"두 번째 가르침."


완의 적갈색 머릿결이 달빛 아래 찰랑이며 한쪽 뺨 깊숙이 보조개가 파였다.


"의외로 거짓말은 나쁘지 않다. 근데 어설픈 거짓말은 아주, 아주아주 나쁘다."

"예에?"

"구라를 치려거든 그럴 듯 해야지. 흥, 열여덟이라고? 내 나이 올해 스물 넷이다! 참 아쉽지? 차라리 병아리를 닭이라고 하면 좀 나았을 텐데."


'아, 블루치즈여! 그대는 보기도 좋고 맛도 좋고 때리기도 좋구나!' 완은 이렇게 말하곤 앞서서 천천히 걸어나갔다.


"쿨럭."


휘영청 밝은 달 뜬 밤, 앨런은 어쩐지 이 밤이 꽤나 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거대한 화로가 타오르던 웅장한 성문과 달리,

영주의 내성은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석재와 원목으로 지어진 아담한 규모

옛 스타일의 건축양식

조용하고 정적인 분위기


'의외로 소박하네.'


성문 입구에서 활활 타오르던 거대 금동 화로와 활기 넘치는 거리.

이와 달리 영주의 성은 그와는 확연히 대조되는 소박함과 차분함이 느껴졌다.


"이쪽입니다."


사령관 에고시가 두 사람을 안내했다.

별다른 경계없이 그냥 성문만 열면 바로 내부로 통하는 구조였다.

완이 말했다.


"흐음, 기개가 좋다고 표현해야 되나? 해자나 도개교 따위도 없이 이렇게 간단하게 드나들 수 있다고?"

"자신감이죠."


대답하며 곧추 세워진 에고시의 어깨 위로 자부심이 느껴졌다.


"도시의 입구로 향할수록 점점 경사면이 낮아지는 언덕배기 지형. 배후엔 산맥이 둘러싸여 천연 방호 역할을 하니 모든 걸 훤하게 꿰뚫어 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말인즉 일체의 과장 없이 그러했다. 이곳에 서 있으니 마치 손 안에 담은 듯 도시의 전경이 훤하게 드러났다.


'산꼭대기 위에 선 기분이네.'


말 그대로 모든 걸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길가의 개나 고양이, 집집 창문 개수마저도 일일이 세어볼 수 있을 정도.

가장 먼 곳에 떨어져 있는 금동화로의 빛 역시 생생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보니 도시구조가 완벽에 가깝네. 구획화가 잘 돼있어 번잡함 없이 한 눈에 들여다 보여.'


은은하게 밤을 밝히는 불빛들과 어우러진 도시 전경을 보고 있자니,

머리가 핑 도는 듯한 명현 반응과 함께 몸 안에서 힘이 쑥 빠져나갔다.


머릿속에 급격히 몰려 온 과도한 정보 때문이리라.


허나 그러한 명현감마저도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지니 마냥 고통이라기보다,

흡사 마취상태에서 겪는 신비한 체험과 같은 묘한 황홀감으로 느껴졌다.


"저기. 코피를 흘리고 계십니다만?"

"아."


에고시의 말에 앨런은 그제서야 흘러내린 코피를 닦아냈다.


"여기 있는 동안은 종종 이런 일이 있을 것 같네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에고시는 정말 그래도 될까 싶어 미간을 찌푸리다, 이내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따라오시죠. 성 안에서 보면 훨씬 경치가 좋습니다."


성내에 들어선 뒤, 에고시를 따라 좀 더 걸었다.

그러자 잘 조경된 정원이 보였다.

연못과 다양한 식물들이 있어 자연과 조화롭게 어울렸다.

개척도시라는 정체성에 잘 부합하는 테마 정원.

전반적으로 과하지 않고 수수한 느낌이라 보기에도 좋았다.


성내 계단을 수차례 올라간 후,

그 이후로도 몇 걸음 움직이다 보니 응접실 하나가 보였다.


그리고 그 안에 들어가보니 웬 남자 하나가 등을 진채 앉아 있었다.


"영주님, 모셔왔습니다."


사령관 에고시가 말하자 의자가 천천히 돌아가더니 영주의 얼굴이 드러났다.


"환영하오!"


웅변 학원을 한 60년 간 다니면 저런 얼굴이 될까 싶었다.

활기찬 목소리와 튼튼한 체구로 다져진 자신만만한 모습.

길게 자른 검은색 머리카락은 고요한 회색빛을 띠어 중후한 느낌이 들었다.

영주는 불쑥 다가와 앨런과 완의 손을 굳세게 붙잡고 악수했다.


"시어도어 피어스톤. 트림데일 5대 영주. 술 한잔 하시겠소?"


'행동도 화법도 단도직입적이네.'


앨런은 조금 당황하며 더듬더듬 대답했다.


"제가 술을 잘.."

"몇십 년간 아껴 둔 숙성주. 귀한 건데?"


갑자기 완의 두 귀가 쫑긋 세워졌다.

동시에 앨런을 구석으로 확 몰아세운 다음 입 모양으로 '조용히 해라?' 라고 중얼중얼 협박,

이후 영주를 향해 배시시 웃으며 능청을 떨었다.


"저기 영주님? 그 술 제가 접수하겠습니다."




*




다이닝 홀은 아늑했지만 먹고 마실 거리로 풍부했다.


다양한 향신료로 어우러진 샐러드

산짐승 고기로 만든 훈연요리

감자 퓨레를 곁들인 송아지 스테이크

꽃잎을 사용한 디저트와 지역 전통 숙성주


"오, 이 풍성한 메뉴. 이제보니 영주님 꽤 좋은 사람이었군요? 합격 드립니다."

"하하, 마음껏 드시게!"


완의 너스레로 시작한 밤의 만찬이 무르익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흐르는 시간.


몇 번의 식사가 다양하게 바뀌더니 마침내 마지막 순서인 디저트 타임이 되었다.


영주 시어도어는 잔에 남은 술을 홀짝 목에 넘긴 후 앨런을 바라보다, 문득 이렇게 말했다.


"그래. 쇠꽃 재배자를 찾으셨다던데?"

"..예."


'갑자기 본론을 확 꺼내는 스타일이구나.'


슬슬 이 시어도어라는 사람의 리듬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오러기사가 무려 둘. 과연 어떤 이유로 납시었을까? 이 공화국의 변방까지?"


시어도어는 각진 턱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 이유가 좀 궁금한데... 역시 템피어와 관련이 있는 건가?"


'사실을 말하는 게 좋을까?'


앨런은 고민하다 완의 얼굴을 슬쩍 쳐다본 뒤 눈치를 주고 받으려고 했는데... 못 그랬다.


'이런 맙소사!'


어느 틈인지 완이 엎드려 자고 있었다. 얼큰하게 취해, 드르렁 코까지 골며.


"주사위가 육눈... 또 이겨따... 히이이...."


보아하니 잠꼬대도 하는 모양이었다. 앨런은 눈앞이 살짝 노래지는 것 같았다.


'분명 둘인데... 왜 하나같은 기분이지.'


앨런은 침착하게 숨을 가다듬었다.

잠시 시어도어에 대해 판단해본다.

좋은 사람 같지만, 섣불리 신용할 수 없단 생각이 들었다.

마침내 앨런은 이렇게 대답하기로 결정했다.


'일단은 수비다. 최대한 보수적인 답변으로...'


"기밀입니다."


시어도어는 그 말을 듣더니, 흐음 소리와 함께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기밀이군."

"네. 임무의 내용에 대해선 최대로 함구해야 해서, 상세한 정황을 공유할 수 없는 점이 있습니다."


역시 고개를 짧게 끄덕이면서 시어도어는 대답을 갈음했다.

그러더니 뒤켠에서 시립하고 있던 에고시에게 이렇게 말했다.


"보여드려야 겠군."

"예."


목석처럼 서 있던 에고시의 손이 갑자기 움직였다.

앨런은 순간 머리털이 쭈뼛 서는 것을 느꼈다.


"...!"


붕대가 풀리면서 드러난 에고시의 맨얼굴.

그 한가운데, 마치 불에 데인 것처럼 흉하게 일그러진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게.. 뭡니까?"


보통의 화상 자국과는 달랐다.

피부 조직이 손상된 모습이지만, 어째서인지 그 자국은 온통 회색빛이었다.


마치 만들어 낸 것처럼 기이한 잿빛 흉터.


도저히 일반적인 화상흔이라고 볼 수 없었다.


놀란 표정의 앨런을 바라보며, 시어도어는 자신의 셔츠 단추를 풀어내렸다.

이윽고 한쪽 깃을 어깨까지 쓰윽 내려 맨가슴을 보여 주었다.

앨런의 당황한 숨소리가 한층 더 커졌다.


"영주님에게도..."

"같은 흉터가 있지."


시어도어가 말했다. 영주의 가슴엔 에고시의 것보다 더 큰 회색 흉터 자국이 남아 있었다.


"이것은 병이네. 아주 지독한 병. 이 병의 이름은..."

"'에쉬베인'."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샌가 깨어난 완이 대답을 대신하고 있었다. 고양이처럼 두 눈을 반짝인 채.


"세간에선 '잿빛염'이라고도 불리는 병이지. 일정 부위에 국소적으로 일어 난 회색 자국이 점점 넓게 퍼지게 되고, 이게 온몸에 퍼지는 순간 피골이 상접하면서 호흡과 심정지가 멈추게 돼. 산채로 송장이 되는 거지."

"가장 무서운 건,"


에고시가 말했다.


"이 병엔 강력한 전염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 또한 잘 아시겠지만요."


앨런은 휑덩그런 눈을 한 채 완을 향해 중얼거렸다. '다 알고 있었다고요?'


"일단 가만히 있었지. 남이 병 걸린 얘길 먼저 꺼내긴 좀 그러니까."

"다 알고 있었다니. 이야기가 좀 더 편하겠군."


시어도어가 말했다.


"가장 먼저 말할 것은, 이 병은 치사율이 높지도 않고 무엇보다 전염성도 없네. '현재는' 말이야."

"하지만 병증은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대를 잇고 세월을 넘어서... 선대로부터 내려 온 저주와도 같은 것이죠."


에고시가 말을 이어갔다.


"'질병의 마법사 도간'. 이 병의 시초는 그 사악한 마법사에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150년 전, 전 대륙에 환란을 불러일으켰던 마도전쟁.

함락과 수복을 반복하던 사투의 흐름 속에 기구한 운명에 파묻힌 도시가 있었다.


"엘드란."


공예와 건축이 발달한 장인들의 도시로써,

대륙의 중심부에 위치한 유서깊은 지역이었다.


"도시의 광장에 나타난 질병의 마법사. 그가 저주의 주문을 외웠습니다. 그 마수에서 벗어난 자는 한명도 없었죠. 자신의 생명마저 도외시한 강력한 마법이었으니까.."


오랜 세월 동안 부국강병해 온 엘드란은 마법사 도간으로 인해 하루 아침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멀쩡한 장정마저 하루아침에 말라 죽이는 무서운 병증.

이것은 에쉬베인이라는 전염병으로 불리며 대륙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신의 보우하심이었는지, 다소 경미한 병증으로 살아남은 일부 도시민. 우리 조상들이 있었지만... 그들의 남은 삶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격리되었다. 대륙의 북서쪽에 위치한 머나 먼 골짜기로.


"마침 그곳에선 큰 사업 하나가 진행 중이었죠."


전 대륙에서 차출된 죄수들을 활용한 대안도시 사업.


이는 울창한 골짜기를 터전으로 일궈내는 공화국의 실험 프로젝트였다.


이러한 배경은 갈 곳 없는 엘드란 도시민들의 상황과 부합했다.


그들은 육 할 정도 진행된 지지부진한 사업에 합류해,

마침내 '트림데일'이라는 독립도시를 건립하는 데 일조했다.


"조상들의 지혜, 무엇보다 뛰어난 손재주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죠."


그렇게 과거 엘드란의 이름 아래 살았던 조상들이 트림데일이라는 새로운 개척지에서 대를 이어갔다.


"임야가 풍부한 지역이기 때문에 주로 자원수출을 업으로 삼았는데, 그 과정에서 뜻밖의 행운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 행운은 다름아닌 쇠꽃이었다.

강렬한 분홍빛을 가진 이 꽃은 주로 인적 드문 산기슭에 자라났는데,

접촉하는 순간 이파리를 가시처럼 날카롭게 세우는 특이한 형질을 가지고 있었다.


"누군가의 발상으로부터 비롯되었는지 모를 일입니다만, 언제부턴가 그 이파리를 갈아 마시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그때부터 병의 증상이 눈에 띄게 호전되었다고 하더군요."


쉽게 말해 죽을 병을 살린 것이었다.

이는 끔찍한 전염병에 시달리던 조상들의 구원과도 같았다.


"생명뿐만 아니라, 그들의 뛰어난 수완도 다시 되살아났습니다."


쇠꽃의 효능을 체감하면서, 그것을 대대적으로 사업화하게 되었다.

갈아 만든 가루와 환은 뛰어난 자양강장제로 각광받았다.

마침내 트림데일의 효자산업으로 자리잡게 된다.


"도시는 번영했고, 조상의 핏줄도 명맥을 잇게 되었지."


시어도어가 말했다. 그는 가슴 위로 드러난 자신의 회색빛 흉터를 어루만졌다.


"먼 후대인 지금, 이건 병이라기보다 흔적에 가까워졌네. 우리가 엘드란의 후손이라는 증거."

"저."


앨런이 말했다.


"듣다보니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말해보게."

"말씀에 의하면 쇠꽃은 원래부터 존재해오던 식물이었던 듯 한데."

"그렇지. 세간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원래부터 이 고장에서 나고 자라던 것이었어."

"그럼 쇠꽃재배자... 템피어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단순히 채취한 모종의 수를 늘리는 양식자 역할만 한 것인지?"


'그렇다면 말이 안 되는데.'


우선 타임라인이 맞지 않았다.

트림데일이 건국 된 시기는 자그마치 100여 년 전.


'약 15년 전 행방불명 된 템피어.. 아니 템파 씨의 상황과 부합하는 바가 없다.'


더군다나 쇠꽃이 마법으로 만들어진 식물이란 가설 역시 설명이 안 되었다.

한 마디로 이제껏 앨런이 한 추리가 무용지물이 되는 셈.

허나 이러한 앨런의 의문은 돌아 온 시어도어의 답변으로 해소되었다.


"'개량화'."


중년의 영주가 말했다.


"템피어 슬로우혼. 그는 쇠꽃의 품종을 개량해... 전투 병기로 만들었네."


말인즉 템파가 가시의 위력과 재생력을 보강한 자라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가설은 틀리지 않은 거야.'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앨런은 상황을 점점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천고의 노력과 운으로 번영한 도시에.. 템파 씨는 부흥의 바람을 일으켰던 걸까.'


하지만 그 바람이 다름 아닌 마법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다들 좀 걷지."


시어도어는 이렇게 말하고는 어딘가로 일행을 이끌었다.

이윽고 앨런의 눈앞에


육중한 철문으로 잠겨있는 방


그리고 그 앞에 선 병사들을 볼 수 있었다.

병사들은 영주에게 경례했다.

영주가 고개를 끄덕이자 잠금장치를 해제한 뒤 문을 열었다.


끼이익-


천천히 열리는 문과 함께 드러난 날붙이들.


이곳은 무기고였다.


한눈에 보아도 값비싸고 질 좋은 무기들이 쓰임에 맞게 거치되거나, 매달려 있는 식으로 보관돼 있었다.

허나 시어도어는 그 귀한 것들에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어딘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그렇게 일행의 눈에 드러난 것은,


나무로 만들어진 한 벌의 전신갑옷.


더불어 그 위에 피어 있는 셀 수 없이 많은 쇠꽃들이었다.


"'가시갑옷'. 내 스스로 이름붙인 전용 병기일세."


시어도어가 말했다.


"이 갑옷의 힘을 설명하자면, 오크족 세 부락 정도는 손쉽게 궤멸시킬 수 있을 듯하군. 오직 단신의 힘으로 말이야."

"거짓말."


저절로 떡 벌어지는 완의 입. 모처럼 볼 수 없는 표정이었다.


"고작 이 갑옷 하나가, 5성 오러기사의 전력에 버금간다고? 말도 안 돼."

"더 재밌는 건 말야."


시어도어는 입술을 젖히고 이를 드러내는, 늑대를 연상시키는 호쾌한 미소를 지었다.


"이 갑옷의 주인은 오직 나 하나일세. 다른 사람은 절대 착용할 수 없지. 그 이유는..."


놀랍게도, 에쉬베인의 '병력病歷'에 있었다.


유전된 전염병의 형질이 강할수록,

발현할 수 있는 쇠꽃의 가시도 많아진다는 게 시어도어의 설명이었다.


"그럼, 루트린의 숲에서 보았던 병사들도..?"

"모두 다 엘드란의 후손이지."


시어도어가 말했다.


"허나 그들은 많아야 하나에서 두개의 꽃밖에 피우지 못해. 병증이 경미하기 때문이지. 반면 에고시와 나 같은 경우엔 차원이 다르네. 몇 십 개도 넘게 피울 수 있어. 그것도 동시에 말야."

"그럼 기사단의 계급은 결국..."

"형질의 발현도로. 나뉘는 게지."


하하하! 주먹을 불끈 쥐며 웃는 시어도어의 얼굴에 누구보다 당당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템피어 슬로우혼. 그는 우리 엘드란의 후예들에게 새로운 영광을 안겨 준 자일세. 하여 기사들이여, 청컨대 부디 템피어를 찾아주시게나."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야!' 뒤따라 들려 온 이 말이 어쩐지 앨런의 마음 속에 시리게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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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검의 신탁(3) 23.11.19 646 21 20쪽
8 검의 신탁(2) 23.11.18 654 23 12쪽
7 검의 신탁(1) +2 23.11.17 720 2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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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심장을 먹는 마법사(1) +4 23.11.13 1,517 38 19쪽
1 모두에게 천재로 불리웠다. +3 23.11.13 2,342 5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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