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을 베는 천재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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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비우스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11.13 17:13
최근연재일 :
2023.12.08 11:35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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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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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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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천재의 묘수

DUMMY

2층 높이까지 트여 있는 도서관.

사서는 이곳이 3만 권이나 되는 장서를 보유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그래, 기사님들. 내가 뭘 도와드리면 될까?"

"숙제가 하나 생겼는데. 그게 식물에 관한 거라 공부를 좀 하러왔어요."

"정확히는 트림데일의 서식종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완의 대답에 앨런이 이렇게 뒤따라 덧붙였다.


"최대한 상세히 기술된 책이 있을까요? 되도록 그림과 함께 설명이 된 내용이면 좋겠고요."

"보자... 그런 책이 있을 것도 같네만."


촤르르-


사서는 바퀴 달린 사다리에 올라 능숙하게 책장사이를 오갔다.

그러더니 마침내 책 몇 권을 두 사람 앞으로 턱 하니 내려 놓았다.


"자, 이거면 충분한 도움이 될 걸세."


앨런은 사서가 추천해 준 세 권의 책을 집어 들었다.


[트림데일의 생태 역사]

[장 바스테일 박사의 식물 사전 : 3차 개정판]

[자연과의 조화 : 식물의 생태로 이해하는 공존의 기술]


"감사합니다."


가히 기계에 가까운 앨런의 속독이 시작되었다.


극도로 곤두선 시야 감각.


이어서 재빠른 속도로 한 권, 두 권, 그리고 세 권째 독파,

마침내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긴 뒤 책등을 탁 덮고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


"다... 읽었어?"

"네."


주륵-

앨런의 코 아래로 한 줄기 선혈이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좀 무리하긴 했는데,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요."


완은 순간 말문이 막혀 입을 다물었다가, 곧 하하 웃었다.

죄다 벽돌같이 두꺼워 며칠 밤낮을 새도 읽을까 말까 싶은데.


'저걸 앉은 자리에서 10분도 안 걸려 다 읽는다고?'


"중요한 단서를 찾았어요."


앨런은 책에서 읽은 식물종들, 그중에서도 유의해야 할 특정 개체의 생김새와 특징에 대해 완에게 일러주겠노라 말했다.


그 단서란 다름 아닌 책에서 찾은 몇 줄의 문구였다.



- 식물들은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다.


- 위험에 처하면 특정한 화학물질을 분비해서 다른 식물들에게 경고를 한다.



"또한 이런 내용도 찾을 수 있었어요."



- 식물들은 미세한 진동이나 환경 변화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능력이 있다.


- 이를 통해 날씨, 천재지변 등의 변화까지 미리 감지할 수 있다.



"..저기. 짧게 요약 좀."

"제가 이렇게 생각하게 됐다는 걸 말씀드리면 되겠네요. '엘쉬나의 마법 식물들은 거대한 통신망을 갖췄다'."


앞서 앨런이 말한 식물 특유의 신호 체계.


이를 통해 정보 공유, 위협에 대해 통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그 통신은 거리와 위치를 막론하고 실시간으로 할 수 있다는 게 바로 앨런의 설명.


"우리가 식물인간들을 처치했을 때, 얼마 지나지 않아 수도 없이 증원되는 모습을 보였죠?"

"응. 그 자식들 전부 어디서 소문이라도 듣고 온 것처럼 우르르 몰려왔었잖아!"

"다 이어져 있는 거예요. 모두 하나의 신경망처럼 연결되어 있어 언제 어디서든 듣고, 느낄 수 있는 거죠. 고로 이런 가정 또한 할 수 있어요."


앨런은 문득 이렇게 말하다가 빠르게 주변을 살피고선,

아까보다 훨씬 낮은 목소리로 숨죽여 말했다.


"지금 우리가 하는 얘기, 이미 다 엿들었을 수도 있단 말이죠."

"..헉! 뭐라고?!"

"쉽게 말해 이 도서관 안에 식물이.. 화분이라던가 하다 못해 작은 이끼 하나라도 피어있다고 가정하면. 우린 이미 엘쉬나에게 도청 당한 거나 다름없는 거죠."


마구 헝클어지는 적갈색의 머릿결,

완의 입 밖으로 경악 어린 탄식이 터져 나왔다.


"와, 어떡하지? 이거 완전 손바닥 안에서 노는 꼴인데... 이러다간 꼼짝도 못하고 발이 묶이겠는데? 어딜가나 녀석이 감시하고 방해 할 거 아냐?"

"그렇죠.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건,"


'볼 수는 없다'.

앨런은 이렇게 확신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엘쉬나가 우리에게 했던 말 때문이에요."



- 두 사람. 나를 죽이러 왔다죠?



"어때요? 잘 생각해보면 좀 이상한 말이지 않아요?"

"...어? 그러네? 스스로 직접 확인했다기보다, 꼭 누구한테 들은 걸 물어보는 듯한 말투야."

"네. 사람의 말소리, 발걸음에서는 일정한 진동이 발생하죠. 엘쉬나는 아마도 이 진동 감지를 통해 우리의 행동, 그리고 말을 파악했을 거예요. 하지만 이를 직접 보지는 못했을 겁니다. 왜냐하면.."

"식물에겐 눈이 없으니까?"

"정답입니다."


쫙!


두 사람이 마주친 시원한 손뼉 소리가 도서관 사이로 울려 퍼졌다.


"불행 중 다행이네. 전략을 잘만 짠다면 생각보다 더 간단히 마법사의 근거지에 도착할 수도 있겠어."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을 거고요."


오러기사로서 앨런은 1성,

완은 5성 초입의 수준.


두 사람 각각 마법을 베어내는 검,

그리고 월등한 오러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강점이 있다.


허나 그 사용량엔 엄연한 제한이 있다.


요컨대 각자가 가진 오러의 그릇이 고갈되기 전에 엘쉬나와 맞붙어야 한다는 것.


그러니 이런 전략적 이득은 그들에게 희소식이었다.

최대한 경제적인 오러 운용이 가능할 터.


"그래서 말인데."


앨런은 완에게 슬쩍 책 한 권을 내밀었다.

가죽으로 장정된 낡은 책의 제목은 이러했다.


[밀어 : 완벽한 비밀 유지를 위한 약속기호와 은밀한 수신호]


"당분간 이 책의 도움을 받는게 어떨까요?"




*



영주성의 저녁 식사는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풍족한 식사는 여전했지만,

어쩐지 다들 관이라도 이고 있는 것처럼 우울한 분위기가 풍겼다.


영주 시어도어가 말했다.


"그래서... 아직 행방을 찾지 못한 게로군. 실종자들도, 템피어도."


좌중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야간 수색을 이어나가겠습니다."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사령관 에고시였다.


"정황이 닿는 모든 주변인을 심문한 뒤, 그래도 진전이 없다면 동이 트는 대로 외부 탐색을 할 생각입니다."


영주는 대답없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완은 그러한 분위기에 통감한다는 듯 덩달아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리고 영주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영주님 저희도..."

"그러시게."


완의 말허리를 딱 자르는 영주.

말투엔 이전과는 다른 냉기가 느껴졌다.


"기왕 맡긴 건데 의심할 수야 있나? 이번엔 꼭 성과를 가져오리라 믿겠네."


완은 그 말을 가만 듣다가,

순간 어처구니가 없어서 파- 하고 바람 빠지듯 한 번 웃었다.


'이런 미친놈 뭐? 성과를 가져와?'


생각할 것도 없이 순 아랫사람 대하는 말투.

이에 잠자고 있던 완의 혈기가 단박에 끓어올렸다.


그도 그럴 것이 절대탐색권을 가진 오러기사니.


사실상 허용이고 나발이고,

독자 권한 행사하겠다고 나서면 말릴 사람 하나 없는 게 정상이건만.


'자식들이 몇 번 어울려 주니까 날 아주 봉으로 봤나보네? 이걸 확!'


간만에 열이 받았다.

확 용트림이라도 한 번 내지를까?

허나 슬며시 들려온 앨런의 귓속말에 생각을 바꿨다.


'차라리 잘 됐어요.'

'뭐? 잘 되긴 개뿔...!'

'오히려 눈치 안 보고 더 열심히 돌아다닐 수 있게 됐잖아요.'


때마침 두 사람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에고시가 제안 하나를 건네왔다.


"두 분, 템피어의 집으로 가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에고시의 말은 이러했다.

템파의 자택에서 실종의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수색한 뒤,

그 단서를 바탕으로 템파를 찾는 임무를 전담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저희는 실종된 도시민들, 그리고 두 분께선 템피어의 신변 확보에 집중하는 거죠."

"역할 분담이로군. 좋아."


완은 흡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엘쉬나의 거처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템파의 집은 필히 수색해야 했다.

에고시가 적절하게 멍석을 잘 깔아준 셈이다.


'그런데...'


어쩐지 앨런의 감각에 석연찮은 점이 걸리고 있었다.


'숨소리.'


에고시의 숨소리가, 왠지 모르게 고르지 않게 느껴졌다.


'표정이나, 말투는 평시와 다름 없는 모습이야. 그런데 왜...'


꼭 잔뜩 흥분한 사람처럼 거친 숨을,

마치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듯 나지막하게 훅훅 내뱉고 있는 걸까?





*





"가자."


동이 트자, 앨런과 완은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영주성을 나섦과 동시에 그들은 하나의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


'밀어로 대화하죠.'

'응.'


이는 다름 아닌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었다.


서로의 입모양과 손동작만으로 의사소통 하기.


책을 통해 터득한 독순술讀脣術,

그리고 수신호 덕분에 두 사람 다 곧잘 적응하고 있었다.


'멍게.'

'예?'

'아, 아니. 먼저. 움직여.'

'...'


다만 완이 서툰 것이 좀 문제였다.


5분 만에 책의 모든 내용을 다 터득한 앨런과 달리 한참이나 모자란 수준.

끽해야 반의 반절이나 외웠을까.


그렇기에 정보량이 많은 앨런이 선두를 서야 했다.


'올라가죠.'


휙!


앨런이 신호하자 두 사람은 곧장 지붕을 박차고 올라갔다.

이윽고 건물과 건물, 지붕과 지붕 사이를 타 넘어 달리기 시작했다.


슈-우욱!


두 사람의 뒤로 쭈욱 늘어나는 잔영.


척의 묘리가 실린만큼 표홀하고 재빠른 움직임이었다.

한 발이 닿을 새도 없이 툭 치고 나가는 발걸음.

딛는 족족 역동적인 박자감이 울려 퍼졌다.



'목표는 템파 씨의 집.'



지상의 식물들이 눈치 채기 전에 빠르게 이동해야 한다.


'서쪽 방향으로 맨 끝.'


제법 먼 거리.

하지만 도시의 구조를 모두 외운 앨런이었기에 최단거리 주파가 가능했다.


목표지는 슬슬 가시권에 들어왔다.


어느새 기울어지는 해와 함께 사방에 깔리기 시작하는 어둠.




"!"



그것이 어떤 재난의 신호가 된 듯했다.


지붕 한 구석이 들썩거렸다.

잠시 후 안에서 실처럼 가느다란 것들이 '버석'거리는 소리를 내며 비집고 나왔다.


츄르르르....


이내 각자 한 데로 뭉쳐 만들어가는 형상.


- 제법 날뛰는군.

- 놓칠 줄 알았어?

- 몰래 어딜 다니는 거지?


그 형상은 곧 네 구의 식물인간이 됐다.

놈들은 즉시 앨런과 완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완은 난처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뭐야? 못 본다며?'

'역시.. 지붕의 진동까지 감지한 모양이에요.'


앨런이 생각하건대,

엘쉬나는 두 사람의 보법에서 나오는 진동을 구분할 줄 아는 듯했다.


이미 한번 맞붙은 적 있는데다,

워낙 독보적인 보법이라 그 특유의 진폭을 감지할 수 있었던 모양.


허나 이는 앨런 또한 충분히 예상했던 바.


휙휙-


앨런은 말없이 손을 움직여 수신호를 보냈다.

무언가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완.



휘릭!



그 신호를 기점으로 두 사람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재빠르게 흩어졌다.


'분진합격'


여러 갈래 길로 흩어져서 목적지 주변에서 만나는 전략이었다.


꽝!


살점을 짓뭉갤 듯한 식물인간들의 공격이 애꿎은 지붕을 때렸다.


허나 앨런과 완은 이미 각자 다른 지붕을 뛰어넘고 있었다.



-...!



이러한 행동에 적들은 일시적인 부조화를 느꼈다.


어떻게 쫓아가긴 해야겠는데, 서로 아예 다른 방향으로 흩어지니.


누굴 쫓아야 할지 우물쭈물하는 모양새.

그 틈을 노려 두 사람은 지상으로 착지했다.


뚜벅

뚜벅...


그리고 보통과는 다른 아주 느리고 불규칙적인 걸음으로 인파 속에 섞여들었다.


"오, 자네도 이제 퇴근하는 모양이군?"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네!"


6시. 모든 도시민들이 각자의 생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시간이었다.


그러한 인파가 만들어내는 소음은 떠들썩했다.


앨런과 완은 그 행렬을 따라 조용히 묻어갔다.

말소리 하나 내지 않은 채.


그리고 그 걸음을 계속 유지한 채 템파의 집까지 향했다.


'엇, 효과가 있네?'


마법 식물은 완을 감지하지 못했다.

곳곳에서 부스럭대는 소리와 함께 놈들이 움직임이 느껴졌지만, 어쩐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지 않는 모습.


그 모습이 꼭 완이 맞는지 아닌지 확신이 없는 듯한 뉘앙스로 느껴졌다.


'자취 감추기.'


지붕을 통해 빠르게 기동,

발각 시 인파 속에 숨어들어 행적을 세탁, 목표지까지 향하는 방법.


앨런의 전략이 완벽히 맞아떨어지고 있었다.


'사람들과 발맞춰 걸으니 우리 걸음을 감지하지 못하는군. 게다가 귀가 시간대를 노린 것까지 절묘했고.'


치밀한 앨런의 계획에 완은 새삼 감탄했다.


마침내 두 사람은 템파의 집 앞에서 접선했다.


주변과 외따로 떨어진 독채와 같은 장소.

2층 목조로 이루어져 있어 생각보다 꽤나 널찍했다.




부스스스...!




곧 느껴지는 기감.

주변의 풍경이 한순간 흔들리면서 곧 초록 인영들이 몸을 일으켜세웠다.


여덟 구의 식물인간.


밤의 색채와 뒤섞인 음울한 청록빛 몸체들이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았다.

앨런과 완을 알아봤다기보다 무작정 침입자로 간주하여 대응하는 듯했다.


이번엔 싸움이 불가피한 상황.


"서두르죠."


스릉- 맑게 울려 퍼지는 검명과 함께 앨런이 말했다.


"더 몰려와서 고립 되기 전에 빨리 끝내야 합니다."


완은 대답 대신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속박 제1형, 2식."



""가고일 전시회Gargoyle exhibition""



우득, 콰드드득!!!




- !!!




쭉 뻗은 완의 두 팔이 주먹을 쥐자, 그 자리에 있던 적들 전원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앨런은 다시 한번 감탄했다.


'속박 범위가 훨씬 넓어졌어.'


하나의 개체가 아닌, 주변 범위에 있는 모든 개체들의 속박.

그로인해 말 그대로 동상들의 전시회 같은 광경이 펼쳐졌다.


앨런은 그것이 고도로 응축된 켄의 압력 작용임을 알고 있었고,

지금과 같은 다인多人을 대상할 시 오러의 소모가 배가 됨을 인식했다.



뿌드드드...!!



적들이 격렬한 소리를 내며 저항하기 시작했다.


완의 두 손은 놈들의 움직임을 따라 꿈틀거렸다.

그 첨예한 길항이 지속되기 전 완이 외쳤다.


"돌멩아, 이제 굴러라!"

"예!"


앨런의 신형이 쏜살처럼 튀어나갔다.


솨솨솩-

서걱!


검을 따라 예리한 백광으로 이어진 선.


그 선의 궤적이 점점 확장될 때마다 적들의 사지가 '픽' '파박' 소리를 내며 잘려 나갔다.

이후 놈들의 베인 상처 위로 싯푸른 귀화가 퍼져 나왔다.


쉬이익... 쿠쿵!


여덟 식물인간들 바닥에 쓰러지며 모두 타올라 사라졌다.




부스스-




곧 어디선가 증원된 병력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번엔 조금 더 늘어나 12구.


앨런은 그것들 중 유난히 화려한 꽃으로 뒤덮인 한 개체를 주시했다.

상대는 그것만으로 기에 눌린 모양이었다.


- 끙... 끼이이이...


앨런이 어떻게 하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


'꽃인형.'


타 개체에 비해 크기도 유난히 작다.

흡사 애 같아 보이는 모습.


휙!


앨런은 개의치 않고 칼을 휘둘렀다.

나머지 개체들이 앞서 나와 그 공격에 저항했다.


그와 달리 꽃인형은 아무것도 못하고 배후에서 벌벌 떨고만 있었다.


세 사람의 공방이 계속될수록 잔뜩 위축어가는 모습.


- 키야-!


그러다가 놈이 돌변했다.

대기를 찢을 듯한 자극적인 소성과 함께 색색의 꽃잎을 쫙 펼치고,

폴짝 발돋움해 하늘 위로 솟아오르는 움직임.


쉬익!


순간 꽃인형이 뱉어낸 시커먼 연기.


'독연毒煙!'


저 연기엔 분명한 독기가 느껴졌다.


화려하지만 나약한 행동으로 상대를 방심하게 만들다 덮쳐오는 기습.

허를 찌르는 영악한 수법이었다.


허나 그 화려한 마수가 뻗쳐 오기 전, 앨런은 완에게 신호했다.


'이놈입니다.'



""가고일""



꽈드득!!


- 끽!?


꽃인형의 움직임이 묶였다.

놈은 당황한 듯 허공 위로 몸을 버둥거렸다.


꽃인형은 당황했다. 완벽한 기습으로 여겼건만, 두 사람이 이미 대비를 했다는 게 놀라웠다.

허나 그 대비는 놈의 예상보다 훨씬 먼저 이루어진 상태였다.


'시클라멘'


하트 모양의 독특한 화형을 갖춘 꽃.

그러나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을 띠고 있어 강력한 독약제로 쓰이기도 한다.

앨런은 그러한 꽃인형의 구성을 진작에 간파한 터.


- 키약!


그리하여 단칼에 쓸어낸 검초.

꽃인형이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

곧 엘쉬나의 당황한 음성이 울려 퍼졌다.


- 어떻게...?


그러한 의문에 앨런은 나지막한 미소로 응답했다.


"독서를 좀 하고 왔거든."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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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첫 번째 임무(1) 23.11.29 430 1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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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검의 신탁(3) 23.11.19 646 21 20쪽
8 검의 신탁(2) 23.11.18 654 23 12쪽
7 검의 신탁(1) +2 23.11.17 720 27 14쪽
6 훈련 +1 23.11.16 823 29 17쪽
5 당기는 손, 밀어내는 발 +1 23.11.15 920 27 13쪽
4 네 능력이 참 유용하구나 +1 23.11.14 1,075 25 14쪽
3 심장을 먹는 마법사(2) +4 23.11.13 1,285 34 16쪽
2 심장을 먹는 마법사(1) +4 23.11.13 1,517 38 19쪽
1 모두에게 천재로 불리웠다. +3 23.11.13 2,342 5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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