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생 이순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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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3.12.0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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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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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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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DUMMY

덩치가 크고 험상궂은 사내 뒤로 날카로워 보이는 눈빛의 여인이 들어왔다.


"별제 어른을 뵙습니다."

"금생과 서란이 왔으니 아쉽지만 나머지 여흥은 얘기가 끝난 뒤에 하지."


류성룡이 기생들을 물렸다.


"소개하지. 내가 일전에 말했던 이순신일세. 자네들도 상소를 봐서 알겠지만 왜국의 사정에 능통한 친구네."

"호오. 자네가 이순신인가. 풍채를 보니 힘 깨나 쓰겠군."


험상궂은 사내가 날 가늠하듯 보며 웃었다.


"이쪽은 척금생일세. 나보다는 한 살 형이지만 막역한 사이로 지내고 있지. 정8품의 교위 대우로 찰왜부에서 일하고 있지."

"반갑습니다."


나는 척금생에게 꾸벅 인사했다.


"여기 여인은 김서란. 원래 첩자로써 키워진 처자로 여러가지로 첩보 임무에 능통하다네."

"잘 부탁드립니다."


여인은 무뚝뚝하게 고개를 숙였다.


"이제부터 다 같이 일 할 사이니 서로 얼굴들이나 익히라고 술자리를 마련했네."

"성룡의 친한 동생이라 들었네. 난 성룡과 친우 사이니 나도 편한 형처럼 생각하게나."


금생이 술을 따라주며 말했다.


"그리하겠습니다."

"서란은 보기엔 무뚝뚝해도 정이 많은 아이니 여동생처럼 여기시게."


금생의 말에 서란이 입술을 삐죽였다.


"금생 나리는 필요없는 말까지 하시는군요."


나는 서란에게 웃으며 잔을 따라 주었다.


"잘 부탁하오 서란."


이윽고 자리가 무르익었다.

류성룡의 말에 따르면 우리는 준비를 해서 2달 뒤에 왜국으로 정찰을 나가 현지의 사정을 정탐하는 일을 하기로 되어있다고 했다.


"현지로 임무를 나갈때는 금생을 대장으로 하고 순신과 서란이 보좌해 줘얄 것이네."

"염려 마시게 성룡."


류성룡은 나에게 두 달 동안 금생에게 검법을 서란에게는 은신술과 일본어를 배울 것을 명령했다.


"금생은 고려시대의 유명한 무관 척준경 공의 후손이라네 무위도 선조님과 비견할만하지. 서란은 왜어 뿐 아니라 한어에도 능통하니 이 기회에 배워 두게나."


나는 두사람에게 꾸벅 고개를 숙였다.


"많이 가르침을 주십시오."


다음날부터 나는 한양에 기거하며 낮에는 무술 훈련에 힘 쓰고 밤에는 서란에게 일본어를 배웠다.


'무술은 무과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일본어는 왜란이 일어날 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열심히 수련하다보니 어느새 두 달의 시간이 지나있었다.

다시 류성룡이 우리 세 사람을 불렀다.


"그 동안 왜로 들어갈 길을 조사하고 현지에서 안내해줄 세작을 구했다네. 이제 가서 왜국의 정황을 탐지할 일만 남았군."

"들어가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면 됩니까?"

"직전신장이 정말로 조선을 침략할만한 위인인지 알아보고 위험한 인물이라 판단되면 제거해얄 것이네."


오다 노부나가의 암살!

적의 수장인 오다를 제거 할 수 있다면 당장의 위협을 막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다 밑으로는 히데요시가 있었다. 그리고 그 둘이 아니더라도 100년에 걸친 전국 시대를 거치면서 침략을 생각하는 일본의 다이묘가 그 둘 뿐은 아닐 것이었다.


'결국 일본이 안정화 된다면 조선을 노리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일전에 말씀 드렸듯이 직전신장 밑에는 목하수길이 있습니다. 그자는 신장보다 더하면 더했지 야심이 적은 자가 아닙니다."

"나로서도 무조건 암살을 고집하려는 건 아닐세. 일단 신장의 의중을 조사해주게."


아무리 금생과 서란이 유능하다 해도 일국의 최고 권력자를 암살하는게 쉬울리는 없었다.

그래도 찰왜부를 통해서 일본의 전력을 전하면서 경각심을 가지게 한다면 나쁠 것은 없었다.


지금의 일본 상황이라면 오다와 히데요시를 제거하더라도 제2, 제3의 히데요시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전쟁에 대비하는 것이다.'


나를 비롯한 금생과 서란 3인은 말을 달려 제물포로 향했다. 그곳에 일본으로 갈 판옥선이 한척 대기하고 있었다.


"먼저 대마도로 가서 그곳에서 눈에 띄지 않는 왜선으로 갈아탈 것이네. 미리 왜복을 준비해 왔으니 왜인처럼 분장하고 가세나. "


나는 이름을 구로베에라고 정하고 금생은 한베에. 서란은 키요라고 부르기로 했다.


"대마도에서 부터는 가급적 왜말을 써얄 것이네. 알겠나 구로베에?"

"알았소 한베에."


나는 금생에게 일본어로 답했다.

지난 두달 간 공부한 성과로 어줍잖게 나마 일본어로 대화할 수 있었다.


"구로베에와 한베에 두 사람은 왜말의 억양이 서투니 왠만하면 내가 말하도록 상황을 만들어 주세요."


서란이 유창한 일본어로 말했다.

우리는 왜인으로 변장한 다음 판옥선에 올랐다.

한참을 배를 타고가 어둑해질 무렵에 대마도에 도착했다.

대마도에는 일본 어부들이 탈 법한 작은 세키부네와 함께 류성룡이 말한 왜인 세작이 기다리고 있었다.


"조선 조정에서 오신 분들이군요? 저는 도라지로라 합니다."


유창한 조선말로 도라지로가 인사했다.


"자네가 우릴 안내할 세작인가? 우리 말이 유창하군."

"저는 조선과 쓰시마를 오가며 생선을 팔았습니다. 그리하다보니 자연히 말을 배우게 됐지요.”


도라지로의 말에 척금생은 신묘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미리 배를 준비해 놨습니다."


우리는 도라지로를 따라 나섰다.


"어둠을 틈타 왜국으로 들어간다면 쉽게 갈 수 있을 겁니다."


대마도에서 배를 갈아탄 우리 일행은 일본으로 향했다.

바닷 바람은 그리 세지 않았다.

새벽 동이 트기 시작하려는 때 우리는 일본 땅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이곳은 오다의 아즈치성에 가까운 곳입니다. 성까지 안내하겠습니다."

"부탁하네."


우리는 세작 도라지로의 뒤를 따라 험준한 산을 넘어갔다.


"과연 신기하군. 나무나 들풀들도 어쩐지 조선 땅의 것과 다른 것 같네."


금생이 신기하게 두리번 거리며 말했다.


"너무 두리번 거리면 의심을 살 수 있습니다."


서란이 싸늘하게 말했다.


"허허, 나도 아네. 그래도 여긴 아무도 없잖은가."


금생은 어색하게 뒷머리를 긁적였다.

우리는 한 동안 산길을 헤쳐 나갔는데 돌연 우당탕 하고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게 대체 무슨 소린가?"


금생이 놀라서 언덕 아래를 내려다 보니 두 무리의 일본 사무라이들이 모여서 소규모 전투를 벌이는 중이었다.

누런 빛깔의 갑옷을 받쳐입은 사무라이 쪽 병사들이 이긴 듯했다.


"저자들은 왜 싸우는 거요?"

"아마 오다 쪽 군대에 반란을 일으킨 토착 무사들인 것 같습니다. 원래 이 일대는 오다의 영토가 아니었는데 근 몇 년 사이에 침략당한 곳입니다. 그래서 원래 영토의 주인이었던 사무라이들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산발적인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겁니다."


금생의 말에 도라지로가 답했다.


"왜놈들도 하나로 단결된 상태는 아닌가 보군."


금생이 입을 쩝 다시며 말했다. 내가 고개를 저으며 그 말을 반박했다.


"그래도 곧 하나로 단결 될 것입니다. 오다라는 영주의 손에 벌써 대부분의 영토가 하나가 되지 않았습니까. 하나가 되면 조선에 큰 우환이 될 것입니다."


금생이 나중에 일본을 볼 통신부사 김성일 처럼 일본을 얕보고 잘못된 인식을 조선에 퍼뜨리면 안 되었다.

일본은 노부나가가 쿠데타를 당해 죽고 잠시 혼란해 지겠지만 곧 혼란을 수습하고 더 강력해질 것이었다.


"산 뒷편으로 돌아가야 겠습니다. 오다 군대와 마주쳤다간 의심 받을 수도 있어요."


도라지로의 말처럼 왜인으로 분장했다지만 서란을 제외한 우리 둘은 몇마디 나눠보면 외국인이라는게 엉성한 발음에서 바로 들통날 터였다.


우리는 도라지로의 뒤를 따라서 험한 산길을 내려갔다.

하지만 운 나쁘게도 우리는 오다 군대와 마주치고 말았다. 우리가 내려가려는 산 길 아래쪽에서도 아까 본 군대와는 다른 군대가 올라오고 있었던 것이다.

갑주의 형태와 색이 언덕 위에서 본 오다 군대와 같은 것을 보아서 우리가 마주친 군대도 오다 군이 틀림 없어 보였다.


"수상한 놈들이군. 이리 와 봐라."


사무라이 대장이 차갑게 말했다.


"나으리. 저희들은 조상의 묘에 참배를 온 가족입니다."


도라지로가 창백하게 질리면서도 말을 지어내서 위기를 넘겨보려 했다.


"참배를 하러 왔다고? 이 아랫마을 사람이란 말이냐?"


도라지로는 그렇다고 말하고 몇가지 둘러 댔지만 사무라이 대장은 싸늘한 표정으로 듣기만 할 뿐이었다.


"근래에 다케다 가문과 연결된 비적들이 소란을 부리고 있다. 바른대로 말해라. 너희가 그 반역도 들이지!"

"어이쿠. 나리. 그게 무슨 황당한 말씀이십니까!"

"모조리 잡아들여라!"


도라지로가 바로 붙들리고 병사들이 우리를 향해서 왔다.


"저놈들이··· 한 바탕 할까?"

"적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사전에 얘기한 대로 도라지로에게 맡기고 우린 벙어리인 척 하죠."


적은 30명 정도 되는 수였다. 전혀 도망 못 갈 것은 아니었지만 길도 잘 모르는 타국에서 도망친다해도 쉽지 않을 듯 싶었다.

실제로 우리는 적 가문과 연결 된 반역도는 아니었으므로 저놈들이 죽이기야 할까 싶었다.


"근데 서란이는 어디갔지요?"


우리랑 같이 있던 서란의 모습이 감쪽같이 없었다.


"그애는 은신술을 익혔으니 혼자 몸을 숨겼을 걸세. 나중에라도 우릴 구할 수 있으니 저놈들에게 들켜선 안 되네."


금생의 말에 나도 한 가닥 희망을 품고 조용히 입을 닫았다.


우리는 사무라이 대장의 명령으로 포박당해서 아즈치 성이 있는 미노 지방의 성하마을로 끌려갔다.

취조실로 끌려간 우리는 한 시간에 걸쳐서 조사당했다.

도라지로는 우리가 무죄라고 주장했고 실제로도 무죄였다.

다만 우리의 어색한 일본어 발음 때문에 의심을 샀지만 도라지로가 우리 둘은 대마도 사투리가 세서 그렇다는 식으로 무마했다.

사무라이 대장도 대마도 사투리에 대해서는 잘 몰랐으므로 '그런가···?' 하고 미심쩍게 보기는 했지만 대충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그날 바로 풀려나지는 못하고 며칠 구금 된 끝에 도라지로의 친척이라는 이가 보석금을 내고서야 간신히 풀려날 수 있었다.


"두 분 모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


싱긋 웃으며 우리를 맞이한 도라지로의 친척은 서란이었다.


"서란. 어디갔나 했더니 역시 자네가 우리를 구하는군."


며칠동안 감옥에 처박혀 있었더니 온 몸이 쑤시고 결렸다. 우리는 서란이 미리 잡아둔 숙소에서 반나절 동안 곯아 떨어진 후에 다음날이 되서야 걸신들린 듯이 음식을 흡입했다.

여관 주인이 일본식 된장국과 단무지가 곁들여진 상을 차려 왔는데 맛은 달착지근한게 한국식 된장국과 달라서 요상 야릇했으나 감옥에서 며칠간 제대로 먹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제대로된 식사를 하게 되니 순식간에 두 공기나 밥을 비우게 되었다.


“두 양반님네 께서 고생이 심하셨나 봅니다.”


서란은 약간 질린듯이 나와 척금생이 밥먹는 것을 지켜봤다.


“서란, 어떻게 해서 혼자 사라졌다 우리를 구하게 되었나?”

“소첩은 구석에 숨어서 여러분이 잡혀가실 때 부터 계속 뒤를 쫒았습니다. 몇 번이나 여러분을 감옥에서 빼내려고 했으나 잘 되지 못 했는데 아무래도 오다의 병사들도 며칠이나 취조를 하면서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했는지 간단한 뇌물만 받고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그러다 오늘 아침에 여러분을 풀어주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서란은 사전에 미리 도라지로와 말을 맞추고 준비해 놔서 서란이 도라지로의 친척 행세를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는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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