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생 이순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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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3.12.0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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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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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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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DUMMY

천흥식의 꼬붕들이 나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팟!


“어엇?!”


나는 나에게 달려든 녀석을 발을 걸어 넘어 뜨리고 내 등 뒤로 다가온 녀석을 들쳐메서 유도 엎어치기 마냥 던져버렸다.


“크아악!”


두 놈이 당하자 다른 녀석들은 놀라 다가올 엄두를 내지 못했다.


“뭐야, 이녀석 쎄잖아?”

“자, 자네가 먼저 주먹 맛 좀 보여주게···”

“자네가 통뼈라며···”


이래봬도 몇 달 간 척준경의 후손인 척금생에게 무술을 배운 몸이었다. 얼치기로 배웠다고는 해도 서당에서 십년 가까이 공부만 하며 거북목이 된 문약한 놈들 대여섯은 거뜬히 혼자서 처리할 자신이 있었다.


“선배님들. 내 하나 충고 하지요. 여러분이 왜 지금까지 과거에 급제하지 못 하는지 아십니까?”


내 말에 장수생 놈들은 눈을 크게 떴다.


“아까운 시간을 공부는 안 하고 이렇게 시정 잡배들 흉내나 내서 그렇습니다. 이 시간에 글이나 한 글자 더 보세요. 남들은 이 시간에도 사서 삼경을 줄줄 외우고 있을 겁니다.”


내 말에 장수생들은 반박을 못하고 헛기침만 해댔다.


“더 하실 얘기 없으면 이놈들 데리고 돌아가시죠. 저 무과 준비생입니다. 여러분이 한판 제대로 붙겠다면 붙어 드리죠. 하지만 더 하면 뼈 뿌러질 수도 있으니 잘 선택하세요.”


내가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자 다들 이내 꼬리를 말고 도망쳐 버렸다.


“거 참. 과거 시험 준비하기도 벅찬데 별 이상한 놈들 까지 시비를 거는구만.”


그 이후에도 천흥식 일당은 날 볼 때마다 띠껍게 굴었지만 직접적으로 괴롭히지는 못했다.

그런 것 보다 괴로운 것은 공부였다. 천자문도 제대로 못 땐 내가 죄다 한자로 써진 유학서적을 공부하려니 죽을 맛이었다.

우선 천자문부터 다시 쭉 훑어서 외우고 소학부터 다시 봤다.


무과 시험에서는 병법서 하나와 유교 경전하나를 가지고 주관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풀어써야 한다. 물론 마상 궁술이나 창술이 더 중요한 것은 사실이었으나 어느정도 기본적인 교양은 필요했다.


그리고 나는 그 기본적 교양이 하나도 없다시피 했다.


‘내년에는 아무래도 실기 중심으로 연습해야 할테니 이번 년도 안으로 병법서와 유교 경전 공부를 끝내야 한다.’


쉬운일은 아니었지만 방법이 없다. 다행히 삼수 생활을 거치느라 의자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공부하는 건 어느정도 익숙했다.


학생일때 공부는 출세 문제였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과거가 생사를 건 사활 문제였다. 내가 과거에 급제 못한다면 임진왜란 때 어떻게 되겠는가.


내가 공부할 병법서로 정한 것은 그나마 대학시절 읽은 적이 있던 손자병법이었고 공부할 유교경전은 논어로 정했다.

아무래도 한글로 한 번 씩 읽었던 적이 있던 터라 좀 수월할 듯 했다.


“아무래도 자네가 기초가 부족하니 시험에 나올 부분만 중점적으로 가르쳐야겠네. 내가 준 답안들을 잘 외워보게”


유교경전을 가르치는 부 훈장이 고민하면서 학습 계획을 짰다.


“그렇게 해도 되겠습니까?”

“어차피 과거에 나오는 부분은 어느정도 정해져 있네. 무과에서는 무술 실력이 더 중요하기도 하고. 1년 동안 열심히 노력한다면 어느정도 성과는 나올 것이네.”


기초적인 천자문과 소학은 두 달 정도 걸려서 다 떼었다. 그 이후에는 손자병볍과 논어를 깊게 파고들어갔다.

밤에는 5시간 씩만 자면서 남는 시간은 글공부로 보냈기 건강을 생각해서 두 시간에 한 번씩은 활 연습. 기마 연습을 병행했다.


토나올 정도로 규칙적이고 힘든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악으로 깡으로 버텨 내었다. 그렇게 두 달 쯤 지나자 어느정도 학문에 대해서도 알 것 같았고 무예 실력도 늘었다.

어느정도 군살이 있던 내 몸도 슬슬 근육이 붙기 시작했다.


***


한편 일본의 오다 가문의 거성 아즈치성.


하시바 히데요시는 주군 오다 노부나가의 부름을 받고 알현실로 향했다.


“부르셨습니까?”

“히데요시. 그대는 다도가 취미라지?”


대뜸 묻는 노부나가에 히데요시는 고개를 갸웃했다.


“센노리큐등 다인들에게 조금씩 배우는 정도 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그런 걸 물으십니까?”

“최근에 이에야스가 조선과 무역을 하고 있다던데 다기를 팔아서 꽤나 돈을 벌고 있는 모양이야.”

“허어··· 도쿠가와 님이···”

“정보에 빠싹한 자네가 모르고 있었나?”


노부나가의 눈이 매서워졌다.


“리큐 스님이 조선에서 도자기를 들여온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게 도쿠가와가 연결되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우에사마께서 그런 일까지 신경쓰시는게 이상하군요. 도쿠가와 님은 우리 가문의 동맹인데 좋은게 좋은 거 아닙니까?”

“도쿠가와가 필요 이상으로 힘이 커지는 것을 경계해야 하네.”

“아··· 알겠습니다. 이 원숭이 놈이 너무 어리석었습니다. 조선의 어느 선과 결탁해 있는지 알아내서 무역을 못 하도록 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우리 가문 쪽에서 그 무역을 뺐어오면 좋겠군요.”

“흐흐흐. 히데요시 역시 그대는 내 오른팔이야.”


노부나가의 명을 받은 히데요시는 자신의 거성인 히메지성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시동에게 휘하 장수인 와키자카 야스하루를 불러오라 시켰다.


‘우에사마께서는 너무 비정하시군. 도쿠가와 님이 그동안 오다 가문을 위해서 견마지로로 노력했는데 고작 조선에서 푼돈 좀 버는걸 가지고 그리 경계하시다니.’


히데요시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곧 생각을 지웠다.


‘아니다. 오히려 정에 얽매이지 않고 그리 냉정하게 매사를 보니 천하를 손에 넣은 것이 아니겠나. 도쿠가와 님이 여기서 더 힘을 기른다면 경계해야 하는 것이 맞다. 나도 더 배워야 겠어.’


그런 생각을 하며 자리에 앉아 있는데 시동이 와키자카가 왔다는 것을 알렸다.


“주군.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오 와키자카. 어서오게. 자네가 긴히 맡아주어야 할 일이 있네.”

“무슨 일인지요?”

“조선과 도쿠가와 가문이 도자기를 무역한다는데 그걸 훼방놓아야 겠네.”


히데요시의 말을 들은 와키자카가 짐짓 이해 안 간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작 그런일에 제가 나서야 할 필요가 있습니까?”

“그런 말 말게. 이 일은 우에사마께서 직접 명하신 일이네. 한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네.”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코가 닌자를 사용해서 조선의 무역 담당자를 죽인다면 쉽게 풀릴 겁니다.”

“그래. 세세한 것은 자네에게 맡기겠네.”


히데요시의 명을 받은 와키자카는 코가 닌자 모치즈키 요에몬을 찾아갔다. 코가 닌자는 오다가문의 일을 전속으로 처리해주는 닌자 가문으로 요에몬은 그 중에서도 뛰어난 실력의 상급 닌자였다.


“절 부르셨다고요?”

“오, 그대가 요에몬인가? 자네에게 부탁할 일이 있네.”


와키자카는 히데요시에게 들은 대략적인 내용을 전달했다.


“조선이라··· 좀 시일이 걸릴 듯 하군요.”

“아무래도 그렇겠지. 혹시라도 배가 필요하다면 내가 운영 중인 수군의 배를 활용해도 좋네.”


와키자카는 수군의 전문가로 모리 가문과 상대하기 위해 수군도 양성하고 있었다.


“예. 아무래도 조선에 잠입하려면 배가 필요하겠지요.”

“조선에서 도쿠가와와 거래하는 자가 누군지 알아보고 보고하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요에몬은 그길로 조선으로 갔다. 조선말을 할줄 아는 닌자를 하나 대동하고 다섯명의 닌자 조를 꾸려서 조선말을 이동 중에 배울 생각이었다. 억양이 심해 앞에 나서 말은 못 하겠지만 조선말이 능한 닌자 옆에서 벙어리 행세를 하며 말귀만 알아들어도 큰 도움이 될 터였다.

쓰시마 섬에 도착한 요에몬은 일본인 잡부로 변장하여 도라지로가 운영하는 무역상사에 취업했다.

그리고 도라지로가 조선의 누구와 거래하는지를 캤다.


몰래 사무실로 잠입해서 장부를 뒤지자 거래선은 금방 드러났다.

인천 부두의 척금생이라는 자였다.


요에몬 일행은 그 길로 조선으로 향했다.


인천부두에 향하고 보니 척금생이라는 자는 인천부두에서 제일 큰 상회를 운영하고 있었다. 벙어리 행세를 하며 인천에서도 잡부로 일하며 정보를 모은 요에몬은 척금생의 뒤에 조선 정부가 뒤를 봐주며 무역을 하고 있단 걸 알아냈다.


‘흐음. 척금생이라는 자는 단순한 상인은 아닌 것 같군.’


요에몬은 와키자카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요에몬의 부하가 가져온 서신을 읽은 와키자카는 ‘상관없다. 척금생이라는 자를 제거해라.’ 하고 명령했다.


명령을 받은 요에몬은 척금생의 암살을 준비했다.


한동안 인천에 잠입해서 척금생의 생활패턴을 조사한 닌자들은 달이 어두운 밤을 골라서 척금생의 침실을 습격했다.


곤히 자고 있는 척금생을 확인한 닌자는 그를 향해 시퍼렇게 빛나는 단도를 내리 찍었다.


채앵!


“아닛?!”


곤히 자는 줄 알았던 척금생이 실은 몰래 단도를 품고 침대에 누워 있었던 것이다. 닌자가 자신을 노리고 단도를 휘두르자 척금생은 품에 있던 단도로 적의 공격을 막았다.


“왠 놈이냐!”


척금생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며 닌자에게 반격을 가했다.


“크흑!”


기습 공격에는 능한 닌자였지만 일신의 무력을 비교하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척금생 수준의 무사가 눈치채고 일대일로 대결하는 상황을 만들자 닌자는 점차 밀리기 시작했다.


척금생의 칼날이 번쩍였다.

닌자는 결국 목이 달아나 절명하고 말았다.


“복장을 보아하니 간자 같은데 어디서 온 놈이지?”


척금생은 한숨을 돌리고 촛불을 켜서 침입자를 살폈다. 닌자는 복색을 조선 잡부의 옷을 입고 조선인처럼 분간해서 척금생은 일본에서 온 닌자라고는 생각 못 했다.


‘나를 눈엣가시 처럼 생각하는 상인 놈들이 보낸 살수인가?’


먼저 척금생에게 떠오른 생각이었다. 상인도 아닌 척금생이 나라를 뒷배로 인천에서 일본으로 가는 무역을 장악하자 남몰래 그를 싫어하고 제거하려는 토착 상인들이 있었다. 척금생도 혹시 몰라 잠들기전 항상 방비하고 잠드는 습관을 들였는데 그것이 오늘 척금생의 목숨을 구하게 된 것이었다.


다음날.


척금생은 류성룡과 이순신에게 자신의 습격 사실을 알리는 펀지를 썼다.

자신에게 닥친 위협을 알리고 두 사람에게도 경고하기 위함이었는데 이것이 이순신에게 위기를 불러왔다.


‘류성룡이라는 자는 찰왜부의 상관이니 서신을 보낸다지만 이 이순신이란 자는 또 누구지? 보아하니 일개 서생인 듯한데.’


요에몬은 이순신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부하에게 이순신을 조사하도록 명했다.


‘호오··· 이자가 실질적으로 도쿠가와와 조선의 무역을 이끈 자란 말인가.’


요에몬이 볼때 이순신이라는 자도 처리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류성룡은 조정의 중신이라 암살하기 힘들어 보였으나 이 이순신이라는 자는 별 관직도 없는 백면서생이었다.


요에몬은 두 부하에게 이순신 처리를 명했다.

요에몬의 두 부하는 이순신이 파주의 백인걸 서당에서 공부 중이라는 것을 조사하며 이미 알고 있었다.


***


한편 이순신은 백인걸의 서당에서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백인걸이 한양에 용무가 있어서 잠시 서당을 뜨게 되었다.


“내가 없는 동안 풀어지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거라.”

“다녀오십시오 스승님.”


제자들은 스승을 배웅한 후 좀 풀어졌다. 아무래도 엄격한 백인걸이 없으니 좀 놀고 싶은 마음이 동했던 것이다.


“순신. 자네는 술마시러 안 갈텐가?”


동기들이 이순신에게도 권했지만 순신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아무래도 공부가 부족하니 서책이나 보겠네. 자네들끼리 다녀오게.”

“그런가··· 쩝. 그래도 너무 무리하지 말게 그러다 병나겠네. ”


나머지 제자들은 이순신을 놔두고 놀러나가 그날 밤에는 서당에 이순신 혼자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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