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도 먹고 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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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녕
작품등록일 :
2024.01.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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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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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션의 재료

DUMMY

도시 라르바티의 북동쪽에는 바흐머 숲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바흐머 숲의 초입부 언저리에 내가 살고 있고 말이다.


지금은 혼자 살고 있지만, 이곳에 처음 도착했을 땐 스승과 함께였다. 마법사인 스승은 내성까진 아니지만 외성에서 집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나에게 있었는데 내가 도시로 들어갈 그 어떤 조건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도시의 바깥에 존재하는 바흐머 숲에 둥지를 틀었다.


스승은 사람들과 부대끼는 게 싫었다며 둘러댔지만 그때도 지금도 나 때문인 것을 알고 있었다.


물론 그것과 별개로 이곳은 생각보다 살만한 곳이긴 했다. 위험한 야생 짐승이나 몬스터들은 제 구역 바깥으로 나오는 일이 없었고 마법적 연구나 연금술을 위한 재료들이 산재한 곳이기도 했다.


희귀한 약초와 버섯이 많았고 조금 위험하지만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몬스터에게서 질이 좋은 마석과 부산물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몬스터라는 존재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던 나는 스승을 따라가면서도 구시렁거렸다.


‘그냥 재료 사서 쓰면 안 되나? 매번 들어가는 것도 힘든데.’

‘재료를 제대로 알아야 활용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게다.’

‘그치만 여기 몬스터도 나온다면서!’

‘어허, 이 스승이 있거늘 무슨 걱정이 그렇게 많느냐.’

‘그걸 믿어도 되냐ㄴ, 악! 왜 때리는데!’

‘이놈이 보자 보자 하니까 계속 말을 놓는구나! 내가 네 친구냐!’


스승은 괴팍하다고도 할 수 있는 사람이었지만 정이 깊은 사람이었다.


한 발자국, 한 발자국을 내디딜 때마다 스승과 나눴던 이야기들이 떠올랐지만 애써 밀어냈다. 즐거운 추억이지만 동시에 슬퍼지기도 했으니까.


그렇게 잠시 이동했을까, 사람 허리만큼 자란 수풀들이 눈에 띄게 흔들렸다. 바람에 의한 것이 아닌 수풀 아래 무언가 있다는 듯이.


조심스레 다가가 손으로 수풀을 헤치니 포획 틀 안에 갇힌 뿔다람쥐가 성을 내며 날뛰고 있었다.


“여기였나? 오랜만에 와서 헷갈리긴 했는데 잘됐네.”


저 포획 틀은 내가 보름 전에 숲에 들렸을 때 설치한 것이다.


-딱딱!딱딱딱!


포획 틀 안에서 싯누런 앞니를 딱딱거리며 위협하는 뿔다람쥐. 사람 팔뚝만 한 다람쥐는 과연 다람쥐라는 귀여운 이름을 붙여도 되는 건가 싶었지만 원래 몬스터란 게 그랬다.


그냥 기존의 비슷해 보이는 생물의 이름을 가져다 붙였는데 가끔 이게 최선인 건가 싶은, 그런 것들도 존재했다. 나한테는 뿔다람쥐가 그랬다.


“끼에에에엑!!!”

“다람쥐가 아니라 뉴트리아가 더 맞는 것 같은데···.”


괴성을 지르는 뿔 다람쥐는 몬스터긴 했지만 마석이 굉장히 하찮아 가치 없는 몬스터로 평가되곤 했다. 그렇다고 가죽이나 살코기 같은 부산물로 뭘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좋게 쳐 줘야 이빨이나 발톱 정도는 쓸만하겠지만.’


하지만 여기 다른 사람들이 신경도 안 쓰는 부산물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뿔 다람쥐의 뿔이었다. 이 뿔은 이빨이나 발톱에 비해 잘 부러지고 약했기 때문에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평가받았는데 나는 그 뿔을 채취하기 위해 덫까지 쳐가며 잡은 것이다.


“끼에에에엑!!”


하지만 이대로 뿔을 자르려고 하면 저 싯누런 이빨에 손가락이 절단 날 테니 이 녀석들을 기절부터 시켜야 한다.


포획 틀을 바닥에 다시 내려놓고 그 앞에서 수면초를 꺼내 태웠다. 수면향을 맡자 녀석들이 난동을 멈추고 기절하듯 잠에 빠져들었다.


콕콕.


나뭇가지로 잠든 녀석들을 여러 번 찔러보고 나서야 안심하고 한 녀석씩 포획 틀에서 꺼낼 수 있었다.


한 뼘이나 자란 녀석들의 뿔을 잡고 있는 힘껏 부러뜨렸다. 깔끔하게 뚝 하고 부러졌다.


녀석들의 뿔은 잘 부러지는 만큼 또 잘 자란다. 이렇게 부러뜨린 녀석은 죽이지 않고 다시 풀어준다. 어찌 되었든 내 소중한 재료니까 말이다.


“이게 정력 포션 재료라고 하면 다들 안 믿겠지?”


어떻게 알았냐고는 아무도 묻지 않아 줬으면 좋겠다. 나도 별로 알고 싶지 않았으니까.


이제 원래 위치에서 조금 벗어난 다른 자리에 포획 틀을 숨겨주고, 다시 설치해 놓은 다른 포획 틀을 찾아 이 작업을 반복해 주면 된다. 온 김에 최대한 많이 주워가야 정력 포션을 잔뜩 만들 수 있으니 포획 틀 안에 뿔 다람쥐들이 많이 잡혀있길 바라며 다음 포획 틀이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


“오늘은 운수가 좋구만.”


포획 틀마다 최소 2마리씩, 많으면 3마리씩 뿔다람쥐들이 잡혀있었다. 운이 없는 날엔 한 마리도 없던 날도 있었기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


노점상의 일등매출 상품인 정력 포션은 한동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슬슬 돌아갈까?”


하늘을 올려다보니 서서히 붉게 물들고 있었다. 이곳은 해가 금방 졌기 때문에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가야 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밤의 숲은 위험하니까.


그렇게 귀가하던 와중 반가운 녀석을 발견했다.


“오.”


그건 바로 분홍색의 슬라임. 이 주변에서 나타나는 슬라임은 겁이 많은 편이라 공격당해도 도망만 치는 몬스터였다. 이 숲에서는 뿔다람쥐를 제외하고 내가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몬스터라고 할 수 있었다.


특히 이 녀석들은 육식 슬라임이 아니라 초식 슬라임인데, 이 녀석들도 약하기 때문에 저 반투명한 몸 사이로 보이는 작은 마석이 그다지 쓸모가 없었다.


게다가 슬라임의 저 흐느적거리는 몸체는 약하지만 부식을 일으키기 때문에 몬스터를 전문적으로 사냥하는 사람들도 슬라임은 잡지 않는다.


인명피해를 입히는 육식 슬라임이라던가, 킹, 퀸 슬라임이면 모를까, 풀이나 과일 따위를 먹는 슬라임은 마석을 가지고 있음에도 몬스터 취급도 못 받는 신세인 것이다.


잡을 필요도 없는 초식 슬라임 잡다가 무기나 방어구가 부식되서 되려 수리비만 더 나오니 더욱 잡을 가치가 없기도 하고 말이다.


“가만히 있으렴.”

“부르르르?”


근데 그건 그 사람들이고 나는 아니라는 것이지. 아무런 끈도 없이 연금술사로 밥 벌어 먹고살려면 남들과는 다른 재료, 더 저렴한 재료로 괜찮은 물건을 만들어 낼 줄 알아야 한다. 그게 아니면 하늘이 내린 재능으로 다 씹어먹던지.


참고로 슬라임을 먹는 미친놈은 이 세계에 없다. 먹어볼 생각을 하는 도라이도 없다.


근데 그 도라이와 미친놈이 나다.


다행히 특이체질로 약간 탈만 나고 말았지만 보통의 사람이 슬라임을 먹는다면 탈이 나는 게 아니라 이미 요단강, 아니 이세계니까 대지로 돌아가고도 세 번은 갔을 것이다.


특이체질 덕분에 슬라임을 무리 없이 먹을 수 있었고 슬라임의 맛은 달콤했다.


그래, 맛있었다 이 말이다.


오랜만에 맛본 강렬한 단맛에 눈이 뒤집혀 그 자리에서 슬라임 한 마리를 먹어 치운 적이 있었고 슬라임이 가진 부식독으로 인해 한동안 고생은 했지만 결국 부식독을 없애고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날 죽일 수 없는 건 날 강하게 만들 뿐!’


분홍색 슬라임은 마침 내가 필요로 한 ‘딸기 맛’을 내는 슬라임. 돌아가는 길에 만나다니 오늘은 뭔가 풀리는 날인가 보다.


슬라임은 여전히 부르르르 걸렸지만 나는 조용히 낫을 꺼냈을 뿐이다.


“좀만 줘!”

“뿌르르르르르르르!”


슬라임의 점성 있는 몸통 1/3을 베어냈다. 놀란 슬라임은 이미 저만치 도망가 버렸기에 이걸로 만족해야 했다.


‘뭐 이런 미친놈이 다 있느냐.’

‘하지만 맛있었죠? 악! 왜 자꾸 때리는데요!’

‘미친놈한텐 매가 약이느라···.’


처음 포션에 슬라임 덩어리를 넣는다고 했을 때 기함하던 스승이 생각났다. 입장을 거꾸로 놓고 봐도 미친놈처럼 보이긴 했을 것이다.


부식독이 있는 몬스터를 산 채로 먹는 미친놈이 어딨겠는가.


문제는 그게 나라는 거지만.


하지만 이것도 설명할 수 있는 게 먹는 것에 한정해서는 죽을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걸 어떻게 설명하고 납득시켜야 하나 싶었지만 스승은 그냥 이상한 놈 취급만 하고는 그 이상으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양식이라도 할 수 있으면 편하게 좋을 텐데 말이지.’


온순한 몬스터이니 양식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실행도 해봤지만 실패했다.


슬라임을 키우게 되면 원하는 맛을 가진 먹이를 공급해야만 했는데 그러지 않고 잡초나 여물 따위를 주면 슬라임 색이 분홍색에서 초록색으로 바뀌고 맛도 여물 맛이 나게 바뀌었다.


슬라임이 내는 과일 맛이 짙어서 포션에 첨가하는 건데, 먹이로 과일을 주면 손해가 너무 컸다. 과일은 여기서도 가격이 나가니 그걸 온종일 슬라임한테 먹이느니 차라리 가끔 이렇게 나와서 잘라가는 게 나았다.


물론 이것도 우리 고객들에겐 비밀이다. 애초에 포션을 어떻게 만드는 지 궁금해하지도 않긴 하지만 슬라임이 들어갔다고 하면 다들 떨떠름해 할 것 같았으니 굳이 알려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딸기‘맛’이라고 했지 딸기를 썼다곤 안 했으니까, 따지고 보면 사기도 아니지 않을까?


어쨌든 먹고 탈 난 사람은 없었고 성능도 확실한 데다 맛도 있으니 슬라임 좀 넣었다고 다들 뭐라고 하진 않을 것이다.


길을 되짚어 오면서도 포획 틀을 찾으러 이동할 때 발견하지 못했던 약초들이 있으면 부지런히 채집했다.


“만족스럽구만.”


바흐머 숲 초입부, 그것도 안전한 곳으로만 하루 잠깐 돌았을 뿐이지만 한가득 담긴 포션의 재료와 약재들을 보면 힘들고 고되긴 하지만 뿌듯하긴 했다.


‘이게 사면 얼만데? 조금 고생하고 말지!’


물론 돈이 많은 연금술사나 마법사라면 따로 약초꾼을 고용하던가 거래소에서 구매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재룟값이 너무 비싸 수지가 맞지 않았다.


수지가 맞지 않는 이유는 당연하게도 포션의 맛 보정 때문에 포션의 베이스가 되는 재료가 최소 두 배에서 세 배는 더 들어가기 때문이다.


물론 남들처럼 만들고 남들처럼 팔아도 된다.


하지만 재료가 무한으로 나오는 바흐머 숲이 바로 옆에 있는데 조금 고생하고 만들고 싶은 거 만드는 게 더 좋지 않나 싶은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맛 보정을 거친 포션은 기존의 포션보다 비싸도 잘 팔렸으니 재료비는 0의 수렴하면서도 더 비싸게 팔고 이윤은 많이 남았으니 다른 게 창조경제가 아니라 이게 창조경제였다.


물론 내 노동력 어쩌구는 생각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 세계에서 뭘 하든 노동한 것만큼의 값을 받지 못한다. 최저임금도 없는 시대인데 사기꾼한테 떼어먹히지나 않으면 다행인 것.


고로 나를 굴리면 되는 것이다. 내가 나를 떼어먹진 않으니까!


“일단 이것들은 창고에 두고 나머지는 밥부터 먹고 해야겠다.”


하루 동안 채집해 온 재료들을 창고에 아무렇게나 넣어놨다. 어차피 용도에 따라 다시 정리해야 하므로문에 대충 둔 것이다. 여기서 바로 정리를 시작하면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자야 했기 때문이다.


혼자 먹는 저녁 상이기에 간소하게만 차렸다.


‘김치 먹고 싶다···.’


저녁 식사는 삼겹살 구이와 밥, 그리고 삶은 양배추가 다였다. 이곳도 돼지, 닭, 소를 포함한 육류가 있었고 쌀과 밀이 있었다.


솔직히 말해 삼겹살 그만 먹고 싶다···. 하다못해 이 느끼한 기름을 싹 씻어낼 김치라도 있었으면 소원이 없겠다 싶을 정도였는데 돼지의 다른 부위 중 왜 유독 삼겹살이 가격이 낮은 건지 알 것 같은 부분이었다.


비계 함량이 많은 고기는 쉽게 물리게 했다. 그나마 밥과 양배추가 있다는 점인데 그것만으론 이 기름을 씻어내기엔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김치도 직접 담가야 할 때가 온 것인가···라고, 혼잣말해 봤지만 김치는 먹어만 봤지 직접 해 본 적은 없었기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것 같았다.


밀보다 비싼 쌀로 제대로 된 밥을 만드는 것에도 많은 실패를 겪었으니 김치라고 다를 게 있나 싶었다.


그렇게 슬픔과 기름으로 얼룩진 식사를 적당히 끝내고 청록색 환을 씹었다.


입안에 강한 박하향이 확- 덮쳐왔다.


-질겅질겅.


“얼른 끝내고 잠이나 자자. 내일 또 일이 있으니까.”


씹을 때마다 퍼지는 강렬한 박하향은 정신을 번뜩 들게 했다. 곧바로 설거지하고 창고로 돌아가 오늘 수확한 재료들을 분류했다.


포션의 재료가 되는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 손질이 필요한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


나름의 기준으로 분류했고 일을 끝마치고 나니 피로감이 몰려왔다. 오늘도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


아침 해가 밝자마자 라르바티로 향했다.


“테오! 오랜만이구나!”


라르바티의 외성을 지키는 경비대장 스벤이 날 반갑게 맞이해줬다. 스벤에겐 이전에 부인들에게 팔았었던 정력 포션을 몇 병 찔러준 적이 있었다. 포션의 효과가 좋았는지 그 이후부터는 오늘처럼 날 몹시 반가워했었다.


나에게 편리를 제공해 주는 사람이 호감을 가지고 있다면 응당 이 호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 나는 성큼 정력 포션과 활력 포션 한 병을 꺼내 그에게 쥐여줬다.


“크흠! 그래서 오늘은 뭐 때문에 도시에 방문하는 건가? 물건판매인가?”


스벤은 그러면서도 다른 경비대원들 눈치를 보며 내가 건넨 물건을 몰래 챙겼다.


나는 모르는 척하며 스벤의 질문에 답변했다.


“아닙니다. 오늘은 대장장이 롭다의 일을 도우러 왔습니다..”“아~ 오늘이 그날인가 보군? 알겠네. 신분패는 들고 왔겠지? 우리가 서로 아는 사이라곤 해도 지킬 건 지켜야 하는 거 알지?”

“그럼요.”


신분패를 꺼내 스벤에게 보였다.


“확인했다. 들어가도록!”

“네, 스벤 대장님도 오늘 수고하십시오.”

“고맙네, 일 잘 보게나!”


오늘도 별 탈 없이 라르바티로 들어갈 수 있었다.


서쪽으로 조금 더 걸어 라르바티의 장인 거리가 나왔다. 장인 거리라고 명칭 된 이곳은 ‘거리’라기보단 하나의 지역구였지만 모두가 거리라고 불렀기에 하나의 지역명이 되어버린 곳이다.


그렇게 장인 거리를 걷다 모루와 망치, 그리고 그 둘을 관통하듯 그려져 있는 검이 심볼로 그려져 있는 대장간에 들어갔다.


대장간 안은 후끈한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캉! 캉!


그리고 쉴 새 없이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와 어지간한 목소리론 주인을 부를 수 없을 것 같았다.


“롭다 아저씨!”


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로 주인을 불렀지만 대장간의 소리에 묻어버렸다. 어쩔 수 없이 대장간 안쪽, 가장 후끈한 열기가 자리 잡은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곳엔 땀을 비 오듯 흘리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탄탄한 체격의 작은 키를 가진 드워프, 롭다가 벌거진 쇠를 열심히 두드리고 있었다.


‘일하던 중에 건드리는 것만큼 짜증 나는 것도 없지.’


롭다의 일이 끝날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 그리고 그의 행동이 잠시 멈췄을 때 다시 그의 이름을 불렀다.


“롭다 아저씨!”

“아! 샌님 왔느냐!!!”

“크게 말 안 해도 다 들린다니까요!”


대장장이 롭다가 대장간이 떠나가라는 듯 크게 대답했다. 기차화통을 삶아 먹은 것 같은 그의 울림통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귀가 아팠다.


내가 귀를 움켜쥐는 행동을 취하자 그 모습이 웃긴다는 듯 롭다가 대장간이 떠나가라는 듯 크게 웃었다.


그런 그를 애써 무시하며 그에게 물었다.


“오늘은 뭐부터 하면 돼요?”

“모부털이라고? 모부털이 뭐냐?”


이건 드워프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 중 하나로 그들 대부분은 모두 롭다처럼 큰 목소리를 지니고 있었는데 그만큼의 성량을 타인에게 요구할 정도로 청력이 약했다.


그리고 롭다는 그 드워프들 중에서도 목소리가 작은 편에 속했고 말도 더 잘 알아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최선을 다해 소리를 질러야만 했지만···.


“아니! 뭐! 부터! 시작! 하면! 되냐고요!”

“아~ 저기 늘여놓은 것들 전부다!”


롭다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일반적인 검은 물론이고 단검, 너클, 견갑 같은 쇠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물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이런 시발···.’


그리고 저게 오늘 안으로 내가 마법 부여를 걸어야 할 장비란 소리였다.


나는 말없이 주머니에서 마나 사탕을 입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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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카르타 협곡(2) +1 24.02.16 162 8 15쪽
8 카르타 협곡(1) +1 24.02.14 182 8 16쪽
7 파티모집(2) +1 24.02.12 194 8 16쪽
6 파티 모집(1) +2 24.02.09 209 9 18쪽
5 마법 부여 +1 24.02.07 216 9 17쪽
» 포션의 재료 +1 24.02.05 224 10 16쪽
3 길거리 연금술사(3) +3 24.02.02 239 10 17쪽
2 길거리 연금술사(2) +3 24.01.31 269 11 18쪽
1 길거리 연금술사(1) +2 24.01.29 365 1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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