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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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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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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금쪽이 아빠

DUMMY

적의 장수를 술자리로 유인해서 제거하는 전략.

이것은 역사적으로도 그 유례가 없지 않았다.


항우가 유방을 제거하기 위해 열었던 연회.

형주에서 채모가 유비를 제거하기 위해서 열었던 연회.


지금 양호가 말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그러나 연회를 베푸는 것이 조선 조정이 된다면 그 책임 또한 조정에 있다.

실패한다면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은 모두 죽을 것이었다.


‘이 자가 지금 나를 이용해 차도살인하려는 것인가···’


선조는 넌지시 양호의 속을 떠보았다.


“남원성에서 조명천 삼국의 연합군이 대승을 거두었으니, 응당 그날 있었던 장수들을 불러 모아 치하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대인께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물론이오. 당연히 우리 역시 참석할 것이오.”


명이 함께 한다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선조의 머릿속은 맹렬하게 계산하고 있었다.


‘만일 일이 잘못된다면···’


그들은 왜적 6만을 일각도 걸리지 않아 전멸시켰다.

자신이 보고받은 것의 절반?

아니 그 절반의 절반만 하더라도 그들은 조선 조정 전체를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술을 먹인 후에 제독과 장수들을 인질로 잡는다면···’


술자리에 그들을 비무장 상태로 들인다면 가능하다.

하지만 조총이 없이도 우명식이라고 하는 대인의 무력은 지난번 중원 최고의 무장인 양원을 압도했다.


‘불가능하다···’


그가 가진 것은 단도.

아마 연회에 조총은 아니더라도 단도는 가져올 것이었다.

아마 궁수들을 배치한다면 단도로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죽여서는 안 된다.’


죽인다면 대모구락시호에서 분명 용으로 보복을 해올 것이다.

그들이 살려서 볼모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그들이 살아있는 동안은 천조국의 배는 조선의 명을 따를 것이었다.


‘양호···이 자를 이용해야겠구나···’


손에 피를 묻히는 일은 응당 남에게 떠넘기는 것이 옳았다.

그리고 어떻게든 명을 엮어 넣어야 일이 잘못되더라도 빠져나갈 구멍이 생긴다.

선조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천자께 그것이 좋은 일이라면 응당 따라야 하겠지요. 하지만 조선군은 약하고 힘이 없으니, 연회를 연다고 해도 그들을 잡을 계책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왕께서 결심만 한다면 무엇이 걱정이겠소? 내가 다 생각이 있소.”


“대인께서 가르침을 주시겠습니까?”


“현재 임시로 쓰고 있는 조선의 궁궐은 크지 않으니, 그것을 핑계로 참석하는 인원을 5명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오. 그들 중에 당연히 제독이라는 자는 올 것이고, 우 대인이라는 자도 오겠지. 나머지도 아마 고위급들이 올 거요.”


“그렇습니다. 허나 지난번처럼 강철용을 끌고 와서 바깥에서 경비하지 않겠습니까?”


“그들이 강철용을 착륙시키는 것을 볼 때, 한쪽 구석에 착륙시켰소.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아시겠소?”


선조는 곰곰이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

그것을 본 양호가 안타깝다는 듯이 말했다.


“ 구석은 두 면이 담으로 보호되기 때문에 그곳을 사용하는 것이오. 강철용이 앉을만한 자리에는 짐을 쌓아두거나, 땅을 헤집어두어 착륙할 곳을 한 곳으로 강제하는 것이오. 그리고 그 한쪽 구석에 화약을 묻어두면 그들이 어찌 도망칠 수가 있겠소?”


“강철용은 그리하여도, 그 우대인이라는 자의 무력은 감히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만일 함께 오는 이들도 그와 같다면 일의 성패를 가늠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단도 외에도 작은 조총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까?”


“지난번 그자의 몸놀림은 확실히 놀라운 수준이긴 했소. 그가 지닌 병기 또한 고금에 보기 드문 신병이오. 양원의 말로는 현철을 무처럼 자른다고 하더군. 허나 그것은 칼과 칼이 맞부딪힐 때의 이야기요. 도리깨와 도끼로 무장한 병사들이 사방에서 달려든다면 칼 한 자루로 어찌하겠소? 그리고 그 작은 총에 탄환이 있다고 해도 결국은 한계가 있을 것이오. 많아 봐야 십여 발이 아니겠소?”


“대인의 가르침을 들으니, 눈앞이 훤해지는 것 같습니다. 용맹한 명의 병사들이 있으니 그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선조는 이제 대놓고 양호에게 일을 떠넘긴다.

자리 제공은 이쪽에서 할 테니 일 처리는 명에서 하는 것이 옳았다.

일이 잘못되었을 때 최소한 발을 빼고 도망칠 자리는 만들어두는 것이다.


양호 또한 선조의 속을 모르지는 않다.

오히려 그가 바라든 바였다.

명의 병력을 동원한다면 천조국인들을 잡았을 때 자연스럽게 그들의 신변을 명에서 확보한다.


‘이 너구리 같은 놈이 다른 수작을 부릴 테지만···’


선조가 앞에서는 자신에게 고분고분하지만, 뒤에서는 다른 수작을 부리는 것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세상일이 결국 그런 것이 아니던가.


“걱정하지 마시오! 우리가 알아서 할 터이니!”


새로운 조총. 새로운 무기.

그들이 가진 놀라운 기술과 강철의 전함.

그것들은 이제 명의 것이 될 것이었다.



# # #



최영환은 말 위에서 천천히 흔들리며 가고 있었다.

그의 곁에는 함장 이준원이 나란히 말머리를 하고 천천히 걷고 있다.

그리고 우명식의 SEAL 팀 1개 분대가 그들과 함께 말을 타고 호위하고 있었다.


‘해군 정복을 입고 기마라니···’


본인이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는 이준원이다.

그러니 그들 주위에 인파들이 구름처럼 몰려드는 것도 당연했다.


-조선 말을 쓴다더구만···

-귀신과 용을 부린다더니 과연 생긴 것과 복장이 요사하지 않은가?

-남원성의 왜적들이 전멸했다니 이제는 왜란도 끝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수군거리지만 들리지 않을 리가 없다.

찬탄, 호기심, 두려움, 경계.

미지의 것에 대한 모든 종류의 감정이 그들을 향해 몰려든다.


“외계인이 된 것 같군.”


하지만 익숙해져야 했다.

항공유의 비축은 바닥나고 있고, 군사작전이 아니라면 헬기는 아껴야 한다.

최영환의 눈길이 다정하게 부하들을 향했다.


“그것보다 오는 동안에 모두 말타는 게 많이 늘었군.”


“배보다는 덜 흔들리니까요.”


생각보다 모두 기마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었다.

최영환은 앞에서 길을 안내하는 강화부사를 흘깃 본 후 이준원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는 아직도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볼모는 우리 승조원들이 육지에서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했어. 하지만 그들이 이렇게 쉽게 받아들일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군.”


“아마도 쓰레기를 치운다는 생각에 흔쾌히 동의한 게 아닐까요?”


이준원의 말은 임해군과 순화군을 말하는 것이다.

조선이 어느 왕자를 보내올지는 모르지만, 만약 그들을 보내온다면···

그들이 볼모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연쇄살인마라고 해도 왕족은 왕족. 순화군이 몇십 명을 죽였어도 그는 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볼모는 한 국가의 왕실에서는 결코 쉽게 받아들일 만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리고 조선이 타 국가에 왕자를 볼모로 보내는 건 명에서도 용납하지 않을 문제잖습니까?”


“그렇지. 그래서 우리도 조건을 내걸었지만 쉽게 받아들일 걸로 생각하지않았지.”


그것을 위해서 대량살상무기 해룡을 사용했다.

이번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다음에는 왜성들에 미사일을 퍼부을 생각이었다.

그렇게 천천히 조선을 설득하고 압박해 나갈 생각.

먼저 크게 지르고 조금씩 양보하며 협상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단 이틀 만에 조선이 모든 조건을 수락한 것이다.


강형범이 순화군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지금이 1597년이니까 아마 순화군이 18살일 겁니다. 임진왜란 당시에 이놈은 10대 초반일 텐데 그사이에도 여러 명을 때려죽였습니다. 그리고···”


그런데도 그는 벌을 받지 않았다.

순화군은 막 나가기 시작했고, 급기야 대형 사고를 치게 된다.

중전인 의인왕후 박씨가 죽어 장례를 치르던 중, 궁녀를 어머니의 관 옆에서 강제로 겁탈한 것.


“그게 아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아마, 내년이나 그 후년에 일어날 일일 겁니다.”


법에 따르자면.

강간을 한 자는 사형이었다.


하지만 왕자를 죽일 수는 없으니 종부시(왕족 처벌기관)에서는 편법을 찾았다.

강간 대신 화간으로 죄목을 바꾼 것.


화간을 한 자는 곤장 80대.

부모의 상 중에 있으면서 화간한 자는 그 두 배.


아무리 낮춰도 160대.

그것이 어떻게든 찾아낸 편법이고, 순화군이 받아야 벌이었다.


“하지만 선조는 그를 그냥 유배 보내는 걸로 끝냈습니다. 그것도 가까운 수원으로 말이죠. 하지만 유배지에서도 사람을 죽이고, 부사에게 칼을 휘두르는 만행을 저지르고 불을 지르고, 사람을 또 죽였습니다. 거의 중독 수준의 연쇄살인마 수준이죠. 놈이 살인을 하는 건 그냥 목을 베는 수준이 아니라 이빨을 뽑고, 묶어서 패는 등의 고문 수준이었습니다.”


“허어···완전 인간 개 말종이구먼. 그래서 그래도 선조가 또 용서했단 말인가?”


듣고 있던 우명식이 혀를 찼다.

아무리 왕족이라 해도 법이라는 것은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순화군은 병에 걸려 죽었지만 단 한 번도 처벌받은 적은 없습니다. 왕족의 유배라는 건 처벌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선조가 아들을 완전 금쪽이로 키웠군.”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식 사랑일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왕족의 권위일 수도 있고, 또 백성들의 목숨을 가볍게 본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유야 어쨌건 왕족을 볼모로 준다는 것을 이렇게 쉽게 동의했다는 것 자체가 사실 저는 의심스럽습니다.”


강형범의 말에 최영환과 이준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찌 되었든 대비할 것은 모두 대비해야 했다.


“탄창은 얼마나 챙겼나?”


“10개씩 소지하고 있습니다.”


글록 17 반자동 권총.

9mm 패러벨럼 탄이 17발이 장착된다.

그리고 K2소총으로 호위하는 호위대까지.

그 정도라면 충분할 것이다.


“술과 음식은 그들이 먹었던 것만 먹도록. 절대 방심해서는 안된다.”


대화를 나누는 사이.

어느새 서대문의 입구로 들어서고 있었다.



# # #



탕, 찜, 전골, 볶음, 구이, 적, 편육, 과일, 채소들과 과일.

그리고 도자기로 만들어진 주전자와 술잔.


-쪼르르르륵!


‘저걸 들고 돌아가면 최소 1억짜리는 될 텐데···’


그 술잔에 술이 따라지는 것을 보며 문득 강형범은 바보 같은 생각을 했다.


왕실의 연회라고는 하지만 조촐했다.

5만 원짜리 한정식집에서 나오는 것보다 수준이 못하다.

생선은 민물고기였고, 고기류는 고춧가루가 없어서 눈으로 보기에도 심심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맛없는 한식집에 억지로 불려 온 느낌이다.


“한 잔씩들 드시오. 이번에 대명의 군대와 천조국의 군대가 힘을 합해서 남원에서 큰 공을 세웠으니 그야말로 뱃속에 들어앉아 있던 커다란 돌을 걷어낸 기분입니다.”


선조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기미상궁들이 이미 술과 안주들을 확인하고 물러갔다.

그러나 최영환은 아직 술잔을 들 생각은 없었다.


“조선군들이 참으로 용맹하더군요. 특히 전라 병마절도사 이복남과 교룡산성 별장 신호가 보여준 기개는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명군도 대단했지요. 2만의 왜구들을 몰살시키고 장수들의 수급을 취했으니 놀라운 공입니다. 그런데 양원 장군이 보이지 않는군요?”


뭔가가 꺼림칙하다.

남원성 전투의 승전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자리.

양원이 그 자리에 없는 것이다.


조선 측은 선조와 류성룡, 이항복과 이름을 모르는 두 명까지 다섯.

그리고 명쪽도 다섯이지만 남원성에서 봤던 양호, 그외에는 모르는 얼굴들뿐이다.

이쪽은 최영환과 이준원, 그리고 UDT의 우명식과 한철호, 그리고 강형범까지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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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 24.03.30 2,393 74 12쪽
15 한산도의 노장(老將) +4 24.03.29 2,511 60 12쪽
14 충(忠)을 향한 걸음 +2 24.03.28 2,522 68 13쪽
13 남원성 전투 +2 24.03.27 2,613 62 12쪽
12 화폐가 없는 나라 +4 24.03.26 2,654 63 12쪽
11 독을 타다니! +5 24.03.25 2,665 68 12쪽
10 데모크라시호에 탑승을 환영하오 +4 24.03.24 2,752 76 12쪽
9 화약이나 비누부터 만들던데요? +2 24.03.23 2,856 67 13쪽
8 왜성들까지 없애주겠소. +4 24.03.22 2,905 7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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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보이지 않았다. +7 24.03.20 3,092 7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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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민주주의를 배달하실 겁니까? +11 24.03.18 3,496 7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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