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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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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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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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case 1 : 헥티스 강도단 사건 (3)

DUMMY


‘벌써 오후 6시 50분.... 설마 에드가 약속을 어긴 건가? 아니, 혹시라도 연락조차 못할 만큼 위험한 거라면...’


노을이 점점 지는 순간부터 표정이 급격히 나빠져만 가던 라울은 괜히 경찰국 안을 이리저리 쏘다니기 시작했다. 늘 시끌벅적하던 경찰국 내부는 오늘따라 한산하다 못해 조용하긴 했지만 아무도 라울을 신경 쓰지는 않았다.


초조함에 시계를 한 번 더 본 라울은 마음이 급해져 루테와 부하 경관들이 쓰는 사무실 앞을 얼쩡거리다 루테의 오른팔인 리사 경관을 마주쳤다.


“엇, 검시관님! 보고서 전달하러 오셨어요?”


“아니? 응... 그럼, 보고 드리러 왔지.”


전달하러 왔다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 리사는 애매한 라울의 대답에도 웃으며 친절히 문을 열어주었다. 라울은 보고서를 가져온 건 사실이나, 이걸 주려고 들른 건 아니었다.


사무실 앞에서 어슬렁거리다가 지금처럼 들켰을 때 뭐라도 핑계 삼으러 들고 온 사실상 백지의 보고서였다.


“그나저나 오늘 경감님 기분이 무척 안 좋으시던데, 왜인지 아세요?”


“.... 글쎄? 하루이틀 안 좋으신 게 아니어야지.”


루테는 사무실 안에서도 따로 집무실을 사용하기 때문에 바로 라울과 마주치지는 않았다. 아직 시간은 6시 53분, 조금 더 시간을 끌어보려 라울은 리사와 대화를 나누려고 했지만 오히려 당황했다.



루테의 기분이 안 좋은 원인 중에 하나가 자신이기 때문에 양심이 찔린 것도 있지만, 더욱 기분 나빠질 소식을 가지고 왔기에 리사에게 미안해 진땀이 났다.


‘어쩌지. 진짜 내 입으로 말해야 되는 거야? 에드가 강도단을 쫓아갔고 나는 묵인했다고?’


따르르릉-


그 순간 라울을 구원하듯 전화벨이 울렸고, 막내 론다 경관이 전화를 받았다.


“네- 어디시라고요? 에드워드경이요?”


막내의 대답에 사무실이 일순간 얼어붙는 것 같았다. 리사마저 조금 당황한 듯 라울은 내버려 두고 재빨리 론다에게 다가갔다.


“론다, 전화 나한테 바꿔줄래요?”


“아, 넵!”


“-에드워드경. 무슨 일이세요? 루테 경관님이요? 계시긴 하신데...”


리사가 난처한 듯 말끝을 흐렸으나 곧 에드워드가 언급한 단어에 표정이 바뀔 수밖에 없었다. 라울이 멀리서 얼핏 듣기에는 ‘마차’라는 단어가 들린 것도 같았다.


“하아-..... 알겠습니다. 잠시만요, 바꿔드릴게요.”


전화기를 잠시 내려놓은 리사는 사무실에 남아있는 이들에게 눈짓했다. 사실 어떤 신호를 보내기도 전에, 경관들은 ‘에드워드’라는 이름이 나온 순간부터 이미 앞다투어 사무실을 뛰쳐나가고 있었다.


막내 경관인 론다만이 어리둥절하게 선배들을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라울, 론다를 저 선배라고는 볼 수 없는 사람들한테 데려다 줄래요?”


“응, 걱정하지 마.”


평소 까칠한 라울이었지만, 자신과 관련되어 있다는 자각은 남아 있어 약간의 친절을 베풀기로 마음먹었다. 론다는 아직 상황 파악이 잘 되지 않았음에도 리사가 루테의 방으로 들어가기 전 눈치껏 라울을 따라나섰다.


“이- 미친-XX야- 제정신 XX---"


사무실의 문이 닫히기 직전, 론다는 이유를 깨달았다. 첫 번째로는 루테의 집무실을 넘어 사무실까지 온갖 육두문자가 난무하는 거친 전화가 다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경감님은 친절하지도 않고, 말투도 거칠어서 그녀에게 적응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론다도 경관이기에 나름 매일 상사를 보면서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경감님이 이렇게까지 화내는 모습은 론다도 처음 목격했다.


“론다 경관님, 에드와 같이 일하는 건 처음인가?”


“넵! 말씀은 종종 들었습니다만...”


“선배들이 많이 주의를 줬겠지만, 단단히 준비해. 그와 엮이면 평범한 일이 없거든.”


라울의 말처럼 경관들이 움직인 두 번째 이유는 이렇게 에드워드가 마음대로 일을 벌일 때는 거하게 한 건 올리는 일이 잦았으므로 빠르게 출동 준비를 마쳐놓기 위해서였다. 사건을 맡는 과정이 좀 순탄치는 않을지라도, 실적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올릴 때가 많았다.


“어이~! 후배 좀 챙기지?”


“... 아, 감사합니다. 검시관님.”


시끌벅적해진 경찰국 복도에서 라울은 솜씨 좋게 경관이 멈추게 한 뒤, 론다를 인계해 줬다. 경관들은 그제야 자신들이 후배를 사무실에 버려둔 채 도망쳐 나왔다는 사실을 자각해 멋쩍어하며 라울에게 고마움을 표하고는 본연의 업무로 돌아갔다.


무사히 리사가 준 임무를 마쳤기에 라울은 에드가 무사함에 안도하며 검사실로 사라졌다.


“다들 준비 끝냈어? 말은 준비되었고?”


“잠깐만, 아까 담배 피우러 간 그 둘 아직 안 왔어. 그리고 론다! 저번에 그 구급품 좀 확인해 봐. 부족한 거 채워놨는지 모르겠네.”


심상치 않은 경관들의 분위기에 론다는 마음을 다잡았다. 자신도 무언가 돕고 싶었지만, 막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기에 피해가 되지 않게 열심히 노력할 뿐이었다.


이내 한참을 통화하던 루테가 아직까지도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씩씩대며 리사와 함께 사무실 밖으로 나섰다.


“셀렌으로 간다! 다른 과에 지원요청도 보내놔. 시간 되든, 안 되든 빨리 뛰어오라 그래!”


갑자기 지원요청에 대한 명령에 경관들은 의아하게 루테를 쳐다보았으나, 그녀는 담배를 뻑뻑 피워댈 뿐, 아무에게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경감은 웬만하면 타 부서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는 사람인지라, 지금 출동하는 사건이 얼마나 큰지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어느 정도 사건이길래 지원까지... 대규모 사상자가 나올지도 모르니 정신 바짝 차려야겠군.’


모두가 불안한 눈길로 준비를 마치고 말에 올라탔다. 두려움 속에서도 다들 모종의 다짐들은 끝낸 상태였다.


“출발한다!”


‘..... 정말 이 수도에서, 인신매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사건사고가 많은 수도였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는 또 처음이었다. 에드워드의 말이 진실일 경우를 대비해 지원 요청을 했지만, 제발 아니길 바랐다.


노예제도는 250년 전, 제국이 생길 무렵 폐지된 지 오래되었고, 납치는 있어도 이렇게 조직적인 인신매매를 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있는가 싶었다.


‘잠깐만, 그럼 클로이는?’


루테는 모든 일의 시작을 되짚어보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에드워드의 조수인 클로이니 당연히 옆에 있을 거란 생각도 들었지만 어쩐지 다급했던 에드워드의 목소리가 마음에 걸렸다.


더구나 대화를 곱씹어 생각해 보니 에드워드의 설명 속에는 클로이가 아예 등장조차 하지 않았다.


“서둘러! 밤이 더 깊어지기 전 셀렌에 도착한다!”


애써 떠오른 가능성을 무시하며 루테는 부하 경관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런 그녀에게 익숙한 듯 경관들은 빠르게 말을 몰아 셀렌으로 이동했다.





.

.

.





‘생각보다 더 사람이 많이 없군.’


셀렌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보던 에드워드는 평가를 내렸다. 기존의 셀렌은 공작가에서 생산된 물건을 수도로 들여오기 전, 잠시 보관하던 지역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오르뷔가 발견되며 오르뷔를 수송하고 보급하는 곳이 다른 지역에 생기게 되면서 원래 보관 창고 역할을 하던 셀렌을 잘 이용하지 않게 되었다. 이로 인해 현재는 지역적으로 낙후되었고, 폐창고들이 많이 생겨나 마을의 범위 자체가 많이 줄어든 곳이었다.


‘어수선해, 무슨 일이 있는 건가?’


마을 주변의 언덕에 올라가 내려다보니 폐창고들 중 희미하게나마 불이 켜져 있는 곳이 몇 없었다. 덕분에 강도단의 근거지 자체를 찾기는 쉬웠지만, 멀리서 보기에도 묘하게 강도들의 움직임이 잦았다. 에드워드는 쌍안경을 꺼내 들고 우선 규모를 파악하려 했다.


‘강도단이 쓰는 창고는 두 개, 꽤나 옛날에 지어 군데군데 틈이 있는 나무 창고와 바로 옆의 벽돌로 된 창고군. 은신처라기 보단 집합지에 가까워. 문은 각각 3개... 앞문과 뒷문, 나무 창고와 벽돌 창고가 마주 보고 있는 옆 문 하나.’


언덕을 거의 내려와 나무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에드워드는 이상함을 느꼈다.


‘모든 문에 왜 보초가 없지? 문을 잠갔다고 해도, 최소한의 인원은 세워둘 텐데..’


에드워드의 의문은 곧 풀렸다. 나무 창고에서 강도들이 무기들 들고 나오기 시작해 벽돌 창고 쪽으로 정신없이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안으로 들어간 이후, 때때로 총소리가 울려 퍼지기도 하고 여러 명의 비명소리가 이어졌다.


원래는 보초가 있었으나 문제가 생겨 그들이 안으로 들어갔고, 그걸로도 모자라 나무 창고 쪽에서 추가 인원이 투입된 것 같았다. 내부를 확인하려고 에드워드가 좀 더 창고 쪽으로 접근하려는 순간, 누군가 뱉은 말에 소름이 끼쳤다.


“저 X 잡아! 왜 총 하나 없는 여자를 못 잡냐고! 빨리 죽여버려!!”


클로이다. 에드워드의 이성과 직감 모두, 한 가지 가능성만을 가리켰다. 설마 하는 예상이 진실이 된 순간 에드워드는 서둘러 총을 꺼내 실탄을 장전했다. 방금 전, 10명이 넘는 강도들이 벽돌 창고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으니 상황이 위급했다.


‘........ 에드.....’


그녀가 죽기 직전의 모습이 악몽처럼 다시 에드워드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영영 이 기억을 떨쳐버릴 수는 없을지라도, 꼼짝없이 몸이 구속당한 채 무력하게 보고 있을 때와 지금은 달랐다.


에드워드는 두 창고 사이로 들어가 벽돌 창고의 옆문으로 진입하려 했다. 나무 창고의 틈에서 새어 나오는 대화를 듣기 전까지는.


“........ 저렇게 머리를 못 써서야, 그냥 불을 지르면 끝날 것을”


“예... 예?”


“불을 지르면, 거기서 뒤지기 싫으면 뛰쳐나올 것 아니냐?”


“하.... 하지만 보스, 물건들은요? 자칫하다간 같이 죽...... 아악!”


총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나무 창고를 관통했다. 보스라 불린 인물이 자신의 말에 토를 단 부하를 즉결로 처분한 모양새였다. 이 과정을 목격한 다른 부하들은 곧 보스의 말에 따라 준비하는 듯 소란이 일고 있었다.


‘안 돼. 불을 지르면 안에 있던 납치된 사람들과 클로이는 밖으로 나오려 할 테고....’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강도단들에게 손쉽게 당할 것이 뻔했다. 그렇다고 불을 지르려는 강도들을 저지하러 움직이기에는 그 사이 클로이가 전투 중에 죽을 수도 있었다. 복잡해진 생각에 에드워드는 헛숨을 들이켰다.


또다시 최선의 선택지란 없었다.


‘최악보다는.... 차악을.’


여전히 벽돌 창고 안에서는 비명소리가 들려왔지만, 지금은 클로이를 믿는 방법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에드워드는 입술을 깨물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나무 창고의 앞문으로 걸어갔다.


쾅-


“이건 뭐야?”


갑작스러운 에드워드의 등장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불을 들고 막 창고 밖으로 나서려던 강도들은 문 앞에 서있는 그를 보고 의아해했다.


옆 창고가 아닌 자신에게로 모든 집중을 모으는 것이 에드워드가 원했던 일이기에 그는 불안감을 숨기고,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에드워드 바몬.”


자연스럽게 자신을 소개하는 그를 보며 강도는 기차 차다는 듯 웃었다. 지금 상황에서 이름이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 그러나 다음 순간 그는 표정조차 지을 수 없었다.


타앙-


"- 탐정이다.”


에드워드가 쏜 총알이 가장 가까이에 있던 강도에게 맞았고, 창고 안은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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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2) 24.04.02 16 0 12쪽
7 case 2 : 엥겔 백작 살인 사건 (1) 24.04.01 15 0 12쪽
6 case 1 : 헥티스 강도단 사건 (5) 24.03.31 16 0 14쪽
5 case 1 : 헥티스 강도단 사건 (4) 24.03.30 21 0 15쪽
» case 1 : 헥티스 강도단 사건 (3) 24.03.29 19 0 12쪽
3 case 1 : 헥티스 강도단 사건 (2) 24.03.28 20 0 16쪽
2 case 1 : 헥티스 강도단 사건 (1) 24.03.28 33 1 16쪽
1 case. 14 : 제 2 오르뷔 참사 24.03.28 60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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