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검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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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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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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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8

DUMMY

넓고 개방된 지역을 지나갈때는 어둡다고 생각했던 랜턴의 밝기 였지만


좁은 땅굴을 지나갈때는 각자 하나씩 들고 주변을 밝히며 가니 딱히 부족함이 없었다.


땅굴은 우리가 들어온 곳에서 시작해서 점차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 것 같았다.


급격한 경사는 아니었지만 완만하게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걸어가는 중에 다행히 갈림길은 없었다.


그리고 땅굴의 크기가 대체로 일정하고 표면도 반듯한 것을 보면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기계를 통해 뚫어 놓은 것 이 틀림 없었다.


얼마전에 가본 ‘용의 동굴’ 과 비교해서 인위적인 냄새가 확실히 난다.


이십분 정도 고개를 숙이고 이동하자 허리가 아팠다.


잠시 멈춰서 쪼그려 앉아서 휴식을 취하며 물었다.




“제이! 지금 우리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잡혀?”



제이가 워치에 네비게이션 앱을 켜고 오면서 방향을 알려주고 있었다.


갈림길이 있는것도 아니고 오직 전진 뿐이어서 별 의미 없을 것 같지만


대략적인 방향과 거리만 알아도 다음에 우리 눈 앞에 펼쳐질 상황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된다.




“아직도 서쪽에서 살짝 북쪽 방향이야. 한 1~1.5km 정도 온것 같은데?


그런데 이 땅굴 좁고 중간에 연결통로도 없어서 오래 있으면 산소 부족이 올지도 몰라.


쉬지말고 좀 더 빨리 이동하자!”




“알겠어!”




나는 잠깐의 휴식을 정리하고 일어서서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미묘하게 다시 경사가 위로 향하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도 땅굴의 절반 정도를 지나쳐왔고 이제 출구로 향하는 모양이었다.


다행히 땅굴 지역을 지나는 동안에는 습격이나 아무런 일이 없이 지나갔다.


우리가 땅굴속으로 들어왔던 입구 모양과 거의 동일한 형태의 구조물이 나타났다.


더이상 앞으로 나아가는 길은 없고 머리 위로 맨홀 뚜껑 같은 것이 막혀 있었다.


잠시 친구들이 다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자! 이제 열고 나간다!!”




내가 뻑뻑하고 무거운 맨홀 뚜껑 같은 출입구를 위로 밀어냈다.


위에서 흙이 떨어져서 눈을 감고 뚜껑을 젖히고 지상으로 올라갔다.


구멍 아래로 손을 뻗어 세레나와 사와, 제이를 위로 끌어 올렸다.


우리는 다 올라와서 흙먼지를 털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해가 질 무렵에 출발을 했는데 우리가 땅굴을 통과하는 동안에 완전히 어둠이 찾아왔다.


제이는 네비게이션 앱을 켜서 현재 위치를 확인했다.





“음.. 우리가 땅굴로 들어갔던 입구를 기준으로 서북쪽 방향으로 이동했네.


한 3.5km는 온 것 같은데? 그래서 땅굴로 작은 숲은 통과해서 지난 상태고..


여기가.. 어디냐.. 일단 다른 마을로 이어지는 메인 도로랑 가까운 곳은 아니야.


[장미축제 마을]에서 서쪽 도로로 이어져 있는 다른 마을은


우리가 가려던 [신비 동물원], [에그박사의 곤충월드] 그리고 [호우코쿠 진쟈] 이렇게 3곳이야.


지금 위치는 [호우코쿠 진쟈]로 가는 방향이네.”




“[호우코쿠 진쟈]라면 호국 신사 인거지?”




“응, 대충 이름만 들어도 어떤 느낌인지는 알겠지?”




“지금 이 놈들이 그쪽에서 왔을 가능성이 높은 건가?”




“사실 꼭 그렇다고 단정하기는 힘들어. 방향을 봤을때 그렇게 의심해 볼수 있겠다 정도일 뿐.


그냥 땅굴 입구만 여기에 있고 여기서 자동차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수도 있으니까.”





“어떻게 할까? 다음 행선지를 원래대로 [신비 동물원]으로 갈까?


아니면 [호우코쿠 진쟈]로 변경할까?”


나는 친구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그런데 만약 정말 그곳에서 온 일당들이라면 우리가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꼴 아닌가?”


세레나가 말했다.




“하긴.. 그럴수도 있겠네..”




우리는 호기롭게 밤이 찾아 왔음에도 놈들의 단서를 찾기위해 추적을 했다.


땅굴까지 기어 다니며 위험을 감수 했지만 또 단서는 끊어지고 막다른 길에 도달했다.


그들은 지난번 접촉때 나와 사와의 정체까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장미축제 마을]에 다른 볼일이 있어서 온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목적일 가능성이 높았다.


아마도 밀림에서 모습을 드러냈던 녀석도 같은 일당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가 [동물의 숲]에 진입한 초기부터 계속 우리 주변을 감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떤 목적이 있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를 타겟으로 하고 있는 일당들이 주변을 맴돌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렇지 않게 원래 일정대로 진행을 하는 것도 위험할수 있었다.




“[신비 동물원]은 누가 가자고 고른 거 였지?”




“[신비 동물원]은 내가 가자고 했어.


거기는 [환영산]에 살고 있는 환상의 동물들을 미니어처로 만들어서 전시하고 있거든.


실물은 [환영산]에 들어가면 볼수 있지만,


야생의 환상의 동물들은 열심히 헤매고 다녀도 잘 못보는 경우가 많고,


본다고 해도 조금은 위험할 수도 있어서 그런것을 싫어하는 관관객들을 위해 만들어 둔 거야.


거기 가면 환상의 동물들에 대한 생태나 습성등에 대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고,


어찌 됐거나 미니어처 이지만 실제 모습을 보고나면


우리가 [환영산] 탐험 할때 도움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골랐지.”


제이가 왜 [신비 동물원]을 코스에 넣었는지 설명을 해 주었다.




그냥 원래의 계획대로 [신비 동물원]을 갔다가 퀘스트를 하고 바로 [환영산]에 들어가는 것도 괜찮은 생각 같았다.


사실 우리의 일정을 생각해 보았을때 [호국 신사]를 들릴 이유는 없다.


단지 지금 이 땅굴의 방향이 그쪽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 만으로는 이유가 부족하다.




우리는 밤이 늦었기 때문에 일단은 조금 자리를 이동해서 야영을 하기로 했다.


너무 늦은 밤이어서 다음 목적지 마을로 이동하더라도 숙소를 구하거나 정보를 얻기 힘들것 같았다.


그렇다고 다시 이 땅굴을 돌아가서 [장미축제 마을]로 돌아가는 것도 좋은 생각인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야영을 선택했는데,


그 일당들의 이동통로 입구에 서서 야영을 하는 것은 너무 [나 잡아가쇼~]하고 시위를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장소에서 30분 정도 걸어서 떨어진 초원지대에 야영지를 마련했다.


처음 [동물의 숲]에 들어와 밀림에서 다 같이 야영을 한 이후에 오래간만 이었다.





작은 모닥불을 피우고 NFT텐트를 설치했다.


그래도 몇번 야영을 해본 덕분에 필요한 장비들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고


지난번 쇼핑할때 더 알차게 구매를 해 두어서 처음 야영을 할때 보다 완벽한 장비구성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의 손놀림도 빨라져서 금방 그럴듯한 캠핑지가 완성 되었다.


모닥불 앞에 캠핑의자를 펴고 모여 앉아 있으니 그렇게 운치가 있을수 없다.


마을을 벗어나 주변의 아무런 불빛이 없는 초원위에 있으니 하늘의 별들이 쏟아져 내린다.


은하수도 보이고, 세상에 이렇게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다니.. 너무 아름다운 밤이다.


내가 살던 달의 [우주인류 연구소]는 더 많은 별들을 볼수 있기는 했지만,


그 완벽하게 밀폐된 연구소의 두꺼운 창문을 통해서 보는것과


지금처럼 자연에 불을 피우고 앉아서 바람을 느끼며 보는 별은 차원이 다른 감성을 느끼게 해준다.




“이제 우리 어떻게 할까? 원래 계획대로 [신비 동물원]으로 고고? 아니면 [호국 신사]라는 곳으로 한번 가볼까?”



“.. .. ..”


“.. .. ..”




“나를 찾아 오는 거라면 그쪽으로 갈 필요 없다.”




우리의 대화에 불쑥 끼어든 알수 없는 목소리가 있었다.


우리는 다들 화들짝 놀라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서 목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보았다.


언제 왔는지 인기척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우리가 모닥불을 피워 놓은 곳에서 열 발자국 정도 떨어진 뒷편에 검은 후드티의 존재가 서 있었다.


그때 봤던 그 모습, 온통 검은 옷을 입고 목소리까지 기계음으로 변조한 상태였다.


나는 순간적으로 뛰어가서 녀석을 잡을까 하는 충동이 들었다.


내가 움찔 거리는 것을 보고 눈치를 챈 건지 녀석이 손사래를 치며 먼저 말했다.




“나는 싸울 생각으로 온게 아니다.


그냥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온것이다.


우리 서로 이유없이 피 볼 필요는 없지 않은가?”




녀석의 말 이후에 우리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놈의 모습은 우리가 피워둔 모닥불의 일렁 거림을 따라서 조금씩 흔들리는 것 같았다.


주변을 살펴보았는데 다른 일당은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또 모른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일당들이 저 수풀 아래 엎드려 숨어 있을지도 몰랐다.


우선은 우리 눈 앞에 정체를 드러낸 것은 지난번 마주쳤던 일당들의 대장 놈 한명이었다.




“그래서 네놈들은 왜 우리를 쫓아 다니는거냐?”


내가 먼저 침묵을 깨고 질문을 던졌다.




“나야 말로 지난 번에 했던 질문을 다시 해주지.


너희는 왜 AI 거주구역에 들어온거지?


도대체 어떤 방법을 써서 이곳에 들어온거냐?”




“네가 먼저 말해라! 우리는 그냥 관광온 것 뿐이라고 말했잖아.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렇게 쫓아다니는 거냐고?”




“너희가 이곳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불법이라는 걸 모르는거냐?


무슨 잘못을 했냐고? 지금 불법침입을 한 주제에 큰소리 치는 거냐?”




“왜 그걸 네가 걸고 넘어지는 건데?


너 [동물의 숲] 경찰이야? 아니면 뭐 관리자라도 되는 거야?


일단 시비를 걸 건 체포를 하건 네놈들의 정체라도 밝히고 해야 하는거 아니야?”




“나의 소속에 대한 것은 말해줄수 없다.


하지만 특별히 너희를 공격하려거나 어떤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는 너희들이 있어서는 안될 곳에 있다는 것을 알고


위험한 행동을 하려는 것은 아닌지 관찰 하고 있었을 뿐이다.


지극히 방어적인 입장에서 만약을 위한 정보수집일 뿐이었다.”




“그렇다면 몬스터들의 거대화는 네 놈들 짓이 아니라는 거냐?”




“몬스터들의 거대화?”




연기를 하는건지 정말로 모르는 건지 자신들은 관찰을 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지금도 우리에게 듣고 싶은 것은 정확히 왜 우리가 이곳에 왔는지 알고 싶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우리는 말해줄 수 없었다.


저 집단이 [클라우드 헤븐]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지금 [동물의 숲]을 침입한 것을 넘어서 우리의 향후 계획을 이야기 해줄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뉴욕의 주거침입도 관련이 있냐고 물어볼까 했지만 쌍방이 서로의 패를 보일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는 진전없이 멤돌기만 할 뿐이라고 생각해서 물어보지도 않았다.


설령 답을 듣는다고 해도 그 대답을 믿을수도 없기에 별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냥 나도 계속 오리발을 내밀었다.




“우리는 정말 [동물의 숲]을 구경하고 싶었을 뿐이다.


친구들끼리 가고 싶은 마을들을 돌아보고 [환영산]에 들려 환상의 동물들을 보고 싶었을 뿐이다.


네놈들이 몰래 우리의 뒤를 밟았다면 우리가 하는 말이 맞다는 것을 알것이다.


우리가 언제 의심스러운 행동을 한적이 있냐?”




“.. .. ..”




“물론 당신 말대로 이곳에 들어와서는 안되는 지역에 몰래 침입한것은 맞지.


그건 우리 잘못이야.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가 [동물의 숲]에 해를 끼친 다거나 불손한 의도를 가지고 들어온건 아니야.”




“정말로 그 말이 진심이라면 이제 그만하고 돌아가라.


더이상 AI 거주구역에 혼란을 만들지 말고 조용히 돌아가라!”




“그건 싫어! 이제 우리의 목적지인 [환영산]이 코앞인데 그냥 돌아갈 수는 없어.


어차피 들어온 김에 [환영산]까지 돌아보고 갈거야.”




나는 딱히 반박할 논리가 없어서 뻔뻔하게 철면피를 쓰고 당당해 졌다.


막무가내 철부지가 하고 싶다고 떼를 쓰듯이 나는 보고 싶은건 봐야겠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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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7 24.07.26 42 0 11쪽
59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6 24.07.25 38 0 11쪽
58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5 24.07.24 50 0 12쪽
57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4 24.07.23 60 0 12쪽
56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3 24.07.21 42 0 11쪽
55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2 24.07.19 46 0 11쪽
54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1 24.07.18 46 0 12쪽
53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6 24.07.17 44 0 13쪽
52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5 24.07.16 43 0 11쪽
51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4 24.07.15 44 0 11쪽
50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3 24.07.12 48 0 11쪽
49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2 24.07.11 47 0 11쪽
48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6 /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1 24.07.10 51 0 12쪽
47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5 24.07.09 45 1 11쪽
46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4 24.07.08 42 1 11쪽
45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3 24.07.05 42 1 11쪽
44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2 24.07.04 40 1 12쪽
43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1 24.07.03 51 1 11쪽
42 EP - 동물의 숲, 태초마을 03 24.07.02 48 1 11쪽
41 EP - 동물의 숲, 태초마을 02 24.07.01 41 1 11쪽
40 EP - 동물의 숲, 태초마을 01 24.06.28 45 1 12쪽
39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7 24.06.27 48 2 12쪽
38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6 24.06.26 47 1 11쪽
37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5 24.06.25 43 1 12쪽
36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4 24.06.24 49 1 12쪽
35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3 24.06.21 48 1 12쪽
34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2 24.06.20 53 2 12쪽
33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1 24.06.19 53 2 11쪽
32 EP - 디센트럴랜드 04 24.06.18 5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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