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검정의 경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공모전참가작

비트맨
작품등록일 :
2024.05.08 12:39
최근연재일 :
2024.09.13 09:34
연재수 :
89 회
조회수 :
4,540
추천수 :
72
글자수 :
481,400

작성
24.06.27 10:05
조회
48
추천
2
글자
12쪽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7

DUMMY


괜한 생각일까?


이상함을 감지 했다는 느낌에 모든것이 의심스럽다.


문득 우리 집 위에서 드론이 촬영을 했던 기억이 났다.


혹시나 누군가가 있거나 드론이라도 있는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깨어났다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고 계속 누워있었다.


그리고 볼수 있는 시야가 좁아서 최대한 소리에 집중했다.


방금 들었던 기계음이 다시 들리지는 않으려나?


아니면 주변에서 다른 이상한 소리가 들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은 아니었다.


2~3분정도 아무 소리를 내지 않고 주변 소리에 집중했다.


제일 크게 들리는 건, 세레나의 코 고는 소리였다.


아주 크게 코를 고는 것은 아니었고,


피곤했는지 깊게 잠이 들어서 아주 약하게 코를 골고 있었다.


풀벌레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주 고요했다.


주변에 여러개 피워둔 모닥불이 대부분 사그러들고 숯이된 나무조각들에서 아주 가끔씩 ‘타닥’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 숲이 원래 이렇게 조용했던가?


한번 의심스럽다는 생각이 들자 조용한 것 자체도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그때 고요를 깨는 소리가 있었다.




“투두두둑.”




아주 큰 소리는 아니었다.


내가 계속 잠이 든 상태였다면 인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몇분간 최대한의 집중력으로 주변의 소리를 모으고 있었다.


이 소리는 나뭇가지가 꺽어지는 소리이다.


마른 나뭇가지와 살아있는 나뭇가지를 꺾을 때 나는 소리는 꽤 큰 차이가 있다.


마른 나뭇가지라면 좀 더 경쾌하고 가벼운 파쇄음이 난다.


살아있는 나무가 꺾이면 묵직하고 꽉 찬 소리가 난다.


방금 났던 소리는 살아있는 나뭇가지가 꺾이는 소리이다.


바닥에 떨어진 죽은 나무 조각을 밟은 것이 아니었다.


소리는 나의 후방 높은쪽이었다.





순간적으로 벌떨 일어나며 고개를 들어 소리간 난 쪽을 바라봤다.


달빛도 들어오지 못하는 울창한 밀림이라 아주 어두운 숲속 이었다.


하지만 나는 보통사람이 볼수 없는 것, 들을 수 없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내 눈은 조금씩 조금씩 어둠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뭔가.. 아니 누군가 있다!!’




30미터 정도 떨어진 꽤나 큼지막한 나무 중간 즈음에 사람과 비슷한 형체가 보인다.


나뭇가지를 밟고 서서 이쪽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온통 검은 그림자, 어쩌면 원숭이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원숭이 치고는 크다.


실루엣을 봤을때 사람의 것 같았다.


그자는 내가 자신을 발견한지 모를 수도 있다.


방금 실수로 나뭇가지에 걸려 소리를 낸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 소리에 반응하여 그쪽 방향을 바라보자 숨을 죽이고 멈춰있는 것 같았다.


내가 그 녀석을 발견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게


나는 일부러 주변을 계속 두리번 거리며 무언가를 찾는 시늉을 했다.


방심하게 만들고 순식간에 달려들어 놈을 잡으려 했다.


이정도 거리는 늑대를 잡을때 처럼 온힘을 다해서 점프하면 단번에 갈수 있다.


어둠속에 숨어있는 자.


그리고 그 사람을 잡기위한 타이밍을 보고 있는 나.


숨막히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그리고 나는 순간적으로 다리에 힘을 집중하고 그 그림자가 있는 곳을 향해 뛰어 올랐다.




핑 하고 줄이 당겨지고 손목에 뭔가가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세레나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아야!!!”



세레나의 발목이 확당겨져서 들어 올려 졌다가


‘투둑’하고 엉성하게 만든 줄이 끊어지자 땅에 내팽겨쳐졌다.


세레나는 잘 자다가 아닌 밤중에 홍두깨를 두드려 맞았다.


내가 잠든사이 세레나에게 문제가 생길까봐 걱정되서 줄을 묶어둔 것을 깜빡했다.



‘아차차..’




내가 실수 한것을 인식하고 세레나의 비명에 뒤를 돌아봤다.


줄이 끊어지면서 큰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고개를 돌려다시 눈으로 그놈이 있던 나무위를 훑었다.




“젠장!! 어디갔어!!”




순식간에 그놈이 사라졌다.


헛것을 본것은 아니었다.


분명히 나무 위에 있던 그림자가 지금은 사라졌다.


나는 그 그림작 있던 곳으로 뛰어 올라갔다.


그녀석이 밟고 있던 자리에 나뭇가지가 꺾어져 부러지기 직전이었다.


아마도 아까의 소리는 이 소리였을 것이다.


나는 그 놈이 서 있던 자리에서 주변을 샅샅이 뒤졌다.



‘어디 간 거야? 어디로 숨은 거야?’



눈에 불을 켜고 주변을 살피는데, 뒤에서 세레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레온!! 어디 간 거야!”




나는 이렇게 이상한 그림자를 잡는게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놈이 혼자가 아닐수도 있었다.


내가 그 놈을 쫓으러 간 사이에 세레나를 공격 할 수도 있다.


나는 그놈을 찾는 것을 그만두고 빨리 세레나에게 돌아갔다.


자다가 깜짝 놀란 세레나는 권총을 손에 들고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내가 다시 세레나가 있는 쪽으로 돌아오자 깜짝 놀란 마음이 그녀의 입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아니, 내가 자고 있는데 누가 내 발을 팍 잡아 당기는 거야!!


깜짝 놀라서 일어나보니 너는 저기.. 저쪽으로 뛰어가서 사라지고!!


깜깜한데!!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막 여기 여기 이거 뭐냐.. 불은 다 꺼져가서 안보이고!!


어!! 누가 나 잡아 가려고 그랬다니까!! 어?”




세레나는 크게 놀랐는지 눈가에 눈물마저 맺혀 있었다.


‘그.. 다리 당겨진 건.. 내가 그런건데..’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차마 뱉지 못했다.




“무슨 소리가 나서 보니,


저쪽에 나무 위에서 누가 우릴 보고 있는 거야!


그래서 쫓아 갔는데 금방 사라져 버렸어..”




“이 숲속에 누군데!! 왜!!”



세레나는 화가 난건지 무서운건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일단 진정해~ 세레나. 지금은 괜찮아.


여기 앉아서 한숨돌려.”



원래 누워있던 잎사귀 돗자리 위에 세레나를 앉혔다.


그리고 나는 꺼져가는 불씨를 살려 주변의 나무조각들을 모아 모닥불을 다시 피웠다.


여러개의 불을 피우고나자 우리 주변이 다시 좀 밝아졌다.


아직도 몇 발자국만 더 넘어가면 칠흑같은 어둠이 깔려 있기는 했다.




세레나는 자리에 앉아서 쉼호흡을 했다.


그제야 발목에 풀을 얽어서 만든 줄이 묶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게 뭐야?”



그리고 이내 같은 풀로 만든 줄의 반대편이 내 손목에 묶여 있는것도 발견했다.


이게 무슨 상황이냐며 빨리 답을 요구하는 눈초리가 나를 찔러왔다.


그리고 사실대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결국 자기 발이 당겨지고 패대기 쳐진것은 나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것을 가지고 나를 타박 하지는 않았다.


그냥 그 놈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갔다.




“그래서 따라가서 뭐라도 본게 있니?


얼굴은 못 봤을 테고, 특이한 점 이라던가..”




“아까 말한듯이 줄에 걸려서 가까이 근접도 못했어..


멀리서 실루엣 본것이 다야..”



“뭘까? 여기 놀러온 다른 관광객은 아니겠지?”



“그렇다면 그렇게 도망갈 이유가 없지 않나?


그리고 일단 저 높은 나무 위에 매달려서 우릴 보고 있을리가 없지.”



“저 정도 높이에 올라가 있었고


순식간에 사라진걸 보면 보통놈은 아닌 것 같네..”



“[동물의 숲]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대부분 평야지대에서 농업을 하는 분들이야.


여기서 경작을 하고 곡식, 야채, 과일 같은 것을 생산해서


다른 AI전용 거주구역이나, 가상현실 게임으로 판매하지.


농산물 NFT는 대부분 [동물의 숲]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하더라.”




“그 사람들도 굳이 이 야심한 밤에 밀림 깊숙이 들어와서 우리를 염탐한다고?


어느 쪽으로 생각해 봐도 왜 인지? 누구인지? 감이 안잡힌다..”



“그러게 말이야.. 도대체..”



한참을 이리 저리 머리를 굴려봐도 그럴듯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고민에 고민을 하던중에 전에 제이가 구해온 CCTV영상이 떠올랐다.



“아.. 그때.. 그놈들..”



“응? 누구? 어떤 놈들?”



“그때 우리 집 앞에 낙서하고 도망친 놈들 있잖아.


제이가 CCTV 보여줄때 승합차에서 우르르 내렸던 그놈들이랑 복장이 비슷한것 같아.


검은 후드티에 검은바지, 검정색 워커부츠.”




“흠.. 음지에 숨어 다니는 놈들 중에 95%는 그렇게 입고 있을걸.”




“그건 그렇긴 하네.. 그정도 단서로 연관이 있을 거라고 보긴 힘들겠다.”




우리는 더 이상 말이 없었다.


머릿속에 도대체 누구일까? 하는 질문을 던져 보아도 머리는 굴러가지 않는다.


새로 불피운 모닥불의 따뜻함과


그동안의 누적된 피로가 걱정과 궁금증을 압도했다.


우리는 잎사귀 돗자리에 앉아서 서로의 등을 지지대 삼아 기대고 있었다.


취지는 등을 대고 양쪽의 이상한 징후를 찾자는 것 이었지만


우리는 어느새 꾸벅 꾸벅 졸고 있었다.


첫째날 이런 일이 생겼다면 심장이 벌렁거려서 잠도 못잤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엉덩이만 땅에 붙이면 언제든 잠에 들수 있는 상태였다.


그만큼 피곤함에 쩔어 있었다.






=-=-=-=-=-=-==-=-=-=-=-=-=-





언제인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옆으로 늘어져 자고 있었다.


내가 질질 흘린 침이 축축해서 잠에서 깼다.


눈을 떠보니 이미 해가 꽤나 올라와 있었다.


세레나도 내 등 뒤에서 늘어져 잠들어 있다.


나는 어젯밤에 멧돼지 고기를 바나나잎에 싸서 달군 돌무더기에 넣어둔 것이 기억 났다.


어제 저녁밥으로 먹는다고 만들어 놓고 그냥 잠이 들었었다.


돌무더기에 가서 차갑게 식은 돌덩이들을 들어냈다.


안에 바나나 잎에 쌓여있는 고깃덩이를 들자 안에서 기름기 있는 육즙이 주르륵 흘러 나온다.


따듯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아주 미미한 온기가 남아 있었다.


그래서 차갑게 굳어버리지 않은 큼지막한 고깃덩이를 먹을 수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 이정도면 호사다.





내가 일어나 돌무더기를 치우는 소리에 부스스 세레나도 일어나서 앉았다.


우리는 수저도 없이 그다지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고기를 찢어서 입에 넣었다.


소금간도 하지 않은 멧돼지 고기였지만 꽤 괜찮은 맛이었다.


거의 10시간을 넘게 익혀서 그런지 아주 부드러웠다.


약간의 돼지 누린내가 났지만 이정도면 훌륭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먹기에 훌륭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맛있었다.


세레나와 나는 세수도 안하고 기름이 질질 떨어지는 고기를 손으로 찢어 먹고 있는데


서로의 얼굴을 보고 웃음이 났다.


매일 멋진 옷과 완벽한 화장으로 꾸미고 다니던 세레나는 온데간데 없었다.


하지만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사이가 되고


이런걸 전우애라고 해야 하나? 싶은 끈끈한 사이가 된 것 같았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우리가 야영 했던 곳에서 멀지 않은 개울가에서 손도 씻고 세수도 했다.


세레나는 챙겨 왔던 스카프 하나를 꺼내서 머리를 묶었다.


돌돌 말아 올려서 묶었는데 대충 대충 하는 것 같아도 멋스러웠다.


이런 상황에서도 패셔니스타의 감각이 살아있다.


세레나는 지도를 켜고 방향을 말해주었다.




“55~60km 정도면 평야지대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오늘은 힘들어도 조금 더 속도를 내서 이 밀림에서 벗어나자!”



“라져!!”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는데, 세레나가 체력적으로 무리가 될지 몰라 못했던 말이었다.


세레나도 이 밀림에서 더는 밤을 맞이하고 싶지 않았는지 먼저 그렇게 제안을 했다.


우리는 요 며칠간 했던 발걸음 보다 좀 더 속도를 냈다.


중간 중간 나오는 동물, 몬스터들을 때려잡는 것은 같았지만


도망치는 녀석들을 쫓아가며 처리 하지는 않았다.


오늘은 이 밀림지대를 탈출 하고야 말겠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파랑과 검정의 경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1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8 24.07.29 41 0 12쪽
60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7 24.07.26 43 0 11쪽
59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6 24.07.25 39 0 11쪽
58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5 24.07.24 50 0 12쪽
57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4 24.07.23 61 0 12쪽
56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3 24.07.21 43 0 11쪽
55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2 24.07.19 47 0 11쪽
54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1 24.07.18 47 0 12쪽
53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6 24.07.17 45 0 13쪽
52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5 24.07.16 44 0 11쪽
51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4 24.07.15 45 0 11쪽
50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3 24.07.12 48 0 11쪽
49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2 24.07.11 47 0 11쪽
48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6 /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1 24.07.10 52 0 12쪽
47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5 24.07.09 45 1 11쪽
46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4 24.07.08 42 1 11쪽
45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3 24.07.05 42 1 11쪽
44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2 24.07.04 40 1 12쪽
43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1 24.07.03 51 1 11쪽
42 EP - 동물의 숲, 태초마을 03 24.07.02 49 1 11쪽
41 EP - 동물의 숲, 태초마을 02 24.07.01 41 1 11쪽
40 EP - 동물의 숲, 태초마을 01 24.06.28 46 1 12쪽
»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7 24.06.27 49 2 12쪽
38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6 24.06.26 48 1 11쪽
37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5 24.06.25 43 1 12쪽
36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4 24.06.24 49 1 12쪽
35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3 24.06.21 48 1 12쪽
34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2 24.06.20 53 2 12쪽
33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1 24.06.19 53 2 11쪽
32 EP - 디센트럴랜드 04 24.06.18 55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