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검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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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맨
작품등록일 :
2024.05.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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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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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 동물의 숲, 태초마을 03

DUMMY



우리는 좀 더 이야기를 나누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세레나와 내가 처음 [태초마을]에 도착했을 때 이미 저녁시간이어서 숙소를 찾아서 다니기 힘들었다.


마을 초입에 있는 규모가 있는 료칸을 숙소로 잡았다.


다른 방들은 이미 만실이고 가장 비싼 방만 남아 있었다.


이곳은 다다미방 4개가 연결된 큰 방이었다.


중간에 중문을 열고 닫을 수 있어서 필요에 의해서 큰 공간으로 쓸수도 있고,


작은 방 여러개로 나눠서 사용도 가능한 곳이었다.


그리고 여러개의 다다미 방 뒷편으로 툇마루가 늘어서 있었다.


툇마루 너머에는 중정이 있는데, 그 가운데 노천탕까지 있었다.


료칸 숙박객이 함께 사용하는 탕이 아닌, 이 프리미엄 룸 숙박객을 위한 특별탕이었다.


가격이 꽤 비쌌지만 우리는 너무 피곤했고 저 노천탕에 반해서 그냥 그 방을 선택했다.


하루이틀 지나면 사와와 제이도 올거니까


네명이 쓸거라면 괜찮은 가격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잡아놓은 그 방을 보고 사와가 아주 좋아했다.






우리는 료칸에서 준비해주는 저녁식사를 하고 다같이 노천탕에 몸을 담궜다.


어제는 세레나와 둘이 같이 탕에 들어가는건 좀 어색해서 교대로 탕을 이용했었다.


오늘은 4명이라서 순번을 기다리려면 너무 오래 걸릴것 같고


남 / 여 이렇게 나눠서 교대로 하자고 말했다.


사와가 뭐하러 그렇게 하냐며 다 같이 들어가자고 했다.


일본에서는 원래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남녀가 같이 탕을 이용한다고 했다.


사와가 그렇게 말해주어서 ‘감사합니다~’ 하고 생각하며 그렇게 하기로 했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수건을 두르고 노천탕으로 나가는데,


혹~시나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시선을 정원에 있는 불상으로 돌렸다.


불경을 외울줄은 모르지만, 일단 계속 속으로 나무아미타불.. 을 반복했다.





먼저 탕에 들어와 있는 사와와 세레나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도 어색하게 웃으며 얼른 탕 속에 들어가 앉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와는 늘 예쁘구나..”


음란마귀가 머릿속에 들어오려 하는 조짐이 보였다.


나는 다른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다.


다시 한번 ‘나무아미타불..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등을 찾았다.


바닥이 무릎보다 조금 올라오는 정도라서 아주 깊은 것은 아니었다.


온천의 온도는 정말 기가막히게 딱 좋았다.


너무 뜨겁지도 않고 노곤하게 몸을 녹여주는 온도였다.


잠시 후에 제이도 탕에 들어왔다.


나는 머릿속에 다시 음란마귀가 들어오기 전에 제이가 오자마자 심각한 주제를 던졌다.




“그러니까 네 말은 우리가 밀림지대에서 겪은일은


[동물의 숲]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지 않는 일이라는 거지?”





“그렇지. 너구리의 말에 의하면 절대로 벌어지지 않는 일인거지.


그리고 설령 벌어졌다고 해도 은폐 될 만한 일이거나.”





“그럼, 그 숲에서 몰래 보고 있었다던 놈들이 일으킨 사건 일까?”




“나도 그 부분을 고민해 보고 있는 중인데..


만약에.. 만약에 이상한 놈들이 본인들의 포켓몬을 거대화 하거나 이상한 능력을 썼다면


특수한 아이템을 얻었다거나, 그 사람들이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어.


그건 가능성은 적지만 아예 불가능 하지는 않아.


그런데, 원래 밀림에 있는 야생 포켓몬들을 변화시키고 조종한거잖아..


그게.. 마음에 걸려.. 그런게 가능한가..?”




나는 제이와의 대화를 하던 중에 핑크색 몬스터 사건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아!! 맞다!! 사와!!


그때 그 핑크색 몬스터 커질때 네가 뭐라고 말하지 않았어?


뭔가 아는 것처럼 말 했었는데? 그때 도망치느라 못 물어봤어.”




“내가? 내가 뭐라고 했었다고??? 무슨말을 했었지?


아.. 쿄우다이마쿠스~


그거 그냥 포켓몬 게임에서 그렇게 커지고 강해지는 기술이 있어.


그 기술 이름이 쿄우다이마쿠스 인데!


트레이너가 특별한 에너지를 이용해서 자기 포켓몬을 거대화 시켜서 배틀하고 그래.


그거랑 비슷한것 같아서 말한거야.”




“그래? 그럼 늑대나 그 핑크몬도 야생의 포켓몬이 아니라


누군가 주인이 있는 포켓몬일 가능성이 있는 건가?


그리고 그 포켓몬 주인이 거대화 시켜서 우리를 공격하게 만든건가?”




“그 가설이 맞다면 우리를 노리고 있는 누군가가 있는거네..


그리고 우리의 정체를 알 가능성도 있고..


만약 우리가 불법적으로 전뇌화 AI를 만들어서 이곳에 있는걸 알고 있다면 그것도 큰 문제네..”




이런 저런 걱정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도 나는 힐끔 힐끔 사와를 훔쳐봤다.


온천의 열기 때문에 발그랗게 색이 오른 사와를 나도 모르게 계속 보게 되었다.


정신을 못 차리고 있던 내 시선이 뒷편의 세레나를 발견했다.


세레나는 내 얼빠진 얼굴을 보면서 웃고 있었다.


세레나는 마치 귀여운 동생을 보는 누나처럼 나의 표정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흠!! 흠!!!


하여간 그래도 갈길은 가야지.


뭔가 의심스러운게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제와서 그냥 돌아갈수도 없잖아.


다들 안내문 읽어본 것 중에서 가고 싶은 퀘스트 있니?”



나는 민망함에 헛기침을 하고 화제를 돌렸다.




“우선 [동물의 숲] 퀘스트 중에 가장 많은건 농사랑 낚시관련 된 퀘스트 들이야.


그런데 농사 퀘스트들은 시즌이 있어서 지금 가능한지 잘 확인 해 봐야해.


과수원이나 야채는 나오는 계절이 있어서


그 계절에만 퀘스트가 있고 다른 때에 가면 퀘스트가 없다고 하더라.


지금은 딸기 농장이랑, 블루베리 농장 가능하고,


고구마랑 당근도 신청 할 수 있는 것 같아.”




역시 제이가 믿음직 스럽게 잘 조사를 한것 같았다.



“나는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꼭 가보고 싶어.


퀘스트도 퀘스트인데, 그 마을에서 수준급의 일본도를 구매할수 있는 것 같아.


검을 만드는 장인들이 모여 있는 마을이라서 꼭 가보고 싶어!!”


사와가 눈빛을 반짝이며 말을 했다.




“그래~ 예상했던 바야. 사와 네가 가고 싶어 할줄 알았어.”


세레나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나는 에그박사의 곤충..”



“안돼!!!! 노!!!!!”


내가 말을 하는 중에 세레나가 끼어들며 끊어버렸다.



“장수풍댕.. ..”



“안돼!!!!”



“아니.. 다들 한개씩 고르면.. ..”



“안돼!!!!”



세레나의 극렬한 반대로 내가 바라던 [에그박사의 곤충체험]은 선택받지 못했다.



‘ㅠ ㅠ’





서로 상의 끝에


[마법 도서관], [햇살 블루베리 농장],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장미축제 마을], [신비 동물원]


이렇게 다섯곳의 퀘스트를 돌기로 결정했다.


내가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던


[숲의 수호신 구출작전], [어둠의 정령동굴 탐험]은


핑크 몬스터의 안좋은 추억이 떠오른다며 다들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럼 [에그박사의 곤충체험]이라도 끼워달라고 해보았지만


셋다 곤충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거부했다.


나쁜 넘들.. 지금이 아니면.. 여기 다시 올수 있는 것도 아닌데..


하여간 나의 의견이 묵살된 채 우리의 일정이 정해졌다.


[태초마을]에서 [환영산]으로 가는 동선을 고려해서 방문 순서를 정했다.


마을간의 이동은 NFT로 준비해온 차량으로 이동하면 되니 더이상 야영을 하며 밤의 습격을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것 같다.





우리는 온천에 지져진 노곤한 몸으로 유카타를 걸치고 금방 꿈나라로 갔다.


며칠간 힘든 일정과 휴식도 잘 취하지 못했기 때문에 피로가 누적되어 있었다.


나와 세레나는 이미 여독을 풀었지만,


사와와 제이는 이제 막 밀림을 탈출했기에 더 피곤했을 것이다.


안심하고 푹 잘수 있는 환경이 되자 우리는 다들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졌다.








=-=-==-=-=-=-=-=-=-=-=-=-=-=-=-=-=-=-







“자! 필요한것들 잘 챙겼나 보고,


혹시 사야하는데 빠뜨린것 있는지 생각해 보고!!


없으면 출발 한다~~”




다음날 아침도 료칸에서 준비해 주는 일본식 정식을 먹었다.


그리고 드디어 다 같이 모여서 다음 목적지를 향해 갈 시간이 되었다.


사와와 제이에게 워치를 주고 서로 연락망을 체크했다.


한번 흩어진 경험을 하고나니, 서로 연락을 취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깨달았다.


모두 짐을 챙겨서 료칸을 나서려는 시점에 사와가 뭔가 생각난듯이 말했다.




“혹시! 이 주변에 마카롱 파는 곳이 있을까?”




우리는 다 같이 웃으며 료칸의 안내 AI에게 마카롱 가게를 물어보았다.


중앙광장 옆에 있는 베이커리에 마카롱도 판매를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그곳에서 간식들을 한보따리 사서 마을 밖으로 걸어 나왔다.





마을 앞 도로에 도착해서 전기차를 NFT카드에서 현물화 시켰다.


작은 물건들을 현물화 할때는 들을 수 없었던 안내문이 나왔다.


[해당 차량을 현물화 할 장소를 설정해 주십시오]


내 앞에 홀로그램으로 차량의 모양이 나타났다.


나는 도로위를 지정했다.


그리고 ‘삐비빅’하는 신호음과 함께 자동차가 그 자리에 나타났다.





NFT 차량은 특이한 모델은 아니었다.


현실세계에서 흔히 자율주행 택시로 사용 되는 ㅁ슬라의 모델이었다.


외관도 실내도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그래서 익숙했다.


우리는 자리에 앉아서 목적지를 말했다.




“목적지 [마법 도서관]!”




“목적지! [마법 도서관]으로 이동 합니다.


예상 이동 시간은 1시간 정도 소요 될 예정입니다.


운행 시작하겠습니다.”




차량은 미끄러지듯이 조용히 앞으로 나아갔다.


평소에 뉴욕에서도 자주 이용하는 자율주행택시와 똑같아서


이곳이 가상세계 같다는 느낌이 더 없었다.


밀림지대를 지나면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변수들이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 우리를 추적하고 방해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수행할 퀘스트들은 사실 진지한 장애물이라기 보다, 관광코스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그 방해꾼에 의해서 언제든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수 있다.


나는 그런 상황이 오면 이번에는 주저하지 않고 전력을 다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저하고 망설이다가 친구들이 위험에 빠지게 할수는 없다.


그리고 이전처럼 서로 흩어지고 연락이 안되서 며칠간 걱정속에 끙끙 거리지도 않을 것이다.


별것 아닌 일에 심각하고 투지를 불태우는 것 같지만,


적어도 나는 이 상황에서 그런 다짐을 마음속으로 하고 있었다.


[동물의 숲]에서 [마법 도서관]에 가고 있는 이 상황에서 말이다.




디즈니랜드 가면서 ‘오늘은 반드시 놀이기구 5개를 타겠어!!!’ 하고 투지를 불태우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나의 두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피식 웃음이 났다.


내가 뜬금없이 웃으니 친구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렇게 우리는 다음 목표를 향해 출발했다.


적어도 나는 이렇게 4명이 같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너무 마음이 좋았다.


모험과 같은 두근거림도 있고, 친구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 주는 행복도 있었다.


마음속에 찜찜한 구석이 많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재미있는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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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5 24.07.16 4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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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2 24.07.04 4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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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 - 동물의 숲, 태초마을 03 24.07.02 4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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